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A씨 측 "3일 새벽 찾아와 목 졸라...1년간 스토킹" ...계획 범죄 정황, 경찰 "사건 연관성 조사"
심야에 얼굴도 모르는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20대가 오랜 기간 스토킹하던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을 살해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피해를 당한 외국인 여성 A씨는 '살해범'이 흉기를 사 자신을 죽일 생각으로 찾아 배회하던 중 여고생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오마이뉴스> 취재진에 설명했다.
11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장아무개(24)씨가 여고생을 살해하기 하루 전인 지난 4일 장씨에게 성범죄와 스토킹 등을 당했다며 경북 칠곡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 측(A씨 본인·사촌 언니·형부)에 따르면 장씨의 스토킹은 꽤 오랜 시간 지속됐다.
A씨 측은 "식당에서 함께 아르바이트하며 알게 된 장씨가 A씨를 1년 가량 스토킹했고, 참다못한 A씨가 사촌 언니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사실을 알게 된 장씨가 A씨를 더 집요하게 괴롭히기 시작했고 '광주를 떠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했다.
"휴대전화 비밀번호 알려주지 않는다며 목 졸라…2~3분간 기절해"
그러던 지난 3일 새벽 2시께, 장씨가 A씨의 집을 찾아왔다. 여고생을 살해하기 이틀 전이다.
A씨 측은 "문 앞에서 소리가 나 택배 새벽 배송이 온 줄 알고 문을 열었는데 장씨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다며 목을 졸랐다. 2~3분 정도 기절했다"고 말했다.
이후 장씨는 A씨를 성폭행했다.
A씨 측은 "목숨에 위협을 느껴 반항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3일 점심시간 넘어서까지 장씨에게 붙들려 있던 A씨는 식당 아르바이트 출근 시간이 돼서야 장씨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A씨는 "식당 출근하는 날이었다. 같이 출근했다. 장씨에게 벗어나자마자 사촌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고 전했다.
다시 찾아 온 살해범...A씨 측 "흉기 품고 있었을 것"
광주로 급하게 달려온 사촌 언니를 만난 A씨는 옷가지를 챙기기 위해 집을 향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8시께, 자기 집 주변을 서성이는 장씨를 발견하고 겁에 질려 112에 신고했다.
A씨 측은 "출동한 경찰에게 짐을 싸서 떠날 때까지 보호만 해달라고 했다. 간단한 옷가지 등을 챙겨 광주를 곧바로 떠났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에 범죄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A씨는 직접 "두려워서 빨리 (현장을) 벗어나고 싶었다"고 했다.
사촌 언니 집으로 몸을 피한 A씨는 다음 날인 4일 경북 칠곡경찰서를 찾아 장씨를 성폭행과 스토킹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사건 당시 흘린 피가 묻은 이불 등도 증거로 제출했다.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섬뜩한 사실을 알게 됐다.
A씨 측은 "경찰 CCTV 확인한 결과를 들어보니 A씨가 내가 광주를 떠난 날 오후 5시께 장씨가 다이소에서 흉기를 샀다고 했다. 흉기를 가지고 3시간 뒤인 오후 8시에 A씨 집 앞을 다시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부터 A씨를 죽일 생각으로 몸에 흉기를 품은 채 집 주변을 서성였다고 생각한다. 이후 경찰차가 도착한 것을 보고 달아났고, A씨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것"이라며 "그 뒤로 이틀 동안 A씨를 찾기 위해 주변을 배회하다 길을 가던 여학생이 참변을 당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 측은 "언론에 A씨 사건은 잘 나오지 않고 장씨가 싸이코패스니, 뭐니 해서 답답한 마음이었다"며 "'묻지마 살인' 같은 게 아니다. A씨에게 저지른 본인의 범행이 탄로 날 상황에 처하자 계획적으로 저지른 잔혹한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광주경찰은 이날 장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한 결과 25점 미만이 나와 분류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 "당시 장씨 연락 닿지 않아 스토킹 신고 종결…A씨 사건과 연관성 등 수사"
광주경찰은 지난 3일 오후 8시께 이사를 준비하던 A씨로부터 스토킹 피해 신고를 접수했으나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하고 종결 처리했다.
그간 관계성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줄기차게 강조해온 경찰 지휘부로서는 현장의 대처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갔는데, 가해자로 지목된 장씨가 없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고한 당일(3일) 새벽 2시께 장씨가 피해자를 찾아와 '떠나지 말라'며 실랑이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둘이 그날 오후까지 있다가 헤어졌고, 이사를 위해 짐을 싸서 가려는 데 뭔가(장씨가) 보이는 것 같아서 신고를 했다고 하더라. 장씨의 연락처를 받아서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현장 종결 처리 사유를 설명했다.
이후 장씨는 흉기 두 자루를 소지한 채 이동했고, 5일 새벽 0시 11분께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 앞 인도에서 여고생(17)을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학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경찰은 장씨가 흉기를 구입한 시기와 장소를 특정했으며,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살인 사건 및 또 다른 범행을 계획했는지 아닌지를 수사하고 있다.
또한 장씨가 하천에 버렸다고 진술한 휴대전화 1대를 찾는 수색을 진행하고 있으며, 또 다른 1대는 디지털포렌식 분석을 벌이고 있다.
자신의 범행이 들통날 상황에 놓인 장씨가 분노 또는 자포자기식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묻는 말에 경찰 관계자는 "칠곡경찰서에서 넘겨받은 고소 내용 등과 관련해 사건 연계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515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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