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지디 인터뷰 주제 은근 딥한데 답변 봐 | 인스티즈](https://cdn.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26/05/21/10/fc54c4c503dde3da4a53061a0076e347.jpg)
Q.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 지드래곤은 창작을 통해 세계와 영향을 주고받기를 넘어 책임감과 꿈을 함께 가져가고 있다.
오리지널리티를 묻고 싶어요. K-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활동을 이어오면서 패션, 음악, 문화 전반에 ‘지드래곤(GD)’이라는 이름을 함께 등재했죠. 호명되는 이름이나 형식에 자신을 맞추기보다는 내면에 스스로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 움직임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A. 처음부터 어떤 생각이나 방향을 정해두고 시작하진 않았어요. 어떻게 보면 단순한데, 좋은 습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데뷔 전에는 정답도 없고 데이터도 없는 상태니까, 일단 다 부딪혀보는 거죠. 따라 하기도 하고, 롤모델도 두고, 겪으면서 거를 건 거르고 배울 건 배우고 만들 건 만들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남은 것만 남은 상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다르게 보이려고 노력한 적은 없어요. 그렇게 해온 게 쌓이다 보니까, 장르나 비주얼이 바뀌어도 사람들이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고요. 저는 원래 똑같이 하는 걸 잘 못해요. 곡을 만들 때도 그렇고, 무대도 마찬가지예요. 공연에서는 그날 분위기나 컨디션에 따라 멜로디나 스타일이 계속 바뀌고, 편곡도 달라지고요. 그게 습관처럼 몸에 밴 것 같아요. 평소에도 계속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 아이디어가 많은데, 대신 계속 거르고 또 거르죠. 그게 기본 성향이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작업 방식이 됐어요.
Q. 역시 좋은 습관은 중요한 덕목이죠. 아티스트로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A. 예전에는 개인적인 꿈이나 목표가 더 컸다면, 지금은 좀 더 범위가 넓어졌어요. 나이가 들고 시대가 바뀌면서, 서로 주고받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느끼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닿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어떤 기록으로 남는 것보다 20년이나 30년 뒤에 돌아봤을 때 ‘멋있었다’고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한국뿐 아니라 전체적으로요. 저도 좋은 선배들에게 영향을 받아서 여기까지 온 것처럼, 다음 세대에도 그런 흐름이 이어졌으면 좋겠고요. 잘하는 후배를 봤을 때도 경쟁하거나 비교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멋있다’ ‘잘한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결국은 제가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했으면 합니다.
Q. 음악 작업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최근 여러 스케일의 협업 무대를 보면서, 무대에서 원곡의 질감이 완전히 전환되는 경우까지 열어두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 곡이 다양한 무대와 협업을 거치며계속 확장되는 과정을 보면서, 그 음악이 하나의 형태에 머물지 않고 ‘증식’하는 듯했어요. 처음 음악을 만들때부터 이러한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는지 혹은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변형되는 것인지 궁금해요. 또한 변하지 않는 핵심과 유동적으로 열어두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A. 다 해당되는 것 같아요. 마음먹고 어떤 무대나 상황에 맞춰 만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아도 결과적으로는 다 맞춰지기도 하고요. 스타디움이냐, 음악 방송이냐, 클럽이냐, 소극장이냐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지다 보니 음악 자체는 계속 바뀔 수 있어요. 요즘은 투어를 할 때 라이브 밴드랑 같이 다니면서, 곡의 속도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기도 해요. 빠른 곡을 발라드로 바꾸거나, 반대로 발라드를 빠르게 바꾸는 것도 가능하고요. ‘무제’ 같은 곡도 빠르게 편곡할 수 있죠. 그래서 처음부터 확장을 계산해서 만든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계속 바꿔가는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근데 변하지 않는 기준은 분명해요. 노래가 좋아야 한다는 것. 노래가 좋으면 어디서 어떻게 불러도 결국은 살아남잖아요. 어떤 형식이든 중심은 결국 곡 자체니까요. 그리고 저는 작업할 때 모든 걸 기록으로 여겨요. 나중에 들어도 그 선택이 이해돼야 하고요. 그래서 대충은 못해요. 제 파트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하잖아요. 어차피 할 거면 잘해야 하고, 의미 없는 작업은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Q. 최근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협업을 이어가요. 단순한 피처링을 넘어 각자의 영역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가진 아티스트와 무대를 ‘공유’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떤 기대를 가지고 이런 협업 작업에 임하나요?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본적으로 맥이 통하는 부분이 있죠. 그리고 약간 책임감 같은 게 있어요. 꼭 음악이 아니어도, 미술이든 패션이든 각자 자기 분야에서 잘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알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 음식점도 그렇잖아요. 꼭 유명한 곳이 아니어도 맛있는 집이 있으면 알려주고 싶어지는 것처럼요. 저한테는 그런 비슷한 감각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아티스트를 발굴해서 제작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대신 제 무대에서 그런 사람들을 소개할 수는 있잖아요. 그래서 어떤 무대에서는 이벤트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저한테는 그 무대가 그 아티스트를 보여주는 하나의 매개가 되는 게 더 중요해요. 그리고 저는 ‘처음 시도하는 것’을 크게 겁내진 않아요. 오히려 그런 시도를 많이 해온 편이고, 그 과정에서 가장 시끄러운 건 늘 처음뿐이라고 봐요. 결국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자기 영역에서 얼마나 확실한가가 아닐까요.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어디서든 잘하고, 옷을 잘 만드는 사람은 어떤 브랜드에 가도 결국 잘 만들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어디서든 잘 부르잖아요. 그래서 저는 장르보다 그 사람 자체를 더 보는 편이에요. 비트박서를 비롯해서 비보이, 댄서 이런 친구들도 다 좋은 아티스트인데 아직은 그런 장르가 충분히 다양하게 드러날 기회가 많지 않다고 느껴서, 무대에서 같이 해보면 재미있겠다 싶은 거죠. 그러다가 ‘이 친구랑 이렇게 해보면 재밌겠다’ 싶은 순간이 오면, 그걸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풀어내요. 결과적으로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이 되고요. 해외 공연을 할 때도 비슷해요.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와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려해요. 해외 아티스트가 공연에서 한국어로 인사를 하거나, 한국 노래를 짧게라도 부르면 참 좋잖아요. 그래서 저도 공연할 때, 그 나라의 문화나 언어를 조금이라도 반영하려고 해요. 그게 팬들한테는 되게 중요한 부분 같거든요. 결국은 서로 좋아하면 가까워지니까요. 팬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도 그런 이유고요. 그래서 이런 협업이나 시도도, 길게 보면 다 연결되는 과정이에요. 어차피 해야 하는 거라면, 조금 더 의미 있게 하는 게 중요해요. 크든 작든, 그 안에 의미가 있으면 충분합니다.
Q. 오늘 샤넬 컬렉션을 입고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인들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노하우와 디테일, 그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태도가 또렷이 드러나는 것 같았어요. 동시에 컬렉션 전반에 유머와 위트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는데요. 그런 면에서 음악과 무대 작업에서 디테일을 끝까지 고수하면서도 유연한 감각을 유지해온 GD의 작업과 닮았어요. 이번 컬렉션을 입고 작업을 함께 하면서, 어떤 감각적인 접점을 느꼈나요?
A.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해서 패션은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그래서 화보도 계속 찍는 거고요.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기본적으로 화려한 걸 좋아하지만, 계속 더하는 게 멋은 아니에요. 뺄 줄 아는 게 더 중요하죠. 샤넬을 보면서 그걸 느꼈어요. 이 브랜드는 그걸 알고 있어요. 시즌마다 테마는 계속 바뀌는데, 그 안에 변하지 않는 기준이 분명히 있거든요. 원단, 디테일, 마감 같은 것들. 그런 기본이 쌓여 있어서, 로고가 없어도 입었을 때 그냥 다르다는 게 느껴져요. 설명이 필요 없는 상태라고 해야 하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기준이 이미 완성돼 있어서 그 안에서 계속 변주하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트렌드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늘 그 방식대로 가는 것 같고요. 저는 그게 진짜 멋이라고 느껴요. 멋을 부릴 때도 멋있고, 안 부려도 멋있는 상태. 샤넬은 그걸 아는 브랜드죠. 그걸 유지하기가 제일 어려운데, 샤넬은 계속해내고 있잖아요. 코코 샤넬 여사님 때부터 이어져온 그 태도 자체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도 그렇고요. 그래서 저는 샤넬이 ‘멋을 안다’는 느낌이 제일 강하게 들어요.
Q. 요즘 많이 하는 상상이 있나요?
A. 상상을 자주 하지만 멀리까지는 잘 안 가는 편이에요. 지금은 대부분 가까운 시일에 계획 중인 일을 많이 떠올려요. 요즘은 계속 빅뱅 무대 생각뿐이에요. 하기 전까지는 계속 ‘어떻게 할까’를 반복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한 번 하고 나면, 다음에는 또 어떻게 할지 계속 마음을 쓰고요. 올해가 빅뱅 20주년이기도 해서, ‘어떻게 해야 20주년답게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상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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