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어쩌지..
벌써 십분째다. 분명 저 뒤의 고등학생이 나를 따라오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찝찝해서 뭐라하려다가도 요새 고등학생이 워낙 무서워야 말이지. 거기다가 키도 저보다 한참이나 커보인다. 그 덕에 장위안은 벌써 십분째 동동거리며 괜시리 핸드폰 화면만 켰다 껐다 한다.
통화하는 척이라도 해야하나? 아니야 저번에 그러면 오히려 주위에 신경안쓰는 것처럼 보여서 위험하다고 한 것 같은데..
내가 이렇게 소심했나? 용기없는 자신을 탓해봐도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 게다가 여기는 한국이고, 나는 중국인이고. 심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중국인을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자신은 외모나 어리숙한 말투나 완전한 중국인이다.
한국에 온 뒤로 그것이 알고싶다라던가 이상한 이야기Y라던가의 프로그램을 종종보면 위안으로써는 이래저래 걱정 투성이다. 혹시 자신이 그 프로의 주인공이 되는 건 아닌가 걱정하는 위안에게 설상가상 갑자기 따라오던 발걸음이 빨라지는 게 들린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고 가까워지다 결국에는.
"저기요!"
흠칫. 뒤에서 자신을 불러오며 어깨에 손을 올리자 급기야 위안은 얼어버렸다.
"ㅇ..왜 그러세요? 저 보다시피 한국인도 아니고, 그래서 돈도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부끄러운 일이지만 척봐도 자신보다 서너살은 어려보이는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위안은 끝맺지도 못한 말을 뱉어버리고는 그야말로 줄행랑을 쳤다. 이렇게 뛰어본 게 얼만인지도 모르겠다. 뛰고 뛰어 얼마 전 이사 온 원룸까지 어제까지만해도 헷갈리던 길을 어쩌면 이렇게 척척 찾아냈는지 자신도 모르겠다.
하아하아. 미치겠다. 장위안. 어머니 아들이 이렇게 나약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자신은 타지인이고, 또 대학 시절 여자를 사이에 둔 친구와의 (덩치가 엇비슷해 이길 거라 생각했던)싸움에서 제대로 깨진 후에는 저가 주먹질에 요만큼의 능력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본 한국 사회는 너무나 무섭다. 그러니까 스스로에게 변명을 더 해보자면..
"하.. 바보다 장위안" 그래 나는 겁쟁이에 바보같은 짓을 저질렀다. 보기보다 은근 소심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 위안은 한참 동안 스스로에게 비난을 던졌다.
똑똑.
ㅁ..뭐야. 누구지? 이 집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이사오고 나서 아직 아무한테도 안 알려줬단 말이야.. 혹시 쫒아 온건가?
제법 정중한 두드림이었지만 아직 무서움이 채 가지시 않은 위안에게는 충분한 공포였다.
"저기.. 안에 아무도 없나요?'
아까 그 목소리다. 꽤나 억세고 큰 손으로 내 어깨를 잡았던 그 목소리. 꽤 친철한 말투기는 하지만 그렇지만, 저게 다 내가 방심하게 하려고.. 그러니까 지금 집 안에는 아무도 없는거야. 아무도...
까톡!
"으악"
손에서 놓지 않고 있던 스마트폰에서 경쾌한 알림음이 울리자 긴장감에 가득 차있던 위안은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내고 말았다. 들었나? 들었겠지? 알림음만이라면 또 몰라 내가 멍청하게 소리까지 질러버렸으니...
그렇게 긴장감에 찬 10분여가 지났지만 위안의 걱정과는 다르게 더 이상 소리가 없다. 여차하면 경찰에 전화하기 위해 꼭 쥐고 있던 핸드폰에서도 슬슬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조심스레 전원 버튼을 눌러 시간을 본다. 01시 15분. 얼마간을 쪼그려 앉아있던 건지 모르겠다. 간건가? 집에 있는 걸 아는데?
어쩌면 처음부터 별 일 아니였는지도 몰라. 내가 괜히 예민해서 그런거야, 아무렴. 내일 출근해야하니까 이제.. 그냥 자는게 좋겠어.
긴장이 풀리니 피곤이 밀려오고 그 끝에 선 위안은 그저 수마와의 싸움에서 진 애처로운 영혼이다.
삑삑삑- 정신을 어지럽히는 단조로운 전자음. 위안은 눈을 껌벅거리며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오전 10시 00분. 아 아침이구나.
그대로 문 앞에서 잠이 들었나보다. 쪼그린 자세로 한참을 있었더니 분명 푹 잤음에도 몸이 뻐근하다. 학원 강사인 자신의 출근 시간은 넉넉한 오후 2시까지. 워낙에 시간을 챙기는 위안으로써는 지금의 기상시간도 꽤 느슨한 편이었지만 오늘은 다르다. 온 몸이 못 버티겠다며 자비없는 주인에게 아우성이다.
어쩔 수 업서... 늘상 혼자 있을 때에도 주의하는 발음이지만 잠결이다 보니 줄줄 새어나간다. 마치 좀비처럼 어기적 어기적 침대로 기어간 위안은 그대로 침대가 푹-꺼지도록 누웠다. 피고내에.. 자꺼야... 晚安, 张玉安.
삑삑삑- 아 잘꺼라니까아... 단 잠을 깨우는 알람을 끄려 핸드폰을 킨 위안은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11:30 - 자격증 대비반 주말 직전 보충☆
그리고 현재 시간은 10시반.
헐
아니
이게 무슨
그야말로 정신없는 준비였다. 어찌나 기절한 듯 미동도 없이 잤는지 조금 부은 얼굴 외에는 깔끔하기 그지 없는 얼굴이라 저도 놀랬다. 그래도 기름이 지기 시작한 머리는 어쩔 수 없는 터라 모자를 눌러쓰고 허둥지둥 옷을 꿰어입었다. 앞으로 준비시간 10분.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뛰어서 5분. 버스타고 40분. 아슬아슬하지만 지각은 하지 않을 터였다. 다행히도 오늘은 주말 보충 외에는 수업이 없으니 조금은 꾀죄죄해도 되겠지.
머리 속에서 착착 세워진 계획대로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10분이 지났다. 다녀오겠습니다! 늦은 와중에도, 빈 집임에도 인사는 잊지 않고 문을 연 순간.
악!
으억!
"아 씨.. 누구야.."
"그거야 말로 제가 할 말... 아 옆 집 사시는 분이신가봐요?"
"아..네..그런데요.."
뭐지 뭐야. 바쁜데 그냥 사과하고 가야하는데 저처럼 한국인이 아닌가 보다. 생긴 건 일본인 같은데 키는 또 일본인 치고 크고..
"안녕하세요. 그저께 이사 온 데라다 타쿠야라고 해요. 번번히 인사를 드리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네요."
"아..그러구나.."
"사실 제가 몇 번 지나가다 얼굴을 뵈서, 어제 밤에 집에 오시는 길에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오해를 하셨는지.. 죄송해요."
"네? 설마 어제 밤 그 강도..가 아니라 사람이 그 쪽이세요?"
네 맞아요. 제법 상큼하게 웃는 얼굴에 내용이 충격적이다. 슬슬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이 무슨 창피람. 아니 애초에 왜 저 인간은 왜 그렇게 음침하게 인사를 한거야? 일본인인 것부터하며 맘에 안들어.
"외국인끼리 이웃 된것도 인연인데 나중에 한 번 밥이라도 같이 먹어요. 참고로 전 대학생이고, 교환 학생이라 얼마 전에 왔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모르는 게 많으니 한국에 대해서도 좀 알려주시구요."
아, 뭐 그러죠. 그런데 그런 것 치고는 한국어를 퍽 잘하시는 것 같으신데. 어머니가 한국분이시거든요. 아버지가 일본분. 아 맞다 제가 약속 때문에 나가던 길이라.. 그럼 잘 부탁드려요.
"네 안녕히 가세요."
엄청 능글맞네. 일본인이라 그런가? 아침부터 속이 니글니글. 빨리 학원가서 커피나 한 잔..
아 맞다 학원.
-----------------------------------------------------------------------------
여기까지 썼어.. 11월 정아.. 사실 뒤에 더 있기는 한테 딱 여기가 끊기 좋은 타이밍이라 그랬어.. 내가 11월 초중순에 올린다고 했는뎈ㅋㅋㅋㅋㅋ미안 내가 우주쓰레기야,,
근데 사실 작은 변명을 해보자면 우리 학교가 좀 수행이 빡세서 11월초부터 계속 수행의 연속이였고, 12월초까지 안끊나고 15일부터 시험이다..
앞으로는 좀 더 꼬박꼬박 올릴 수 있을 거 같기는 한데. 사실 너무 미안해서ㅠㅠ 근데 진짜 미안한데 나 요새 맨날 수행하다 4시에 자고 6시반에 일어난다..ㅎ..살려줘..
그리고 사실 며칠 전 모의고사 현타 때문에 가뜩이라 올리려는게 늦춰지기도 했고.. 일단 내가 쓰기로 했으니까 너정이 괜찮다면 쓸께.. 진짜 미안하다ㅠㅠ
첫 글이라 내용도 잇아한 거 같고... 내가 왜 나댔을까..미안..너정..혹시 너무 늦어서 나타나지 않는 건 아닐까 너정..미안해...내가..우주쓰레기야.. 내가 만박사보다도 못해..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