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티즈앱 
한국을 사랑하는 국적이 다른 청년 3인방이 모여 한국어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인종·국적·모국어·직업까지 공통점이 없는 세 남자들은 단 한 가지 한국에 대한 사랑으로 친구가 됐다.
지난달 20일 JTBC '비정상회담' 시즌2가 포문을 열었다. 2주년을 기점으로 삼아 멤버들을 대거 교체하고 변화를 꾀했다. 인도 대표 럭키(38)·미국 대표 마크 테토(36)·프랑스 대표 오헬리엉(35)은 신입 멤버로 합류했다.
고정 멤버로 참여한 지 이제 막 4주차에 접어든 세 사람은 "입이 아직 덜 풀렸어요. 본업과 방송을 겸업하는 게 만만치는 않은데 하면 할수록 재밌어요"라면서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럭키·오헬리엉과 함께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서 살고 있는 마크의 집을 찾았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전통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창문을 열면 처마 사이로 서울 도심이 펼쳐졌다.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났다. 럭키는 집안을 둘러보며 "집이 정말 좋아. 아내랑 같이 왔으면 엄청 부러워했을 것 같아"라고 말했다. 오헬리엉은 "마크 집 진짜 좋은데?"라고 화들짝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아담한 마당과 나무향이 가득한 마크의 한옥집은 멋스러웠다. 한옥의 정취에 빠진 특별한 취중토크다.
-마크는 일 때문에 한국에 왔다고 했는데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오게 됐나요.
(오) "어떤 나라인지 궁금해서 왔어요. 프랑스에서 어렸을 때 태권도를 배웠는데 사범님이 한국 사람이었어요. 제 인생 중에 제일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한국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죠. 프랑스에서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한국 사람이었는데 굉장히 매력적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한국이 궁금했죠."
(럭) "한국 땅을 밟은지는 20년이 됐어요. 거주는 7년이고요. 공부하러 한국에 왔어요. 아버지가 한국으로 유학을 보냈거든요. 운명이에요."
-'비정상회담2' 방송 이후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오) "좋다고 하더라고요. 학생들이 선생님 잘생겼다고 칭찬했어요. 한, 두 명의 학생은 방송 콘셉트를 잘 잡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해줬어요."
(마) "예전에 '비정상회담' 일일 비정상으로 출연하기도 하고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도 출연했었어요. 이후 한동안 방송에 나오지 않았는데 '비정상회담2'에 합류하니 마크를 매주 볼 수 있어서 반갑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기뻤어요."
-오헬리엉은 성시경 씨를 이름이 아닌 '가수'라고 부른다고 들었어요.
(오) "가수(성시경)·MC(전현무)·개그맨(유세윤)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불러요."
(럭) "오헬리엉이 제 이름을 불러줘서 다행이에요. 다행스럽게도 절 보고 '인도'라고 안 불러요.(웃음)"
-오헬리엉과 럭키는 첫 방송부터 티격태격했죠.
(럭) "만나자마자 인도가 더럽다고 했어요."
(오) "사전 인터뷰 때 인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봐서 솔직하게 말했어요. 더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그게 대본에 그대로 있었어요. 제작진이 독해요"
(럭) "오헬리헝이 인도가 아름답다고 했으면 재미없었을 거에요.(웃음) 프랑스인의 특징이 '노필러링'인데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니까 저도 반발할 수 있었어요. 그런 말에 일일이 상처받지 않아요. 민감하게 생각하면 삐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에요. 서로가 서로의 나라에 대해 얘기하면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죠.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하나의 에피소드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건 어디가서 돈을 내고도 못할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시즌1 멤버들과의 비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아요.
(마) "당연히 엄청나게 부담스럽죠. 시즌1 멤버였던 미국 대표 타일러가 한국말을 잘했잖아요. 그래서 부담감을 많이 느꼈어요."
(럭) "마크 너무 그렇게 부담을 느끼지 마. 뉴욕 출신으로서 마크가 경험한 미국에 대해 얘기한다면 마크만의 할 얘기가 많다고 생각해. 마크만의 매력이 있으니까."
(오) "지금까지 프랑스 대표로 '비정상회담'에 나온 사람들은 한국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어요.(웃음)"
-원년 멤버 알베르토와 기욤이 배려를 해줬나요.
(오) "알베르토와 기욤은 너무 착해요. 새로운 사람들이 안정되게 도와줘요. 우리가 부족하면 채워주는 느낌이에요.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럭) "기욤을 처음 만났는데 몇년생이냐고 물어보더라고요. 78년생이라고 하니까 '형'이라고 부르겠다고 했어요. 기분이 좋았어요. 한국에서 외국인이 100회까지 하는 프로그램은 없잖아요. 그런 걸 봤을 때 알베르토와 기욤은 자신만의 마인드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마) "첫 녹화부터 느낀 건데 그 자리가 진짜 자연스러운 자리는 아니에요. 앉자마자 시작해야 하는데 조명도 너무 뜨겁고 긴장해서 땀이 났어요.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근데 알베르토와 기욤은 2년 넘게 해서 익숙했어요. 우린 그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배울 게 많은 친구들이에요."
-시즌2의 매력을 어필해주세요.
(럭) "솔직함이요. 처음에 걱정이 많았어요. 제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나서 욕을 먹을까 봐 가족들도 걱정 많이 했거든요. 근데 방송 이후 주변에서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외모가 잘생긴 사람들이 인기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절 향해 좋다고 해주니까 믿어지지 않았어요. 방송 이후 반응을 보니까 잘생기진 않았지만 솔직하게 말하는 걸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고요."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