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CU 매장 외부 냉장고에는 빙그레 바나나 우유가 한가득 들어 있었다. 매장 내 진열대에는 공간이 부족해 겹겹이 쌓여 있기도 했다.
해당 매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삼각김밥도 품목별로 200개, 300개씩 발주했는데 절반 넘게 폐기했다"며 "물이나 포카리스웨트, 돗자리 등은 다시 (반품 처리돼) 가져가고 있는데 (김밥류는) 유통기한이 짧아서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공연을 대비해 간편식과 우유 등 신선식품 발주를 늘렸다가 예상 밖의 판매 부진에 재고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광화문 인근 편의점 점주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또 다른 인근 CU 매장에서는 반품을 위한 재고 정리가 한창이었다. 매장 밖에는 물과 음료수가 박스 단위로 수십 개씩 쌓여 있었고 점주 B 씨는 반품할 돗자리 수량을 확인하며 오가는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느라 분주했다.
B 씨는 "(본사 직원이) 다른 공연장 매장 자료를 주면서 거기에선 150개, 200개 판매됐다고, 20만 명이 오면 그것보다 더 많아야 되지 않겠냐고 해서 그 자료를 신뢰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해당 매장에서는 BTS 공연 당일 오후 6시부터 1+1행사로 급하게 김밥류 할인 행사를 진행했지만 그럼에도 상당수 폐기 물량이 나왔다.
B 씨는 "바나나우유는 (유통기한이) 한 열흘 정도 여유가 있어 괜찮은데 김밥은 하루밖에 안 된다"며 "샌드위치도 130개 정도 발주했는데 100개 폐기했다"고 전했다.
인근 GS25 매장에서도 팔리지 않은 맥주와 라면·스낵·물티슈 등 재고가 쌓여 반품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점주 C 씨는 "길목 통제와 유동 인구 설정을 잘못해서 이쪽 골목으로는 사람들이 거의 안 왔다"며 "다행히 본사에서 일정 부분 폐기 물량을 지원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광화문 역사 안 세븐일레븐 매장을 운영하는 D 씨는 공연 당일 지하철 무정차 및 입구 통제로 인해 사실상 하루 장사를 공쳤다고 했다. 그는 "평균 일매출 300만~400만 원 정도 나왔는데 그날은 30만 원밖에 안 나왔다"며 "본사에서는 '우리도 어쩔 수 없다'며 보상 얘긴 전혀 없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편의점 CU와 GS25 본사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측은 폐기된 신선식품 물량에 대해 점주와 부담을 나눠 지겠다는 입장이다. CU 관계자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구체적인 지원책과 범위를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8843462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