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어지더라도 그냥 많이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해주라. 겨울방학 동안 나는 진짜 생각도 많이하고 고민도 많이 했어. 내가 정말 하고싶은게 뭘까, 내가 잘 하는게 뭘까, 내가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가져야 행복하고 또 잘 살 수 있을까. 원래 꿈은 방송작가였고, 지망 학과도 미컴과였어. 엄마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 그런데 2월 초부터 나는 내 꿈이 흔들리고있다는 생각이 컸어. 딱히 이유가 없었거든. 방송작가를 왜 하고싶은거지? 라고 스스로에게 물었을때 답을 할 수 없었어. 그냥 재밌어보여서? 그때부터 내가 하고싶은 게 뭔지 스스로 찾으려고 노력했어. 그래서 2월에는 맨날 도서관만 들락날락 하면서 내가 평소에 관심있던 분야의 책이나 진로 관련 도서를 엄청 읽었고, 진로사이트에서 진로.진학 상담도 받아보고, 또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종이에 쭉 써보기도 했어. 그렇게 판단했더니, 답이 나오더라고. 내가 뭘 하고싶은 건지. 이게 정해진건 2월 말이야. 그렇게 정해진 내 새로운 진짜 꿈은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상담해주는 일이었어. 이 일을 꿈꾸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어느 책이었어. 이것까지 얘기하자면 너무 길어지니까 생략할게. 그때 처음으로 '아 난 이 일을 해야겠구나'라고 크게 느꼈거든. 그 후로 나는 내가 하고싶은 그 교도관(상담직)일을 하기위해 뭘 해야하는지 이리저리 찾아봤어. 그렇게 얻어낸 내 나름의 앞으로의 방향은 이랬어. 심리학과 진학 후 심리학과 (이왕이면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대학원에 진학한 후에 교정직공무원 특채 중 상담 분야에 지원하는 거. 중간에 심리학과 대학, 혹은 대학원을 다니면서 국과수 법심리과 연구원으로도 일해보고 싶었어. (국과수에서 심리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연구보조원을 모집하거든.) 이렇게 나는 나의 꿈을 정했고, 이걸 엄마와 이야기하고 싶었어. 우리 가족은 가난해. 그래서 아빠도 쉬는 날 없이 새벽 늦게 오고, 엄마는 투잡을 뛰어. 항상 나는 독서실 끝나고 12시가 다 되어서 집에 오고, 엄마는 10시가 넘어서 와서 쉬고있어. 엄마한테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엄마는 11시 넘어가면 피곤해하고 또 힘들어보이고, 밤 시간 외에는 엄마와 내가 같이 있는 시간이 없었어. 게다가 엄마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항상 내가 뜻한 바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고, 대화가 아닌 주로 일방적 훈계로 끝날 때가 많아서 선뜻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힘들었어. 그렇게 하루 또 이틀 '내일은 얘기해야지'하고 미루다가 결국 오늘까지 왔어. 학교에선 매 학년 초에 작성하는 상담카드 (진로 희망 사항이나 특기 흥미 등을 적어내는 거!)를 써오라고 나눠줬고, 나는 거기에 부모님이 쓰는 칸을 제외하고는 내가 다 채워넣었어. 당연히 1지망 대학에 심리학과 (연세대)를 적었고. 엄마한테 나머지 부모님이 써야하는 칸들을 채워달라고 종이를 줬어. 엄마는 내가 쓴 걸 읽어보더니 1지망이 심리학과인 걸 보고 놀라셨어. 그렇겠지. 내가 아직 말을 못했으니까. 그리고나서는.... 이 지경까지 왔어. 우리 엄마는 매우매우 현실적인 사람이야. 나는 그렇지 않은 편이고. 내가 심리학과를 적은 걸 보고 너는 엄마생각은 안중에도 없냐고 했어. 내가 어떤 미래를 꿈꾸고, 그 길로 향하느냐에 따라 엄마가 투잡을 5년을 더 할지 10년을 더 할지가 달라지는데 내가 엄마 노후 책임질거냐고. 대학원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말에는 어이가 없다는듯이 코웃음을 치면서 대학원 등록금이 얼만지 아냐고. 그 전에, 너 대학 등록금부터가 얼만진 아냐고. 니가 니 인생 다 책임지고 혼자 할 거냐고. 엄마 아빠가 다 뒷바라지 해주는 건데 그건 생각 안하냐고. 물질적인 것을 다 떠나서라도 넌 니가 가고싶은 학과나 꿈이 바뀌었으면 그거에 대해 엄마 아빠의 동의를 얻었어야한다고. 엄마가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달라고. 처음에는 그냥 아, 내가 미리 말할걸. 하는 미안한 마음이 컸어. 그런데 엄마가 말을 하면 할 수록 내 생각은 점점 삐뚤어졌어. 내가 내 꿈을 꾸는데 그거에 대해 엄마의 동의까지 얻어야 하나? 내가 왜 하고싶은 걸 엄마 허락 맡아서 해야하지? 내 인생인데? 내 꿈에 대해서 왜 엄마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지? 왜 우리집은 가난해서 대학 등록금 대학원 등록금까지 다 따져가며 내 꿈을 포기해야하지? 내가 죽어라 알바해서 대학원 등록금 모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내가 현실적인 문제를 몰라서 이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어. 그런데 엄마는 이제 물질적인 것을 넘어선 것 까지 신경질을 냈어. 연대? 연대 심리? 니가 갈 수나 있긴 해? 웃기네. 하며 나를 비웃었어. 내가 지금 수시나 정시 지원서 쓰는 것도 아닌데. 그냥 1지망, 그러니까 내 최고 목표가 연대라는데 그걸 왜 비웃지? 그리고 솔직히 내가 성적이 낮은 것도 아니야. 물론 아직 재수생 포함 모의고사를 치룬 적이 없어서 실제 수능 성적과는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친 모든 모의고사에서 국어 영어 1등급 놓친 적 없고, 수학도 꾸준히 2등급대였어. 모의고사는 전교권 성적이었고, 국어는 특히나 전교 최상위권이었어. 항상 97~100 사이였거든. 근데도 엄만 날 한번도 칭찬한 적이 없어. 지금 모의고사는 다 쓸데 없는 거다. 재수생 들어와봐야 안다. 그걸 누가 몰라? 재수생 들어오면 등급 떨어질 거 당연히 아는데, 그래도 현재의시험 결과에 대해서 칭찬 한마디만 해주면 안되나? 수고했다. 한 마디, 아니 이 네글자라도. 맨날 엄마는 현실, 또 현실. 현실을 직시하라고만 했어. 니가 잘하는 거 같냐고, 착각하지 말라고. 내가 언제 나 잘한다고 했어... 엄마는 나의 교육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쓰는 것 같아. 내가 ~학과가 가고싶다고 하면 그 학과에 대한 모든 정보들을 모아다 프린트를 해오고, 나한테 설명을 하고, 내가 지금 성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걸 강조하고. 그런 설명은 학교에서만 듣고싶어.. 포근한 쉼터인 집에서까지 수능얘기 대학얘기하고싶지 않은데, 내가 외동딸이라 그런지 엄마는 걱정이 큰가봐. 엄마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닌데, 제발 그게 나한테 큰 스트레스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내가 은연 중에 그런 엄마한테 짜증이라도 내면 엄마는 불같이 화를 내며 다 때려치우라고 해. 정말 극단적.. 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학원 다 끊고 공부 하지 말라고 하고.. 원래도 엄마가 말을 험하게 하거든. 그냥 엄마랑 무슨 말을 하기가 싫어. 이번 평창 올림픽 기간에도 내가 본방 다 챙겨보는 것도 아니고 기사를 통해서 아 우리나라가 이겼구나, 메달을 땄구나, 정도 아는 건데 아빠랑 올림픽 얘기라도 하고 있으면 엄마는 옆에서 엄청 비꼬면서 어느 고3이 지금 올림픽 챙겨보냐고 그래. 그냥 엄마는 내가 공부하는 기계였으면 좋겠는가봐. 그러면서 왜 내 꿈에 대해서는 엄마 동의를 구해야한다고 하고 내가 등록금이랑 집안 형편 하나하나 따져가며 현실과 꿈을 타협하길 바래? 그러면서 왜 내가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너는 못할거라고 그래? 진짜 너무 스트레스받고 속상하고 지쳐.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내가 성인이 되어서도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다 간섭할 거 같아서 무서워. 나한테 너무 관심을 안가졌으면 좋겠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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