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쿠야가 눈을 떴을 땐 침대에 누워있었어.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급하게 자신을 옮기고 있었지. 입에는 산소 마스크가 끼워져있었고 흐릿한 시야로 천장의 전등이 스쳐. 타쿠야는 천천히 눈을 깜빡여. 눈물이 흐르고, 다시 눈을 감아. * 타쿠야는 극지방 한 가운데에서 조난을 당했어. 그런데 우습게도 여기에 왔었던 이유가 도무지 생각이 안 나. 너무 추위에 오래 떨어서 인 가봐. 단지 죽을 수 밖에 없겠다, 라는 것만 머리를 스쳐. 땅굴을 파고 잔뜩 웅크린 몸에 차가운 공기처럼 구조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이 와닿아. 간신히 붙잡고 있었던 정신마저 놓을 때 쯤, 고장난 줄 알았던 무전기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 그 사람은 타쿠야를 격려해. 억지로 기억을 끌어내서 어딘지 묻고, 조금만 걸으면 마을이 나올꺼라는 희망을 심어줘. 여러 격려의 말도 해주고. 주저주저하던 타쿠야는 그에게 설득당해 몸을 일으켜서 무작정 걸어. 하지만 끝이 없어. 무전기의 남자도 말이 없고. 걷다가 지친 타쿠야는 바닥에 쓰러지고 말아. 그리고 무전기 속 남자에게 울분을 토해내지. 들리는게 뻔한데도 여전히 말이 없어. 그런데 그 때 조금은 활성화된 타쿠야의 머리로 조금 더 예전 생각이 스쳐. 세상의 중심이자 시공간이 어긋난다고 은연 중에 떠도는 ‘센터링’이라는 곳을 관찰하기 위해 떠났던 자신의 애인 장위안을 말이야. 그가 죽었고 그의 시체를 찾기 위해 이 곳에 왔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아. 그리고 무전기 속 남자가 장위안이라는 것도. 타쿠야는 무전기에다 대고 장위안의 이름을 불러대. 왜 못 알아챘을까, 타쿠야는 가슴을 치고 울어. 형, 살아있지. 거기 어디야. 왜 죽은 척 했어. 얼른 나와. 나와서 날 좀 구해줘. 장위안은 한참 후에야 말을 해. 미안해, 타쿠야. 경향이 없었어. 홀연히 혼자 떠나서 미안해. 내 욕심 때문에 널 너무 괴롭게 했구나. 아프고 힘들게 해서 미안해. 여전히 너무 사랑해서 미안해. 타쿠야는 뭐가 미안하냐면서 막 울어. 장위안도 쥐어짜내는 목소리로 말해. 일어서. 일어서서 걸어. 살아. 살란 말이야. 제발, 살아줘. 타쿠야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살면, 만날 수 있는 거야? 장위안은 대답이 없어. 타쿠야는 다시 걸어. 살아야만 해. 장위안이 살아있으니까. 자신도 살아야만 해. 그리고, 마을을 발견한 그 순간 타쿠야는 극심한 탈수와 체력 감소로 쓰러져. 마을로 진입하던 트랙터가 그를 발견한 순간 무전기에선 이런 소리가 흘러. 마법은 끝났어. 다시 현재야. 정신을 차리자마자 타쿠야는 장위안을 찾아야 한다고 그래. 안정을 취해야한다는 병원 관계자와 옥신각신하던 중에 경찰이 찾아와. 함께 장위안을 찾고 있던 중이였거든. 타쿠야가 장위안은 살아있다고 그러자 경찰은 인상을 찡그렸다가 펴. 정신과 의사랑 수근대는 것을 띠껍게 바라보던 타쿠야는 경찰이 함께 가자는 말에 발걸음을 옮겨. 온 곳은 시체 영안실이야. 왜 이런 곳에 왔나며 물으려는 순간 하얀 시트에 쌓인 시체가 자신의 앞으로 와. 신원 확인 부탁드립니다. 타쿠야는 딱딱히 굳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시트를 들쳐봐. 그야. 장위안이야. 타쿠야는 다리에 힘이 풀려. 온 몸이 미친듯이 떨려와. 말도 안 돼. 경찰은 담담하게 그래. 조난된 즉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센터링’에서 발견되었다고. 타쿠야는 아래로 늘어진 장위안의 손을 잡아. 추웠던 탓에 시체는 하나도 썩지 않았어. 타쿠야는 알아채. 장위안이 발견되었다는, 시공간이 어긋난다는 속설이 전해지는 , 센터링의 사실을 말이야. * 장위안은 조난을 당했어. 단지 속설 때문이라도 가보고 싶었던 ‘센터링’이라는 곳이 자신을 잡아먹을 듯이 괄대하고 있었어. 장위안은 죽었구나, 생각을 해. 많은 생각이 스쳐.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애인 타쿠야와 지난 날들. 앞으로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 삶을 포기 할 때 쯤 고장난 줄 알았던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와. * 형은 과거에서 날 살렸고 난 형을 살리기 위해 미래에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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