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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가운데, 장항준 감독이 밝힌 촬영 비하인드를 정리했다. 

청룡포는 이미 관광지...영월 고집한 이유는? 


단종은 1457년(세조 3년) 폐위된 뒤 영월로 유배됐고, 처음 머문 곳이 바로 청령포다. 그런데 청룡포는 이미 관광지로 자리 잡아 촬영이 불가능했다. 제작진은 영월 일대 동강의 또 다른 지류를 찾아 나섰다. 후보지만 열 곳이 넘었다. “산세는 좋은데 길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태프들은 패딩을 입고 산을 헤집으며 직접 현장을 확인했다. 촬영이 끝난 뒤 한참이 지나도 옷 주머니에서 풀과 나뭇잎이 나올 만큼 험한 여정이었다. 그럼에도 강원도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했다. “영월에서 벌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특히 강원도의 산세를 강조했다. “전라도 산이 다르고, 경상도 산이 또 다르다. 그런데 강원도에 들어가는 순간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영월은 동강이 산과 산 사이를 둥글게 감싸 흐르는 독특한 지형을 지닌다. “이렇게 둥글게 돌았다가 빠져나가는 강의 형태는 흔치 않다. 여기서만 나올 수 있는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선정된 장소는 실제 청룡포와도 멀지 않은 동강 지류였다. 하지만 기반 시설은 전무했다. 차량이 들어갈 수 없어 길을 새로 내고, 촬영을 위한 토목 공사를 진행해야 했다. 사람이 서 있기 어려운 지형이었기에 촬영 여건부터 조성해야 했던 것이다. 인근 주민이 경작하지 않는 밭을 협의해 임시로 평탄화 작업을 진행했고, 촬영이 끝난 뒤에는 모두 원상 복구했다. 

현장을 찾은 영월 군수도 “너무 좋다”며 철거를 아쉬워했다. 하지만 현장 세트를 그대로 두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충분했고, 또 안전과 유지 관리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대로 두면 분명히 사람들이 몰릴 텐데, 유지 비용과 안전사고 위험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세트는 아주 튼튼하게 지어졌고, 주차장도 넓어 캠핑카까지 진입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결국 모든 시설을 철거했다. 

강 바로 앞에 유배지 세트 지은 이유 


영화 속 유배지는 강 바로 앞에 자리한다. 이렇게 한 이유를 묻자 장 감독은 “강을 건널 수 없는 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엄흥도에게는 기회의 물이지만, 이홍위에게는 차단의 벽이자 감옥”이라는 것. 그는 “첫 번째 의미는 감금이었고, 두 번째는 언젠가 살아서 저 강을 건너 한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홍위는 결과적으로 죽어서 영혼만 강을 건너고, 육신은 강을 벗어나지 못한 채 떠내려간다. 야사에 따르면 단종의 시신은 동강에 십여 일간 떠 있었다고 전해진다. 

장 감독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흥도가 목숨을 걸고 시신을 수습했다”며 “이후 그는 평생 숨어 살았고, 어디서 어떻게 생을 마쳤는지도 전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나리오에 없던 ‘강가 장면’의 탄생 


강물은 또 눈물의 이미지로 겹쳐진다. 

강가에서 홀로 앉아 있는 이홍위의 장면은 애초 시나리오에 없었다. 스태프가 강가에서 박지훈의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렸고, 이를 본 유해진이 제안하면서 탄생했다. 

장 감독은 “사진을 보고 묘한 느낌이 들었다. 유해진 씨가 ‘가슴이 미어진다. 한 번 찍어보면 어떻겠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어디에 넣을 장면인지도 정하지 않았다. “카메라도 있고 배우도 있으니 일단 찍어보자고 했다. 편집에서 정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촬영감독과 급히 상의해 콘티를 짜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장면은 과거의 한 순간일 수도 있고, 판타지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며 “그 모호함이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5485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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