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장/뽀뽀
깜빡. 눈을 뜨니 허여멀건한 모니터 화면이 보인다. 저녁 먹고 와서 보고서에 열중하길 수 시간,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눈을 뜨니 지금 이 시간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부서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다 퇴근 한 모양이었다. 창 밖으로 어두컴컴한 밤 하늘이 보인다. 진호는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 났다. 시계를 보니 밤 10시였다. 개인 컵을 씻을 겸 탕비실 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팀장실엔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다. 반 투명한 유리막 사이로 건들거리는 다리가 보인다.
진호는 그대로 문을 밀고 들어가 다리 주인에게 인사를 건넨다. 피곤한 얼굴로 동민이 이쪽을 쳐다본다.
아직 집에 안 갔네.
그러는 너는.
한숨을 쉬며 동민은 쥐고 있던 서류를 내려 놓는다. 진호는 미끄러지듯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는다. 언제 봐도 정말 정이 없는 사무실이었다. 깔끔떠는 성격의 동민은 꼭 필요한 물건만 가져다 놓고, 그 물건들이 흐트러져있는 꼴을 못 봤다. 책상 위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문서들, 노트들, 클립들, 펜 기타 등등 사무잡기들을 보며 진호는 혀를 찼다.
늦게까지 일하면 몸 상해.
넌 집에나 가.
못들은 척 진호는 동민의 책상 위에 걸터 앉는다. 진호의 손에 떠밀려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펜들이 흐트러진다. 동민은 인상을 찌푸리며 펜을 모아 한 켠에 나란히 놓는다.
또또. 또 그런다.
진호는 펜을 정리하는 동민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챘다. 비뚤어진 펜들이 신경 쓰이는 것인지 동민은 연신 진호를 보면서도 다른 쪽 손은 펜 쪽으로 뻗는다.
이쯤 되면 병이야 그거.
그러거나 말거나 동민은 기어코 펜들을 정리했다. 힐끗 보니 하도 물어뜯어 펜대 끝이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마다 펜을 물어뜯는 그 고질적인 습관은 아직도 고치지 못한 모양이었다. 진호는 한숨을 내 쉬었다. 역시 말로 해서 동민은 뭔가 고치는 법이 없었다.
진호는 동민의 손을 들어 입가에 가져다 대며 다른 손으로는 동민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피곤한 얼굴을 하고서 동민은 희미하게 웃어 보인다. 깜빡. 다시 사무실에 불이 꺼졌다 켜진다.
왜 이래? 정전인가?
집에 가라고.
진짜야?
동민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시간까지 자리에 남아 있는 일이 거의 없었던 진호는 밤 10시에 불을 깜빡여대는 사무실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
이거 나쁜 팀장이네. 집에 가라고 이렇게 회사에서 불까지 꺼대는데. 부하 직원 야근시키고.
넌 집에 가라니까?
어떻게 가. 형을 두고.
깜빡. 다시 불이 꺼진다. 어둠을 틈타 진호는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 동민의 입술을 물었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입맞춤과 함께 진호는 동민의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열에 달뜬 숨결이 몇 번이나 오고 가고 진호는 입술을 뗐다. 동민의 얼굴은 이제 창백히 질려 있었다. 불이 환하게 켜진 사무실에서 진호와 이렇게 가까이 마주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동민은 슬며시 시선을 돌린다.
안되겠다. 형. 짐 싸. 오늘 우리 집 가자.
야이씨. 나 내일 오전에 팀장급 회의있단 말이야! 하지 말고 꺼져.
우리 집에서 준비 하면 되잖아. 아니면 형 사무실에서는 한번도 안해 봤는데...
너 돌았냐?
진호는 책상 위에 널부러진 서류를 대충 동민의 가방에 구겨 넣고 먼저 사무실을 나섰다.
빨랑 내려와. 어차피 불 때문에 글씨 보이지도 않잖아.
동민은 두 손 두발 다 들었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깜빡. 다시 사무실 불이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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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둘이 꽁냥대고 우쭈쭈 해주는거 보고 싶다고 줬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저의 한계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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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장/서로 챙겨주는거 보고파ㅠ
오늘 비 온대. 강수확률 70프로.
뭐?
옷을 입다 말고 진호는 침대에 걸터앉은 동민을 돌아봤다. 두 무릎을 세우고 양 팔로 그러모은 채 동민은 TV에 나오는 일기예보를 보는데 열중이었다.
너 우리나라에서 70프로 확률로 비 온다고 하면 그게 실제로는 몇 프론지 알아?
몇 프론데?
백프로.
동민이 이쪽을 쳐다본다. 바쁜 마음에 손을 빨리 움직이면서도 진호는 어쩐지 동민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우산 가져가. 비 맞기 싫으면.
에이 설마. 진짜 백프로 비가 오겠어? 일기예보 저거 맨날 틀리잖아.
내 말 안 듣고 나가면 너 오늘 고생 좀 할 거다.
동민은 무심한 표정으로 다시 TV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비 맞는 게 걱정이 되면 자기가 좀 챙겨 주던가. 진호는 속으로 비 죽이며 마저 준비를 했다. 늦게 일어난 진호가 허둥대는 꼴을 뻔히 알면서도 동민은 손 하나 꼼짝 할 생각을 안 했다. 평소였으면 챙겨 줬을 텐데 저러고 있는걸 보면 분명 뭔가 심사가 뒤틀렸다는 거다. 진호는 부러 보란 듯이 현관에 있는 우산을 챙기지 않고 신경질적으로 차키를 짤랑 이며 밖으로 나갔다.
나 나갔다 온다.
동민은 잘 다녀오라는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며 진호는 짜증을 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인 걸까. 내가 빨래통에 빨래를 또 섞어놨었나. 분리수거이번 주 내가 버릴 차례였나?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동민이 저렇게 비죽댈만한 거리가 안 나왔다. 보나마나 진호에게는 아주 사소하고 동민에게만 중요한 무언가 때문에 저러고 있는 게 틀림 없었다. 아니. 누가 봐도 사소한 일 때문에 동민은 자주 짜증을 냈다. 기억력은 또 어찌나 좋은지 진호가 한 짓은 잊어버리지도 않았다. 아 진짜. 좀 넘어가 주면 어디가 덧나나.
진호는 신경질적으로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었다. 이상하게 몇 번 키를 돌려도 반응이 없길래 기다렸다 다시 걸자 털털대는 소리와 함께 시동이 완전히 꺼져버렸다. 그때서야 동민이 차 점검할 때 되지 않았냐고 정비소 좀 가라고 몇 번이나 잔소리를 했던 것이 떠올랐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진호는 쾅 소리 나게 차문을 닫으며 밖으로 나갔다. 하늘은 정말 곧 비가 올 것처럼 우중충했다.
촬영이 끝나고 진호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와야 했다. 정류장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데도 꽤 거리가 멀어 시간이 걸릴 터였다. 제발 비만 오지 마라. 속으로 빌면서 진호는 이를 갈았다. 동민의 말 대로 비를 쫄딱 맞으며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 주변 편의점이란 편의점을 다 돌며 우산을 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벌써 다 팔리고 없다는 거였다. 간신히 우산이 남아있는 편의점에서는 현찰밖에 안받는다고 했다. 맨날 들고 다니는 현찰이 그날따라 없었다.
이대로라면 비를 맞으며 축축한 기분으로 집에 가게 될 게 불 보듯 뻔했다. 아니 비를 맞는 것 보다도 그렇게 집에 들어가 동민의 놀림을 받는 것이 싫었다. 것 봐 내가 뭐랬어? 라는 표정으로 낄낄거릴 동민을 떠올리기만 해도 화가 났다. 그냥 우산을 가지고 나올 걸 그랬나부터 시작해 별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금새 피곤해진 진호는 그냥 하늘의 손에 운명을 맡기기로 했다.
투툭. 그리고 예상대로 정말로 비는 왔다. 버스 유리창에 달라붙는 야속한 빗방울을 보며 진호는 한숨을 내 쉬었다. 동거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진호와 동민은 기본적으로 생활 패턴이 1부터 100까지 완전히 달랐다. 단지 아침에 눈을 뜰 때 보고 싶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낭만적인 단꿈 만으로는 같이 산다라는 현실적인 문제는 감당하기 버거웠다. 사소한 충돌들이 이어져 결국 큰 싸움으로 번졌고, 굽히기 싫어하는 둘의 성격상 냉전은 오래 갔다.
그래도 끝내 진호에게 굽혀주는 쪽은 동민이었다. 초반에는 원하는 대로 돼서 진호는 별다른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 될 때 마다 뒤로 가면 갈 수록 동민은 속내를 터놓지 않게 되었다. 본디, 본심을 잘 말하지 않는 동민이었다. 애정의 관계란 아주 모호해서 이런 일이 있을 때 마다 진호는 기본적으로 동민에게 애정을 확인 받고 싶어했다. 그리고 동민은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냐며 끝끝내 확답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런 때면 진호는 동민을 완전히 벼랑 끝까지 내몰거나 한없이 침울해했다.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진호는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 있자니 어쩐지 기분이 가라앉았다. 정류장에 버스가 도착하고, 진호는 뛰어서 간다고 해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쏟아지는 비를 보고 할말을 잃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 같았다. 회색으로 가려져 어두컴컴한 하늘을 보고 있자니 괜히 마음이 갑갑해졌다. 동민에게 연락이라도 해 볼까 핸드폰을 꺼냈지만 어쩐지 지고 들어가는 것 같아 망설이다 연락을 관뒀다. 진호는 눈 앞에 보이는 정자까지만 뛰자고 결심하고 빗속으로 내달렸다.
찬 비가 온 몸 위로 쏟아졌다. 아무리 여름이라고 해도 비를 맞는 건 여전히 춥고 싫었다. 잠깐 그렇게 뛰었을 뿐인데도 온 몸이 축축해져 있었다. 진호는 쌍욕을 하며 벤치에 걸터 앉았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하루였다. 이깟 비 맞은게 뭐라고 괜히 비참한 기분마저 들었다.
너 거기서 뭐하냐?
이젠 환청까지 들리는가 싶어 진호는 고개를 들었다. 쏟아지는 비 속에서 동민이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그러게 내 말 들을 걸 그랬지?
동민은 축축히 젖은 머리를 털어대는 진호를 보며 웃고 있었다. 이 쪽으로 다가오는 대신에 동민은 우산을 내밀었다. 짓궂게 웃고 있는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진호는 더 이상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 난 진호는 뛰다시피 걸어가 동민이 들고 있는 우산 아래로 들어갔다. 입술이 맞닿을 것 같은 가까운 거리에서 진호가 말했다.
어떻게 알았어. 나 여기 있는 줄.
멍청아. 집으로 오는 길이 그럼 하나밖에 더 있냐?
어이가 없다는 듯 픽 웃어버리는 동민의 허리를 꽉 감싸 안으며 진호가 말했다.
형 전에 사귀었던 여자들 형한테 심하게 집착했다고 했잖아. 왠지 이제 그 이유 알 것 같아.
또 뭔소리야.
응. 그런게 있어.
눈을 감으며 진호는 동민을 끌어안았다. 아마도 오늘을 진호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면을 부술 듯 퍼부어대는 비 속에서 동민이 우산을 들고 서 있던 그 순간을. 진호의 완벽한 패배였다. 어쩔 수 없었다. 때로는 동민의 말처럼 백마디 말의 확신보다 단 하나의 행동이 마음을 움직이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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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왤케 길게 썼지. 삘받았나보네. 하............둘이 챙겨주..저것도 챙겨주..주는거지?
아니 왜 ㅎ ㅓㅅ 소리 검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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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장/집착
동민이 오지 않는 밤이면 경훈은 신경 써서 집을 치웠다. 하지 않던 부엌 청소를 하고 멀리까지 나가서 맛있는 저녁거리도 샀다. 신경 써서 옷도 차려 입고 나간 경훈은 집에 오는 길에 밖에서 빵으로 대충 저녁을 때웠다. 동민에게 보여주기 식 행동을 위해 밥까지 굶을 필요는 없었다. 사온 저녁거리를 식탁 위에 올려 놓고 나서부터는 불을 다 꺼놓고 쇼파에 기대 핸드폰 게임을 했다. 그러고 있으면 인내심과 함께 시간은 아주 잘 갔다.
도어락키가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동민이 들어왔다. 경훈은 복도를 걸어오는 발자국소리만 들어도 동민이 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훈은 핸드폰을 끄고 쇼파에 모로 누웠다. 딸깍. 거실 불이 켜지고 쇼파를 돌아본 동민은 소리를 질렀다.
아이씨 깜짝이야! 야 너 왜 안자고 그러고 있어?!
혀엉. 왜 이제 와요. 나 저녁도 안 먹고 형 기다렸는데.
울상을 지으며 불쌍한 표정으로 쳐다보면 동민은 순간 멈칫한다. 저 어색한 웃음. 경훈은 알고 있었다. 동민이 자신의 이런 행동을 완벽히 다 믿지 않는다는 것을. 장동민이라는 인간은 워낙 의심이 많고 예민한데다 쓸데없이 촉은 발달할 대로 발달해서 사람의 심리를 읽는데 탁월했다. 판세를 보는 것이 빠를 뿐만 아니라 상대의 행동패턴을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도 빨라서 웬만해서는 속여 넘기기가 어려웠다. 동민 앞에서는 최대한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이 최고였다.
심리를 읽으려 드는 거야 몇 번 연기로 속아 넘긴다 해도 경훈이 걱정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저 쓸데없는 기민함이었다. 동민은 경훈이 음식을 사다 올려 둔 식탁을 힐끗 보더니 겉으로나마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느리게 음식을 싼 포장을 풀고 동민은 음식 위에 손을 가져다 댔다. 얼마나 오랜 시간 밖에서 식었는지 재 보는 것이다. 동민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저런 행동들 때문에 경훈은 몹시 짜증이 났다. 어쩌면 그래서 더 포기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저 얼굴에서 진심으로 자신에게 져서 놀라는 표정을 보고 싶었다. 그 것을 위해서라면 경훈은 무슨 짓이든지 할 수 있었다.
밖에서 집까지 사온 수고로움을 들인 보람이 있었는지 동민은 진심으로 미안해했다.
아니 그냥 먹으라고 했잖어 그러니까.
이제 혼자서 밥먹는거 지겹단 말이에요.
하아... 알았어. 이리와 그럼.
형 밖에서 먹고 왔잖아요.
너 먹는 거 구경 해 줄게. 난 술이나 먹을란다.
기다려요, 형. 내가 냉장고에 맥주 사 놓은 거 있으니까.
동민은 경훈이 주는 맥주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 마신 뒤 곧 잠이 들었다. 경훈은 동민의 팔을 어깨에 두르고 질질 끌다시피 와서 침대에 눕혔다. 잠이 든 동민의 얼굴은 정말 편안해 보였다. 경훈은 동민이 자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했다. 평소 미간을 찌푸리고 있거나 항상 어딘가 화가 나 있는 모습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었으니까. 그렇게 무방비한 얼굴로 자고 있는 동민을 내려다 보고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뿌듯함마저 들었다.
동민은 경훈이 주변에 있을 때 절대 잠을 자지 않았다. 어찌나 예민한지 약간의 기척만 있어도 바로 눈을 떴다. 같이 살기 시작했을 무렵 몰래 동민이 자는 모습을 훔쳐보려다 걸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워낙 잠이 없는 인간이기도 했지만 동민은 그만큼 지독히도 까탈스럽게 굴었다. 한 번만 더 이러다 걸리면 정말 쫓아내겠다는 엄포를 들은 뒤 경훈은 한동안 동민의 방을 염탐하는 것을 관뒀다. 대신 천천히 타이밍을 재 가며 수면제를 먹이기 시작했다.
잠은 8시간 이상 자야 한다는 경훈에게 4시간을 자고 활동하는 동민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렇게 잠을 적게 자니 짜증이 많은 것도 당연했다. 억지로라도 오래 자게 두는 편이 동민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었다.
잘 자요, 형.
경훈은 침대 곁에 앉아 동민의 손을 어루만지며 인사를 했다. 동민의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던 경훈은 아예 작정하고 곁에 누웠다. 동민이 죽은 듯이 자는 동안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겠지만 경훈은 그러지 않기로 했다. 일단 동민의 반응을 볼 수 없으니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동민이 진심으로 그런 걸 인정하지 않을 테니 역시 의미가 없었다.
형, 언제까지 나 기다리게 할 거에요.
경훈은 잠이 든 동민에게 속삭였다. 지금은 이 정도로 만족 하기로 했다. 이것이 집착이라면 그렇게 불러도 좋았다. 동민은 노력하는 보람이 있는 사람이었다. 언젠가 동민은 분명 경훈이 촘촘하게 쳐 놓은 덫에 걸릴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을 기약하며 경훈은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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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휴 준 순서대로 안하고 내가 손가는대로 썼어. 아직도 4개나 남았네 ㅠㅠㅠ 느려서 미안해 기다리는 갓들아. 그래도 꼭 다 써올께.. 리퀘주면 상황에 따라서 글이 길어질 수도 짧을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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