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바른 소리 잘하는 ‘테스형’이자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나훈아는 30일 공연에서 촌철살인 입담을 과시했다. ‘한국 인구감소 수준 흑사병 때 능가’라는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를 전하며 “아(이)들이 아를 안 낳는다”고 우려했고, 인도의 74세 할머니가 쌍둥이를 낳았다는 보도를 연이어 보여주며 “우리라도 낳아야 한다. 낳을 수 있게 청춘을 돌려드릴 테니 받으십쇼”라며 ‘청춘을 돌려다오’를 열창했다. 이때 나훈아는 트레이드 마크인 찢어진 청바지에 흰색 민소매 티셔츠로 젊음을 과시했다.
이날 나훈아는 박정희 대통령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역대 11명 대통령의 사진을 보여주며 “제가 노래하는 동안 바뀐 대통령입니다. 11바퀴 도는 동안 지는 계속했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뉴스를 보면 스트레스 받고 짜증나는데, 국회의원 뭐라 할 일 아입니다. 누가 찍었나? 우리가 찍었으니 가슴에 손을 올리고 반성합시다”면서도 “여러분은 대단한 분들입니다. 대통령도 뽑은 분들입니다. 여러분은 충분히 잘 나셨으니 기죽지 말고 여러분 자신을 찾으이소”라고 조언했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 역시 나훈아의 회초리를 피할 수 없었다. 지금도 유튜브에는 나훈아의 사망 소식을 다룬 가짜뉴스가 넘친다. 그는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니 내(나를)보고 죽었다 안 카드나. 그것도 이쁘게 죽은 게 아니라 술 먹고 운전하다 죽었다 카데. 누가 내 장례식에 왔다카든데 도대체 유튜브 사는 데가 어데고?”라고 반문해 객석의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날 나훈아는 초대가수 없이 2시간 반 동안 스무 곡 넘게 소화했다. 기타를 치며 ‘무시로’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들려줬고, “고집스러운 열정으로 가수의 길을 걸어왔다”며 ‘마이웨이’를 불러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앙코르라 하지 말고 ‘또’라 해라”던 나훈아는 “또”를 연호하는 관객들을 위해 ‘기장 갈매기’·‘사내’ 등을 선사하며 공연을 마무리하며 한 마디 덧붙였다.
“지는 압니다. 여기 오신 분들의 아들딸이 콤푸타 앞에서 예매해준 거. 집에 가시거든 고맙다, 수고했다 해주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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