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회의실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예년 같았으면 자사 아티스트의 컴백 시기를 조율하느라 바빴겠지만 요새는 낯선 걸그룹 '리센느'의 인기몰이 현상을 분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리센느가 보여주는 파급력은 단순한 인기를 넘어 일종의 괴력에 가깝다. 수백만에 달하는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서막에 불과했다. 2년 전에 발매했던 음원 '러브어택'은 역주행 행보를 보이더니 음원차트 최상위권까지 꿰찼다. 거대 자본과 스타 프로듀서, 전략적 마케팅의 집약체인 대형 엔터사의 신곡들조차 추풍낙엽 신세다.
리센느라는 '자산'의 가치가 폭등하면서 소속사인 더뮤즈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도 덩달아 달라진 모양새다. 연초만 하더라도 생존을 목표로 투자 유치를 받으러 다니던 신세였다. 하지만 최근 투자 유치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센느 몸값이 치솟은 만큼 밸류를 새롭게 산정한 뒤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사실 그간 자본시장에서 아티스트는 엔터업계 멀티플을 갉아먹는 리스크 요인에 가까웠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건사고는 현금흐름 불확실성을 키우는 고질적 변수였다. 공들여 키운 아티스트가 전속계약 소송을 제기하는 일도 반복됐다. 최근 대형 엔터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면서도 주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리센느는 자본시장이 간과했던 정반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티스트는 시한폭탄 같은 리스크 자산이 아니라 거대 자본 없이도 기업가치를 레버리지할 수 있는 프리미엄 자산이라는 사실이다. 개천에서 용나는 시절은 지나갔다던 엔터업계에 만연한 패배주의까지 보기 좋게 깨부수고 있다.
리센느의 신드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리센느의 성공 방정식을 해부한 경쟁사마다 도전장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거대 자본이 아닌 아티스트의 잠재력을 끄집어내기 위해 매력적인 콘텐츠 구상에 한창이다. 한 팀의 성공이 업계 전반의 오랜 관성을 깨뜨린 셈이다. 오랜만에 엔터업계에 찾아온 메기효과다.
https://www.thebell.co.kr/front/newsview.asp?code=00&key=202606151453327320104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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