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아이돌 노동조합이 출범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틴탑 전 멤버인 방민수씨가 준비위원장을 맡아 지난 9월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또 근로자성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보완서류도 추가로 냈다고 밝혔습니다.
"아이돌도 감정노동자다"
아이돌의 24시간을 전부 ‘잠재적 노동 시간’으로 만들어버리는 건 아닌지, 불가능에 가까운 기억력과 순발력, 꾸밈에 대한 지나친 강박까지 사랑이란 이름으로 계속 주입하는 건 아닌지 같은 고민들이 뒤따라와 끝내 주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이돌의 노동’을 키워드로 케이팝 산업을 짚어본 바 있습니다. 독자들은 과연 아이돌을 ‘노동자’로 인식하는 일에 어떤 의견을 밝혔을까요. ‘노동조합’의 필요성에는 또 얼마나 공감했을까요. 독자들의 응답을 공개합니다.
1. 모든 유료 소통 플랫폼
물론 저의 최애는 소통 플랫폼을 하지 않지만, 같은 그룹의 다른 멤버가 소통을 오지 않으면 ‘돈 버렸네. 쟨 왜 돈 값을 안 하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저도 싫어지거든요.
사실 저는 (최애가) 윗세대 아이돌이기 때문에 버블이 자주 오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다소 맹목적일 수 있어 이것도 문제지만) 그들이 잘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고 감사한 사람인지라, 최근 유입되는 새로운 팬 분위기에 조금은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만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졌다는 것에는 긍정적이나 낯설고 어색한 건 여전한 것 같아요. 자연스레 ‘의무'를 강요하게 되는 현실도 씁쓸합니다.
2. '팬싸’(팬사인회)
팬싸에서 대화, 단체 토크, 무대를 제외한 모든 행위(?)들이 우선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뭉뚱그려 행위라고 썼는데 이불을 갖고 가서 뒤집어 써 달라고 한다거나, 특정 직군의 복장을 가져가서 그 직업에 종사하는 척 연기를 해 달라고 하거나…이런 게 해당되겠네요.
근본적으로 이걸 뭐 때문에 하는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서? 굳이?
제 주위에도 “얼마를 내고 갔는데 이런 건 해야지”라면서 말도 안 되는 어린 아이가 쓸 법한 아이템(일명 ‘팬싸템’)을 가져간 친구가 있습니다. 온갖 위시리스트의 물건들을 뒤집어쓰고 애교를 부리는(또는 연기를 하는) 최애와 그룹 멤버들을 보면 기괴하단 말이 딱 어울립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호스트바와 다를 게 뭔가 싶고요.
여기서 파생되는 온갖 문제들도 많습니다. ‘팬싸’ 대응(이런 ‘연기'가 왜 대응인지 모르겠지만)을 잘 한다고 유명한 아이돌의 ‘팬싸’ 컷이 높아지는 건 양반이고, 팬들이 가져온 ‘팬싸템’을 다 하지 못하면 일부 과하게 좋아하는 팬들이 ‘까판’(해당 아이돌을 비판하는 분위기)을 만드는 게 부지기수입니다. 목적도 의미도 불분명한 이런 코스프레는 금지해야죠
3. 출퇴근길 직찍
팬들 본인도 직장 출퇴근할 때 누가 말 걸거나 웃으라고 하면 짜증부터 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왜 역지사지가 안 되는 걸까요? 차에서 내리고 들어가는 그 짧은 순간에 눈길 하나, 손인사 한 번 하지 않으면 “오늘 컨디션 안 좋다”부터 시작해서 “무례하다”는 다양한 이야기가 퍼져 나가기 십상입니다.
위 사항들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비하인드 콘텐츠, 위버스 라이브, 프롬 메신저, 인스타그램과 틱톡 챌린지 등 무대와 방송 밖에서 팬과 소통하려고 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보면 고마움이 듭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렇게까지 모든 걸 챙겨보는 게, 이런 행위까지 하게 만드는 것(조금 결이 다를 지도 모르지만 애교나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처럼 보이게 촬영한 사진 등)이 팬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일까? 덕질하는 팬이 당연히 여기면서 즐겨야 하는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75528?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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