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진짜라니까? 중국 게이들은 치파오 입는다니까?”
“그러면 우리나라 게이들은 기모노 입냐? 야, 그럼 너도 기모노 입겠네.”
“아니지! 기모노는 우리 학교 공식 게이가 있잖아!”
“아, 테라다? 쟤는 키가 너무 커, 기모노 맛이 안 난다고.”
그들은 그렇게 얘기하면서 일제히 타쿠야를 쳐다보았다. 성격을 알기 때문에 무슨 반응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역시나 반응 하나 없이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창문만 주시하고 있었다. 재수 없네, 저거. 남정네 무리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타쿠야를 비난하고는 교실을 나가 버렸다. 타쿠야는 그제서야 그들이 나간 뒷문에 눈길만 대충 주고는 다시 노래를 듣는 데에 신경을 쏟았다. 아닌 소문에 신경을 쏟기에는, 내 사고회로가 아깝다는 게 그의 신조였기 때문에.
흔히 보는 만화영화나 드라마처럼 하교길에는 벚꽃이 가득했다. 털지 않으면 어깨에 쌓이고, 핸드폰을 보며 걸으면 액정을 가릴 만큼. 타쿠야는 그 벚꽃을 일일이 치우는 게 귀찮아 봄에는 주로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고 걷는 편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저 앞에는 아까 자신에 대해 아는 건 몇 가지 되지도 않으면서 게이로 몰던 무리가 ‘여자는 어떤 신체부위가 매력적인 남자를 좋아하는가?’ 에 대해 신랄하게 토론을 하며 걷고 있었다. 간간히 지나가는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들과 벚꽃나무 가득한 거리가 썩 잘 어울렸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 거리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든 타쿠야는 이번에 새로 사 애지중지 여기던 아이폰을 꺼내들었고 딱 카메라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이었다.
“……뭐야?”
그는 골목길로 빠지는 부분에 한 남자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 그냥 남자가 서 있는 거면 신경을 쓰지도 않았겠지만, 그가 원피스 비슷한 걸 입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뭐 저런 미친… 표정이 썩을대로 썩은 타쿠야의 발길은 자기도 모르게 그 골목길을 향해 걷고 있었다. 이윽고 그의 앞에 섰을 땐, 원피스는 무슨, 남색보다 더 어두운 색의 슬랙스에 셔츠를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그가 일본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겉으로만 딱 봐도 알 수 있었다. 타쿠야는 어디선가 ‘같은 동양인끼리는 구별할 수 있는 눈이 있다’ 는 구절을 책에서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타쿠야를 멍하니 쳐다보던 남자는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어설픈 일본어로 물었다.
“나 보러 왔어요?”
“아, 그런 건 아닌데…. 혹시 한국인이세요?”
“不, 我是中… 아, 아니, 전 중국 사람.”
당황했는지 중국어를 쓰던 남자가 급하게 말을 고쳤다. 타쿠야는 정말 쓰잘데기 없이, 그런 그를 보며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 내가 미친 건가. 게이로 몰던 무리들 때문에 뇌가 세뇌를 당한 기분이었다. 중요한 건 이게 아니었다. 왜 이 남자가 원피스를 입고 있던 것처럼 보였냐는 것이다. 문득 타쿠야의 머릿속에 아까 무리들 중 제일 못생긴 녀석이 했던 말이 지나갔다.
‘야, 진짜라니까? 중국 게이들은 치파오 입는다니까?’
“저기 있잖아요.”
“예?”
“저 혹시… 치파오를 즐겨 입으세요?”
“…예?”
아차 싶었지만 이미 남자의 표정은 심각하게 썩어들어가기 시작했고, 타쿠야는 그제서야 한참이나 늦었다는 걸 직감한 뒤였다. 그리고 그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도 벚꽃은 그들의 주변까지도 에워싸고 있었다. 지금이, 봄이구나.
뭔가갑자기 급떠올랐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파오를즐겨입으세요... 꼭이말을 넣고싶었닼ㅋㅋㅋㅋㅋ
타쿠안러들 미안해 내가 미안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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