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때 예고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대학도 사진과를 갔어 별 다른 노력도 없었고 학교도 유급되기 직전까지 정도로 소홀하게 다녔고 입시 준비도 하나도 안했지만 외부에서 나 혼자 즐기면서 했던 개인작업이 있어서 그걸로 포트폴리오를 내고 운좋게 좋은 학교를 왔어 근데 대학 다니다보니 고등학교 때 배운거, 프리랜서 일하면서 배운거 등등 이미 아는 것들을 또 배우려니까 너무 지겹고 너무 쉽게 운좋게 와서 그런지 배부른 소리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필드엔 비전공자가 너무 많고 굳이 전공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는 직종이라 평생 하나 전공하는데 그게 나는 사진이라는 것이 아쉬운거야 근데 나는 전부터 영화 연출에 관심이 많았고 방학 때 영화과 친구들 도움을 받아 단편영화를 두 편 정도 찍어봤는데 더 깊이 공부를 하고 싶었고 힘들게 인원을 꾸리지 않고도 주변에 영화 제작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길 바라게 됐어 그래서 영화과를 가고 싶어졌는데 내 목표 대학은 한예종과 서울예대야 엄청 경쟁률이 쎈 것도 알고 재학생 친구들을 통해 과제량이나 수업 강도도 쎈 거 알고 있어 피칭, 팀플 등 내가 힘들어하는 것들도 많이 해야한다고 들었는데 나는 사진과를 계속 다니면 못하는 과제도 없고 무난하게 학점도 잘 받으면서 졸업할 수 있어 하지만 이제 영화과 사람들이 너무 부럽고 길가다가 영화과 과잠 입은 사람만 봐도 질투나서 화날 정도로 영화과가 너무 가고싶어 근데 내가 과제 못 해가고 팀플 어려워하고 그래서 졸업을 못할까봐 무섭다 안전빵으로 원하지 않는 전공을 해야할까 아니면 졸업 못할 각오 하고 반수를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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