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은 붓을 떨어뜨린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연회색의 바닥에는 물감 몇 방울이 묻는다. 아, 또 시작이야. 현민은 가만히 자신의 오른손을 문지른다. 사고의 후유증으로, 가끔 무리하게 그림을 그릴때면 손의 근육이 갑자기 굳어진다. 이럴 때, 빨리 주물러주지 않으면 근육통이 다음날까지 이어진다. 퇴원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현민은 인상을 쓴다. 허밍을 하면서 악보에 음표를 그려넣던 성규는, 붓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든다. 작업실 한 쪽 공간에서, 현민은 자신의 손을 감싸쥐고 있다.
"자기야, 어디 아파?"
성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현민의 곁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어떡해, 또 손 아픈거야? 성규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현민의 손을 가만가만 주물러준다. 자신의 손에서 시선을 뗀 현민은, 성규를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해준다는 것은, 현민에게 있어 실로 낯선 경험이었다. 성규는 사귀자마자 현민에게 자신의 집으로 들어와 살 것을 제안했다. 작업실도 따로 있고, 무엇보다 우리 둘 밖에 없잖아! 현민은 성규의 말을 듣고, 그날 밤 바로 짐을 싸 진호의 집에서 나왔다. 그러나 도착한 성규의 집은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옥탑방이었는데, 건물 옥상에 자리잡은 컨테이너 박스로 된 집은 방이 세 개 있었다. 작은 작업실 하나, 방음재가 발린 녹음실 하나, 그리고 침실 하나. 하지만 이제 갓 시작한 연인에게 넓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공간, 그 존재가 중요한거지. 현민은 자신의 손에 입 맞추는 성규를 보더니, 성규의 옆머리에 가볍게 뽀뽀를 했다. 그러자 성규는 고개를 들더니, 씨익 웃어보인다.
"뭐야? 지금 애교부리는 거야?"
"너무 음악에만 신경쓰고 있으니까, 누가 형아한테 자기 좀 예뻐해달라는데."
"어구, 그랬어."
성규는 현민의 오른손을 주무르는 상태 그대로, 현민에게 고개를 가까이 들이댄다. 살짝 머리가 맞닿은 듯 하더니, 곧 둘의 입이 얽혔다. 푸딩을 한 입 먹듯, 성규와의 키스는 항상 처음이 가벼웠다. 그러다가 갑자기 훅 들어오는 성규의 혀에, 현민은 혀를 내어 성규의 입천장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그렇게 입천장에서부터 치열을 훑자, 성규는 현민의 입 안에 나른하게 달뜬 한숨을 불어넣었다. 간지러워. 현민이 푸스스 웃자, 성규도 웃으며 현민의 허리로 손을 가져갔다.
성규가 좀 더 강하게 박아오자, 현민은 성규의 무게를 버티는 것이 점점 벅차기 시작했다. 그래서 침대 옆의 책상머리를 붙잡고 신음을 마음껏 흘렸다. 침실은 성규의 집에서 가장 작은 방이다. 그래서 옷걸이, 침대, 책상을 한 줄로 빽빽하게 붙여놓아도 방이 가득 찬다. 현민이 책상을 잡은 채로 흔들리자, 책상도 덜컹덜컹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성규는 현민의 두 팔을 뒤로 잡아당기며, 허릿짓의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 뒤로 잡아당겨진 채 강하게 박히는 것은, 상당히 성적 만족감이 높다.
"으응, 성규, 형아, 아, 아아앙, 아아!!"
"하으, 애기야, 으으, 사랑해."
형이, 많이 사랑해. 성규의 사랑한다는 말에 현민은 아찔한 쾌감의 정상에 올랐다. 나도, 형, 형아, 사랑해요, 아아!!! 곧 현민은 사정했고, 성규도 현민의 등으로 무너져내렸다. 성규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현민의 안에서 조심스럽게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자신의 것에서 콘돔을 벗겨내더니, 현민의 것에도 끼워져 있는 콘돔을 벗겼다. 현민은 휴지로 콘돔을 싸서 버리는 성규를 빤히 바라본다. 곧 성규가 자신을 향해 몸을 돌리자 두 팔을 벌린다. 형아, 나 안아줘. 성규는 현민의 말에 곧장 침대로 달려와 현민을 감싸안으며 누웠다.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현민의 얼굴을 어루만지다가, 입술을 맞춰온다.
"어떻게 이렇게 좋을수가 있지?"
"형도 그래? 나두."
"헤헤. 사랑해."
"나도 사랑해!"
서로 알몸인 채로, 사랑한다고 경쟁이라도 하듯 말하다가 잠드는 것이 성규와 현민의 일과였다. 오늘도 성규는 현민의 옆에 누워, 사랑한다고 되뇌이다가 점점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눈을 감은 성규의 얼굴을 보면서, 현민은 연애라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거구나. 라고 생각한다. 곧 이 형을 형 이상으로 사랑하겠죠, 동민이 형? 현민은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며, 며칠 전 낮에 보았던 동민의 얼굴을 떠올린다.
성규와 사귀기로 한 직후, 현민은 마지막으로 동민의 얼굴을 보기 위해 리아의 가게로 찾아갔다. 가게의 문을 열자마자 준석과 경훈, 진호와 동민은 맛있게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동민은 익숙한 모습으로 닭고기 스테이크를 썰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들어 잠시 문가에 서 있는 현민을 보더니, 다시 접시로 눈을 돌려 스테이크 썰기에 열중했다. 또 장동민 스토커 오셨네, 준석은 가만히 읊조렸다. 경훈은 안뇽! 하고 반갑게 현민에게 손을 들어보였고, 진호는 쯧쯧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자퇴해서 스토킹 시간이 낮에도 생겨난 거야?"
"그저 동민이 형 얼굴 마지막으로 볼려고 온 거에요."
"....마지막? 너 어디 가냐?"
마지막이라는 사이에 진호는 으르렁거리는 것을 멈추고 어리둥절해했다. 그것은 나머지 셋도 마찬가지였다. 스테이크에 후추를 뿌리던 경훈은 놀라 음식 위에 후추통을 떨어뜨렸고, 준석은 케찹을 너무 세게 눌러서 오므라이스 위에 케찹 뚜껑을 발사했다. 동민도 스테이크를 썰다가 고개를 홱 들었다. 그리고는 맞은편에 앉은 현민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현민은 동민의 표정을 보다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이제 짝사랑 안하니까요. 저 남자친구 생겼거든요.
"어?"
"허!"
진호는 상당히 어이없어했다. 그것은 준석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금방 식을 감정 아니라고 한 애 아니었나? 그 말 한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뭐, 남자친구? 경훈은 동민 한 번, 현민 한 번 번갈아 바라보기 시작했다. 동민은 입꼬리 한 쪽을 들어올리더니,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닭고기 스테이크를 한 조각 집어 입으로 넣었다. 그리고는 애써 태연한 목소리로 현민에게 말을 걸었다. 눈은 여전히 그릇에 처박아둔 채로.
"몇 년 째 독거노인 신세를 못 벗어나는 이 세 놈보다 훨씬 낫네. 그래, 상대는 누군데?"
"음악하는 형이에요. 5살 연상."
"..........그래. 애기들은 애기들끼리 놀아야지."
현민은 동민의 머리통을 가만히 노려본다. 그래도 자신에게 끌렸던 사람인데, 사소하지만 조금의 질투라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동민의 표정은 상당히 평온했다. 말투도 평소 같고, 지금도 자신을 한 번 쳐다보지도 않고 점심 먹기에 여념이 없었다. 질투 한 번 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그를 쳐다보고 있던 현민은, 곧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기대가 철저하게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드디어 너의 연애 로망을 충족할 사람이 나타났구나. 그래, 내가 말했잖아. 너에게 끌릴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고. 그 사람이랑 싸우지 말고 오래 가라."
좋아하면 질투를 한다던데, 동민은 조금의 질투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연애를 축복해주는 듯 하다. 내가 괜히 기대했지, 이런 사람한테. 현민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 길로 그대로 성규에게 가서 안겼다. 잘 선택한거야, 오현민. 현민은 그렇게 생각하며 지금 자신의 옆에 누운 성규를 가만히 바라본다. 이제 성규는 현민을 껴안은채 아기처럼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다. 잘 자, 남자친구. 미소를 지으며 현민도 눈을 감았다.
- 그래서 진호네 어머님이 오늘 저녁식사에 초대를 해주셨.......진호씨, 진호씨?
요환은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진호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뭐라고요, 잠깐, 누가, 뭐요??? 누가 누구한테 뭘 해요????? 진호가 경악하자, 요환은 웃으며 또박또박 말을 해주었다. 진호네, 어머님이, 저, 저녁식사, 초대요! 진호는 그대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그러고 보니, 현민의 퇴원 파티를 열었던 날, 리아와 요환이 웃으며 이야기를 하던 것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 땐 그냥 엄마가 잘생긴 사람한테 친절하네, 라고 생각하며 넘겼었다. 그런데 뭐??? 그 때 그런 짓을 했단 말이야??? 진호는 경악을 하며 손목시계를 내려다본다. 현재 시간은 4시 54분. 몇 시에 저녁식사라고요? 진호가 묻자, 요환은 쾌활하게 말한다.
- 6시까지 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 곧 출발하려고요!
...하, 미치겠네. 진호는 눈을 꾹 감았다. 그리고는 전화를 서둘러 끊고 탈의실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 엄마가 진짜, 일벌이기 대회라도 나가려는 건가 고민하면서.
요환은 콧노래를 부르며 진호의 집 앞에 섰다. 집 안에 들어가기 전에, 핸드폰을 꺼내어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핀다. 단정하게 젤을 바라 차분하게 누른 머리는 댄디해보였고, 세미정장 차림은 요환을 상당히 젠틀하게 만들었다. 준비한 장미꽃 꽃다발과 안티에이징 화장품 세트를 내려다보며, 진호의 어머니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상상을 한다. 이걸 받고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며 요환은 초인종을 울린다. 진호의 나가요! 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갑자기 퍽, 쿵, 콰당. 하는 불안한 소리가 연속으로 나더니, 문이 벌컥 열렸다. 열린 문 사이로는, 진호가 아닌 리아가 요환을 올려다보며 잔뜩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머어머, 요환씨! 어서 와요!"
"어머님, 안녕하세요!"
"어머님이라니! 리아 누나라고 편히 말해요. 홍진호, 바닥에 누워서 뭐하니. 어서 일어나서 요환씨랑 인사해야지."
요환이 집 안을 쳐다보자, 현관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는 진호가 보인다. 진호는 억울한 듯 일어나 앉아, 리아를 노려본다. 내가 문 열라고 나오는데, 엄마가 오더니 밀쳐내서 넘어진 거잖아!! 진호가 외치자, 리아는 부끄러운듯 얼굴이 빨개진다. 어머머, 요환씨 앞에서 이상한 말을 하다니! 리아는 부끄러워하며 발로 진호를 발로 찬다. 퍽,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진호는 다시 한 번 바닥에 누웠다. 아, 이 소리었구나. 요환은 잠시 끄덕이더니, 진호를 잡아일으킨다. 저 아줌마가 진짜.... 진호는 으르렁거리다가, 요환의 손에 가득 든 것을 바라본다. .....이게 뭐에요? 진호의 물음에 요환은 수줍게 볼을 붉힌다.
"이, 이거요? 어머니께, 잘 보이려고..."
대체 이 남자는 드라마를 얼마나 본 거야. 진호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친다. 드라마에서 흔히 저에게 딸을 주십시오!! 를 외치러 올 때 이러고 오던데. 왜, 아예 장모님이라고 부르지. 진호는 이죽거리며 요환을 리아의 앞으로 떠민다. 리아는 요환이 젠틀하게 미소지으며 내미는 선물에 눈에 눈물이 고일 지경이다. 어머나, 이게 다 뭐에요. 꽃과 무려, 안티에이징이라니!!
"지금처럼 아름다우신 미모, 계속 유지해달라는 의미에요."
요환의 말에, 리아는 더욱더 감격한다. 어머어머!!! 웬일이니!! 둘이 손을 마주치는 광경을 보며, 진호는 혀를 찬다.
밥상머리 앞에서까지 진호는 계속해서 혀를 차느라, 혀 끝이 다 얼얼했다. 리아는 각종 고기반찬을 요환의 앞으로 끌어다 놨고, 요환은 먹방BJ라도 부업으로 하고 있는지, 벌써 밥을 두 공기째 비워내고 있었다. 큰 고기 한 덩이를 그대로 입 속으로 쑤셔넣으며 우적대는 요환이나, 그런 요환을 보며 남자답다고 박수치는 리아나. 몹시 못마땅한 진호는 젓가락을 탁 내려놓았다. 리아는 진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그제서야 진호를 바라본다. 마치 어머, 너도 밥을 먹었니? 라는 눈빛.
"더 먹어, 아들. 오늘 반찬이 맛있게 잘 됐다."
"안 돼, 나 살 빼야 돼."
"진호씨가 살 뺄데가 어딨다구요! 어머니 닮아서 아주 날씬하신데요."
플러스 1점. 진호는 요환이 다시 한 번 리아의 점수를 따는 것을 바라보았다. 리아는 활짝 미소지었다. 진호는 리아의 미소를 보다가 문득, 이 식탁에 세 명이 앉는 것은 15년만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15년 전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신 후, 리아와 진호는 식탁에 둘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는, 이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을 시간이 거의 없었다. 리아는 가게, 진호는 대학, 대학 졸업 후에는 직장. 먹고 살기에 바빠, 집에서 밥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둘도 아닌 셋이라니, 진호는 턱을 괴고 요환과 리아를 바라보았다. 요환은 넉살좋게 리아가 젓가락으로 건네주는 김치조각을 맛있게 받아먹고 있다. 어휴, 잘생긴 청년이 덥석덥석 잘도 먹네!! 리아의 엄마 미소에, 요환도 기분 좋게 웃어보인다. 요환의 밥공기가 싹싹 비워지자, 리아는 식탁을 치우기 시작한다. 진호도 빈 그릇을 챙기기 시작하는데, 요환이 리아를 도와 반찬 그릇을 치우기 시작한다.
"어머니, 이 반찬은 어느 뚜껑을 덮어야 해요?"
"아이구, 요환씨 쉬고 있어요. 우리가 다 치울게."
"제가 맛있게 대접받아서 먹는 건데, 밥값은 해야죠. 어느 반찬이 어느 뚜껑인지 알려주세요. 제가 다 덮을게요."
"그럼, 그래줄래요? 김치는 남색 뚜껑, 김은 핑크색. 나머지는 랩 씌워서 냉장고에 그냥 넣으면 돼요."
마치 명절에나 볼 수 있을법한 훈훈한 광경이다. 빈 그릇에 물을 채워넣던 진호는 둘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항상 엄마와의 식사 시간에는, 과묵히 밥만 먹고 일어났던 진호였다. 그래서 밥을 먹고 방에 들어갈때까지 침묵만이 집 안에 가득했다. 심지어 현민도 얼마 안 되는 기간 동안, 어색하게 밥을 먹고 머쓱하게 일어나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 남자는 대체 사교성이 얼마나 좋은 건지, 마치 몇 년은 우리집에서 밥을 먹은 사람 같다. 진호는 요환의 얼굴을 바라보며 저 모습이 부디 가식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실없이 밝기만 한 사람 같은데, 보면 볼수록 인간성이 좋은 사람이다. 그렇게 요환을 바라보다가, 진호는 싱크대를 내려다보고 깜짝 놀란다. 접시에 물이 넘쳐, 아주 강을 이루고 있었다. 아이씽, 진호는 뒤늦게 수도꼭지를 내렸다.
요환은 남산만하게 부른 배를 문질렀다. 밥을 두 공기나 먹었는데도, 리아는 후식으로 각종 과일과 롤케익을 내왔던 것이다. 배부르다고 한사코 사양해도, 리아는 요환의 앞으로 후식 그릇을 내밀었다. 아마 내가 웬만한 대식가가 아니었다면 배가 터졌을지도 몰라. 요환은 그렇게 생각하며 진호가 나오기 전에 허공에 대고 소리 없이 트름을 한다. 아아, 잘 먹었다. 그런데 뒤에서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진호가 다가오고 있었다. 요환은 손을 들어 자신이 트름한 곳을 열심히 휘저었다. 진호는 잠시 저 사람이 왜 저러나,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왔다.
"추운데 왜 나와요, 저 어차피 차 타고 가는데."
"요환씨 차 타고 가는 거 보고 들어갈게요. ...오늘, 엄마한테 잘 대해주셔서 고마워요."
"당연히 진호씨 어머님이니까, 잘 해드려야지요!"
"......엄마랑 나 말고 누군가 같이 집에서 밥 먹는게 진짜 오랜만이에요. 나 13살 때, 아빠가 병으로 돌아가셨거든."
그래서 엄마가 나 말고 오랜만에 반찬 누구한테 챙겨주는거 15년만에 봤어요. 고마워요, 요환씨. 진호는 미소를 지으며 요환을 올려다본다. 아, 아... 그, 그랬군요.. 몰랐어요, 죄송해요 진호씨. 요환은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에 상당히 당황한다. 뒷머리를 긁더니,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고 되뇌인다. 요환씨가 뭐가 미안해요, 라며 진호는 요환에게 한 발짝 다가선다.
"요환씨."
"네."
"저번에 그랬죠, 세 번째 만남엔 뭐냐고."
세 번째는 이거에요. 진호는 요환의 입에 짧게 키스했다. 쪽. 생각지도 못한 진호의 행동에 요환은 눈을 둥그렇게 뜬다. 너무 놀라 요환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진호를 쳐다보았다. 왜 말이 없어요, 이거라고요. 진호는 다시 한 번, 요환의 입에 버드키스를 한다. 쪽.
준석은 경훈이 전화를 하는 것을 보며 잔뜩 인상을 쓴다. 그러거나 말거나, 경훈은 혼잣말을 하며 전화를 어디엔가 걸고 있다.
"우리 쟈기가 왜 안 받지잉 - 우웅, 벌써 자나아아 - "
....저거 나 모르는 새에 머리 다쳤어? 머리 다치는 게 이제 유행된거냐. 동민은 경훈이 어울리지도 않게 귀여운 척을 하자 낮은 목소리로 준석에게 중얼거렸다. 준석은 그럴리가요, 아직 안 다쳤죠. 곧 제가 뒷통수를 내리칠 겁니다. 라며 경훈을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다. 경훈은 어라, 우리 자기가 왜 안 받지? 라며 고개를 갸웃한다.
"사귄지 일주일도 안 되서 뻥, 차인 거지 뭐."
"야, 이준석. 너도 외로우면 한 명 골라서 사귀라구. 알콩달콩한 커플한테 뭐라하지 말고."
"알콩달콩은 무슨. 야, 너네 자기 이름이 뭐라고?"
"김유......어....김유...훈?"
나가 죽어라, 라며 준석은 경훈의 얼굴에 휴지를 던진다. 동민은 고개를 젓는다. 대애단하다. 난 또 거의 결혼 직전까지 가는 커플인 줄 알았네. 이름도 몰라? 동민의 말에 경훈은 버럭 화를 낸다.
"누차 말하지만, 전 한낱 이름을 사랑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 자기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한다고요!"
"......얘한테 누가 로맨스 소설 사줬어. 데려와."
동민의 말에 경훈은 앉은 채로 펄쩍 뛴다. 준석은 경훈의 반응을 무시하며 바 안을 둘러보다가, 어느 끈적하게 얽혀있는 커플에게 시선이 멎었다. 둘은 바 안의 사람들을 의식하지도 않고, 진하게 껴안고 키스를 하고 있었다. 키 작은 남자는 키 큰 남자의 목에 팔을 두르더니, 이제는 아예 혀를 내어 입술을 핥기 시작했다. 저럴 거면 방을 잡지, 왜 바에서 저러고 있는 거야. 준석은 인상을 쓴다. 그런데 두 사람이 잠시 입을 떼자, 준석은 키 큰 남자의 얼굴에 경악을 한다. 기, 기, 김경훈. 저기, 저거. 저 사람.
"니네 자기 아니냐...?"
준석의 손가락질에, 경훈과 동민도 한 쌍의 커플을 바라본다. 그리고 키 큰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경훈은 새하얗게 질린다. 어떻게, 어떻게....! 날 놔두고...!! 경훈은 배신감에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끈적하게 키스를 하는 두 사람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유현은 키 작은 남자의 허리를 매만지다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기척에 입술을 뗀다. 그러다가 경훈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다. 겨, 경민씨...
"유훈씨,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미, 미안해요. 먼저 말했어야 하는데...."
"이 사람, 대체 누구에요. 지금 나를 놔두고, 바람을 피는 거에요?"
경훈은 부들대며 키 작은 남자를 가리킨다. 이렇게 턱수염 난, 키 작은 남자가 좋아요? 나는 키 크고, 수염도 깨끗하게 면도했고, 잘생겼는데? 경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유현을 바라본다. 유현은 잠시 한숨을 쉬더니, 애처롭게 경훈을 바라본다.
"경민씨, 지금은 밤이에요."
"네?"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해가 지고 달이 뜨죠. 은은하게 빛나는 달. 저는 지금, 마치 보름달을 본 한 마리 늑대에 지나지 않아요. 낮에 보았던 태양의 빛을 새까맣게 까먹은, 어두운 밤의 한 마리 동물."
무슨 연극 대사를 외우는 듯한 유현의 말에, 동민은 팔짱을 낀다. 쟤네 지금 옛날 드라마 찍는 거냐? 동민의 비아냥에 준석도 어이가 없다는 듯 그러게요. 라고 대꾸한다. 그러나 지금 경훈은 세상 누구보다 진지하다. 내, 내가, 내가 밤이 되면 잊혀지는 그런 존재였어요??? 경훈의 물음에 유현은 미안한 표정으로 땅을 내려다본다.
"미안해요, 경민씨. 저는 이제 휘용씨를 사랑해요."
".......저기 유현씨. 저는 휘종인데요. 남. 휘. 종."
이제껏 뒤에 숨어있던 남자는 유현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발음한다. 그러더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경훈에게 손을 내밀었다.
"유현씨에게 얘기는 들었습니다. 애인이 있다고 하셨는데, 제가 유현씨를 포기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빼앗고 말았네요. 죄송합니다."
"애인이 있는 걸 알았다고요!! 당신은, 상도덕이라는 것도 없어요?"
"애석한 말이지만, 때로는 최고의 선택을 해야하는 때가 있죠. 이 말인 즉슨, 유현씨에게 있어서 그 쪽보다 제가 더 최고의 선택이라는 거죠."
어떻게 그런 말을! 경훈은 휘종의 말을 듣더니, 더욱더 몸을 부들댄다. 이 고전 드라마를 상당히 재미없게 바라보던 동민은, 다른 볼거리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다가 귀여운 남자를 발견한다. 오호, 못 보던 얼굴이네. 한동안 뉴페이스가 없더니, 저런 귀요미가 들어오려고 이렇게 나를 애태웠구나. 동민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꽃미남에게 달려가려는 듯 한 발자국 내딛었다. 그러나 준석이 바로 동민의 옷을 잡아 끈다. 왜!! 동민이 짜증을 내자, 준석은 고개를 젓는다. 나 혼자 있잖아. 쟤 오거든 가. 동민은 그 말에 입을 삐죽 내밀고는 자리에 다시 앉는다. 빨리 좀 와라, 이놈아. 이렇게 관객석이 지루해하는데도, 이 세 명의 삼류 드라마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이제 깔끔히 물러나주시죠. 당신의 연애, 제가 응원은 하겠습니다."
"....그냥, 그냥 응원도 하지 마세요."
경훈은 그렇게 유현에게서 몸을 홱 돌려버렸다. 그리고는 테이블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쟤 이제 오네, 나 간다!! 동민은 튀어나가듯 테이블에서 자취를 감췄다. 준석은 경훈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경훈의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고작 며칠 사귀고 나서는, 뭐가 대단하다고 우냐. 준석은 자신에게 안겨오는 경훈을 가만히 보듬어준다. 곧 준석의 어깨 쪽이 젖어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주, 준서가아.... 흑, 흑."
"이름도 제대로 못 외울 때부터 알아봤다. 뭘 우냐."
"얼마나, 얼마나 사랑했는데...."
"아니, 대체 며칠 밖에 안 사귀었는데 뭘 사랑했단 거야?"
울고 있는 경훈을 확 떼어내더니, 준석은 쏘아붙인다. 오래 사귀었으면 아 그랬구나, 할거야. 그런데 고작 며칠 사귄거 가지고 왜 이래? 준석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하자, 경훈은 킁 하고 코를 한 번 들이킨다. 그러더니 준석을 바라보며 눈물을 닦는다.
"지금 사랑한 기간이 중요해? 우리가 나누었던 사랑이 얼마나 진했는지가 중요하지! 자기랑 난, 무려 세 번이나 잤다고."
"그러면, 한 번 자면, 3분의 1을 사랑하겠네? 그럼 너 나 33.3%만큼 사랑하냐?"
"한, 한, 고작 한 번이랑은 달라!! 세 번이라고!!"
"...그래, 그럼 너 나랑 두 번 더 해봐. 그럼 이제 저 환승남 말고 날 사랑하면 되겠네."
어....어? 준석아, 왜 얘기가 그렇게 가는 거야? 경훈은 갑작스런 전개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준석이 왜 화를 내는지도 모르겠고, 갑자기 두 번을 더 준석과 왜 섹스를 해야 하는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편, 준석은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났다. 더 이상은 못 참겠다, 바보처럼 참고만 있는 것도 한 두번이라야지. 고작 섹스 횟수가 너에게는 사랑의 징표냐? 오냐, 그래. 그러면 나랑은 세 번 이상을 하면 되겠네. 그러면 내가 이기는 거지? 그렇지, 이 단세포마냥 단순한 김경훈아? 준석은 남은 술을 입에 털어넣더니, 경훈의 손목을 잡고 바를 빠져나간다. 주, 준석아아!! 잠깐마안!! 경훈의 애처로운 외침은, 둘과 함께 바를 빠져나갔다.
"그래서, 이번 디자인 팀에 아르바이트생이 하나 필요하거든요. 장 차장님, 뭐 주변에 추천할만한 사람 있나요?"
디자인 팀 과장인 연승의 말에, 동민은 물고 있던 종이컵을 빼낸다. 디자인이라, 그러면 그림 쪽으로 잘하면 되는거 아닌가? 동민의 질문에 연승은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리고 솔직히 머리도 좀 빠릿빠릿 했으면 좋겠네요.
"말이 아르바이트지, 약간 인턴과 아르바이트 사이에 있는 거랄까요... 프로젝트 쪽에 참여도 해야하고, 홈페이지 UI 디자인도 아무래도 맡게 될 것 같거든요. 어때요, 생각나는 사람 있어요?"
"......있잖아. 고등학교 중퇴한 애 하나 있는데, 괜찮을까?"
"......어, 고졸까지는 괜찮은데. 잘 모르겠네요. 필모나 디자인 기획한 거 있으면 좀 넘겨줄 수 있어요?"
한 번 알아는 볼게. 동민의 말에 연승은 좋아요! 라고 소리친다. 아, 추천서는 차장님이 써 주시고, 지원서랑 필모 합쳐서 빠른 시일 내에 저한테 보내주시면 돼요. 연승의 말에 동민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핸드폰을 꺼내어 든다. 몇 번 액정을 두들기고, 통화 버튼을 누른다. 몇 번 신호가 가지도 않았는데, 덜컥 하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는다. 곧 긴장된 목소리. .....여보세요?
"어린이, 공적인 일로 몇 가지 물어볼게 있는데."
- ........말씀하세요.
"너, 디자인 쪽 업무 관심있냐?"
- 디자인.......이요? 어떤?
"옷 뭐 이런거는 아니고, 홈페이지 쪽도 하고 뭐 그렇다던데."
- ....제대로 좀 말해줘요. 업무가 딱 정해져있어야 일을 할지 말지를 정하죠.
현민은 불만족스럽다는 듯한 말투이다. 깐깐하기는. 아이씨, 아까 최과장한테 제대로 물어볼걸. 동민은 연승이 하던 업무를 떠올린다. 어디 보자. 아, 홈페이지도 그렇고. 외주 받아서 들어오는 광고들 디자인 하는거야. 동민의 말에 현민은 숨을 들이킨다.
- 광고...하고 싶긴 한데, 저 중졸인데요.
"우리가 뭐 유명한 회사도 아니고, 학벌 같은게 최우선은 아니야. 너 필모나 그림 좀 그려놓은 거 있냐."
- 뭐, 미술 쪽으로 몇 개 상 타고, 디자인 기획안 그려놓은 거? 이런 건 좀 있긴 해요.
"음...........그러면 그거 몇 개 골라서 우리 집 쪽으로 보낼래? 지원서는 내가 카톡으로 보낼게."
현민은 불안한 목소리로 알았어요. 라고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는다. 동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를 종료한다. 그런데 추천서라, 어떻게 써야 하지? 얼굴이 귀엽고 키스를 잘함, 이라고 쓰면 안되려나. 동민은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사무실로 되돌아갔다. 솔직히 현민이 생각나서 연락한 것이긴 하지만, 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현민은 중졸일 뿐이고, 몇 개의 대회에서 상이나 탄, 그저 특별할 것 없는 18살이니까. 그런데 뭐가 되겠어? 동민이나 현민이나, 둘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연승의 다음주부터 출근하세요, 라는 말은 심히 충격적이었다. 현민은 믿기지가 않아 몇 번이나 연승에게 ....제가요? 저를, 말씀이십니까? 라고 물었다. 동민도 연승에게 .....얠 쓴다고? 라고 되물었고. 두 사람의 똑같은 반응에 연승은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요즘은 학벌보다는 능력 위주죠. 뭐, 디자인 하는 거 보아하니 좀 더 가르치면 괜찮을 친구 같더라고요. 사실 중졸이라 반대하는 사람들이 좀 많긴 했는데, 디자인 실력으로 까이지는 않았으니 이 정도면 괜찮지."
"..대체 18살 디자인이 괜찮다고 보일 정도면, 너네 팀 디자인 실력은 어느 정도라는 거냐."
"왜 이래, 우리 나름 잘 나간다고요."
동민의 말에 연승은 발끈한다. 비록 동민의 회사는 메이저한 회사는 아니지만, 광고 업계 쪽에서 나름 잔뼈가 굵은 회사였다. 그래서 동민처럼 영업 부뿐만 아니라, 연승이 속해있는 기획 및 디자인 부서도 생각보다 외주가 많이 쏟아지는 편이었다. 어지간히 야근 거리가 많아야 말이지,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까 다들 힘들어 죽겠다고. 이것이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뽑는 이유였다. 현민은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연승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놀란다.
"아, 그런데 현민씨. 그리는 작업을 아날로그하게만 하나요?"
"....네, 주로 연필, 붓, 물감, 색연필..."
"그것도 좋긴한데,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할 줄 알아야지. 광고 같은 경우에는 컴퓨터를 이용하지 못하면 안되니까. ... 그걸 장차장님이 좀 가르쳐줘요. 다음주까지 어떻게 사용한다, 뭐 사용법 이런 것만."
내가 가르쳐주고는 싶은데, 우리 팀 당장 이번 주 외주를 마무리 해야해서. 그럼 부탁해요, 장차장님! 연승은 동민의 손을 꼭 잡더니, 현민에게 손을 한 번 흔들어보인다. 연승의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던 현민은, 천천히 동민을 돌아본다. 아니, 사실은 눈도 마주치지 못한다. 민망하기 없다. 분명 호기롭게 남친 사귀었으니 이제 안 볼거에요! 라고 가게를 박차고 나간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계속해서 보게 될 줄이야. 현민은 자신의 흑역사에 한숨을 내쉰다. 동민은 그런 현민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자신도 멋쩍은 듯 턱을 긁적인다.
"어린이. 너 주말에 시간 좀 내라."
"네?"
"우리 집 와."
"........저, 남자친구가 안 좋아해요."
"뭐래, 내가 너 놀러오라는 거 같냐. 방금 못 들었어? 프로그램 다루는 방법 알아오라잖아!!"
동민은 소리를 버럭 지른다. 현민은 다시 김칫국을 마셔버린 자신에게 민망해져,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다. 동민의 집, 하면 아직도 둘이 몸을 섞는 장소로 밖에 연상이 안 된다. 참, 익숙해진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거야....!! 귀까지 빨개져버린 현민을 보며 동민은 한숨을 쉰다.
"주말에 딱, 집중해서 쌈박하게 공부하자고. 엄연히 내가 추천인인데, 추천한 사람 체면 안 구기게 잘 배워가야지. 안 그래?"
"........토요일, 오후 3시쯤에 갈게요."
"그래. .......비밀번호 알지?"
그래도 출발하기 전에 톡은 넣어놔라. 동민은 그렇게 말하며 현민을 지나친다. 사무실 안으로 쏙 들어가는 동민을 바라보다가, 현민은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내내 현민의 표정은 얼이 빠져있다. 곧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현민은 비틀비틀 걸어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른다. 문이 닫히자, 현민은 엘리베이터 바닥에 털썩 주저 앉는다. 미치겠다, 미치겠어!!!!! 지금 현민의 심장은, 미친듯이 쿵쾅거리며 질주하고 있었다.
전력....재밌고 좋은데....지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좀 쉬다가 썼는데 분량이나 내용이..... 11화 읽는 갓드라 미아내....
좀 더 쉬고 12화는 제대로 써야지 뉸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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