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얼굴에 떡하니 서로 이름 박혀버린 십년지기 판탤 서로가 운명의 짝이라는 게 싫진 않음 오히려 상대가 얘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도 들 정도. 썸도 아니고 연애도 안 하는데 둘이 보낸 시간이 길다 보니 그만큼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옆에 있는 게 너무 당연한 사이가 돼버림. 진짜 말 그대로 인생의 짝
그리고 그들 사이에 나타난 남이 정해준 운명따위 믿지 않는 금준현. 태래 보고 처음 느낀 감정은 웃는 얼굴이 예쁘다였음. 눈 아래 네임인지 뭔지 떡하니 박혀있는데 딱히 신경 쓰이진 않아 어차피 형이 나 좋아하게 되면 별 상관없는 거 아닌가? 저게 있든 말든 태래 얼굴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상관x 그냥 김때래랑 썸타고 연애하고 귀여움 받고 싶을 뿐.
근데 처음으로 네임, 짝, 운명의 상대라는 게 원망스러웠던 순간은 태래랑 간질간질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던 날,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얼굴을 쭉 들이대 짧게 뽀뽀하고 떨어진 태래가 갑자기 자기 얼굴 붙잡고 아파했던 순간. 화끈거리는 눈가 부여잡고 끙끙거리던 태래 괜찮다고 애써 웃는데 딱 봐도 안 괜찮은 게 보여서 결국 자기 손으로 한빈한테 연락해야 했을 때. 자긴 김태래만 있으면 되는데 김태래한테는 박한빈이 꼭 필요하단 걸 알게 된 날 금준현은 처음으로 인터넷에 네임에 대해 검색해봄. 절대 자의로 끊을 수 없으며, 아주 가끔 자연 소멸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김태래랑 사랑하기 참 어렵다.
근데 미안하게도 박한빈 역시 자기 손길 한 번에 표정 사르륵 풀리는 김태래를 놓칠 생각이 없음. 고통이 사그라들자마자 눈은 금세 금준현을 찾지만 손으론 자기 팔뚝을 꽉 잡고 있는 김태래니까... 박한빈은 김태래의 동앗줄인데 어떡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