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한 분노(Epic Fury)’로 명명한 작전으로 이란에 대대적 공습을 감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노가 엉뚱하게 동맹국을 겨냥했다. 이란 공습을 위해 요청했던 군(軍)기지 사용을 거부한 영국과 스페인을 향해 공개 비난을 퍼부으면서다.
특히 스페인에 대해선 “정말 끔찍하다”며 모든 무역 거래를 끊어버리겠다고 선언했다. 관세와 그린란드 병합 문제에 이어 이란 공습을 거치며 미국과 유럽의 80년 ‘대서양동맹’이 본격적 균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영국이 어리석은 섬 문제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게 행동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이 이란 공습을 위해 요청한 차고스제도 공군기지 이용을 불허했던 점을 지적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윈스턴 처칠이 아니다”라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처칠 전 총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함께 연합군을 이끌었다. ‘영국에 처칠이 없다’는 말은 대서양동맹 자체에 대한 불신을 나타낸 말로 해석된다. 특히 해당 발언을 2차대전 당시 연합군과 적(敵)으로 싸웠던 독일 정상 앞에서 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스페인 끔찍하다…무역거래 전면 중단”
해군 및 공군기지 사용을 차단한 스페인과는 아예 무역 거래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이 국방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로 올리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며 “끔찍하다”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결론냈지만, 관세가 아닌 무역제재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다만 지난해 미국의 대(對)스페인 무역수지는 4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외교 소식통은 “흑자를 내는 스페인과의 무역은 제재 발동을 위한 비상사태에 해당하기 어렵다”며 “더구나 미국은 스페인이 아닌 유럽연합(EU)과 무역 합의를 맺은 상황에서 스페인만 무역을 중단한다는 선언 자체가 비상식적”이라고 했다.
앞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 “이번 공격은 정당화할 수 없고 위험한 군사 개입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냈다. 아무리 동맹국이라도 국제법에 위반되는 군사 행동에 자국의 기지를 내어줄 수 없다는 의미다.
스페인이 미국의 사용을 불허한 카디스의 로타 해군기지와 세비야의 모론 공군기지는 스페인 내 대서양동맹의 상징적 역할을 해온 곳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프랑스는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고 있는 동맹국들의 역외 기지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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