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짧아서 한꺼번에 다 올리는 나노 조각- 도 아닌 몇 줄 끄적인 것들 (눈치)
너무 짧아서 제목도 안 정함 (눈치2)
[에니엘]
난 당신처럼 살지 않을 거야. D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안쓰러움과 답답함이 원인이 된 분노가 억눌려 있었다. E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사실 D가 제게 무슨 말을 하는 지도,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단지 D는 지금 제게 상처가 될 말만 하고 있다는 걸 어렴풋 느끼고 있을 뿐.
언제부터, E가, 이렇게 순순히 제 욕을 듣고만 있던가. 문득 D는 의아해졌다. E는 왜 이렇게도 많이 변했을까. 왜.
D. D의 말을 중간에 갑작스레 비집고 들어온 E의 목소리는 건조했다. 마치 물 한 모금 없는 사막처럼. 황무지의 보잘 것 없는 흙 같았다. 어쩌면 모래. 다니엘, 다니엘 스눅스. E는 잠시 뜸을 들였다. D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E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을 뿐. 나는, 네가 부러워. … 왜? 너는 적어도 네가 어떻게 살겠다는 걸, 선택할 수 있잖아.
나는 아닌데 말이지.
[줄로]
추웠다. 매서운 겨울 바람이 애써 여민 옷 사이로 들어오고 있었다. 코 끝이 빨갛게 물들어 갔다. 제 자신이 한심해 견딜 수 없었다. 강물에, 그 차가운 강물에 몸을 더져 세상에서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사라지고 싶었지만 막상 강물 앞에 가면 생겼던 용기도 빵 부스러기처럼 바람에 날아가 사라지고는 했다.
빵을 굽는 냄새는 언제나 고소하고 달큼했다. 길에 나앉기 전 그는 빵집에서 일했었는데, 언제나 11시가 되면 여러 종류의 빵이 완벽하게 구워져 진열되었다. 그가 가장 좋아했던 건 뜨뜻한 크림을 속에 넣을 수 있는 크로와상이었다. 크림은 사랑스러운 머스타드 색. 그렇게 부드러운 크림은 입술에 묻어도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그 냄새를 지금, 맡기만 해야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
걷히지 않는 구름에 더 불친절해진 날씨는 그를 웅크리게 만들었다. 하얀 입김이 나오는 걸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그는 제 입김 너머로 한 남자가 저를 내려다 보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로빈 데이아나?"
본인이 맞는 지 확인하는 듯한 말투와 함께 살짝 얼굴을 찡그리고 있던 남자는 로빈의끄덕거림을 확인하자마자 허리를 숙였다.
"가자."
"어디를……."
"집에."
"난 집이 없어요, 보다시피."
그러거나 말거나 그 남자는 로빈의 가는 손목을 잡아 이끌었다.
[타쿠안]
누군가 보면 비행기 값이 아깝다고 생각될 정도로 가까운 나라로 도망쳐왔다. 하지만 한국행 비행기 값도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닌데 어디 그가 더 먼 나라로 갈 수 있겠는가. 한국에서 평생 살아가기엔 몇 푼 안 되는 돈과 없으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물건들만 챙겨온 그는 당장 묵을 곳부터 구해야 했다. 허나 한국어라고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밖에 모르는 그가─사과 표현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었다.─ 어떻게 방을 구할 수 있을까. 앞 길이 막막했다. 일단 공항에서 배라도 채우자, 하는 생각으로 그는 캐리어를 끌며 일종의 식당으로 향했다. 뭐 뭔지 알 수도 없는 메뉴판 위 글자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는 유일하게 알고있던 한국 음식인 비빔밥으로 보이는 사진을 발견했다. 그리곤 카운터에 서있는 직원에게 일어로 비빔밥을 주문한다.
반대편의 카페와 이어져있는, 식당으로 보기엔 작은 그곳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 많은 사람들 틈에 딱 한 개 남은 2인용 식탁에 앉아 생각보다 빨리 나온 비빔밥을 먹고 있을 때, 누군가 그의 앞에 앉았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벌써'였다. 발도 빠르지, 벌써 내가 어디있는 지 알아냈다니. 그는 애써 태연한 척 고개를 들었다. 예상 외로, 일본인이 아닌 것 같은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 하던 그가 약간 큰 목소리로 일어를 중얼거렸다. 반응이 없다. 혹 중국인인가? 중국어를 그리 잘하는 것은 아니였지만 일상생활에서 쓰는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었기에 이번에는 슬쩍 중국어를 했다. 앞의 남자가 자신의 모국어에 고개를 들었다. 그 모습에 그는 입을 다물곤 중국인이 날 잡으러 뛰어다닐리가 없어, 하며 숟가락을 들었다.
남자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힐끗 남자를 곁눈질 하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어, 왜?" 중국어가 아니었다.
"응. 한국 왔어. 내일 만나게? 응, 알았어."
짧은 통화가 끝나자마자 그는 눈치를 보다 중국어로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중국인이세요?"
"… 네, 그쪽도?"
그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젓고 일본인이라 했다.
"혹시 묵을 곳 구하는 거 도와주실 수 있나요? 한국어를 아예 못해서요."
"아… 네, 도와드리죠 뭐."
상식을 벗어난 빠른 수락에 그가 놀랐다. 중국인이 원래 이리도 관대했던가, 하면서.
타쿠안.. 걍 손 가는 데로 끄적인거라..
사실 저 식당은 면세점 있는 데에 있담(눈치3) 출국할 때만 볼 수 있는(눈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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