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이미지 보기2023년 9월, 이들은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을 내세운 데뷔곡 ‘겟 어 기타(Get A Guitar)로 국내 인지도 정상에 오른 라이즈는, 최근 발매한 일본 두 번째 싱글 ’올 오브 유(All of You)‘에서도 밝고 리드미컬한 느낌을 살리며 이지리스닝 키워드를 놓지 않고 있다/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뉴스엔 황지민 기자] "남돌 노래는 어렵다" 편견 깼다… 팬덤 화력 넘어 대중의 '롱런' 히트로 증명한 재부흥 서막
K-POP 남성 아티스트들은 해외에서 막강한 영향력과 인지도를 과시하지만, 유독 국내에서 수요층이 적다는 지적이 항상 거론돼 왔다. 그런데 작년부터, 이 벽도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엑방원(엑소, 방탄, 워너원)을 마지막으로 아쉬운 국내 화력을 보였던 남성 아티스트들이, 라이즈(RIIZE)·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엔시티위시(NCT WISH)·투어스(TWS)(이하 가나다)를 주축으로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다시금 고개를 내세우고 있다.
■ 이지리스닝과 대중적 공감으로 쌓아올린 ‘남돌붐’ 빌드업
국내 대중음악 시장에서 남자 아이돌이 외면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곡이 난해하다'는 견해 때문이었다. 세계관 설명에 치중한 복잡한 가사, 그리고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기 위한 강렬한 사운드는 라이트 리스너(Light Listener)들에게 ‘진입 장벽’처럼 느껴지곤 했다. 남성 청취자들은 애초에 남성 아이돌 선호도가 낮은 데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음악은 이들을 유입시키기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 장벽을 허문 첫 번째 주자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라이즈(RIIZE)였다. 2023년 9월, 이들은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이라는 생소하지만 직관적인 장르를 들고 나왔다. 데뷔곡 '겟 어 기타(Get A Guitar)'는 화려한 신스 사운드 대신 편안한 기타 리프를 앞세워 이지리스닝을 표방했다.
결과는 수치로 증명됐다.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멜론(Melon) 월간 차트에서, 발매 직후 80위권에 머물던 순위가 한 달 만에 16위로 수직 상승하는 이례적인 '역주행' 양상을 보였다. 특히 2024년 12월 말에는 스포티파이 단일곡 1억 스트리밍을 돌파하며 국내외 대중성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라이즈의 상승세는 이어 발표된 '러브 원원나인(LOVE 119)'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 곡은 2000년대 메가 히트곡인 이지(izi) '응급실'을 샘플링하여 3040 세대 추억과 1020 세대 트렌드를 동시에 관통했다. 해당 곡은 멜론 TOP100 3위라는 기록과 함께, 무려 1년 동안 월간 차트에 머무는 '롱런' 아이콘이 됐다. 팬덤 화력만으로는 불가능한 결과이다. 라이즈는 올해 2월 18일 발매된 일본 두 번째 싱글 ‘올 오브 유(All of You)’에서도 밝고 리드미컬한 느낌을 살리며 이지리스닝 키워드를 놓지 않고 있다.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전략 역시 영리했다. 2025년 1월 공개된 '오늘만 I LOVE YOU'는 따라하기 쉬운 멜로디와 춤으로 전작 '나이스 가이(Nice Guy)' 성적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대중성을 입증했다. 발매 당일 멜론 차트 자정에 4위까지 올라며, 2025년 연간 차트에서는 12위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거뒀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생활 밀착형 가사'다. MZ세대가 일상에서 느낄 법한 이별 감정을 밴드 사운드에 실어 유쾌하게 풀어내며, "남돌 노래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완벽히 타파했다.
원본 이미지 보기투어스(TWS)는 반짝이는 청춘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독자 장르 보이후드 팝(Boyhood Pop)을 필두로 ‘청량돌’ 정체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4집 타이틀곡 ‘오버드라이브(OVERDRIVE)’ 안무에서 파생된 ‘앙탈 챌린지’는 이들을 남돌 정상 자리로 올려놓았다/사진제공=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청량 컨셉과 MZ 수요가 맞물리다 …. '앙탈 챌린지'가 불러온 44억 뷰의 기적
음악적 접근만큼이나 중요한 변화는 '비주얼 텔링'의 전환이다. 거칠고 어두운 '다크 힙합'이나 '전사' 이미지를 내려놓고, 그 자리를 푸르른 소년미와 풋풋한 감성을 강조한 '청량' 이 채우고 있다.
투어스(TWS)는 이 분야 선두주자다. 이들은 반짝이는 청춘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독자 장르 보이후드 팝(Boyhood Pop)을 필두로 '청량돌' 정체성을 극대화했다. 풋풋함에 대한 성실한 시도는 4집 타이틀곡 '오버드라이브(OVERDRIVE)'로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후렴구 안무에서 비롯된 '앙탈 챌린지'는 틱톡 내 누적 조회수 44억 회 돌파라는 천문학적인 수치를 보였다. 이는 투어스 영향력이 코어 팬덤을 넘어 일반 대중에게까지 침투했음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지난 27일 컴백한 미니 5집 타이틀 ‘널 따라가 (You, You)’ 역시 운명에 맞서 사랑을 쟁취하려는 청춘 고백송이다. 발매 당일, 멜론 HOT 100 차트 상위권은 물론 TOP 100 차트에도 모습을 드러내 화제성을 다시한번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JYP 신예 킥플립(KickFlip)도 가세했다. 4월 6일 발매된 신곡 ‘눈에 거슬리고 싶어’는 '하이퍼 펑크' 기반의 시원한 사운드와 함께 리더 계훈이 직접 곡 작업에 참여하며 진정성을 더했다. 앨범 쇼케이스 당시 리더 계훈은 “또래인 20대 청년들이 느낄 법한 감정과 청량함이 저희의 정체성”라고 발언한 것은, ‘청량’ 키워드가 강력한 마케팅 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눈에 거슬리고 싶어’는 MBC M, MBC every1 ‘쇼! 챔피언’과 KBS2 ‘뮤직뱅크’에서 1위에 올라 전작 ‘처음 불러보는 노래’에 이어 2연속 음악방송 2관왕을 차지하며 높아진 국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엔시티(NCT) 유닛 중 가장 마지막으로 출범한 엔시티 위시(NCT WISH)는 기존 NCT 세계관 '네오(NEO)' 기틀을 일부 계승하면서도 세부 방향은 과감히 트는 비범함을 보였다. 아방가르드하고 컨셉츄얼한 색채를 강조했던 이전 유닛들과 달리, 엔시티 위시는 데뷔곡 '위시(WISH)'부터 청량하고 사랑스러운 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별 모양 '위츄' 인형을 중심으로 키치한 굿즈들을 다수 선보이며, '위시코어(wishcore)'라는 개념으로 국내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데뷔 초창기부터 쌓아온 노력은 신곡 '오드 투 러브(Ode to Love)'에서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정규 1집 타이틀인 이 곡은 발매 당일 멜론 TOP100 3위, HOT100 1위 피크를 기록하며 그룹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주요 국내 음원 차트에 앨범 수록 10곡 전곡이 차트인하는 쾌거도 이루었다. ‘오드 투 러브’는 현재까지도 일간 차트에 안정적으로 머무르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음반 성적 역시 한터차트 기준 발매 첫날에만 128만5,184장이 팔리며 그룹 역대 초동 1위라는 새 역사를 썼다.
여기에 JYP 신예 킥플립(KickFlip)도 가세했다. 4월 6일 발매된 신곡 ‘눈에 거슬리고 싶어’는 '하이퍼 펑크' 기반의 시원한 사운드와 함께 리더 계훈이 직접 곡 작업에 참여하며 진정성을 더했다. 앨범 쇼케이스 당시 리더 계훈은 “또래인 20대 청년들이 느낄 법한 감정과 청량함이 저희의 정체성”라고 발언한 것은, ‘청량’ 키워드가 강력한 마케팅 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눈에 거슬리고 싶어’는 MBC M, MBC every1 ‘쇼! 챔피언’과 KBS2 ‘뮤직뱅크’에서 1위에 올라 전작 ‘처음 불러보는 노래’에 이어 2연속 음악방송 2관왕을 차지하며 높아진 국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엔시티(NCT) 유닛 중 가장 마지막으로 출범한 엔시티 위시(NCT WISH)는 기존 NCT 세계관 '네오(NEO)' 기틀을 일부 계승하면서도 세부 방향은 과감히 트는 비범함을 보였다. 아방가르드하고 컨셉츄얼한 색채를 강조했던 이전 유닛들과 달리, 엔시티 위시는 데뷔곡 '위시(WISH)'부터 청량하고 사랑스러운 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별 모양 '위츄' 인형을 중심으로 키치한 굿즈들을 다수 선보이며, '위시코어(wishcore)'라는 개념으로 국내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데뷔 초창기부터 쌓아온 노력은 신곡 '오드 투 러브(Ode to Love)'에서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정규 1집 타이틀인 이 곡은 발매 당일 멜론 TOP100 3위, HOT100 1위 피크를 기록하며 그룹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주요 국내 음원 차트에 앨범 수록 10곡 전곡이 차트인하는 쾌거도 이루었다. ‘오드 투 러브’는 현재까지도 일간 차트에 안정적으로 머무르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음반 성적 역시 한터차트 기준 발매 첫날에만 128만5,184장이 팔리며 그룹 역대 초동 1위라는 새 역사를 썼다.
원본 이미지 보기기존 엔시티의 네오함을 내리고 청량함을 올린 엔시티 위시는 정규 1집 타이틀곡 ‘오드 투 러브(Ode to Love)’를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 상위권에 안착시키며 대중성 확보에 성공하는 모양새다/사진제공=SM■ 글로벌 딜레마의 해법, '투 트랙(Two-Track)' 전략 진화
하지만 국내 남돌 부활에 대해 낙관론만 펼치기엔 여전히 시장 간극이 존재한다. 한국은 세계 K-팝 소비 국가 중 4위에 불과하며, 산업의 실질적인 수익을 견인하는 해외 매출 비중은 갈수록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연간 투어 수익 상위 100위 중 K-팝 아티스트 점유율은 7.7%에 달한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4%)과 비교하면 약 두 배에 가까운 가파른 성장세다. 산업적 지표 역시 화려하다. 2023년 K-팝 해외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3% 증가한 1조 2,377억 원을 기록했으며, 하이브(63.3%)와 JYP엔터테인먼트(52.2%) 등 주요 기획사들의 매출 절반 이상이 국경 너머에서 발생하고 있다. K-팝 경제적 핵심 기지가 이미 해외로 이전되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발생하는 핵심적인 문제는 북미와 유럽 시장이 열광하는 '강렬하고 극적인 퍼포먼스'가 정작 국내 대중이 선호하는 '편안하고 청량한 이지리스닝' 트렌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4년 코첼라 무대를 압도하며 빌보드 200에 이름을 올린 에이티즈(ATEEZ)나 탄탄한 서구권 팬덤을 가진 엔하이픈(ENHYPEN) 모두 강렬하고 컨셉추얼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결국 남성 아티스트에게는 국내 인지도를 올리는 동시에 해외 인기를 견인해야 한다는 과제 떨어진 것이다.
까다로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5세대 보이그룹들이 내놓은 답은 '앨범 내 분리 전략'이다. 선공개곡, 혹은 수록곡을 통해 해외 니즈를 맞추고, 타이틀은 국내에 초점을 둔 청량함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다.
지난 20일 컴백한 엔시티 위시는 정규 1집 타이틀곡으로 '오드 투 러브(Ode to Love)'를 선보였다. 해당 곡은 크랜베리스 '오드 투 마이 패밀리(Ode To My Family)'를 샘플링해 익숙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내세웠다. 이와 함께, 힙합과 보사노바를 결합한 '스티키(Sticky)' 트랙비디오를 선공개하는 방식을 취했다. 기존 엔시티의 두터운 해외 팬덤이 기대하던 ‘네오함’을 충족시켜주면서, 국내 이지리스닝 트렌드도 함께 따라가겠다는 의도이다.
투어스 또한 양면 전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미니 4집에서 대중적인 '앙탈 챌린지'로 화제를 모은 것과 별개로, 고난도 퍼포먼스가 핵심인 수록곡 '헤드 숄더 니즈 토(Head Shoulders Knees Toes)' 선공개를 통해 자신들이 단순한 이미지 위주 그룹이 아닌 실력파임을 글로벌 시장에 각인시켰다. 타이틀곡으로 국내 차트를 노려 국내 인지도를 쌓고, 이외 트랙으로 글로벌 팬덤 화력을 유지하는 게 이들이 택한 ‘전략적 공존’ 핵심 요소인 것이다.
■ 재부흥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국내 남돌 재부흥'은 단순히 순위표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K-팝 보이그룹이 그간 소홀했던 '모국(Home Market) 대중'과 다시 소통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이들이 뿌린 재부흥 씨앗이 어떤 거대한 숲을 이룰지, 전 세계 음악 산업이 한국 음원 차트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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