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게임을 하고 있을 때 준석에게서 술 마시자는 연락이 왔다. 알겠다고 답을 보내자 집과 가까운 곳의 술집 이름을 보내왔다.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건가 싶어 겉옷을 챙겨들고 빠르게 집에서 나왔다. 술집에 도착해 발견한 준석은 혼자서 꽤 오래 마신건지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준석의 앞자리에 앉으며 손에 들린 겉옷을 내려놓으니 준석이 "왔어요? 형, 오늘 술 사주세요." 라며 말을 건넨다. "얌마, 니 혼자 이만큼 먹어놓고 사달란 말이 나오냐."라며 머리를 툭 밀자 동생한테 술 한 잔도 못 사주냐며 날 쳐다본다. 준석의 말대로 동생인데 한 잔 뿐이겠냐, 열 병도 사주지 싶어 장난이라며 술을 더 시켰다. "그래서 왜 처량하게 혼자서 술 마신건데." 내 질문에 준석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술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면서 왜 날 불러냈는데." 투덜거리듯 말늘 내뱉자 보고 싶어 불렀다며 머리를 긁적인다. "오글거려." "제가 생각해도 오글거려요." "알아서 다행이네." 준석의 뜬금 없는 말에 어색했던 분위기는 술이 들어가며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평소에 뭐하고 다니냐. 누구랑 다니냐 등등 별 시덥잖은 얘기만 오고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평소보다 많이 꼬이는 혀에 취했구나 싶어 술을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준석은 평소와는 다르게 취한건지 연거푸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저러다 훅 가지 싶어 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는 손을 잡았다. "그만 마셔." "네네, 형이 그만 마시라니까 그만 마셔야죠." "너 취했나보다." 형, 이라 불러오는 준석에 왜 부르냐고 답하니 진호형, 하며 재차 날 불러온다. 대답은 하지 않고 이름만 부르는 준석에 짜증을 내려던 차에 준석이 말을 이어 하기 시작했다. "형, 늘 존경해왔어요. 항상 빛나는 사람이라 존경했는데. 근데 지금은 제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지금 이게 존경인지 사랑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서로에게 폭탄선언일 말을 내뱉은 준석은 말이 끝남과 동시에 테이블 위로 쓰러지듯 잠들었다. 준석의 말에 당황한 것도 잠시 쓰러진 준석을 깨웠다. "이준석, 일어나. 무거워." 제대로 취한건지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준석에 한숨을 쉬곤 계산을 했다. "야, 이준석. 집 가자." 집 가자는 말을 들은 건지 부스스 고개를 드는 준석을 일으켜 세웠다. 비틀거리는 준석에 넘어지면 너랑 나랑 둘 다 다친다고 말을 하자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을 해왔다.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