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주의의무 이행 안 해” 판결
전교조·교육청 “교사에 책임 전가”
지난 2023년 10월 전남 목포의 한 병설유치원은 14명의 원아들을 데리고 숲체험 현장학습을 나섰다. 당시 체험활동에는 유치원 교사 3명과 숲체험 활동지도사 1명이 참여했다.
체험학습에 참여한 A양(당시 4살)은 그러나 그날 현장을 벗어나 인근 바닷가까지 갔다가 물에 빠져 사망했다. A양은 특수교육 대상자였다.
수사기관은 유치원 교사 B씨(30대)와 C씨(20대)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지난 21일 B씨에게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당시 기간제 교사였던 C씨 역시 같은 형이 선고됐다.
이번 판결을 놓고 전남지역 교원단체들은 “또다시 교사에게 예견하기 어려운 책임을 전가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본지가 입수한 판결문에 적힌 사실관계를 보면 교사들은 A양이 체험학습 도중 사라졌음에도 장시간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 했다. A양은 그 사이 4차선 도로를 건너 230m 떨어진 바닷가 부두까지 걸어갔다.
A양은 숨지기 2달 전에도 유치원에서 사라져 인근 체육관에서 발견된 적이 있었다. A양의 어머니는 체험학습을 가기 전 “아이가 바깥에 나가면 뛰어나갈 수 있으니 잘 봐달라”는 취지로 당부를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양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교사 B씨와 C씨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의자들은 다른 아이들을 촬영하느라 C양이 현장을 벗어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신고도 하지 않았다”면서 “그 결과 어린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무원 신분인 공립유치원 교사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연 퇴직 대상이 된다. 형이 확정되면 다시 교사로 일할 수 없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이번 판결은 ‘사고가 나면 교사가 책임진다’는 잘못된 메시지로 해석돼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남도교육청도 판결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교육청은 “복합적인 안전사고를 교사 개인의 무한 책임으로만 귀결시키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교사가 안심하고 현장체험학습을 인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424065?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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