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드라마/영화/배우
2025년 봄은 바야흐로 이준영의 봄날이었다. 밸런타인데이에 공개된 〈멜로무비>를 시작으로 〈폭싹 속았수다>와 〈약한영웅 Class 2>가 연달아 큰 호응을 얻었고, 각 작품 속 이준영의 호연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준영의 얼굴과 이름을 재확인하게 만들었다.
이준영이 지난 9년간 축적한 필모그래피는 배역에 완전히 동화돼 자신의 개성을 지울 줄 아는, 카메라 밖 자아를 작품 안으로 틈입시키지 않는 20대 남성배우의 탄생을 입증했다.
![[정보/소식] [씨네21] 카메라 앞에 서면 부담이 사라진다, <폭싹 속았수다> <약한영웅 Class 2> <멜로무비> <24시 헬스클럽> 배우 이준영 | 인스티즈](http://cdn.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25/05/29/16/5d6cf114543986aff59919a224e54254.jpg)
- 지난 4개월간 연달아 네 작품이 공개됐고 각 작품이 흥행한 것은 물론 배우 이준영의 연기가 모두 화제를 모았다.
교만해지지 말자고 끊임없이 되뇐다. 이런 반응이 올 줄 예상치 못했고, 이런 반응을 경험해본 적도 드물다. 작품들이 공개되기 이전 이준영의 초심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 금성제, 박영범 등 캐릭터의 이름을 시청자에게 각인했다는 점도 주요한 변화다.
내 얼굴을 다방면으로 활용해 사람들에게 혼란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직업의 장점 아닐까. “이 배우가 얘였어?”라는 반응을 어느 때보다 많이 접하고 있어 배우로서 뿌듯하다.
- 〈폭싹 속았수다>와 〈약한영웅 Class 2>,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를 동시에 촬영했다고. 주변에서 만류했을 법한 업무 강도인데 각 작품을 하고 싶은 이유가 분명했나 보다.
“준영씨만 괜찮다면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말씀해준 제작진의 양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스케줄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믿어주고, 내가 그들의 세상에서 쓰임이 확실하다면 몸이 고단한 건 나중 문제였다. 무엇보다 그 당시에 연기도, 제안받은 작품들의 대본도 하나같이 재밌었다. 지금이 아니면 내가 언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을까 하는 흥미와 도전정신, 약간의 걱정을 안고 촬영을 마쳤다.
![[정보/소식] [씨네21] 카메라 앞에 서면 부담이 사라진다, <폭싹 속았수다> <약한영웅 Class 2> <멜로무비> <24시 헬스클럽> 배우 이준영 | 인스티즈](http://cdn.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25/05/29/16/7fa073a0bcbeb1c1c501cbc177621873.jpg)
- 〈폭싹 속았수다> 속 금명(아이유)과 영범의 이별 신이 명장면으로 널리 회자됐다. 7년을 사랑했다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정작 작품 내에서 두 사람이 연애하는 장면은 적다. 묘사되는 순간이 적을수록 장면마다 감정을 켜켜이 쌓아올리는 일이 배우에게 요구되는 몫일 터. 이별 신에 이르기까지 영범의 감정선을 어떻게 세분화하고 구체화했나.
서로 툴툴대거나, 떠나려는 금명을 영범이 붙잡는 식의 장면이 많다 보니 둘의 사랑을 상상으로 채워야 했다. 그래서 아이유 배우와 급속도로 친해졌다. 자주 시간을 보내며 둘의 관계에 관해 많은 대화를 나눴고, 가까운 사이만이 보일 수 있는 말투, 표정, 몸짓 등을 함께 연구했다. 영범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감정의 강도를 수치화하는 작업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이를테면 이 신에선 10만큼, 다음 신에선 30만큼 영범이 감정을 표출하는 식으로 감정에 점수를 매기고 나니 나아갈 길이 보다 명확해졌다. 이별 신을 찍을 때 어쩐지 영범의 눈이 슬픔으로 퉁퉁 부어야 할 것 같았다. 그건 분장으로 만들 수 없는 눈이라 차 안에서 미리 10분쯤 엉엉 울고 카메라 앞에 섰다.
- 영범을 연민하게도 되던가. 아버지와 이름이 같은 여자가 첫사랑이고, 그 여자와 자신의 생일날 헤어진다. 어쩌면 가장 비참한 결말에 놓인 인물이다.
늘 금명을 그리워하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날을 반복하지 않았을까. 시간이 흘러 50대가 된 영범이 어머니에게 만족스럽냐며 원망을 퍼붓는 장면을 찍을 땐 실제로 몸 한구석이 얼마간 아팠다. 그제야 비로소 내가 영범을 불쌍히 여기고 있다는 걸 알았다. 동정할 만한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새로웠다. (웃음)
- 〈약한영웅 Class 2> 속 ‘연금대전’이라 불리는 연시은(박지훈)과 금성제의 액션 시퀀스가 큰 화제였다.
5일 정도 나누어 촬영했다. 첫 사흘은 연속해 찍고, 마지막 이틀은 얼마간 간격을 두고 촬영했다. 오래 싸우다 보면 성제도 지칠 테니 기진한 듯한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대기시간마다 뜀뛰기를 하는 등 숨을 가쁘게 만들었다. 특히 시은과 싸울 때 성제가 느낄 법한 희열에 집중했다. 성제가 현탁(이민재)과 싸울 땐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현탁이 전투 불능 상태에 놓이자 최소한의 관심마저 거둔다. 그런데 시은과 싸울 땐 내내 웃는다. 성제 또한 이렇게까지 사력을 다해 싸울 기회를 고대했다는 태도로 임했다.
- 배역으로서 인물을 응시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하나. 금성제를 예로 들면 나백진(배나라)을 바라볼 땐 눈에 초점이 없는 반면 연시은을 바라볼 땐 눈에 살기가 형형하다.
백진은 언제든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했다. 백진이 아무리 군림하려 들어도 성제는 백진 밑이 아니라는 마음으로 연기하니 눈에 초점이 자연스레 없어졌다. 반면 시은은 성제에게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차지하고 쟁취하고 싶은 상대다. 그런데 시은을 가질 수 없으니 성제가 얼마나 애가 탔겠나. (웃음) 눈이 돌 수밖에 없다.
![[정보/소식] [씨네21] 카메라 앞에 서면 부담이 사라진다, <폭싹 속았수다> <약한영웅 Class 2> <멜로무비> <24시 헬스클럽> 배우 이준영 | 인스티즈](http://cdn.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25/05/29/16/d59dd4a9059093906e71d2d73dcd3b91.jpg)
- 댄서가 주인공인 시나리오를 한창 쓰다가 중단한 것으로 안다.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이야기가 아쉽진 않나.
전혀. 시나리오를 쓰는 내내 아직 글 쓰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이야기를 만들기엔 인생의 경험이 부족하기도 하고. 기회가 된다면 시나리오 작법을 제대로 배워 이야기를 완성하고 싶다.
- 입대 전 앨범 발매를 준비 중이라고. 모처럼 가수 이준영도 볼 수 있는 건가.
회사 A&R팀과 함께 열심히 회의 중이다. 곡도 많이 받았다. 이준영의 라스트 댄스랄까, 이 앨범으로 마지막 불꽃을 불태워 후회 없이, 미련 없이 20대를 보내주려 한다.
- 그렇다면 이번 여름엔 앨범 준비로 보낼 예정인가.
사실 곧 차기작을 확정할 예정이다. 열심히 작품을 촬영하며 나다운 날들을 보낼 계획이다.
- 이준영다운 게 뭘까.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서 불편하지 않아요?”다. 정말 달라진 건 그 점 하나다. 내 얼굴을 알아보는 분들이 늘었다. 하지만 그 사실이 나의 일상을 다른 차원으로 데려가지는 못한다. 여전히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춤추고 그림 그리며 삶을 즐기는 중이다.
https://naver.me/FeNk7Cqb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