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년차에요 남편은 다정하고 어딜가든지 눈에 확 들어오는 사람이에요 중학교때 집안이 풍비박산나서 사우나에서 자고 학교가고 전단지 알바해서 수업비내고 급식비는 못내서 점심시간에 축구하고 놀았다고 할만큼 자립심강하고 대신에 마음은 따뜻하고 여리고 순수한 사람이었어요 결혼하기전에 임신을해서 공짜로 결혼했구요 알콩달콩한걸 좋인하는 부부라서 작은 전세방에서 시작했어요 결혼하고나서도 출근하면 카톡하고 전화하고 연애할때보다 더 애틋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우연히 남편서랍장 뒤지다가 젊었을때 쓴 일기장이랑 사진같은걸 봤거든요 23살때 여자를 사귄것같은데 헤어지고나서 많이 힘들었나봐요 일기장에 다 묻어있더라구요 에휴 우리남편 마음이 여려서 상처받았구나 하고 넘어가려고했는데 한귀퉁이에 써진 글씨.. "미선아.."
우리딸이름이에요 남편은 저 만나기 6년전 일기장에, 한창 이별로 힘들어하던 그 일기장에 딸 이름을 써놓았네요..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갔다온걸까요..
사실 임신하기전부터 딸 나으면 미선이로 이름하자고 남편이 여러번 얘기했어요 연애할때는 나중에 결혼하면 애기이름 뭐할까 하면서 장난도치고 다들 그러잖인요 남편이 몇번 미선이 라고 얘기하니까 저도 마음에들어서 그러자고 했고 첫아이가 딸아이라서 연애할때 지어뒀던이름 미선이로 지었는데..
그게 남편 첫사랑이었던 여자 이름이었네요..
어떤여자였을까 얼마나 사랑했길래 못잊었길래 딸이름을 그여자 이름으로 지었을까..
한편으로는 정말 기분나쁘고 남편을 줘패버리고 싶은데 마음여린사람이라 또 상처받을까봐 모르는척하고있어요
딸아이 볼때마다 그런생각이들어서 나중에 개명신청하려구요
남편은 어떤마음으로 그랬을까요.. 아직 못잊은건지 아니면 그여자랑 약속한건지 나중에 헤어지고 각자 다른사람이랑 결혼하게되면 서로의 이름으로 애기이름 짖자고 그여자랑 연애할때 약속했을수도 있고 아직 못잊었을수도있고 하여튼 행복하기만할줄알았는데 이런일이 생기네요..
차라리 남편이랑 소주한잔 마시면서 물어볼까요
남편도 계속 숨기고 마음 조리고 있을텐데 그래서 힘들었을텐데 이런생각하면 또 제가 속이좁아서 남편 힘들게한건 아닌지 생각도 들구요..
얘기를 꺼내볼까요 아니면 비밀로 간직해줄까요..
저는 아직 남편이 너무 좋고 사랑해요 신랑 얼굴만 보고 있어도 스트레스 다 풀리고 아직도 손잡을때 찌릿해요
어떻게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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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위로와 격려 감사드려요
전 그냥 묻어두기로 했어요
신랑한테도 딸한테도 얘기하지 않을거에요
상처잘받고 마음여린 우리남편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어했을까 이런 생각만 드네요 원망하거나 그러지 않아요
이해하려고합니다 어떤일이있어도 너만사랑하겠다고 결혼식때 약속했잖아요.. 그 어떤일이있어도 이해하고 보듬어주겟다고.. 제가 먼저 그약속을 깨고 싶지는 않네요..
우리 신랑 잘생겼고 다정하고 밖에나가면 카리스마있고 (별명이 카리스마에요) 직장 상사앞에서도 절대 기안죽고 집뜰이때도 나이많은 상사가 짖궂은 야한농담했을때 기분나쁘니까 그런말하지마십시오 딱 부러지게 얘기하는 사람이에요 평일이든 주말이든 집안일 잘도와주고 아무리 피곤해도 산책같이가주고 장보러 간다고하면 따라나서고 시시콜콜한 잔소리하지 않아도 척척 잘할만큼 진국인 남자에요
어릴때 가정이 박살나서 가족없이 지내다보니 겉으로는 남한테 욕먹을행동안하지만 속은 살짝만 건드려도 폭풍처럼 눈물 흘리는 순수한 남자에요.. 그런 마음이었을거에요 아마도..
미선씨
어디서 어떻게 지내시더라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잠깐이었지만 우리신랑 보듬어주셔서 감사해요
남편 일기장을 보니까 웃는모습이 그렇게 이뻤다고 해요
그 웃음 항상 잃지 마시구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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