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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레옹 그취탘른톡 | 인스티즈

원래 아홉시...의 영화톡이지만 오늘 쓰니가 바빴던 관계로 열한시가 넘어서 개최합니다. 빠밤! 저번에 왔던 그레이톡은 쓰니가 댓쓰다가 키보드를 잘못 눌렀는지 삭제가 되어버려서 포인트도 함께 안녕...(눈물)(눈물) 오늘 영화는 레옹이에요. 타쿠야 나이는 한 열다섯에서 열여덟 정도. 브금 유. 브금도 레옹. 자꾸 철벽치는 아저씨나 무심한 아저씨나 다정한 아저씨나 다 좋아요. 마틸다 타쿠야가 엄청나게 들이댈 예정. 저번처럼 왼쪽이만 달아주면 쓰니가 달려갑니다. 아니면 밑에 내용 이어줘도 좋구요. 사실 이어주는게 더 편하긴 하지만요. 1인칭으로 써주세요. 지문 길이도 맞춰주면 좋구요. 늦댓 받아요, 오늘도 마틸다랑 아저씨랑 재미있는 하루 되길.


타쿠야는 목의 검은 초커를 만지작거렸다. 남자는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고양이 만이 타쿠야의 품에서 그르릉거릴 뿐이였다.


"아저씨."


왜. 남자는 무심하게 답했다. 타쿠야가 고양이를 소파 밑에 살짝 놓아주고는 천천히 일어섰다. 우리, 벚꽃놀이 안 갈래요? 그런 거 좋아해? 애 같긴. 타쿠야의 볼이 뚱하게 부풀었다. 타쿠야가 위안의 손에 들린 커피잔과 신문을 모두 가져와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뭐라 말하기도 전에, 무릎 위로 올라온 타쿠야는 여전히 투정이 묻은 얼굴이었다.


"아, 좀 튕기지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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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여성기나 알파오메가나 섹스피스톨즈 같은 거 추가 하셔도 돼요. 일리야랑 다니엘은 조금 꺼립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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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1
슈슈/쓰니왔구나ㅠㅠㅜㅜ계속 기다렸었쪄..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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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기다렸어요? 고마워요. 혹시 먼저 선톡해줄 수 있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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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3
"내려와, 무겁다."

아무 감정 없이 말하자 너의 작은 입술이 툭 튀어나왔다.
딱 봐도 불만이 가득한게 보였지만, 사실은 사실일 뿐.

"왜 또 인상을 쓰고 있어?"

고양이가 발끝에서 기분좋은 기지개를 했고 반쯤 남은 커피는 커피잔에서 향기를 풍기고 있는 평범한 오후였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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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타쿠야 몇 살로 할까요.
-
"아저씨는, 너무 내 마음을 몰라."
한 번 쯤은 같이 가줘도 될 걸 가지고 이렇게 무뚝뚝하게 잘라먹어버린다.
나는 네 어깨 위에 두 팔을 올렸다.

"아저씨가 싫으면, 원호 형이랑 가지 뭐."

원호 형이 아저씨보다 백배천배는 다정하다, 베에.
커피향이 코 끝을 간질였다. 커피향은 좋지만, 정작 입에 담으면 써서 싫었다.
위안은 아마 그것마저도 모를테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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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5
19살!/

너의 심통난 표정이 꼭 7살 아이같아서 웃음이 날 것만 같았다.

"그래, 꼬맹이들끼리 잘 놀다와라-"

너가 한번 더 인상을 구겼다.
네 마음이 무엇인지 알 것 같지만, 추측하기는 싫어 아예 생각주머니 저 끝으로 끄집어버렸다.

확실하지 않은 마음은 나같은 방랑자에겐 독이 될 뿐이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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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5에게
"원호형은 어른이거든요? 서른 살인 아저씨랑 어. 그러니까... 여섯살 차이 밖에 안나는데. 나도 아저씨보다 원호 형이 훨씬 좋아."

나는 다리에 머리를 부비는 고양이를 안아들었다. 쿠, 저 아저씨 할퀴고 와. 고양이의 귓가에 속삭이니 아기고양이는 멀뚱멀뚱하게 저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고양이의 머리를 나긋하게 쓸며 푹 한숨을 쉬고, 결국에는 원호에게 전화를 걸 수 밖에 없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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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9
글쓴이에게
"오늘은 나도 약속이 있어."

덤덤하게 말을 하니 전화기를 들던 너의 손이 멈칫했다.

"뭘 그렇게 놀래?"

너의 눈이 꼭 나를 이상한 사람인듯 바라보고있었다.
이것 봐, 너는 내가 주변 사람이 하나도 없는 외톨이인줄만 안다.

몸을 이곳저곳 옮기다보면 그 지역의 특색이 보이고, 그다음엔 사람이 보인다.

나는 그 지역에서 이용할가치가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물론, 너를 위해서야.
넌 모르지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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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9에게
너는 약속이 있다는 소리를 했다. 귀를 의심했다. 너는 흔한 친구도, 가족도, 다 없었으니. 네게 아는 사람이라곤 나 뿐인데. 너와 내가 알고 지내던 7년동안, 너에게는 나 뿐이었는데. 괜히 불안해져 나도 모르게 입술을 물어뜯었다.

"누구 만나러 가는데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목소리가 딱딱했다. 여자친구라도 생겼나. 아니면 애인? 아니다, 아니다. 너는, 사람에게 마음을 잘 내어주지 않았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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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12
글쓴이에게
"..얼마전 담배가게에서 만난 여자."

솔직하게 말을 했다.
정말로 얼마 전 담배가게에 갔다가 만난 여자가 있었다.
말을 몇번 나눠 본 결과 그 여자는 이 밑바닥 정보를 다 알고있었다.
이용가치가 있었다.

너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고, 그 눈동자는 나만을 담고 있었다.
불안해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걱정말라는 의미로 다가가서 어깨를 툭툭 쳐주고 코트를 걸쳤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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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12에게
여자? 장위안에게 여자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아니, 그냥 싫었다. 담배가게에서 만난 여자라. 여자의 모습이 그려졌다. 나보다 엄청 예쁘겠지. 몸매도 좋겠지. 덜컥 마음이 내려앉았다. 네가 코트를 걸쳤다. 그 여자에게 가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손을 뻗었다가 다시 내렸다. 잡는다고 해도, 너는 끝까지 갈 사람이다. 약속은 칼 같이 지켰으니까.

"아저씨."

"너무, 늦게 들어오진 마요."

밥 혼자 먹기 싫으니까. 나는 뒷말을 작게 중얼거렸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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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15
글쓴이에게
"....."

너가 나때문에 그런 표정을 짓는다는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너의 씁쓸한 눈빛과 말투가 내 가슴 한켠을 쿡쿡 가시처럼 찔러왔다.

"....가지말라는거지, 그 표정."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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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15에게
"...아니요, 가요."

나는 뒤를 돌았다. 거울에 네가 비쳤다. 너는 망설임없이 뒤를 돌았고, 그제야 나는 너를 돌아보았다. 진짜 가네.

"안 가라고 하면, 안 갈 거예요?"

너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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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18
글쓴이에게
너는 원래 호기심은 많아도 내 사적인 것에 토를 달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너가 지금 그 표정으로 이렇게 행동하는건 무슨 이유일까.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면."

너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나는 내가 무슨 말을 내뱉은건지 잠시 생각도 못했다.
시곗바늘은 달려서 어느새 약속된 시간을 향하고 있었다.

이제는 정말로 결정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선택권은 내가 아닌 너가 가지고 있었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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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18에게
너는 오롯이 눈동자 안에 나만을 담고 있었다. 계속, 그 눈에 내가 담기기를 바랐다.
아저씨의. 무슈의 라망이 되고 싶었다.

"가지 마요."

"나랑 있어줘요."
혼자 있는 건 질색이야. 내가 늘 고양이에게 중얼거리던 소리였다. 너는 흘끗 시계를 쳐다봤다.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나 보다. 나는 네 앞으로 다가갔다. 잘 매진 넥타이를 헤쳤다.

"넥타이 다시 매줄게요."

매고, 풀고. 몇번을 반복했을까, 너는 내 손을 잡아내렸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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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22
글쓴이에게
"...그만."
"울지마, 꼬맹아."

너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너가 우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왜 이렇게 예쁜건지.

"안갈꺼니까, 넥타이도 그만 매주고."

장난스럽게 너의 머리를 몇번 쓰다듬어주고 걸쳤던 코트를 다시 벗어 걸어두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건, 너에게 조금 더 다가가고있다는 뜻이었다.
한발자국씩.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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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22에게
어느 새 울고 있었는지, 너는 내게 울지 말라는 소리를 했다.
나는 코트를 걸어두고 있는 네게 뛰어갔다. 허리를 감고 등에 얼굴을 묻었다.

"...나랑만, 있어줘요."

당신은 내 전부야. 너는 내 세계 자체였고, 내 알이었다. 나는 너를 깨고 나올 수가 없었다. 영원히.
그런 네가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난다면 나는 견딜 수 없이 무너질 것이다. 죽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나는 영원한 피터팬이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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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27
글쓴이에게
애원하는 너의 목소리가 어느 희극의 대사보다 더 구슬펐다.
나는 그 대사를 너에게 들을 자격이 있는건지, 나도 모르겠다.

"....타쿠야."

너의 이름을 부르자 등에 너가 네 얼굴을 더 부벼왔고, 꼭 다 큰 강아지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추측하는 건 끔찍히도 싫지만.
너의 세계에 나는,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것이 분명했다.
나에게 너가 그러하듯.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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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27에게
"아저씨는, 내 전부예요."

사랑해요. 나는 뒷말을 차마 말하지 못했고 그대로 삼켜버렸다.
네 허리를 꽉 껴안았다. 네 등이 포근했다.
너의 세계에서 나는, 어떨까. 우주의 먼지만큼일까, 아니면.
당신도, 나처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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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36
글쓴이에게
너의 말이 너무 달아서,나는 꼭 초콜릿을 몇십개씩 먹은 아이처럼 코를 찡그리며 묘한 감정을 누그려뜨렸다.

몸을 돌려 너와 눈을 마주치고, 떨리는 입술을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건, 너밖에 없어."

너가 세상에서 제일 특별해.소중하고.
나는 뒷말을 삼키고 네 붉은 입술을 엄지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쓸었다.

"울지말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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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36에게
네 등이 떨렸다. 네 말이 귓가에 꽂혔다.
네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네 목소리부터, 말까지 모두 다 달아서.
단 것에는 사족을 못 쓰는 나였다. 하지만 이 말은 너무나도 달아서, 꼭. 속이 안 좋아질 만큼이나 달았다.

“아저씨는, 진짜 나쁜 사람이야.”

늘 이렇게, 헷갈리게 만들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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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43
글쓴이에게
"내 총보다 너가 더 소중해."

내가 애지중지하던 총을 바지춤에서 꺼내보여주고 서랍안으로 넣었다.

농담스럽게 진심을 내보인 말인데 너는 뭐가 불만인지 입술을 비죽이며 그건 당연하잖아요- 라고 하고 투닥거리며 내 팔을 작은 주먹으로 때렸다.

여자애같기는.
남자가 여자같은 행동을 하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짜증이 났지만 너가 가끔 버릇처럼 하는 행동은 그저 귀엽기만 했다.

내 가치관이 너에 한해서는 먹혀들지 않고 있었다.

"타쿠야, 배고프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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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43에게
어떻게 물건이 사람보다 소중할 수가 있어.
나는 네 팔을 주먹으로 퍽퍽 때렸다.
장난이라 하기에는 네 표정이 너무 진지했고, 이런 말에 또 속상해하는 자신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는 다시 총을 서랍 안으로 집어넣더니, 한다는 소리가 배고프다는 소리다.
나는 푹 한숨을 쉬고, 네게서 떨어져 부엌으로 향했다.
앞치마를 둘러매는데 새로 산 앞치마는 전에 있던 앞치마처럼 입는 형식이 아니라 리본을 묶는데 애를 썼다.
결국 나는 네게 다시 다가가 리본을 묶어달라고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어린 애도 아니고.

"아저씨, 나 이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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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44
글쓴이에게
"..리본?"

타쿠야는 어디서 났는지 새거인듯한 핑크색 앞치마를 들고 내게 왔다.
그런데 이 앞치마, 리본이 달려있다.

진짜 여자애도 아니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리본을 매주는데 너가 꼭 코르셋을 입은 귀족집 딸이라도 되는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하기야, 타쿠야의 도도함이나 까칠함은 어느 귀족집 딸이라도 못 따라가겠지.

시덥지도 않은 생각을 하다보니 리본은 다 매어졌고 내 손은 어느새 잘록한 너의 허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밥 좀 많이 먹어, 거르지 말고."

너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급하게 내뱉은 말이었다.

무언가를 기대하던 너의 표정이 또 나때문에 무너져내렸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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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44에게
"흥, 아저씨나 밥 많이 먹어요. 나보다 키도 작으면서."

내 허리를 쓰다듬던 너는 무심하게 내뱉었다.
물론 무언가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네 말은 메마름 딱 그 자체였다.
나는 콧방귀를 뀌고는 부엌으로 다시 갔다.
키가 큰 탓에 허벅지의 반도 가리지 못하는 앞치마와, 짧은 반바지 때문에 앞치마만 입은 것 처럼 보여 인상이 찌푸려졌다.
으, 왜 긴 앞치마는 없는거야. 아. 딴 생각을 하면서 칼을 쓰느라 결국엔 손을 베여버렸다.
한참을 상처를 들여다보는데 꽤 깊게 베였는지 선혈이 배여나왔다.
나는 손가락을 입에 물고 구급상자를 찾으러 거실로 나섰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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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45
글쓴이에게
거실에서 귀찮게 하는 고양이를 밀어내고 있는데 너가 인상을 쓰고 부엌에서 나왔다.

"....뭐야, 왜 그래?"

너는 대답없이 구급상자를 찾았다.
불안한 느낌에 얼른 다가가자 손가락에서 피가 나는 것이 보였다.

"칼에 베인거야?"

너가 약간 축쳐진 표정으로 날 쳐다봤고 나는 손가락을 꾹 누르며 서랍에 넣어놨던 약과 밴드를 찾았다.

"가만히 있어봐."

누군가를 치료해준다는 건 내게는 익숙한 일이 아니었다.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여주자 좀 따가운지 으으..하는 소리를 내는 너에 그제서야 놀란 마음이 가라앉았다.

나에게 이런 상처는 치료도 하지 않고 넘어갈만큼 사소한 건데, 왜 너가 다치면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내게는 엄청난 고통이 되는건지.

나는 그 이유를 모르는데, 너는 알고 있을까.
나에게 고맙다며 웃어주는 너의 얼굴을 보다가 생각이 복잡해져 그대로 자켓과 총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당황한 너의 부름이 들렸지만 일부러 돌아보지 않았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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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45에게
너는 잔뜩 심각한 얼굴으로 내 손을 붙잡고 엉성하게 밴드를 감았다.
고맙다고 말하자마자 너는 자켓과 총을 가지고 나가버렸다.
당황스러워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다가 얼른 현관문을 열고 앞치마 차림으로 뛰어나가 너를 붙잡았다.

“밥, 밥은 먹고 가요.”허리를 껴안고 말하니 네가 잠시 멈칫했다.
아저씨이. 애교섞인 목소리로 애교도 부리니 네가 푹 한숨을 쉬는게 느껴졌다.

“밥 안 먹고 가면 나 죽어요.”

붙잡고 싶으니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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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46
글쓴이에게
"앞으로는...."

내가 입을 열자 너가 빤히 나를 쳐다봤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나는 말을 이었다.

"앞으로는 칼 조심해, 다치면 너만 고생이다."

아, 어딜봐서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인지..
내 말에는 너에 대한 걱정이 뚝뚝 흘러나왔다.
너가 느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너에게 붙잡혀서 집으로 들어왔다.
부엌으로 나를 데리고 가 자리에 앉히던 너는 몇번이나 내가 안가고 앉아있는지 확인하듯 힐끔거리면서 요리를 마쳤다.

"뭘봐, 요리나 해-"

그러다가 또 다치겠다.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너는 알았다고 툴툴대며 다 만든 음식을 가져와 식탁에 올려놓았다.

평범한 음식인데도 나는 너의 음식이 이 세상 어느 고급요리보다 더 맛있어 보였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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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46에게
맛이 어떻냐 물으니 너는 그저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맛있게도 먹는다. 맛있으면서 그래.
위안은 늘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었으니.
나는 살짝 웃고는 너와 마주보며 밥을 먹었다.

“이러니까 아저씨랑 결혼한 것 같다.”

아내가 해주는 밥을 먹는 남편, 애교많은 아내와 무뚝뚝한 남편.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나왔다.
“아저씨.”

“결혼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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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47
글쓴이에게
".....뭐?"

장난이겠지, 싶으면서도 내 심장은 쿵, 하고 내려앉았다가 거세게 뛰기시작했다.
마치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는 듯.

"꼬맹이, 무슨 장난이야 그건?"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묻자 너는 심통이 난 표정으로 장난이 아니라 진심이라며 나를 조르기 시작한다.

"너는 나 감당 못 해."
"나도 마찬가지로 너 감당 못 하고."

사실이었다.
여린 타쿠야는 나같은 방랑자를 버텨낼수없을 것이다.
그다지 친절하지도, 잘해주지도 않는 나를 왜 따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이거였다.

기분이 좋았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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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47에게
“진짜예요, 나 아저씨랑 결혼할래.”

“웨딩드레스는 내가 입어줄테니까, 아저씨는 내 손만 잡아주고 반지만 끼워주면 되는데.”

진심이었다. 계속, 계속. 너와 살고 싶었다.

이 순간이 깨지고 싶지 않았다.

나랑 결혼하자니까요.
너는 내 말에 웃기만 할 뿐 대답이 없었다.
나는 네 앞으로 다가갔다. 하얗게 다리가 드러나자 아차 싶었다. 네가 또 뭐라고 할텐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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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48
글쓴이에게
너가 내 앞으로 다가오자 하얗고 얇은 다리가 눈에 띄었다.

"하여튼 말은 안 듣지."
"감기 걸리려고 작정했지,너?"

실내인데도 약간은 쌀쌀한 공기에 너에게 다가가서 네 허리를 묶고 있던 리본을 풀고 앞치마를 내려서 치마처럼 만들고 다시 묶어주었다.

"잘 먹었다."

밥을 다 먹어서 자리에서 일어나자 대충 그릇을 치우던 너가 졸졸 강아지처럼 따라왔다.

아까 읽다 만 신문을 들으니 너는 얼굴을 구기고 신문을 빼앗았다.

"뭐하는거야, 꼬맹이."

너는 고집이 셌다.
얼른 제대로 된 대답이나 하라는 너의 성화에 한숨을 쉬고 머리를 긁적였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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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48에게
“나랑 결혼, 결혼. 결혼. 결혼! 하자니까요?”

대답을 하라며 너를 연신 졸라댔다.

네 무릎에 올라가 몸을 흔들거리니 네 표정이 찌푸려졌다.

알았다, 알았어. 대답할게. 결국 떨어진 말에 너를 빤하게 쳐다보았다.

어려서 안된다는 뻔한 대닺 하면 당장이라도 뽀뽀해버릴거야. 굳은 다짐을 하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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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49
글쓴이에게
"....일단은, 지금은 안돼."
"너는 아직 어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안됀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는데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너는 내 어깨를 주먹으로 투닥투닥 때려왔다.

"아, 아야- 아파 타쿠야."

물론 하나도 아프지는 않았지만, 너의 손이 아플까 걱정이 되었다.
너의 손이 내 목으로 쑥 다가오더니 갑자기 내 셔츠의 멱살을 잡아왔다.

"어쭈, 꼬맹이- 너 지금 뭐하는...읍.."

너가 입을 맞춰왔다.
매일 내가 꿈에서만 맛보던, 그 작고 붉은 입술이 살포시, 아니 조금은 거칠게 내 입술에 내려앉았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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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49에게
"...매일 어리대. 나 열아홉이거든요? 두 달만 있으면 성인이란 말이예요."

"뽀뽀도 알고, 키스도 알고, 그, 섹스도 알거든요?"

나는 네 입술에 입을 맞춘 후 괜히 머쓱해져 이말 저말 내뱉었다.
늘 하는 애취급이 싫었다.
나를, 아이 말고. 그러니까, 흔한 드라마에서 나오는 '나를 애 말고 여자로 봐줘요' 같은 뜻이랄까.
무슨 용기였는지, 나는 다시 한 번 네 입술에 입을 맞췄다.
너는 밀어내지 않았다. 당황스러운건지, 아니면. 너도 꿈꿔 왔던 순간인건지.
나는 호기롭게 네 입술 사이로 혀를 밀어넣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멈춰버렸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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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51
글쓴이에게
너의 입술은 달콤했다.
꿈에서 맛보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너가 또다시 입을 맞춰오자 더이상은 참을수가 없어서 너의 뒷통수를 잡고 내 입안으로 들어오는 너의 작은 혀를 쭙 빨아들였다.

".....음.."

아무런 생각도 죄책감도 들지 않았다.
너는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놀란건지 입을 먼저 맞춰오던 용기는 어디갔는지 가만히 키스를 당하고 있었다.

촉촉한 입술이 부딪히고 물에 젖은 듯한 야한 질척이는 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키스가 점점 깊어갈수록 너의 간간히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와 신음소리도 점점 커져만갔다.

고양이가 내 발밑에서 야옹,하고 울며 발톱으로 다리를 박박 긁었을때가 되서야 우리는 입을 뗄수가 있었다.

"....미안."

너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나는 왜 참지 못했는지, 그저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너의 젖은 입술을 닦아주고 널 옆으로 밀어낸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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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51에게
너는 키스를 리드하기 시작했다.
혀가 얽혔고, 타액이 교환되었다. 일방적인 키스.
아, 장위안이. 아저씨가, 나를 원하고 있었다.
집 안에 질척이는 소리가 가득했다.
괜히 붉어지는 얼굴에 나는 숨만 뱉을 뿐이었다.
한참을 혀를 섞었을까, 고양이가 야옹-하고 울었다.
너는 퍼뜩 정신이 든 듯 내 입술을 닦아주고는 옆으로 밀어냈다.
또 밀어내지. 뭐가 문제인지.

"...나 좋아하는 거 다 알아요."

"키스, 하고 싶어."

나는 네 목에 팔을 감았다. 아직까지 열기가 다 가시지 않았다.

10년 전
대표 사진
정52
글쓴이에게
"....꼬맹아."

너는 내 목에 매달리듯 팔을 감고 키스를 하고 싶다고 하며 얼굴을 들이댔다.

"이건, 이건...."
"이건 실수야. 내가 이러면 안돼는거였는데.."

나답지 않게 약간 둘러대듯 이야기하며 너의 팔을 떼어냈다.
너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너만은, 너만은 내 주변에서 고통받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루 빨리 너를 떠돌아다니는 삶이 아닌, 안정된 곳에서 정착해서 사는 삶을 주고 너에 대한 내감정도 태워버리고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너에게 무뚝뚝하게 굴었던 건데, 이미 내 마음은 너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너는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나는 뭘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처럼 멍하니 바닥만 보고 있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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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52에게
"거짓말."

"좋아하는 사람한테 키스한 게, 실수예요?"

너는 너답지 않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리저리 말들을 둘러대지만, 나는 너를 잘 알았다.
벌써, 같이 한 세월이 10년을 달려가고 있었다.
네가 나를 아는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너를 잘 알았다.
너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너는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할 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뭐가 그렇게 두려워서, 밀어내는지.
나는 어리석게도 거기까지 알지 못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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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53
글쓴이에게
"....마음 접을거야."

역시 너는 알고 있었구나.
내가 덤덤하게 마음을 접을거라는 말을 내뱉자 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만 힘들거야. 너도 이제 곧 성인이니까..나 같은 사람말고 예쁜 여자 만나서 정착해서 살아야지. 언제까지 나 따라다니면서 고생할래? 이 집도 다음달이면 비워줘야하는거, 알고있어?"

돈 문제가 아니었다.
쓸데없이 오래 머물면 위험할 뿐이었다.
내 일에 너를 데리고 다니는 것도 미안한데 나는 너에게 사랑을 고백할 수가 없었다.

/위안은 살인청부업자?같은거여서 돈받고 하는 일이 살인같은거라 매번 도망다니듯 살아야하는게 타쿠야에게 미안한거로 하자!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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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53에게
네, 그래요.
-
"아저씨."

"10년이에요, 10년. 내가 아저씨를 좋아한 시간."

그런 내가, 아저씨를 어떻게 잊어.
처음 나를 구원해준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홉 살이었다. 너무 어려서, 알지 못했던 감정.
위안은 첫 사람이었고, 첫사랑이었다.
달았지만, 늘 아프기만 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너무 아파서.
장위안이 아팠다. 네 숨결 하나하나가 다 아팠다.
모질게 말하는 네 모습이 흐렸다.
나는 결국 네 품으로 뛰어들어 눈물을 터뜨렸다.
나의 세계가, 무너지고 있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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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54
글쓴이에게
나는 또, 너를 울리고 말았다.
나같은 사람이 뭐라고 너는 자꾸 눈물을 흘리는건지..

"타쿠야."
"울지마, 왜 울어-"

너는 처음 봤던 9살 소년으로 돌아가 있었다.
작고 너무 어렸던 소년이 내 눈앞에 아직도 아른거렸다.

"타쿠야, 내가 미안해..내가 미안해.."

너의 눈물을 나는 보고싶지 않았는데.
항상 너는 내 기준에서는 예외대상이 되었다.

어린아이처럼 질질 짜는 모습은 딱 질색이던 내가 왜 너가 우는 걸 보면 가슴이 미어지는지, 매일 맛있는걸 사달라고 조르는 너의 모습도, 아침마다 날 깨우는 모습, 씻고 나와서 물을 뚝뚝 흘리며 밝은 미소를 보여주던 너의 모습도, 다 예뻤다.

난 너가 너무 좋았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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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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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선톡하기가 힘드네. 혹시 선톡 해줄 수 있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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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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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고마워요.
-
거울에 네 얼굴이 비쳤다. 나는 투덜거렸고, 너는 무심한 표정이었다. 너는 넥타이를 잘 매지 못했었는데, 오늘도 그랬다. 나는 푹 한숨을 쉬었다. 아저씨가 그렇지 뭐. 나는 네 앞으로 천천히 다가가 넥타이를 손에 쥐었다. 네가 나를 올려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진짜, 같이 가면 어디가 덧나나."

나는 투정을 부렸다. 네게만 부리는 어리광이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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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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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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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요, 원호형이랑 갈거거든요."

나는 네 넥타이를 매만졌다. 끝까지 예쁘게 모양을 잡아주고는 셔츠 깃까지 탁탁 털어준 후 서랍을 열어 네게 피스톨을 건네었다. 너는 익숙하게 자켓 안쪽으로 총을 집어넣었다. 나는 네게 베, 하고 혀를 내보이고는 방으로 들어가 옷장 문을 열었다. 예쁜 옷 입고 가야지. 아까까지 들떠있던 마음이 착 가라앉았다. 그래도 원호형이랑 놀면 괜찮아지겠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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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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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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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쓰니도 보지는 않았다고 한다.
-
"네, 네."

나는 옷을 신중하게 고르고 껴입었다. 몸에 닿는 옷에서 너와 같은 섬유유연제 향이 났다. 울적해졌다, 또.
아저씨. 나는 다시 네게 말을 걸었다. 왜. 너는 다시 신문을 보고 있었다. 그 놈의 신문! 짜증나. 신문 1면에 대문짝하게 야당의 국회위원이 죽었다는 소식이 실렸다. 너는 커피를 머금었다. 나는 네 시선을 따라갔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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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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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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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랑 안 갈 거예요?"

나는 불퉁하게 네게 물었다. 이미 대답은 정해져 있다. 네 대답이 예상되었다. 네 눈은 흘끗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네가 신문을 읽고 있지 않는 것을 알았다. 나한테 신경쓰고 있으면서. 너는, 솔직하지 못하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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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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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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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그러려구요. 얼마 전에 원호 형이 고백했거든요."

나는 일부러 수줍게 웃으며 네게 답했다. 네가 이렇게 나오니, 나도 이렇게 나올 수 밖에 없다. 조금 골려볼까.
네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뭐, 거짓말은 아니지. 정말 고백은 했으니. 하지만, 내게는 너 뿐이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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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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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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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직 안 받아줬어요."

나는 말을 흘렸다. 너는 냉장고를 열어 이것저것 뒤적거렸다.
아, 장보러 가야하는데. 벚꽃놀이도 보러가야하는데.
내게 너 말고 다른 사람이 있을리가 없었다. 내게는 너뿐이다.
하지만 네가 밀어내니 어쩔 수가 없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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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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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요?"

"원호 형보다 아저씨가 더 좋은데. 아저씨랑 몇년이에요, 내가."

진심이었다. 나는 흘리듯 네게 진심을 고했다. 직설적이지도 않고, 우회적이지도 않은.
당연히 원호보다 네가 더 좋았다. 원호는, 원호는. 다정한 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내게는 너 뿐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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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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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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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왜 내 부모예요."

"...그러니까, 아저씨가. 애인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단 소리예요."

나는 끝을 흐렸다. 물 소리가 집 안에 울렸다. 답답해졌다. 나는 습관적으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목을 타고 흐르는 담배 연기가 썼다. 담배 냄새가 매캐하니 싫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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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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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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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들은 척 하지마요."

너는 문제를 회피하고 있었다. 벌써, 어연 2년이었다. 내가 네게 이런 마음을 가진지도.
내가 여자였으면, 내가 어른이었으면.
너는 나를 받아줬을까? 너는 날 항상 어린아이로 밖에 보지 않았다.
화가 났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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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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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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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막무가내. 고집불통. 나는 네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 나는 재떨이에 재를 떨었다.
깊게 빨아들였다. 네 생각이 밀고 들어왔다. 담배연기가 쓰렸다. 네가 쓰렸다.
타들어가는 담배의 끝이 붉었다. 담배는, 질색이다.

"가요, 이제."

나는 담배를 지져끄고 입을 물로 헹군 후 빨간 통에서 사탕을 꺼내어 레몬라임맛 츄파츕스를 물었다.
이게 더 내겐 잘 어울려보이겠지. 담배를 피는 것은, 네게 어른처럼 보이고 싶어서 피우는 것일뿐.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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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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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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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맛은 또 뭐래요."

입 안을 메우던 단 맛이 사라졌다. 너는 입에서 사탕을 굴리고 있었다. 위안은 단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사탕은 달았다. 전혀 시지 않았따다. 나는 네 입에서 사탕을 다시 가져와 입 안으로 넣었다. 쪽쪽, 빠는 소리까지 들려준 후에 나는 네게 메롱, 하고 장난스레 대꾸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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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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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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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원으로 가려다가, 뒤를 돌았다. 아저씨! 네게 다가가 네 손을 잡고 무작정 공원 쪽으로 끌었다. 좀 있으면 벚꽃 다 진단 말이예요. 사탕은 이미 녹아버린지 오래였다. 너는 내게 끌려왔고, 나는 너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저씨, 빨리 와요."

너와,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다면. 이 평화로운 시간이 지속될 수만 있다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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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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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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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타쿠야 자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여행가서 수요일날 오면 답 달아줄게요, 나 잊지 마요. 미안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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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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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순순히 나를 따라왔다. 무심한 척 하지만 네 기분도 좋아보였다.
나랑 아저씨랑 몇년인데, 솔직하지 못하긴.
나는 은근슬쩍 네 손을 잡아왔다. 검은 선글라스로 가려진 눈이 보이지 않았다.

"다 왔는데, 사람 진짜 많네요."

인파 속에서 이 이리저리 흩날리고 있었다.
위안은 시끄럽고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했다.
나는 네 눈치를 보며 물었다.

"그냥 갈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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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6
나나나난ㄴ나ㅏㅏ 잠깐만 기다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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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8
커플링은 장탘인 거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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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아니요, 아무나 받아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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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10
아 본문에서 위안으로 되어 있어서 내가 잠시 헷갈렸다ㅠㅠ 오늘도 잘 부탁해요.

일리야/

"타쿠야, 내려와. 무겁잖아."

나는 네가 심통날 때 가장 예쁘다고 생각했다. 통통하게 부푼 볼이 귀엽고 말랑했다. 한 입 크게 베어물면 과즙이 뚝뚝 흘러나올 것 같았다. 그 볼에 입술을 파묻고 싶은 것을 참았다. 대신 네 허리를 잡고 조심스럽게 밀었다. 네가 힘없이 밀려나서 내 앞에 선다. 너는 어느새 키가 쑥쑥 커버려서 금방이라도 나를 따라잡을 것 같다. 새삼 많이 컸구나 싶다가도 벚꽃놀이 보러 가자 조르는 걸 보면 영락없는 어린애다. 나는 네가 더 매달리길 바라면서 다리를 꼬고 태연한 척 앉아있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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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헐. 나 실수했나봐요. 매일 장탘만 쓰다보니까 무의식적으로 그랬나봐. 그런데... 어. 일탘은 안 받... 별로 취향이 아니라. 미안해요.(큰절)
-
너는 이렇게 나를 또 밀어냈다. 입술을 습관적으로 찾아 물었다. 아직도, 내게 내 줄 자리는 없는거야? 너와 내가 함께한지 어연 7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내 전부는 아저씨인데. 내게는 너 뿐인데. 나는 괜한 오기가 생겨 네 옆에 앉아 네 팔을 껴안았다. 아저씨. 나랑 보러가요, 응? 팔에 쪽쪽, 뽀뽀도 해보고 애교도 부려봤지만 너는 무심했다. 한 번 져주면 될 것을. 나는 네 팔을 놓고 일어섰다.

"...원호 형이랑 보러 갈거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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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13
글쓴이에게
ㅋㅋㅋㅋㅋㅋ그럼 장탘으로 가자!
-

"원호 형? 옆집에 사는 그 건방진 꼬맹이?"

기분이 상했다. 예전에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한 번 더 붙잡던 너였는데, 겨우 몇 달 전 이사온 옆집 학생과 그새 친해진 모양이었다. 내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네가 마지막으로 꺼내드는 카드였다. 이럴까봐 또래 친구를 만들지 못하도록 잡아둔 거였는데. 키가 커질수록 머리도 커지니 이제 어쩔 수 없다. 강하게 나가야 한다.

"그러든가. 원호가 그렇게 좋으면 같이 살든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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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13에게
네, 미안해요.
-
"원호 형이 뭐가 건방져요. 함부로 말하지 마요."

다정한 사람. 원호를 칭한다면 그런 사람이었다.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나를 구원해준 것은 아저씨였다. 하지만 위안은 늘 무뚝뚝했다. 가끔, 가끔. 아버지와 겹쳐 보일 정도로. 그에 비해 원호는 밝은 사람이었고, 늘 다정했다. 물론 위안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너는 원호 형의 무어가 그리도 싫은지, 늘 원호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네가 말을 뱉었다. 욱, 하고 화가 올라왔다.

"너무했다, 아저씨."

"그렇게 날 싫어하는 지 몰랐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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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16
글쓴이에게
언젠가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땐 별 생각 없이 웃으면서 재미있게 봤건만, 막상 그와 비슷한 상황을 마주하자 웃음이 나오질 않았다. 나는 네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올 줄 정녕 몰랐다. 내 감정은 오로지 너를 따라 움직이는데, 어떻게 이걸 모를 수가 있지? 너는 지금 내 앞에서 원호의 편을 들며 화를 내고 있었다. 고작 몇 달 알고 지낸 그 애 말이다. 화가 솟구쳐서 감당하기 힘들었다. 주먹을 꽉 쥐고 심호흡했다. 사람을 죽일 때보다 더 강한 흥분이 정수리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네 목을 감고 있는 초커에만 시선을 집중하면서 최대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애썼다.

"...네가 널 싫어한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원호 그 애는 날 볼 때마다 인사하지 않아서 하는 소리였는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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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16에게
나는 시선을 흘끗 내렸다. 네 꽉 쥔 주먹이 부들거리고 있었다. 왜? 왜 화가 났어? 화 낼 사람은 나인데. 당최 이유를 모르겠다. 나는 네 앞으로 한 발자국 다가섰다. 너와 나의 거리는 어느새 한 발자국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아. 그리고 나는 알아챘다. 흔들리지 않던 네 눈이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네 넥타이를 매만졌다.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질투, 인가. 나는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천하의 장위안이다. 내가 편 한 번 들었다고 질투라니. 꽤 귀여운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저씨."

"질투하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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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20
글쓴이에게
질투. 몇십년 동안 잊고 살던 단어였다. 처음에는 헛웃음이 나왔고 그 뒤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아니라고 하고 싶었지만 확신이 없었다.사람을 죽여버리고, 시체를 처리하면서 감정이란 감정은 모두 무뎌진 줄 알았는데. 이게 과연 질투인가? 질투라는 게 이렇게 유치하고 우스운 것인가? 확신할 수 없었다. 다만 한 꼬마가 총총 뛰어오더니 내가 단단하게 지켜왔던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머리를 잘못 내려쳐 눈알이 튀어나온 시체 앞에서도 냉정하던 내가, 고작 꼬마의 볼멘 소리 한 마디에 우르르 넘어가고 말았다. 아니, 넘어갔었나?

"질투? 내가 질투한다고?"

괜찮아. 지금은 자연스럽게 웃어넘기면 된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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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20에게
"질투, 아니예요?"

나는 너를 소파로 밀었다. 너는 그대로 넘어갔고, 나는 네 무릎 위로 올라타 넥타이를 쥐어 너를 끌어당겼다. 네 코와 내 코가 맞닿기 직전이었다. 나, 좋아해요? 나는 은근슬쩍 말을 던졌다. 도발이었다. 도발. 네 눈은 잔잔했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럴리가 없지. 네 눈은 지나치게 잔잔해서, 그 곳에 돌이라도 던지면 와장창 깨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럴리가 없지. 야옹, 하고 고양이가 울었다. 네 표정은 점점 굳어갔다.

"..아닌거 아니까, 장난이에요. 표정 풀어요."

그런 표정, 싫은데. 내게 향하는 것이면 더더욱.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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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41
글쓴이에게
네 숨결이 코끝으로 그대로 느껴진다. 호흡이 불규칙한 것으로 보아, 너도 분명 흥분하고 있을 테다. 너 또한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나는 빠르게 뛰는 심장과는 다르게 도리어 침착해질 수 있었다. 나는 어린아이의 변덕스러운 도발 따위에 절대 흥분하지 않는다. 네 감정은 아직 얇고 여린 피부 위로 고스란히 떠오른다. 내가 아무 반응을 하지 않으니, 자신감은 곧 불안으로, 그리고 마침내 체념으로 바뀐다. 고양이처럼 가벼운 네가 내 무릎 위로 바르작거리면서 내려오려고 한다. 나는 네 허리를 강하게 붙잡고 다시 제대로 끌어앉혔다. 네 까만 눈이 밤호수처럼 일렁인다.

"장난? 고작 그런 장난으로 날 시험하려고 했어?"

네 그 장난에 내 심장이 얼마나 요동쳤는지, 너는 절대 모를 것이다. 그걸 알기엔 아직 어렸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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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41에게
너는 내가 내려오려고 하자 허리를 강하게 감싸 끌어앉혔다. 당황스러워 너만 빤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왜, 나를 그런 눈으로, 그런 목소리로 내게 그런 말을 해요. 나는 당최 네 마음을 조금도 알 수가 없었다. 장난이라고 웃어넘기려던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되었다. 나는 네게 허리를 안긴 채로 네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콧망울이 맞닿았다.

“…아저씨.”

“무슨 뜻이에요?”

나는 금방이라도 입술이 맞닿을 것만 같은 거리에서 물었다. 아저씨. 왜 말을 안 해요. 나는 무슨 용기인지, 네 입술을 살짝 핥았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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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42
글쓴이에게
뜨겁고 축축한 것이 내 입술을 스치듯 지나간다. 내 코끝에서 네 숨이 흩어졌다. 작은 숨 한 줌마저 따뜻하다. 이 아이는 신이 날 시험하려고 보낸 게 아닐까. 나도 모르게 허리를 감싸쥔 손에 힘을 꽉 주었다. 네 엉덩이에도 덩달아 힘이 들어가 내 허벅지를 지그시 눌러온다. 아랫도리가 화끈거리기 시작한다. 온갖 유혹도 물리치며 살아온 내가, 어린아이를 상대로 흥분하고 있다. 나는 내 손으로 네 뺨을 감싸쥐었다. 내 한 손에 들어오는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반짝거리는 두 눈이 날 오롯히 담고 있는 것을 확인하며 나는 마른 입술을 혀로 핥았다.

…무슨 뜻이냐고?

"다시는 그런 장난치지 말란 뜻이야, 타쿠야. 지금 질투하는 게 맞으니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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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42에게
입술을 핥고 떨어지자 그제서야 정신이 바짝 들었다. 내가, 무슨 짓을. 놀라려는 찰나 네가 허리를 꽉 쥐는 탓에 네게 더 밀착되었다. 달아오르는 열기에, 볼도 모자라서 몸까지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좋아. 너는 한손으로 내 뺨을 감싸쥐었다. 차가운 손이 뜨거운 볼에 닿았다. 내 손은 방황한 채로 여기저기 떠돌다가, 네 셔츠에 안착했다. 네 셔츠만 만지작거리는데 네가 한 번 입술을 핥고, 말한 내용은 다시 볼을 화끈거리게 만드는 데 효과적이었다. 아저씨가, 질투. 질투? 나는 결국 네 목덜미에다 얼굴을 묻고야 말았다. 더 이상 네 얼굴을 쳐다보게 된다면, 얼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나,한테 질투하는 거예요, 아니면... 원호 형한테 질투하는 거예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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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50
글쓴이에게
내 목에 부벼지는 네 볼은 말랑하고 따뜻했다. 당장이라도 꼭 껴안고 온몸에다가 뽀뽀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네가 너무나도 연약해서 부서져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대신 네 머리통을 살살 쓰다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내 손가락을 기분좋게 간지럽혔다. 아, 타쿠야. 내가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어떤 대답으로도 이 감정을 설명할 순 없을 텐데. 내가 네게 고백하는 장면을 상상해본 적이 있다. 아니, 아주 많다. 그 장면 이후를 몇 번이고 상상해봐도 잘 그려지지 않았다. 버릇처럼 자주 그려왔던 그 순간이 막상 닥쳐오자 당황스러웠다. 네 어깨를 살며시 감싸쥐었다.

"타쿠야, 나는 네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질투해."

저 멀리서 고양이가 우리 두 사람을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 네가 하도 졸라서 데려온 길고양이었다. 네가 고양이를 끌어안고 뽀뽀를 퍼부을 때마다 질투가 났다고 말한다면, 너는 틀림없이 믿지도 않으면서 재밌어 하겠지. 스스로 생각해봐도 유치하지만 나는 우습게도 정말로 그랬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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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50에게
그러니까, 이게, 고백인건가? 만약 고백이었다면 세상에서 제일 무드없는 고백이었고, 참으로 위안다운 고백이었다. 받아온 숱한 고백들 중에서 제일, 무드없는. 이런 말로 고백하는 사람이 어디있어. 분위기는 없었지만, 귓가에 살며시 내려앉는 목소리는 마냥 달다. 너무, 달아서. 어느새 내가 울고 있다는 것도 모를만큼. 나는 아이였고 너는 어른이었다. 나는 네 목에서 얼굴을 떼고 너를 바라보았다. 말을 잊은 듯 입만 벙긋거렸다.

"叔叔."

나는 네 모국어로 나직하게 너를 불렀다. 네 눈은 오롯이 나만을 담고 있었다. 특유의 잔잔한 눈이 일렁였다. 답할 차례였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질투하려면, 아저씨한테도 질투해야해. 알아? 나는 네 볼에다 살며시 입술도장을 찍었다. 놀란 눈이 가시기도 전에 나는 네 입술에도 입을 맞춰버렸다.

"我爱你。"

예전부터, 그리고 그려왔던 순간. 꿈꿔왔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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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55
글쓴이에게
내가 지금까지 모국어를 잘못 알고 있었나. 네가 방금 뱉은 말은, 그러니까 그 의미가-. 그 짧은 문장을 제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네가 입술을 맞댔다. 도톰하고 부드러운 입술이 그대로 느껴졌다. 입구 앞에서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작은 혀가 내 입술을 천천히 가르고 들어온다. 혀가 서툴게 움직이며 내 혀를 부단히 찾았다. 그러니까 이 혀로 그런 말을 했단 말이지. 네 까만 눈이 내 반응을 살피며 동그랗게 떠진다. 네 모든 것이 사랑스럽다. 나도 답하듯 혀를 섞었다. 내가 적극적으로 응하자 연신 움찔거리는 등을 한 팔로 안아주며,

"我也."

그 동안 쭉 잊고 살았던 모국어로 대답해주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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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55에게
한참을 네 눈치만 보고 있는데, 네 말캉한 혀가 따뜻하게 내 혀를 감쌌다. 너는 어느새 키스를 리드해가고 있었다. 바라왔던 순간이었지만 당황스러워 몸만 움찔거리고 있었다. 입술이 떼어진 후 귓가에 속삭이는 네 표정이 한 없이 부드러웠다. 너는 가끔 이렇게 웃을 때가 있었다. 또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었다. 네 팔이 내 등을 감싸왔다. 나는 네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입에 쪽, 하고 옅은 입맞춤을 했다. 또, 또 부끄러웠다. 입맞춤을 하는 순간까지.

"すきだよ。"

입에서 감도는 일본어가 어색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산 지 오래되었는데도 모국어를 잊지 않은 까닭은 일본어에 능통했던 원호와 자주 대화하기 때문이겠지. 입 밖으로 내뱉은 고백은 나 마저도, 너무 달아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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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56
글쓴이에게
일본어를 뱉으며 오물거리는 입술은 몇 번이고 씹고 핥아도 맛있었다. 앞니로 네 아랫입술을 꾹꾹 깨물자 내 허벅지 위로 꼼지락거리는 엉덩이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힘이 들어가던 아랫도리가 욱신거릴 정도로 아파왔다. 오랜만에 느끼는 성욕에 얼떨떨해졌다. 그 느낌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네가 널 사랑하고, 내가 널 사랑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되었다. 덜컥 솟은 두려움에, 널 안은 팔에 힘을 주고 슬그머니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깜짝 놀란 네 눈을 도저히 바라볼 수 없어서 허공에 시선을 두었다. 애써 밝은 어조로 말하면서.

"자, 그럼 벚꽃놀이 갈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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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56에게
엉덩이에 딱딱한 것이 닿아왔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아.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 너는 나를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내가, 너를 이렇게 만든걸까? 내 아랫도리에도 열이 몰렸다. 너답지 않은 밝은 어조가 거슬렸지만 넘어가기로 했다. 나는 너를 위해, 나를 위해 얼른 뒤를 돌아 방으로 향했다. 아저씨. 나도 밝은 웃음을 띄며.

"네, 옷 갈아 입고 올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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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57
글쓴이에게
네가 옷을 갈아 입으러 방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서둘러 바지를 내렸다. 팬티도 내려서 살펴보니 내 것은 이미 반쯤 꼿꼿하게 섰다. 내가 언제부터 어린애한테 성욕을 느끼는 변태였나. 한숨이 밀려오는 것을 꾸역꾸역 삼키며 한 손으로 잡고 빠르게 흔들었다. 네가 나오기 전까지 일을 마쳐야 했다. 나는 새카맣고 동그랗게 생긴 네 눈동자와, 아직도 젖내가 풍기던 네 목덜미와 내 입술에 뜨겁게 감겨오던 감촉을 떠올렸다.

"으윽, 타쿠야... 후으..."

사정이 다가올수록 손놀림도 빨라졌다. 자꾸 숨이 크게 터져나와서 애써 입을 꾹 다물었다. 숨을 최대한 작게 들이쉬며 마지막까지 흔들자 정액이 타일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조금 거칠어진 숨을 고르며 샤워기로 얼른 바닥을 씻어내렸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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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57에게
"아저씨, 샤워했어요? 나도 샤워 해야하는데."

너는 젖은 머리를 털며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나를 마주했다. 눈에 띄게 당황한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너를 지나쳐 화장실 안으로 들어서니 습기가 자욱했다. 저 아저씨, 또 환풍기 안 틀었지. 후끈한 화장실 안에서 옷을 벗어내리고 잘 개켜 화장실 밖으로 팔만 쭉 뻗어 두고서는 샤워기를 들었는데 시큼한 냄새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뭔 냄새야. 어디서 맡아본 적이 있던 것인데. 나는 몸을 물로 씻다가 그 냄새가, 제가 장위안을 상대로 첫 몽정을 했을 때와 같은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굳어버렸다. 아까 정말 엉덩이에 딱딱하게 닿은 것은, 생각하던 그것이 맞았나보다. 얼굴이 화끈하니 달아오르는 느낌에 바디워시를 쭉 짜 몸에 바르니 바디워시 향이 코끝에 향긋하게 맴돌았다. 다시 기분이 좋아져 샤워를 깨끗하게 마치고는 온 몸을 커다란 수건으로 감싸고 나왔다.

"아저씨, 나 머리 말려줘."

너는 어느새 옷을 갈아입은 듯 늘 보던 까만 정장이 아닌 니트 차림이었다. 머리는 차분하게 내렸고. 나는 볼을 긁적이며 네게 드라이기와 새로운 수건을 하나 내밀어 네 앞에 털썩 앉았다. 네 손길이 머리카락에 닿았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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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58
글쓴이에게
수건 한장으로 충분히 가려지는 작은 몸이 내 앞에 웅크리고 앉았다. 나는 말없이 드라이기를 집어들어 네 젖은 머리를 헤집었다. 충분히 혼자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너는 한두 번씩 이런 식으로 어리광을 부리곤 했다. 축축한 머리카락을 대충 털어주면서 따뜻한 바람으로 말리기 시작했다. 솜털이 촘촘하게 난 목덜미가 그대로 드러났다. 그 위에 입을 맞추고 싶은 욕구를 참으면서 동그란 뒤통수를 쓰다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드라이기의 바람이 스칠 때마다 아직 작은 어깨가 움찔거린다. 목에서부터 어깨까지 부드러운 선을 그리고 있었다.

"이제 네가 스스로 하는 법을 기르도록 해. 나중에 내가 무슨 일 생길 수도 있잖아."

나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었다. 또다시 동요하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였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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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텀 느려요. 손이 느려졌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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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23
헉 퓨전도 받나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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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넹, 받아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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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24
ㅋㅋㅋㅋㅋㅋㅋㅋ 쓰니 대혜자... 음 그럼 배우도 받아준다는 소리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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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네, 누군데요? 혹시 유아인이라던가 하정우라던가... 요새 방에 많이 보이던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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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26
(뜨끔 와... 어떻게 둘 다 맞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전 쓰니가 더 좋아하는 쪽으로 할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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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26에게
ㅋㅋㅋㅋㅋㅋㅋ와. 암살 때 하정우 모습이 진짜 잘 어울리니까 하정우로. 괜찮아요? 괜찮으면 선톡해주세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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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29
글쓴이에게
헐 잠깐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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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30
29에게
헐 쓰니 ㄷ잠깐만요 삭제 했다 다시 달게요 미안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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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30에게
네ㅋ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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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30에게
안 올라오는데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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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32
글쓴이에게
윽... 오랜만이라 그런지 글이 안 써져서 메모장에 쓰고 있어요. ㅋㅋㅋㅋ 조금 있다 달게요. 괜찮아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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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32에게
네, 천천히 와요. 쓰니도 지금 손이 느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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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34
글쓴이에게
하정우 /

"좋을 대로 생각하세요."

아무래도 나는 신문을 보고 있었다, 기 보다 헛된 생각을 조금이나마 정리 하고 있었다 라는 표현을 쓰는 게 맞을 것 같았다. 볼에 툭툭 닿는 여린 살결의 감촉을 옆으로 밀어낸 채 탁자로 가는 짧은 발걸음은 그저 이 상황을 회피하고자 하는 대안에 불과했다.

"신문 펴놓고 제대로 읽지도 않으면서."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딱 보면 알아요. 거 봐, 아까부터 그 쪽이였는데 지금도 그 쪽이잖아."

"벚꽃 곧 진단다. 가도 쓰레기만 보겠네."

"진짜 나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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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34에게
으응? 댓글 색이 투명색인가... 나 안 보여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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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37
글쓴이에게
안 보여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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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37에게
아니다 됐어요 새로고침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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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34에게
벚꽃을 보고 싶은게 아니라, 아저씨랑 보고 싶은 거라고요, 이 바보 아저씨. 나는 푹 한숨을 쉬었다. 아저씨가 그렇지 뭐. 너는 나를 밀어냈고, 나는 힘없이 밀려났다. 커피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바람에 의해 연기가 흩어졌다.

"...진짜, 안 갈거예요?"

옷도 열심히 골랐고, 예쁘게 입었는데. 난생처음 향수도 뿌려봤는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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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타쿠야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여행을 떠납니다. 수요일에 올 것 같지만 가끔 튀어나올 수도 있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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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정
조금은 할 수 있겠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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