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 실패... 나 좀 도와줘..

나름 유명한 자사고 졸업한 익인데 초,중,고 때 부모님께 공부로 너무 잡혀 살았고, 공부만 하고 산 게 너무 원망스럽고 후회되서(심지어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은 살짝식 떨어지고 그거 가지고 부모님께선 스틀ㅔ스 주시고ㅠㅠ)고3 때 술 마시고 담배피고 화장 뽝! 하고 주변학교 노는 애들이랑 어울려 다니는 등 늦게 사춘기가 왔었어. 그렇게 수능을 시원하게 말아먹으니까 현역 수능 끝나고 정신을 차렸어. 수능 끝나고 수능 공부 다시했고, 유명 재수학원 컷 겨우 맞춰서 들어가서 재수 때도 일 년동안 미친듯이 갈아넣었는데도 원서질 잘못해서 강제 삼수를 하게 되었어. 삼수하는 김에 이과로 바꿔서 수능 준비를 했는데 초,중,고 때 공부에 목 메느라 쓸데없이 눈만 높아져서 올해도 만족스럽지가 않아..ㅠㅠ(재수 끝나고 술 담배도 다 끊고 3수 시작하면서 공부하느라 애들이랑도 연락도 안 하고 그랬음)

진짜 22년 헛 산 거 같고 부모님께 나 왜 이렇게 옭아매면서 키웠냐고 맨날 싸우고 전교임원까지 했던 내가 요새 히키처럼 씻지도 않고 집에서 폰만 보고 앉아있고 그래ㅠㅠ

진짜 삶이 그냥 여기서 끝나도 이상할 것 없을 것 같고 길에서 과잠만 보면 진짜 미친듯이 서럽고 진짜 자살계획도 세우려다 너무 비참해서 펑펑 울고 여기다가 글을 쓰는구나..

수능 실패하고 우울증 왔던 익들은 이때 어떻게 극복했어...? 진짜 죽고싶은데 차라리 아무 곳이나 가서 학교 걸어놓고 4수할까 하는데 너무 우울하고 서러워서 시작하지도 못하겠고ㅠㅠ 그냥 좀비처럼 살고있어..

[익인1]

사수는 위험하니까 무조건 학교 어디라도 가놓구 하는게 좋을것같아. 올해 1학기 거의 비대면 추세니까 비대면할때 수능공부하고 2학기때 휴학때리고 제대로 공부하는거지!
그리구 지금은 우울해봤자 되는거없엉 힐링을 찾자ㅠ!

[글쓴이]

일단 하게 되면 진짜 학교 걸구 하려구..

[글쓴이]

근데 진짜 손가락 움직이는 것도 귀찮을 정도로 정말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게다가 코로나라서 뭐 할 수 있는 것도 없는데 뭐하고 놀까...? 내 친구들은 공부 땜시 오랫동안 연락 안 한 상태이고, 애들은 대딩3에다가 남자애들은 지금 나라 지키고 있어서 친구들 부르기도 좀 그시기하다..ㅠㅠ 너무 오래 잠수타느라..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글쓴이]

솔직히 나는 여태까지 살아온 게 아까워서라도 4수를 하고싶어.. (당연히 4반수로)
진짜 학벌이 평생의 한으로 남을 것 같거든.. 진짜 작년,재작년 공부했던 노트들 한 페이지만 봐도 공부하느라 죽을 듯이 힘들었던 그 때의 고통이 몰려오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다른 고통을 평생동안 이고 갈 것 같아서..
많이 힘들겠지만, 내 마음이 가슴이 허락하면, 마지막으로 내 자신을 믿어주려고..

[익인3]

지금갈수있는대학이 어딘진 모르겠는데 사수보단 편입준비해도 괜찮을것같아 지금 너무 힘들겠지만 아직 어리고 방법은 아직 많으니까 너무 좌절하지말고 힘내

[글쓴이]

2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나이라 그런지 늦었다는 생각이 너무 들고, 내가 현역, 재수로 간 친구들에 비해서 많이 뒤쳐졌다는 느낌이 강하더라.. 그래서 이번 실패가 더 크게 나를 공격한 것 같아..
편입도 생각 중인게 이번 수능도 망하면 그냥 편입 준비하려구..
진짜 쓸데없이 어렸을 때 공부 잘 하고 열심히 했던 게 오히려 나한텐 불행이더라.. 차라리 내가 공부를 못 했었다면, 공부에 흥미가 없었더라면 지금보단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익인3]

어렸을때 잘 해놔서 지금 목표있이 살수있는거야 많이 안늦었어 우리언니도 이십후반인데 올해 어찌어찌돌아서 원하던학과 들어갔거든 뒤쳐진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에게 맞는 때에 들어가는거야 지금기분 내가 다 이해할수는 없겠지만 너무 우울해하지말자 걱정말고 오늘은 푹자고!!

[글쓴이]

ㅠㅠ 익인아 지금 봤어 너무 고마워ㅠㅠ 그 사이에 잠깐 고향에도 내려갔다왔구, 또 생일도 있었는데 너무 많은 친구들이 축하해줘서 그 사이에 생각들이 많이 정리가 되었어! 지금은 대학 추합들 기다리고 있구, 붙으면 편입, 떨어지면 4수하기로 결정했어! 또 부모님께서도 나 어렸을 때 공부로 압박하신 거에 대해서도 되게 미안해 하시더라구..ㅠㅠ
익3이의 첫 문장이 너무 마음에 와 닿고 순간 울컥했다ㅠㅠ 고마워ㅠㅠㅠㅠ

[익인4]

나랑 상황이 비슷해서 응원해주고싶ㄷㅏ 나도 이번에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 !! 난 중간에 유학가서 늦사춘기 온 케이스거든 ㅠㅠ 우리 열심히하자 화이팅

[글쓴이]

미안.. 지금 봤어ㅠㅠ 익인이도 유학 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구, 너두 나두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열심히 달려보자! 올해 끝나고는 익인이랑 나 둘 다 웃을 수 있길!! 사랑해😍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글쓴이]

헉.. 지금 봤다..ㅠㅠㅠ
익인이 나랑 동갑이구나! 거기에다가 나랑 많은 상황들이 비슷해! 나도 재수 시작할 때는 노베였는데 배수진 치고 미친 듯이 공부하니까 성적은 중경외시 건동홍 급으로 정말 많이 올랐어!!(근데 원서를 이상하게 쓰고 애들이 안 빠져줘서 내 차례까지 안 온 게 문제지)
근데 내 주변에서는 이거보다 더 극적으로 오른 사례들도 봤고, 그러니까 우리 익인이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익인이가 뭐가 멍청해ㅠㅠㅠ 열심히 살아본 적은 있는 거잖아!! 너익도 나익도 올해 열심히 공부해서 이번 수능 끝나고는 서로 웃으면서 술 한 잔 하자! 2022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