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림축하연으로 은이의 결혼 대신 궁녀출궁식이 확정된거야)
상기된 얼굴을 하고 각자의 짐을 들고 있는 궁녀 무리들. 그들을 아무 말 없이 보고 있는 다미원의 당당한 주인 오상궁. "다들 그동안 고생했어. 고향 가서도 다미원 다는 잊지 말고 가끔씩 생각하렴. 알겠지?" 입을 모아 대답하는 궁녀들. "그리고 해수. 넌 나 좀 보자" 나가기 바로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했나 싶어 오상궁을 얼른 따라가는 해수. "출궁식 축하한다. 8황자님 댁으로 가는 거니?" 고개를 끄덕인다. 살며시 해수를 안아오는 오상궁. "상궁..님?" "그동안 황자들 사이에서 고생했어. 가서 마음 졸이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 알겠지?" "상궁..."
다미원을 뒤로 황궁문을 두고 그가 서 있다. 황금색의 용이 수놓아진 파랑색의 옷자락을 당당히 휘날리며 수를 기다리는 욱. 조심스럽게 황궁문을 나선다. 기다렸다는 듯 해수를 품에 안아오는 왕욱. "이젠.. 이젠 절대로 널 보내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보내지 않아" "절대로 절 어디로 보내지 마세요. 네?" 서로의 행복감에 어쩔 줄 몰라 웃음만이 그들을 둘러싼다.
"아.. 아가씨? 해수 아가씨? 아가씨 맞죠!" "채령아!!" 몸종에 불과한 자신을 위해 매를 맞아준 해수. 그런 그녀를 보자 들고 있던 빨랫감을 떨어뜨리고 해수에게로 뛰어간다. "아가씨 어떻게 된거에요? 설마 황궁에서 쫓겨나신 건 아니죠?" "에이 내가 어디 그럴 사람으로 보여? 출궁을 시켜주셨어. 나 이제 여기서 살꺼야" "진짜요?" "당연하지" "아가씨가 방금 와서 피곤하니 얼른 방 정리를 하거라" "네 황자님!"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군요. 이곳은" "다 널 기다리느라 그런 것이다" "아! 언니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야겠어요" "그래, 나와 가자. 너를 내게 부탁한 사람이니 분명 기뻐할 거야" 자라난 잡초들을 뜯으며 묘 주위를 정리한다. "언니.. 수에요. 저 오늘로 황궁이 아닌 황자님댁에서 지내게 되었어요. 그 안의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언니만은 여기에 있네요. 언니, 나 잘했죠? 다미원에서 중요한 역할도 해보구.. 저 이제 글도 읽을 줄 알아요! 황후님도 잘 대해 주셨습니다. 언니.. 오늘 언니가 너무 그리워요" 떨리는 목소리와 울음이 섞인다. 그런 해수를 잡아오는 욱.
"부인. 부인께 갚지 못한 마음, 해수에게 갚으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해수가 많이 성장했습니다. 부인께서 보면 기특해 하실텐데.. 그렇지, 수야? 곧 길일을 잡아 혼인할 것입니다. 오늘도 그때도 부인께 늘 미안하고 고마워요"
언니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믿기지 않습니다. 제가 다시 여기서 살게 되다니.." "나도 믿기지가 않는다. 수야" 주위를 휘휘 확인하고는 살짝 입을 맞추고 떨어지는 욱. "이렇게 네가 내 눈앞에 있으니 더는 바랄 것이 없다. 정말로 부인께 감사해. 한 번 더 물을께 수야. 내 반려가 되어줄래?" 품 속에서 꺼내든 건 소박하지만 기품있는 가락지 한 쌍. "저번에 대답을 듣지 못해서 말이다" 멋쩍은 지 살짝 웃음을 지어보인다.
"황자님.." "널 진심으로 은애한다. 수야" "네,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가락지를 끼워주세요" 한 짝은 수의 손가락에, 한 짝은 욱의 손가락에 자리한다. 잠시 바라보다 그런 수를 다시 품에 안아오는 왕욱. "수야.. 해수야.. 내 사람아. 이제야 완전히 온 내 것이 되었구나. 너무 오래 걸렸어.. 다시는 널 놓지 않을 테다. 이젠 그러지 않아.." "황자님 은애합니다. 저도 황자님을 은애해요"
햇살이 간질간질하게 빛나는 지금 - 수와 욱은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다.
"자, 얼른 들어가자. 수 네게 보여줄 것이 있다"
다음편예고하며 사라지기... 아 진짜 욱해... 널 놓을 수 없다진짜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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