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 1억 3천! " " 좋냐? 네 돈도 아니면서. " " 아뇨. 별로 안 좋은데. 거사 치르려면 이 돈의 열 배는 있어야 되잖아요. " 또, 그 얘기다. 지난 주부터 계속되는 저놈의 거사 얘기. 오현민은, 밤하늘같이 새까만 눈을 별처럼 빛내며 잘도 그런 말을 한다. 당황해하는 반응이 재밌어서 장난치나본데, 아- 오늘은 정말 위험하다. 장동민은 속에서 달아오르는 무언가를 꾹 억누르며 애써 그 눈빛을 피했다. " ...여덟 배야. " " 와! 이젠 사칙연산도 잘 하네요? 갓동민님은 못하는 게 뭐예요? " " 있을 거 같냐? " " 그럼 거사도 잘 치르시나? " 오현민은 그렇게 말하고는 부끄러운지 괜히 위를 쳐다본다. 도르락 굴러가는 눈동자와 같이 눈썹도 한 번, 꿈틀. 표정관리 더럽게 못하네. 아가야, 아가. 장동민은 피식 웃었다. " 궁금해? " 네. 네? 아니, 네? 오현민은 당황한 듯 입만 두어번 뻥긋거린다. 이제와서 딴소리하면 입 막는다. 알지? 내가 어떻게 입 막는지. 그렇게 속삭인 장동민은 현민의 얼굴빛이 머리색과 비슷해지는 걸 보고는 크게 웃었다. 이렇게 포커페이스가 안 돼서야. 혼나야겠네, 우리 현민이. " 가자. 메인매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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