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가 나를 무자비하게 때렸을 때 한편으로는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생겼었다.
그토록 조그마한 아이가 그런 힘은 어디서 났는지, 무슨 패기인지 황제의 아들을 때리다니.
좋은 벗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를 했다. 하지만 너는 내게 여인이 되어버렸어.
나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네 모습에 반해버렸다. 너의 그 청아하고 고운 목소리를 좋아했어.
어느샌가부터 네가 노래를 불러주는 날에는 하루의 마지막을 네가 불러준 노래 가사를 몇 번을 되뇌며 마무리했지.
하지만 내가 혼인을 한 후부터는 너의 노래를 듣지 못 했다. 너의 아이 같던 웃음은 사라졌고, 그 고운 목소리조차 황궁이 힘들었는지 상해서 변해버렸다.
그래서 너의 웃음을 되찾고자 틈만 나면 완호지물을 선물했고, 목에 좋은 거면 희귀하더라도 어떻게든 구해서 선물했다.
널 돌려놓으리라 노력했지만, 넌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렸다.
잊기가 힘들구나 해수야. 하루에 수십 번 수백 번은 네 이름을 불러보고, 예전에 네가 불러줬던 노래 가사를 곱씹으며 널 그리워해.
혹여나 손톱에 남아있는 주황빛이 사라지면 널 잊어버릴까 두려워.
..넌 내게 첫 부인을 맞은 걸 축하한다 했지. 표정은 웃어 보였지만 슬픔이 담겨있는 걸 나는 보았다.
이다음에는 네가 내 첫 부인이 되어줘. 해수야. "
.
.
.
의식을 찾고 나서 정신없이 지내다 처음 꿈을 꿨다. 꿈에서 깨자마자 답답한 속을 참지 못하고 병원 밖으로 뛰쳐나왔다.
한참 동안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고 난 후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까 그 꿈은 뭐였을까. 답답한 마음은 진정됐지만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나는 의식을 찾고 보름이 지나서야 퇴원을 했다.
주말에 조카 선율이와 함께 엄마가 부탁한 음식 재료를 사러 대형마트에 갔다.
심부름 거리를 다 사고 난 후에 다 써가던 사무용품들이 생각나 3층으로 갔더니 선율이가 장난감 코너를 보더니 신이나 달려갔다.
장난감 코너를 보자마자 10황자님의 유치했던 완호지물들이 생각이 나서 피식 웃어버렸다.
선율이가 달려갔다는 것도 잊고 그 자리에 서있다가 생각이 나 급하게 찾으러 갔다.
선율이는 모르는 남자와 함께 있었다. 내가 오지 않아서 무서워 울었는지 아이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있었지만 남자를 보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흐뭇하게 웃으며 바라보다가 선율이가 날 발견했는지 " 이모! " 를 외치며 달려왔다.
남자도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털고 우리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제야 남자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려는데 가까이 온 남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놀란 마음에 말을 하지 못 했다.
" 아이가 울고 있길래 달래준 것뿐이니 오해하지 마세요. 그리고 계속 진정을 못하길래 장난감 줬는데 울음을 그치더라고요. 좋아하는 것 같으니 선물로 드릴게요 "
남자가 오해하지 말라며 미소를 짓더니 갔다. 나는 대답도 못하고 남자가 가는 걸 쳐다보기만 했다.
갑자기 남자가 가던 중에 멈추더니 뒤돌아서는 " 웃는 게 예쁘세요 " 라고 하고 사라졌다.
10황자를 닮은 남자가 간 길을 멍하니 쳐다보다 장난감을 줬다는 얘기가 생각이 나 선율이가 만지고 있는 장난감을 확인했다.
예전에 황자 님께서 내 손에 쥐여줬던 거랑 비슷하게 생긴 팽이다.
이걸 보자마자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선율이에게 잠시 여기 있어보라 하고 남자가 간 쪽으로 뛰어갔지만 남자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혹시나 황자님이지 않을까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니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며칠 후 친구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오늘따라 혼자 길을 걷는 게 쓸쓸했다. 또 해수 시절이 생각나는구나. 잊고 살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시절이다.
해수로 살 때는 혼자 있던 적이 많이 없었다. 매일 날 만나러 오는 황자님들 덕분이었는지 그다지 쓸쓸하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그렇게 회상을 하며 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이끌려갔는데 그곳은 공원 입구 앞이었다.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가까이 가보니 한 남자가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언젠가 들어본 목소리처럼 느껴져 얼굴을 확인하니 저번에 만났던 그 남자였다. 놀란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보다가 눈을 마주쳤다. 남자가 날 보더니 웃음 지었다.
그러더니 남자는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던 사람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하고 마지막 노래를 부르겠다고 했다.
난 이 남자가 궁금했다. 정말 10황자님을 똑 닮았기에, 하지만 날 못 알아보니까 괜히 남자를 확인해보고 싶어서 버스킹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 생각을 하고 공연을 봤다.
그의 마지막 노래의 멜로디가 흘러나왔고, 그는 호흡을 가다듬다가 첫 소절을 불렀다.
그의 노래 가사는 날 혼란스럽게 했다,
바쁘게 스치고 가는무정한 사람속에도한줌 벗이 좋아서 웃나
외로움 없는 곳을 찾게되면나와 그 곳으로 함께 가다오
친구 친구야너다워 고마워친구 친구야너다워 고마워
아무말 없는 하늘이어제와 달라 보여도누구를 탓할 수가 있나
어쩌면 세상 모두가무서운 꿈을 꾸는데나혼자만 울 수가 있나
돌아가고픈 곳이 있었지만이젠 내 발자국마저 낯선데
친구 친구야너다워 고마워친구 친구야 너다워 고마워
내가 황자 님에게 불러준 노래다. 이 노래는 고하진 시절에 불렀던 적도 없고 오직 10황자님 앞에서만 불렀던 노래다.
그 노래를 이 남자가 부르는 게 말이 안 되는 거다. 한 글자도 다르지 않았다.
너무 놀라 남자를 쳐다보니, 남자 또한 날 쳐다봤다. 우리는 눈이 마주쳤다. 그는 살짝 미소를 짓는 듯했다.
남자에게서 황자님의 모습이 보였다.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가슴이 또 답답해졌다. 난 그 자리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공원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한참을 뛰어 숨이 찰 때쯤 주변에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앞에 있던 나무를 바라봤다.
그 자리를 피하면 마음이 진정될 줄 알았다. 하지만 진정이 안된다.
저 사람은 누구일까. 정말 황자 님일까? 저 노래를 어떻게 알까.
온갖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 차면서 계속 눈물이 났다. 정말 황자 님이 맞는다면 날 왜 모르는 체했을까. 너무 속이 상했다
난 한참을 벤치에 앉아서 울었다.
" 웃는 게 예쁘다 했는데, 왜 울고 있어요. "
아까 그 남자의 목소리다. 너무 놀라 옆을 보니 남자가 날 보며 서있었다.
" 아, 너무 조용히 왔나. 놀랬어요? 아까 노래 부르는데 갑자기 사라졌길래 얼른 정리하고 찾아와봤어요.
그때 마트에서 만났던 분 맞죠? 다시 한번 더 보고 싶었거든요. 여기서 보니까 반가워요!
그런데 마지막 노래 제가 제일 아끼는 노랜데, 왜 다 안 듣고 가셨어요? "
" ..아, 노래 정말 좋았어요. 잘 들었어요.
그냥 옛날 생각이 나길래 속이 답답해서요. 절대 그쪽 노래가 별로거나 듣기 싫어서 그런 건 아니고요.
.......제가 어떤 분께 불러준 노래랑 가사가 비슷하길래 놀란 마음에.. "
말을 계속 얼버무리니 남자는 웃으면서 됐다며 내 옆에 앉았다. 우리는 말없이 앞만 바라봤다.
십여 분이 지난 후, 남자가 진지한 목소리로 자기 얘기를 들어달라 했다. 난 싫지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 제가 예전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그 사람은 틈만 나면 제게 노래를 불러줬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람의 노래는 물론이고, 목소리마저 듣기 어려웠어요.
목이 상해버렸거든요. 다시 한번 듣고 싶다고 달을 보며 간절히 빌었어요. 하지만 달님은 제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아요. 참 미웠죠.
그래서 제가 그녀 대신 노래를 부르겠다고 생각했어요. 내게 불러줬던 노래의 가사에 멜로디를 붙였고, 매일 그 노래들을 부르며 그녀와의 추억을 되새겼어요.
마지막 곡 또한 그녀가 내게 불러준 곡인데 날 기억 못하는 거야. 해수야? "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남자의 얘기를 들었다. 남자 얘기를 듣는데 이 사람은 10황자님이 아니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다 그의 마지막 말은 내 모든 걸 멈추게 만들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남자를 쳐다봤는데 남자는 환한 미소로 날 마주했다.
" 황자 님..? "
" 해수야. 너의 예쁜 목소리, 네가 불러준 노래, 너의 모든 것을 그리워하고 잊지 않았어. 정말 보고 싶었다.
..예전에 말했듯이 해수야 이번 생에 내 첫 여인이 되어줄래? "
부인에서 여인으로 언어 바꾼 이유는 고려 시대 때는 일부다처제가 가능했지만 대한민국은 아니니까 바꾼 거야!..
은해께 진짜 총제적난국인듯 내 한계.. 바닥이 드러나버렸다 미안해ㅠ
그래도 욱해랑 정해 원한다면.. 열심히 써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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