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큰 실수를 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도 아닌데 한 자 한 자 사과문을 작성한 것이다.
K팝 아이돌 그룹이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으면서 멤버들의 연애 소식이 소속사나 그룹 자체에 타격을 주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청춘 남녀의 사랑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공개 연애가 회사의 주가나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6일 가요계에 따르면 카리나와 이재욱 양측이 교제를 인정한 지난달 27일 에스파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종가 기준 7만7천900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3.5% 하락했다. 하루 만에 시가 총액 667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에스파와 카리나가 SM에서 큰 사랑을 받는 '간판 스타'였던 만큼 시장과 대중이 받은 파장이 그만큼 컸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상장 기획사들은 굵직한 소속 가수의 열애설이 불거질 때마다 주가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하지만 기획사 입장에서 시간이 흐르면 반등하게 마련인 주가보다 더욱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바로 '소비자'라할 수 있는 팬덤의 이탈이다.
한 인기 걸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팬들은 연애해도 상관없다고 하지만, 이는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의미다. 교제 사실이 드러나면 문제가 된다"며 "교제 사실이 알려지면 당장 음반 판매량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음반 시장의 '큰 손'인 중국 팬들이 이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요즘은 아티스트에게 (사생활이기에) '연애를 조심하라'는 식의 말도 꺼내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카리나의 교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서울 SM 사옥 인근에는 '직접 사과하라. 그렇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시위 트럭'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과거 어느 인기 아이돌 그룹의 경우 공교롭게도 신보 발매 당일 멤버 한 명의 열애설이 불거졌는데, 당시 앨범 첫 주 판매량이 전작 대비 11.9% 감소하기도 했다. 이때는 주요 K팝 스타의 판매량이 연일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기에 이 같은 역성장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지 않으냐"라며 "이제는 (아이돌의 연애도) '쿨'하게 받아들이는 대중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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