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홍보대사 활동비 명목으로 1000만 원대 예산을 집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공기관 홍보대사 제도의 실효성과 예산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명예직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 다른 지자체 사례와 비교되면서, 홍보대사 제도가 실효설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가 이어진다.
11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홍보대사 활동 명목으로 약 1000만 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앞서 광주시교육청은 2024년 배우 차선우를 ‘광주교육 1호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과정에서 연예기획사와 1100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지며 예산 적정성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해당 홍보대사는 위촉식 하루 일정에 참여했다. 시민단체는 하루 활동에 고액 예산이 집행된 점을 문제 삼았다.
시교육청 홍보대사는 지역 출신 연예인을 통해 광주교육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학생들에게 꿈과 도전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취지였다. 차선우는 공익 캠페인과 홍보영상 제작 등 교육청 홍보 활동에 참여하는 역할을 맡았다.
시민모임은 특히 홍보대사 제도가 대부분의 교육청에서 재능기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홍보대사를 운영하는 곳은 경기·인천·부산·충남·경북·충북 등 일부 교육청인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유명 가수나 배우, 방송인 등이 무보수 명예직 형태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교육청은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2011년 홍보대사 운영 규정을 폐지한 바 있다.
반면 광주시교육청은 홍보대사 제도를 조례에 근거해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시교육청 ‘홍보대사 위촉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홍보대사는 무보수 명예직을 원칙으로 하지만 임무 수행 과정에서 여비와 활동비, 광고 출연료 등을 예산 범위 안에서 지급할 수 있다.
다만 조례에는 활동비 지급 기준이나 금액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홍보대사 보수 논란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 홍보대사 운영에 관한 조례’ 제6조에 홍보대사를 무보수 명예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의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시 홍보대사로 임명된 52명 가운데 23명에게 총 4억 5000만 원의 보수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능기부 형태로 활동한 홍보대사는 29명이었다.
특히 걸그룹 뉴진스는 홍보대사에게 지급된 총 보수액의 절반 이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멤버 개인별로 환산할 경우 약 5000만 원 수준으로 가장 높은 금액이다.
시민단체는 홍보대사 활동의 실질적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한다. 단체 관계자는 “홍보대사 운영 목적과 실효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이 사용되는 것은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타 시도 사례를 참고해 제도를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보대사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교육청뿐 아니라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상당수 지자체가 지역 이미지 제고와 정책 홍보를 위해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있지만 실제 활동이 많지 않거나 홍보 효과를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광주시는 주요 정책 홍보를 위해 홍보대사를 위촉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시정 핵심 정책인 ‘5극 3특’ 전략 홍보를 위해 시사평론가 박진영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광주소방 역시 지난해 3월 28일 방송인 ‘미스김’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소방 정책과 안전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들 홍보대사의 활동이 실제 홍보 효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평가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공공기관 홍보대사 제도가 명예직 성격과 정책 홍보 수단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할 경우 어김없이 논란이 반복되는 형국이다. 활동 내용이나 성과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단순한 상징적 위촉에 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보대사 제도가 실제 정책 홍보와 시민 소통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례에 따라 홍보대사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광고 출연료나 일부 실비 등을 예산 범위에서 지급할 수 있도록 돼 있으며, 활동 과정에서 일부 비용이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보대사 운영은 지난해를 끝으로 종료됐으며 앞으로는 연예인 위촉 방식이 아닌 전문가나 학부모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홍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연예인 홍보대사와 관련한 고액 보수와 자질 논란이 이어지자 2017년부터 관련 운영 원칙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연예인 홍보대사는 무보수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실비 보상 성격의 사례금만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드림투데이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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