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소식] [단독] "홍명보 감독 월드컵 성공했어도 사퇴 고려”…12년 전 상처 더 벌어졌다, 끝내 자진해서 아웃 | 인스티즈](https://file.sportsseoul.com/news/cms/2026/06/29/rcv.YNA.20260629.PYH2026062900760001300_P1.jpg)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에서 성공을 거둬도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계약된 기간을 채우지 않고) 사퇴를 고려한 것으로 안다.”
또다시 비참한 결말이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나섰다가 조별리그에서 짐을 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자진해서 물러났다. 홍 감독 측 복수 관계자는 이날 스포츠서울에 이렇게 말하면서 월드컵 결과를 떠나 이르게 사퇴 카드를 만졌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감독이란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앞설 수 없다.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한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 책임은 내게 있다”고 말했다. 또 “대표팀 감독 자리는 내려놓지만 한국 축구를 위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선수 시절 ‘아시아의 리베로’로 불리며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한 홍 감독은 지도자로도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A대표팀을 이끌었다가 조별리그 탈락(1무2패)으로 첫 실패를 맛봤다. 이후 K리그1 울산HD의 사령탑으로 현장에 돌아와 2연패(2022~2023)를 이끌며 재기했다. 지난 2024년 8월 두 번째 A대표팀 지휘봉까지 잡은 그는 북중미 대회에서 월드컵 사령탑으로 명예회복을 그렸다.
믿기 어려운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체코와 1차전에서 2-1 역전승한 데 이어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에서 0-1로 졌지만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조 최약체로 꼽힌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맞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자력 32강행에 성공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맥 빠진 경기력으로 일관하다가 0-1 충격패했다. 48개국 체제인 이번 대회는 각 조 3위를 차지한 12개국 중 상위 8개국이 와일드카드로 32강에 합류한다. 내심 와일드카드 획득을 바랐는데, 이 역시 불운이 겹쳤다. 조별리그 최종일인 28일까지 사흘간 열린 9개 조 경기에서 3개의 경우의 수만 이뤄져도 32강 진출이 가능했으나 단 1개만 들어맞았다.
남아공전 졸전을 두고 다수 전문가는 전술 문제도 있으나 ‘팀 매니지먼트’ 실패를 더 크게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회 전 최대 난제로 꼽힌 스리백 전술 등은 오히려 본선 때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선수단 불화 등 내부 단속과 관련한 루머가 나왔는데 홍 감독은 부인했다.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남아공전을 마친 뒤 “멕시코전 이후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건 있었다”고 말해 물음표를 남겼다.
스포츠서울 취재에 따르면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성공했더라도 사퇴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적인 이유는 부임 때부터 자기 존재로 응원받지 못하는 대표팀 현실에 대한 고민. 정몽규 회장 3선 기간 행정 난맥으로 지판받은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 논란을 일으키며 정치권으로부터도 뭇매를 맞았다. 덩달아 홍 감독도 욕받이가 됐다. 이와 관련해 특정 감사를 시행한 문화체육관광부가 홍 감독이 절차 문제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일을 행사한 건 없다고 발표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다. ‘불공정한 감독’ 꼬리표가 지속해서 따라붙었다. A매치가 열릴 때마다 홍 감독과 협회를 겨냥해 야유가 나왔다. 홍 감독도, 선수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신구 조화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해냈다. 여러 외풍이 따르지만 최소 월드컵 본선까지는 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버텨왔다. 다만 이후엔 대표팀이 새출발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다가 지난달 정몽규 회장이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깜짝 발표하면서 홍 감독도 대회까지 소임을 다한 뒤 사퇴하겠다는 결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종의 미는 거두지 못했다. 납득이 어려운 과정 속에 12년 전 상처는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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