원글 https://instiz.net/name_enter/57876730 파생글 https://instiz.net/name_enter/80625903 작년에 최애를 조연출로 다시 만났다고 글 썼었는데, 나한테 너무 꿈같은 일이 벌어졌어. 주변에 아이돌 덕질하는 친구들도 없고 어디 털어놓을 곳도 없어서 그냥 여기 끄적여봐.. 일이 일어난 시기가 어제인지 오늘인지 지난달인지 특정지으면 그룹이 알려지게될까봐 그냥 얼마전으로 말할게! 이제까지 조연출로 여러 컨텐츠 제작하다가 좋은 기회가 되어서 내가 감독이 되었거든. 얼마전에 제작팀이랑 컨텐츠 구상하고 아이돌 섭외 이야기가 나왔는데 최애가 있는 그룹이 언급되서 작가님이 소속사로 컨택을 했어. 긍정적으로 검토해본다는 답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출연 승낙 연락이 와서 사전 1차미팅 스케줄을 잡았어. 그 자리엔 그룹리더랑 매니저님만 나오셨어.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가 끝나고 매니저님이랑 작가님은 따로 말할 거 있어서 나갔을때 리더님이랑 잠깐 이야기할 시간이 생겼는데 그 사람이 먼저 적막을 깨주더라고. 사실 나는 이 그룹의 팬이긴했지만 앨범사고 스밍하며 여느 팬들처럼 콘서트만 갔었을 뿐 팬싸인회도 두번밖에 안가서 날 기억하길 바란것도, 기억할수도 없었기에 내가 먼저 나서서 엄청난 팬이에요!하고 말하기가 조심스러웠거든. 공적인 자리기도 했으니. 근데 먼저 그 분이 혹시 저희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기대하는 부분이있으신가해서,,, 하면서 웃으면서 묻길래 그냥 웃으면서 작가님의 피력이 컸어요ㅎㅎ 평소에 팬이기도 했구. 하면서 이런저런 담소 나누다가 결국 콘서트도 갔었고 (최애)를 제일 좋아했고, 지금은 일하면서 음악만 찾아듣는다고 다 말했어. 더불어 저번에 출연하셨던 00프로그램 조연출도 했었다고 말했거든. 그러니까 그 분이 그러셨구나,하면서 그러고보니 되게 낯이 익다고 말 꺼내볼까말까 고민했다고.. 암튼 그렇게 1차미팅이 끝나고 그 후에 단체로 2차미팅이 있었는데 최애를 1년만에 만나는거기도 하고 내가 정말 응원했던 사람이기도 했으니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했어. 어찌저찌해서 2차미팅 다 끝나고 서류 정리하고있는데 최애가 먼저 다가오더라고. 다른 멤버들은 옆 회의실에 다과 준비해둔 것들 먹으러 갔었고. 너무 놀랐는데 안 놀란척하고 오랜만이에요. 했어. 작년엔 조연출로 호칭도 없이 만나서 현장에서 정신없이 다니느라 바쁘게 지나갔거든. 최애가 “신분상승하셨네요 00(내이름)감독님.” 하고 말하길래 더 멋져지셨어요. 하고 대화하다가 최애가 주머니에서 뭘 꺼내더라고. 그러면서 보여주는데 내가 3년전에 팬싸에서 읽어줬던 시가 적혀있는 종이였어. 못외울거 같아서 급하게 적어간 형편없는 글씨체였는데 그때 가져간 종이였던거있지. 너무 놀랍고 반가운데 그때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울컥해가지고 주책맞게 눈물이 나는거야. 게다가 저때 시기가 조연출로 8-9개월간 한창 뛰어다니고 밤낮없이 편집하고 출연진들 스케줄 조정하느라 시달리고 (인력부족으로 fd, ad 없이 내가 다 맡아서 했거든.) 내 생활 하나도 없이 일하다가 덜컥 감독 직급 되어서 부담감, 위에 팀장님들의 압박, 그냥 모든게 다 힘든 시기라. 최애 손에 그 시가 적힌 종이가 보이는데 그냥 눈물이 나더라. 그래서 그 종이 받아들고 진짜 오랜만이다 이거.하고 혼잣말했는데 최애가 “저는 감독님이 주신 이 시로 정말 위로가 되었거든요. 너무 많이 읽어서 다 외울 정도라, 이제는 이 종이가 없어도 될 거 같아요. 감독님께 드리고 싶어요. 원래 너거잖아.” 하더라. 생각해보니 너무 예쁜말들이었네. (나이는 내가 어려서 팬싸때도 오빠라 부르고 최애가 나한테 존댓말 반말 섞어서 했어.) 그땐 내 힘든게 막 스쳐지나가고 위로받는 그 상황이 너무 슬퍼서 우느라 최애가 뭐라했는지, 내가 뭐라말했는지 정신도 없었다.. 지금와서 곱씹어보니 저렇게 말했던 거 같아. 지방에서 올라와서 혼자 이리저리 치이고 힘든날도 너무 많았는데 너무 큰 위로가 되더라. 이 종이를 평소에도 가지고 다니냐고 물으니까 그건 아니고 1차미팅 다녀온 리더멤버가 이번 감독님이 저번 프로그램 조연출이라고 말해줘서 그게 나일거 같아서 혹시 몰라 챙겨온거라고 하더라. 그렇게 종이받아들고 감정 좀 추스리다가 서로 컨디션 관리 잘해서 촬영날 뵙자고 말하고 헤어졌어. 그러고 촬영 전날 내가 코로나걸려서… 현장 못 나가고 작가님 조감독님들만 촬영했다…ㅠ 촬영분 확인했는데 나름 잘 나온 것 같아. 혹시 따로 연락하고 이런거 물을까봐 말해주자면 아티스트 출연 관련한 모든 컨택은 매니저님 번호와 회사 실장님 메일로 이루어지는거라 최애 번호는 몰라. 너무 당연한 사실이지만. 암튼 그냥 구구절절 적어봤어. 내가 그에게 해준 말이 내게 다시 돌아와서 큰 위로가 되었다는게 뭔가 꿈같아서.

인스티즈앱
악의꽃은 진짜 거의 호평밖에 못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