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서로를 동등하게 잘 이해할 수 있고
얘가 그 나이에 겪는 일을 같은 나이인 내가 이해 못 해 줄 리가 없고
"왜 걔랑 같이 앉는데?"
그런데 가끔은 일부러라도 이해하기 싫은 날이 있고
서로를 부르는 야라는 호칭이 그 어느 말보다 달콤하게 들릴 때가 있고
때로는 그 반말이란 장치를 무기 삼아 험한 말들을 내뱉기도 하고
자존심에 상황을 더 악화시켜 보기도 하고
너의 어른스러움에 내가 울어보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하고
"여기까지는 괜찮지 않아? 친구잖아"
친구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설득하며 경계선을 지우기도 하고
여름날의 하굣길을 나란히 걸으며 어깨동무를 하는 우리의 명찰 색이 같을 수 있고
"박지민!" "김태형." "지민아!" "태형아."
딱 세 글자로 깔끔하게 서로의 이름을 부를 수 있고
새 학기가 되면 제발 같은 반이 되게 해 달라며 밤새 빌 수도 있고
13살의 초등학교 졸업식. 16살의 중학교 졸업식. 19살의 고등학교 졸업식.
나는 네가 없는 학교에 혼자 남겨지지 않아도 되고
가장 친한 친구. 베스트 프랜드.
그 말에 나를 숨길 수 있고
응원해 뷔민
주저하지 마라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