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저런 이유도 많지만 셜록 시리즈 스스로 세운 캐릭터 정체성을 무시하는 점이 있다는 거.
원작이랑 비교해서 달라지는 점도 다 좋은데, 인간성이 가미된다고 해도 너무 나간 느낌이야.
예를 들어, 셜록은 마횽주입식이든 선천적이든 모럴을 별로 중요시 하지않고 하나뿐인 친구에게도 실험을 시도(202처럼)할 정도로 실험정신과 추진력이 받쳐주는 논리적 + 실천적 + 행동파 현장형 소시오패스 탐정인데, 이번에 자신(및 존의) 주량도 몰라서 몰리에게 계산을 맡기는 게 말이됨?
온갖실험 및 두뇌에 자극없고 심심한 게 싫어서 약까지 한 전력이 있는데 작가들이 술 취한 셜록이 보고싶다는 이유로 너무 무경험자스럽게 그려놓음. 셜록이라면 온갖 종류의 술에 대한 주량마저도 다 체험해 알고있겠지.
아무리 존이 몰래 폭탄주를 만들었다지만 그 평범한 인간이상의 개코에 눈치빠른 셜록이 주량을 넘어선 자신의 신체변화를 못 알아채고 주량체크를 위한 목적을 잊고 꽐라가 된다는 게 말이 안됨.( 202에선 환각가스 마시고도 냉철했던 놈임)
만약 예전의 셜록이라면 눈치채고 브레이크를 걸었겠지. 인간미가 더해진 셜록이라 중간에 눈치채고도 그냥 맞춰주려고 스스로 취해서 놀아준다면 모를까.
메리가 셜록과 존 머리꼭대기 위에 있는 듯한 설정도 좀 그래.
물론 메리가 똑똑하고 재치있는 캐릭터라는 걸 알지만 거기에 휘둘릴 정도(존의 등떠밀린 핑계나 메리가 존을 내보내주는 상황을 못 알아챌 정도)로 셜록이란 캐릭터가 바보가 아닌데 그냥 결혼을 앞둔 친구일에 허둥대는 보통 남자캐처럼 그려놓음.
그리고 이미 301에서 존에게 자신이 없는데 무슨 삶이냐며 의기양양하던 건 어디가고 들러리가 되어달라는 말에 할 말까지 잊다니ㅋ
아무리 메리의 등장으로 밀려난 느낌도 있고 셜록자신이 그렇게까지 존에게 중요하진 않은가보다 하며 풀이 죽었더라도 기본적으로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성향이 강한 셜록이라면 존의 들러리 부탁이나 내 베스트프렌드야 라는 말엔 내심 훗 여전히 내가 최고군 후루룩 차가 맛있네~ 이런 생각을 가졌을 거 같은데. (물론 연설문에 고심하는 건 이해된다만)
게다가 사람들 앞에서 연설시작을 못해서 버벅대다니ㅋ
언제어디서나 마이웨이이고 거의 모든 상황에 대처가능한 캐릭터 아니었나. 아이린이야 완전 폭탄이라 그렇다쳐도.
셜록은 인간감정을 깊게 공감하진 않아도 어떤지 알고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시즌 1에서 보이듯이 몰리를 쥐락펴락하는 스킬도 그렇고 103에서도 피해자취조를 위해 바로 상황파악하고 어떻게 접근하고 다루는 게 효과적인지도 잘 알고 있음.
셜록은 관찰과 추론으로 감정적인 모습도 습득해서 얼마든지 가장할 수 있고 의외로 예술적감성도 풍부하고 어지간한 일들은 자기예상범위의 일들이라 웬만한 일로는 당황하지 않는데 자신에게 별 의미없는 대중 앞에서 버벅이라니.
진심을 내보이는 게 셜록 평소의 생활이 아니라고 해도 너무 지나치게 평범한 인간적 모습이야.
(+사실 인간적인 셜록은 지금까지 계속 보아왔음.
셜록이 가진 단점인 오만함과 지적우월감이 가져다주는 실수라던가 마횽과 투닥거리는 모습, 걍 흔한 사람과 자기 주변인을 슬슬 구별해가는 모습은 이미 시리즈 중에서 차근차근 진행되어 인간미를 보여줬다고 생각함.
셜록은 자신이 상관안하는 사람에게 전혀 배려가 없음. 301부터는 좀 나아졌지만, 보통 사람에겐 매우 무례하고 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든 말든 필요없으니까 마이웨이 하지만 지인들 및 특별한 사람 한정으로 사과도 하고 나름대로 배려도 함.
만취한 상태에서도 주먹질을 피하는 실력인데 존에게 꼬박꼬박 얻어터져주는 것도 그렇고, 그 좋은 기억력으로 레레이름 맨날 틀리는 것도 나름의 애정표현이고, 허드슨부인에게 기스냈다고 미국요원을 몇 번이나 창밖에 집어던진 것도 그렇고, 심지어 속셈은 몰라도 친히 앤더슨을 방문해서 어깨를 토닥여도 줌!)
그리고 마지막에 그렇게 쓸쓸한 표정으로 나가는 것도 그래.
아무리 존성애자고 외로움을 깨닫게 되었다지만 셜록은 셜록이야. 그냥 인간이 아님.
마횽정도는 아닐지라도 결혼이라던가 저런 감정과잉의 현실생활을 안 좋아하는데 거기서 밀려난 듯한 얼굴을 하다니. 개인적으론 거기서 잘난 표정으로 으쓱하고 이래서 닝겐들이란 하고 쿨하게 나와주는 게 더 어울려보임.
연출은 뭐 그냥 이럴수도 있고 하고 넘어가려고 해도...
닭 무리에 있는 백조가 친구인 닭에게 난 날 수 있지만 내가 날개접고 같이 걸어줄께 하는 게 아니고 걍 날개를 꺾어서 같이 걷게 하는 걸 보는 느낌이야.
부디 작가가 자기 재미있자고 스스로 세워놓은 캐릭터의 틀에서도 어긋나진 않았음 좋겠어.
302 편만 놓고 보면 그냥 팬픽같아. 연출 같은 거 빼곤 되려 301편이 좋았음.
출처 : 영드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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