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난 장애가 있는 현역 고삼임.
이번 수시에서 기회균등 특별교육대상자전형으로 두 개 쓰고 그 중에서 하나 붙음. 근데 막상 갈 대학은 일반 학종으로 쓴 데임.
성적도 낮은 애들이 왜 기균으로 높은 데를 가냐 빼애애액하려는 것도 아니고 기균으로 대학 쉽게 갔다고 엫헤헤헿ㅎ 거리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아주길 바람.
내가 기균으로 수시를 넣으면서 진짜 이게 뭔가 싶었던 게 선생님들이 장애 전형으로 이 정도 성적이면 아주 우수한 거라고 할 때였음.
나는 왼팔을 못 써. 그게 내가 가진 장애고. 근데 왜 내가 왼팔을 쓸 수 있었으면 그냥 괜찮은 수준의 성적이 고작 왼팔 하나 못 쓴다는 이유로 아주 우수한 성적이 되는 건지.
장애가 있으면 꼭 비장애인보다 성적 기준이 낮아야 하는 건가 싶었음. 과소평가되면서 내 실력대로 경쟁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가진 장애 뒤로 숨는 듯한 기분이었음.
뿐만 아니라 환경이 안 좋은 애들이 정말 지원을 받아야 하는 건 원서를 제출할 때가 아니라 거기까지 가는 동안임.
근데 그런 건 하나도 없이 전형 하나만 기준 낮춰서 만들어놓으면 정말 기회가 균등해진다고 생각하는 건가 싶음.
난 중학교 때 사고로 병원에서 2년 동안 지내면서 어떤 학업적인 안내도 지원도 못 받음. 내가 복지에 대해 많은 걸 알지는 못하지만
중학생인 애가 갑자기 입원해서 장애 등급을 받고, 학교를 못 가서 유급 당하고 병원에서 혼자 공부하다가 검정고시를 볼 때까지 앞으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고, 16살인가 17살 때 대뜸 장애인 취업 관련 일자리 잘 구해지냐고 설문조사하기 위해 한 연락이 다인데
다른 경우라고 엄청나게 지원을 잘해주진 않을 거라 생각함.
전형 자체의 취지는 좋음. 근데 취지만 좋음. 전에 초등학생 딸이 공부를 못해서 시골로 내려가서 농어촌 전형을 노려야 한다는 등 억지로 기균대상자 만들어서 대학 잘 가려는 사람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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