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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626 출처
이 글은 12년 전 (2013/4/12) 게시물이에요

 

<밸브> - 페니블라섬

나는 1년 좀 넘게 자취를 하고있는 자취생이다.

오늘 집에 돌아와보니 왜인지 가스밸브가 열려있었다.

이런 실수를 했나 의아했지만 일어날수있는 일이니까 대수롭지않게 넘겼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또다시 이 일이 계속됬다.

찝찝해서 꼼꼼하게 체크를 하고 나가도 계속 그러길래 테이프로 붙여도 봤지만 소용없었다.

이제 집에 들어오면 가스냄새가 나는게 일상이 되버렸다. 이젠 살기까지 느껴진다.

'진짜 위험한데, 이거....'

작은 불씨 하나만 있어도 폭발할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이 일의 원인을 찾기위해 하루종일 가스밸브 앞에 있어보기로 했다.

몇시간이나 지났을까, 한눈을 판 사이 가스밸브가 열려있는것이었다.

바로 다시 잠근 후 다시 유심히 보는데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가스밸브가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떠보니 매캐한 가스냄새가 코를 찔렀다.

가스밸브는 아직도 사정없이 돌고있었다.

아. 잠깐. 저거 뭐지?

"끼긱..끼기.."

갑자기 가스렌지 밸브가 돌아간다..

불이 붙고 난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다.

...그래, 분명 전에..

살기가 느껴졌다..


<스탠드> - 나라는 야식이 비만을 일으킨다

언젠가 눈을 떴을 때는 한 새벽 네시쯤이었나,그랬을 것이다. 침대에서 눈 뜨면 바로 보이는 책상 위 스탠드가 밝게 빛내며 서 있었다. 내가 새벽 두시쯤까지 분명 공부했던 것 같은데 나도 모르는 새에 잠든 건가, 왜 나는 책상 위가 아닌 침대에 누워 있는건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그날 무리했던 탓에 바로 잠들어버렸던 걸로 기억한다.

오늘은 공부를 하지 않고 방 안의 모든 불빛을 차단시키고 잠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탠드가 켜져 있었다. 희미하게 불빛이 닿는 곳에 시계가 네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미세하게 빨리 깜박이는게 느껴졌다. 전등의 수명이 다해가는건가?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못 느낄 정도였기에 다시잠이 들었다.

"야, 어디 아프냐?"

"아니, 좀 피곤한데 맨날 새벽에 깨게 되더라."

늘어지도록 낮잠이 쏟아지는 봄철의 5교시의 시간은 너무 길다. 준성이의 물음은 잠 못 드는 밤을 다시 상기시켰고 결국 한숨만이 따랐다. 왜 정확히 네시를 가리키는 순간 눈을 뜨게 되는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책상을 등지고 자도 눈을 뜨면 왜 고개가 스탠드를 향해있는지도. 전기요금이 아까워 매일 스탠드가 꺼져있는 것을 단단히 확인하고 잠드는데도 새벽에 눈을 뜨면 항상 켜져 있음은 의문만이 떠올랐다. 플러스로 조금의 이유모를 두려움까지도. 처음에는 미세하게 떨리던 불빛이 점점 깜빡임의 횟수가 느려지는지라, 어제 엄마에게 스탠드의 전등이 수명이 다해가는 것 같으니 한번 확인해달라고 아침에 은근히 말했었다. 내가 밥을 먹는 동안 내 방에 들렀다 온 엄마의 말 한 마디는 밥을 내 목에 걸리게 만들었다.

"무슨 소리야? 잘만 켜지는데?"

"어? 내가 어젯밤에 봤을땐 깜빡임 심하던데."

"고장났나보다. 기다려봐, 고치던가 새로 사줄게."

그때는 아, 고장인가보다 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꼭 밤에만 깜빡임이 심했다. 솔직히, 무시하고 싶었지만, 내 기억 속에 묻어두고 싶었지만 터놓고 말하자면 그 불빛 아래에서 희미한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단게 두려웠다. 어느날은 그것을 보다가 등골이 서늘해 눈을 바로 감고 잠들었었다. 정확히'얼굴'의 형태였다고 내가 인정하기 시작하면 잠 못 들것 같아 기억 뒤편으로 치우기 바빴다. 엄마가 오늘 새 스탠드를 사와야 할텐데. 엄마에게 문자를 넣어보니 인터넷으로 주문했단다. 절망적인 기분으로 팔에 고개를 묻었다.

그날밤 또 새벽 네시에 눈을 떴다. 숨이 턱 막혀왔다. 책상 위 바로 보이는건 수많은 머리카락에 덮힌 둥그런 물체였다. 꼴에 머릿결은 좋아서 아름답게 책상 밑으로 하늘하늘하게 늘어뜨려져 있었다. 저건 사람 머리다, 라고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스탠드의 깜빡임이 느림에 따라 몇 초 간격으로 어둠과 빛이 그 머리을 비추었는데, 번갈아갈수록 머리가 점점 방향을 돌려가고 있는 것 같았다. 얼굴이 보이기 시작할 때 즈음 바로 눈을 감고 잠에 들어버렸다. 보면 죽을 것 같아서, 그래서.

"엄마 스탠드 왔어?"

"어, 초록색으로 샀다. 방에 있는거 버리고 와."

다음날, 하교 후 학원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돌아온 내게 엄마가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기쁜 마음으로 방 안의 스탠드를 집어든 후 분리수거장으로 가서 사정없이 던지고 나왔다. 불길함을 떨치고 싶은 것이리라. 즐거운 기분으로 집의 현관으로 들어섰다. 엄마는 방 안으로 들어가 잠을 자는듯 했고 이제 나도 씻으러 방으로 향했다. 그런데.. 닫힌 내 방문 밑으로 머리카락이 끼어 흩어져 있었다. 아름답게.



<알람> - 지금 제가 제정신이 아니에요!!!!!!!

저는 아침잠이 많은 편입니다. 알람을 멀리에 맞추어 두면 그것을 끄기 위해서라도 잠에서 깨어날 것이라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머리맡, 책상, 화장실 벽에 하나씩을 맞추어 두었습니다. 꽤 효과가 있는 방법이지만 가끔은 저도 모르게 알람을 무시하고

잠들어버리곤 하기 때문에 정말 급한 일이 있는 날에는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밤을 새는 것은 어른이

된 지금도 퍽 힘든 일입니다. 집에서 살던 때에는 어머니가 깨워주셨기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혼자 자취를 하는 지금은

누군가 아침마다 나를 깨워줬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자취 초기에는 룸메이트를 구할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두 사람이 살만큼 자취방이 넓은 것이 아니라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대학과 자취방은 그렇게 가깝지 않아서 인기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도 한 몫 했습니다. 인적이 드물긴해도

놀라울만큼 값이 싼 방이기 때문에 굳이 같이 살 사람을 구하지 않아도 돈걱정은 덜 할 수 있을테니

조금 고생하더라도 여기에 머물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1층에 사는 주인집 아주머니는 귀가 좋지 않은 편이라

제가 아무리 시끄럽게 알람을 맞춰두어도 주의를 주지 않는다는 점 역시 아주머니껜 죄송하지만 마음 편한 일이었습니다.

오늘도 알람이 울렸습니다. 머리맡에 둔 휴대폰이 날카로운 소음을 내며 진동합니다. 혼곤한 정신으로 손을 뻗어 전원을 꺼버리고 베개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시끄러워…." 화장실 벽에 걸어둔 시계가 요란하게 알람을 울립니다. 화장실은 그리 멀지 않지만,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기는 싫습니다.

누가 대신 꺼줬으면 좋겠다. 실없는 생각을 하며 짜증스레 귀를 막았습니다. 잠이 오는 탓인지 알람 소리가 점차 희미해집니다. 저는 제가 잠이 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잠이 들었다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건 정말 잠을 자는게 맞냐고 물으실 수 있지만, 여즉 울리고 있어야 할 바깥의 알람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곧 꿈을 꾸었는데 꿈 속의 저는 좀 전의 저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잠이 들기 전과 다름없이 주변의 알람을 끄기 위해

몸을 약간 비튼 자세로 엎드려 있었습니다. 아침의 게으름은 꿈 속까지 따라오는 모양으로, 몸을 움직일 수는 있었지만 조금도 움직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직 울리지 않은 책상의 알람 시계를 생각합니다. 책상에 둔 알람이 울릴 때까지는 1분이 남았습니다. 장마철인 탓인지 창문 바깥은 여전히 어둡고,

조금은 서늘합니다. 가위에 눌린 것일까요. 바깥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습니다.

맨발로 바닥을 걷듯 쩍쩍거리는 소리가 끊어질듯 가늘게 들려옵니다. 손가락 끝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면 가위에서 깰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가위에서 깨어나기 위해, 조심스레 손가락에 힘을 주었습니다. ....손가락은 거짓말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였습니다. 가위가 아니라 꿈인 걸까요.

잠에서 깬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나른할 뿐, 몸은 깨어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움직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봅니다. 주인집 아주머니가

잠깐 어디를 나가며 문단속을 잊으신건지 대문이 반쯤 열려있었습니다. 꿈 속의 아주머니는 현실에서만큼 문단속에 철저하지 않으신 듯 합니다.

이상한 꿈이라며 고개를 돌리려던 순간이었습니다. 아주머니가 사는 1층 현관문이 느리게 열렸습니다. 문틈 사이로 주름진 손가락이 나옵니다.

약지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반지는 아주머니의 것을 꼭 닮았습니다. 간헐적으로 꿈틀대던 손가락이 움직임을 멈춥니다. 악몽일까요. 방밖에서

느껴지는 기척을 상기합니다. 꿈 속에서, 다음은 제 차례일지도 모릅니다. 어서 이 기분나쁜 꿈에서 깨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순간,

책상의 알람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렸습니다. 존재하는 소음이라곤 발소리 뿐이던 조용한 꿈 속에서 알람 소리 하나만이 선명하고...........

문고리가 돌아갑니다. ...어쩌면 이것은 꿈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화분> - 쇙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의 꽃과 잎이 점점 말라가고 있다

맞아.. 그때부터였다 이렇게 피폐해지기 시작한건..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화분에는 벌레들이 살기 시작했다 본래 땅에는 식물과 동물이 공생하기 마련이라 처음엔 신경쓰지않았다

오히려 꽃은 만개하고 잎은 푸르렀다 벌레들 또한 화분속 삶에 만족했는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화분속 식구가 늘었다

개미...

개미는 화분속에 굴을 파 집을 만들었다 그리곤 하나 둘 수가 늘기 시작했으며 그 많은 수의 식량을 충당하려 닥치는대로 다른 벌레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화분 속은 개미가 우글우글 댔다

꽃과 잎은 시들시들해졌고 심지어 식량이 부족하자 서로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몇은 화분 밖을 빠져나와 주위를 맴돌며 여왕에게 바칠 식량을 찾고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의 꽃과 잎이 점점 말라가고 있다

맞아.. 그때부터였다 이렇게 피폐해지기 시작한건..

우리의 아름답던 화분 속 세상이 저 망할 개미들이 망쳐버렸다

우리는 심판할것이다 저들이 다른 화분에 옮겨가기전에....



<핸드폰> - 이게바로인생의진리쥐

밤 12시. 오늘도 어김없이 핸드폰으로 문자가 한통 도착했다. 

[불을 조심해.] 

일주일 전부터 계속해서 오는 문자. 발신자도 계속해서 0000이다. 

맨 처음 문자를 받았을땐 신발을 조심하라고 써있었고, 그 다음날엔 화분을, 그 다음날엔 모자를 조심하라고 써있었다.

그리고 문자를 받은 날 부터 악재가 닥치고 있었다.

첫날 신발엔 압정이 들어가 있었고, 그 다음날엔 길거리에서 화분이 떨어졌고, 그 다음날엔 비틀어진 모자가 시야를 가려 차에 치일 뻔했다.

그 후로는 이 문자가 나의 앞날을 보호해주는 것이라 믿게 되었다.

오늘은 불인가, 하고 중얼거리며 모든 가스벨브를 잠그고 그날 하루종일 집안에 틀어박혀 지냈다.

다시 12시. 정해진 약속처럼 문자가 온다.

[영우를 조심해.]

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껏 사물을 지칭하긴 했지만 한번도 사람 이름이 문자로 온 적은 없었다.

심지어 영우는 내 대학 친구다. 베스트 프랜드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술친구로 얼굴을 보는 만큼 서로 사이가 좋으면 좋았지 나쁠 것은 없었다.

어떻게 영우를 알고 있는 거지? 머릿속에 온갖 질문이 떠돌았지만 중요한건 이 문자는 빗나가지 않는단 것이다.

창문과 문을 걸어잠그고 잠을 청했다.

내가 먼저 만남을 청하지 않았기에 조용히 지나가나 싶었지만 저녁이 되자 누군가 대문을 두드렸다.

"여어! 나다! 영우! 문 열어봐!"

열 수 없었다.

문자의 내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난 영우에게 우리 집을 가르쳐준 적이 없었다.

괜한 오해를 살까봐 집에 아무도 없는 척 숨죽이고 이불을 뒤집어 썼다.

그냥 돌아갈 줄 알았건만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점점 커졌다.

"이 씨x! 열어! 안에 있는거 안다고! 죽어! 씨x놈아! 죽어야해!"

영우는 갑자기 어울리지도 않는 욕설을 하며 문을 부셔버릴 듯 두드렸다. 난 공포에 질렸다. 내가 알던 영우가 아니었다.

12시까지 모르는 척 귀를 막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자 거짓말처럼 영우는 잠잠해지더니 돌아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다시 문자가 왔지만 그걸 확인하기 전 돌아가는 영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어. 재혁이냐?"

"너 멀쩡해?"

"무슨 소리야? 그나저나 여긴 어디야?"

"뭐? 너 여태 문 두드린거 생각 안나?"

"엥? 내가?...뭐지? 나 8시 이후의 기억이 없어."

"뭐?"

"뭐라고 머리속에서 목소리가 떠들던 기억은 나는데...누가 중얼거리는 느낌이었어."

"뭐라고 했는데?"

"내기가 끝나가. 죽어. 죽어. 죽어야해. 죽여야해...랬던가."

난 다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 문자는 악재가 덮치는 날 지켜주는게 아니었단 말인가.

아니, 이 문자 때문에 내게 악재가 이어지고 있던 건가.

어떤 존재들이 무슨 내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혹시 문자로 오는 것들은 그들이 조종 가능한 하루마다의 조건이었던 건가.

누가, 대체, 왜, 무엇 때문에, 나를, 어떻게

아무것도 답이 나오질 않았다.

5분이 지나 다시 울린 수신음에 온몸을 곤두세우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문자를 확인했다.

[자신을 조심해.]

눈앞이 흐릿해 지는 것을 느끼며, 내 몸은 멋대로 일어서 부엌 칼을 손에 쥐었다



<반지> - 쇙솔

k는 어두운 밤 경찰에게 쫓기고 있다 k는 도무지 자신이 쫓기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숨을 헐떡이며 곧 쓰러질듯 달리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오른쪽 손에는 반지가 꼭 쥐어져 있다 

한밤에 추격전 끝에 k는 힘이다했는지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고 경찰은 그를 체포한다

여느때와 다름 없이 k는 잠에서 깼을때 미칠듯한 두통으로 인해 진통제 수을 씹어삼킨다

그의 책상 위에는 결혼 반지가 있다

사랑스런 아내...

그녀가 왜 자신을 아무말없이 떠났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에 잠긴 찰나 경찰이 집에 들이 닥친다 이웃 주민이 k를 신고했다는 경찰의말...

왠지 모를 불안감에 k는 경찰을 밀치고 도망간다

k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하다 오랜만에 그는 아내와 딸을 만나고 왔기 때문이다

아내와 딸이 떠나전 k는 늘 그의 딸의 머리를 빗어주고 땋아주곤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딸의 머리를 손질해주었다

행복한 생각에 잠기며 k는 잠이든다

여느때와 다름 없이 k는 9시 정각을 가리키는 시계 종소리에 극심한 두통을 느끼며 일어난다 

진통제 수을 씹어 삼킨 후 고통이 가신 k는 콧노래를 부르며 지하실로 내려간다 

우선 면도칼로 아내 목을 지긋이 긋고는 목이 졸린 자국이 있는 딸과 같이 묶고 사랑스런 눈빛을 보내며 아내 손에 결혼반지를 끼워준다

그리곤 그녀들의 헝클어진 머리를 빗어준다

태연한 얼굴로 계단을 오른다


<세탁기> - ⓧΨ개끼킹

나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다.

우리집 지방에 있지만 대학교는 나름 서울쪽에 있는 대학이라서 통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취를 하고 있다.

자취를 하다보니 집안일 하는것도 일이다. 그래서 가끔 친구녀석들이 놀러오면 친구들과 같이 집안일을 하곤 한다.

오늘은 마침 여자후배녀석이 같이 술을 먹자며 우리집에 놀러오기로 했다.

"선배 안녕하세요 오늘 신나게 달려봅시다!! 오예~!"

항상 그래왔듯이 우리는 청소나 빨래같은 집안일을 먼저 하고 술을 마셨다.

"아 그런데 선배 그거 알아요? 요즘 이 근방에서 인신매매같은 납치사건이 자주 일어난대요"

음...그래? 앞으로 조심해서 다녀야겠네

나는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냈다. 어차피 내몸정도는 내가 지킬 수 있으니깐...

우리는 그날 술을 마시다가 둘다 잠들어 버렸다. 다음날 나는 잠에서 깨고난뒤 후배녀석을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어? 그런데 후배녀석이 가디건을 놓고 갔다. 나는 핸드폰으로 후배에게 가디건을 놓고 갔다고 문자를 보내니 후배녀석이 다음에 찾아 갈테니깐 깨끗하게 빨아달라고 답장이 왔다.

나는 아무생각 없이 후배녀석의 가디건을 세탁기에 넣으려고 뚜껑을 연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탁기 안에는 빨간 피로 범벅이 된 커다란 검정비닐봉지와 함께 쪽지가 붙어 있었다.

'사정이 있어 잠시 맡기겠습니다'

'내일 다시 찾아가겠습니다'

뭐지? 분명 어제까지만해도 이런건 없었다. 아마 아까 후배녀석을 배웅해줄때 놓고 간 모양이다.

그런데....이 봉지......움직인다..안에서 뭔가가 움직인다. 그리고 작은 소리도 들려 귀를 귀울였다.

"사..살려주세..요...사..살려주세요..."

나는 놀라 황급히 봉투를 뜯었다. 그 안에는 겉에와 마찬가지로 피로 범벅이 된 어떤 사내가 들어있었다.나는 당장 핸드폰을 들고 112를 누르고 전화하려다가 말았다.

만약...이걸 신고했다가 내가 의심받으면 어떡하지? 그래 일단 무슨일인지 들어보자.

나는 그 사내를 진정시키고 무슨일이냐고 물었고 그 사내는 밤에 술을 먹고 집에가다가 정신을잃었는데 눈을 떠보니 본인이 봉지안에 갇혀 있었다는것이었다.

흠...어제 후배녀석이 말한 인신매매 같은건가? 지금 신고해야하나? 아냐..혹시모르니깐 일단 지켜보자

일단 나는 그 사내에게 몸에 묻은 피를 씻으라고 한뒤 내 옷을 빌려줬다.

그 사내는 내게 고맙다고 하며 혹시 본인을 이렇게 한 사람이 다시 올 수 있으니 같이 있자고 했다.

그래...그 녀석이 다시 온다면 혼자서는 무리일수도 있으니 같이 있는게 낫겠지?

그리고 잠시 뒤 우리는 집안에 무기 될만한 물건을 찾아서 무장을 하고, 밤에는 서로 한번씩 교대로 불침번을 서기로 했다.

일단 내가 먼저 불침번을 선 다음 난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그 남자는 사라져 버렸고 쪽지가 하나 남겨져 있었다.

'맡긴 물건 찾아갑니다. 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제 정체가 궁금하시죠? 핸드폰을 확인해보세요.'

황급히 핸드폰을 살펴보니 왠 동영상파일이 하나 있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동영상을 재생했다.

그리고 나는 엄청난 충격받았다.

왜냐하면 그 동영상에는 전날 후배와 술을 마시고 뻗은 뒤 화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후배와 내가 잠들고 잠시후 내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커다란 비닐봉지를 가져와 세탁기에 넣었다. 그리고 내가 카메라쪽으로 다가와 말했다.

"평소에는 나 혼자 일했는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너한테 좀 맡아둘께."



<놀이공원> - 뽕털

벌써 오후 한시인데 아직 세개밖에 못탔다. 유명하고 무서운것만 골라 타려는 친구들 덕분에 지금은 바이킹 줄에 서 있다.

앞에도 사람... 뒤에도 사람... 확실히 내 뒤에 선 사람들보다 앞사람들의 수가 더 적었지만 기다림에 지쳐 이젠 짜증으로 온몸이 잠식되는 느낌이다.

지루함을 쫓기 위해 앞사람들이 바이킹 타는것을 구경하기도 하지만 매번 비슷한 함성. 차라리 사고라도 나면 재밌을것 같은데. 하면서 바이킹이 흔들리다 뚝 떨어져 나가는 상상을 한다.

물론 나에겐 해가 안가게 반대쪽으로 멀리 날아가는 바이킹, 사람들의 겁에 질린 커다란 비명소리, 공포로 일그러진 표정 하나하나를 눈여겨볼 틈도 없이, 바이킹은반대쪽 줄의 사람들을 깔아뭉개며 흉측하게 널부러졌다. 커다란 굉음이 울려퍼지고, 온 몸에 땅의 진동이 전해져온다.

뒤늦게 사람들에게 강하게 떠밀려지는 느낌, 도망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고 난 곳과 거리를 두고 흥미롭게 지켜본다.

앞사람들때문에 좋은 구경거리를 놓칠까봐 폴짝폴짝 뛰는 사람도 있겠지? 사람은 참 희한한 동물이다.

한바탕 상상을 하고 눈을 뜬다. 눈을 뜬순간 모두 사라져버리는 재미있는 생각들, 앞의 사람들을 보자 다시 확 짜증나려 해서 저 멀리 떨어진 다른 놀이기구를 보며 그곳에 사고가 나는 상상을 한다.

"야 우리차례다. 진짜 사람 왜이렇게 많냐."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나와 친구들의 차례. 아까까지의 기다림은 더이상 나에게 없다.

웃으며 입장해 가장 끝자리에 앉는다. 안전바가 내려오길 기다리며 기다리는 사람들을 약올리듯이 본다. 너희들은 더 기다려야 하지? 난 이제 탄다. 부럽지?

그순간 작동되는 놀이기구, 앞으로 크게 흔들리다 뒤로 빠지고, 또 앞으로 나아가기를 반복하며 점점 동작이 커지는데.

"아."

몸의 중력이 사라지는 느낌에 황급히 사태파악을 한다.

안전바가 완벽히 잠기지 않았어? 한탄할 새도 없이 무서운 속도로 땅바닥에 처박히는 내 몸. 그리고 비명소리.

그리고 사람들은 기다림보다 흥미로운 사건에 주목한다.

눈에 피가 들어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은 마치 웃고 있는것 같았다. 신기해, 사고다, 사고다 하는 기묘한 환희의 진동이 온몸을 후려쳤다.

그리고 나는 곧이어 전해져오는 온몸의 뼈가 바스라지는듯한 끔찍한 고통에,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길게 소리지를수밖에 없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스피커> - Ashley Stymest

이주전 전 새로 스피커를 사온 순간 부터 우리집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 했다. 새벽마다 지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분나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잔지도 오일째.

스피커에 귀신이나 들렸나 싶어서 스피커를 산 가게로 갔지만 가게는 원래 그 자리에 없었다는 듯이 없어져 있었다. 실망한 마음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 소리의 원인이 스피커라고 생각한 나는 스피커를 들고 뛰쳐나가서 스피커를 발로 차 뿌시고 버린다음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날 밤 잠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소리는 심해져갔다.

지..지직..지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기분나쁘게 웃는 소리가 났다.

크..크크킄..크크크크킄...

도대체 이 소리의 원인은 뭘까.


<시계> - BJ초호랑이

그날이후로 점점 시계가 이상해졌다

시간이 이상해지더니 시계 바늘이 조금씩 휘어가는 것도 느껴졌다......

시계가 왜 그런가 해서 시계점에 갔더니 단순고장이라며 다른 것으로 교체해주었다.

그러나 그날 그 일이 펼쳐진 것이다.

나는 그날 안심하고 잠을 자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똑깍 똑깍 거리는 소리가 났다.

똑깍..... 똑깍................

난 그저 시계가 또 말썽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젠 뚜욱.... 뚜욱거리는 섬뜻한 소리가 나기시작했다

뚜욱..................뚜욱.........................

난 이상했지만 일단 피곤하니 자려고 했다.

다음날 난 상쾌한 아침햇살에 일어났고, 봐서는 안될 광경을 보았다

시계를보니 9시45분이었고 뭔가 이상했지만 몇분정도 정신 차린후 이상한점을 찾아냈다.

분명히 시침이랑 분침이 붙어있으면 안되는데 붙어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알지 못했다.

옆에 있는 안경을 쓰고 물을 마시고 일어 서는순간 난 정신을 잃었다

내 발이 사라졌다.............

그때 시계 쪽에서 똑깍거리는 소리가 다시 나기시작했다.....

똑깍...................똑깍...........................


<시계> - 달빛아래 내가 노래를 들려줄게

그는 언제나 예의 그 시계를 차고 있었다.

조금 낡아보일 법도 한 시계는 나름 빈티지한 멋을 더해 그만의 향처럼 자리잡았고

항상 같은 자리에 매여있는 시계는 그가 내 앞에 있다는 안도감마저 더해주는 것이었다.

이 순간에 미칠듯이 떠오르는건 그의 얼굴보다는 시원스래 걷은 그의 팔목이고 시계일만큼.

손끝이 저려온다.

땀이 식어가기 시작한건지 아니면 무서움때문인지 자꾸 오르는 한기에 내 몸은 한시도 쉬지않고 떨리기에 바쁘다.

숨소리조차 낼 수 없다. 

입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심장박동이 귓가를 어지럽히고 내 사고를 마비시키는 것만 같다.

모자를 깊이 눌러쓴 그녀석이다.

손에 흉흉한 빛을 내는 식칼을 들고 내가 있는 장농속으로 조심스레 한걸음씩 다가오고 있다.

한걸음 또 한걸음.

거리가 가까워 질수록 내 심장은 마지막 스퍼트를 내는 마라톤 선수마냥 죽을 힘을 다해서 뛰고 있다.

앞이다.

그녀석의 손목이 보인다.

시계가 보인다.

그만의 향처럼 자리잡았던 시계가.


<사과> - 김간호사(21)

"뀰사과 팔아요. 한박스 만원, 싸다 싸. 추석맞이 기념 세일, 얼른 얼른 가져가세요" 

사과 상인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온지 벌써 일주일 째. 고3인 나는 지독한 소음에 시달리고 있었다.

"학생도 좋아하고 엄마도 좋아하고, 싸다 싸. 우리 딸, 우리 아들 건강에 제일 좋은 사과가 왔어요 사과"

한참을 베란다 밖으로 내려보던 중 경비실로 전화를 걸어 소음을 견디지 못하겠으니 쫓아달라는 전화를 걸었다.

아주 처량하게

그는

아파트 단지를 나섰다.

그런데

차량번호 55다 4351

저건

우리 아빠 차...아니야?


<생과자판매점> - 입다쳐말포이♡

"야 들엇어? 우리 동네에 생과자 판매점이 생겻대?"

"진짜 신기해. 이런 시골에 생과자 판매점이 어떻게 생겼을까?"

친구들과 새로 생긴 생과자 판매점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우리들은 모두 왜 이런 시골에 생과자 판매점이 생겼는지 궁금해했다. 이런 시골에 생과자 판매점이라니? 거의 모두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요양하는 차원에서 오거나, 아니면 나이가 정말 많이 들고 은퇴한 사람들이나 오는 곳인데 이런데에 그런 젊은 사람들이 찾는 가게를 열다니....참 이해가 안된다

뭐 우리들은 어릴때부터 다 각기 다른 병들을 앓아서 서로 동병상련이랄까 그런게 있고 또 이런데에서 같은 나이또래 친구들을 만나기도 힘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로 친해지게됬다 아무래도 이곳에서 어린 아이들은 우리빆에 없기 때문에 동네를 (동네라고 할만큼 크지도 않지만) 돌아다니다 보면 항상 어른들이 반갑게 인사해주셨다

"야 우리 한번 가게에 가볼까?"

"그래 그러자 우리 그런 가게 본지도 오래 됏잖아?"

"어떤 곳일지 궁금하다!!"

나와 하영이와 다솔이는 대체 어떤곳일지 또 누가 그 가게를 열었는지 궁금해서 그 가게를 가기로 결정했다

"어서오세요! 맛있는 과자들이 준비되어있는 '생과자 판매점'입니다!"

......? 가게 이름이 생과자 판매점? 참 희한한 이름의 가게다

"얘 저거 슈렉에서 나온 생강맨 아니야? 너무 똑같이 생겼다!!"

"과자들이 먹기 아깝게 너무 귀엽다!!"

어차피 사지도 않을 애들이 왜 이렇게 호들갑인지

난 조용히 그리고 찬찬히 가게에 있는 과자들을 둘러보았다. 정말 애들이 좋아할만한 과자 및 쿠키들이 많이 있었다. 과자 뿐만이 아니라 각종 빵들도 먹음직스러운 모습으로 진열되어있었다.

"무엇을 찾으시죠 손님?"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인위적인 웃음을 지은 한 젊은 아저씨가 있었다. 가게 주인으로 보였는데 삼십대 초반의 아주 꺼림칙하고 기분나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런 소름끼치는 인상의 아저씨였다.

"아뇨 그냥 새로 생겼다길래 구경하고 있어요"

웬지 기분나쁜 인상이라 오래 얘기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 그러세요 그럼 필요하신게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마치 광대의 웃음처럼 인위적이고 소름끼치는 저 웃음 정말 보기싫다

계속 찬찬히 둘러보는데 내 눈에 들어온것은 '할머니 과자'라는 과자였다. 보기엔 단순한 쿠키에 하얀색과 빨간색 두가지의 시럽같은게 뿌려져 있었다. 난 몹시 궁금해져서 아저씨를 불렀다.

"아저씨!"

"네 말씀하세요."

"할머니 과자는 왜 이름이 할머니 과자에요?"

그 남자가 씩 웃더니

"아 제가 어렸을때 즐겨먹었던 과자인데요 할머니의 맛이 느껴진다고 해서 할머니 과자라고 이름 지었어요"

아 이 아저씨 보기보다 따뜻한 아저씨였어 라고 생각하며 친구들과 함께 가게를 나왔다. 생각할수록 그 할머니 과자에 담겨있는 사연이 감동적이었다. 할머니가 어렸을때 해주던 과자의 맛을 잊을수 없어서 아직도 그걸 만들고 있다니.....

그로부터 세달뒤, 우리들은 그 가게에 단골이 되었고 나는 그 할머니 과자라는 것을 거의 매일 같이 먹었다. 달콤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뒷맛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그 뒷얘기를 듣고 크게 감동받은게 아무래도 큰거같다. 그래서 인지, 이제 아저씨가 떠나신다는게 너무 아쉽다.

"아 그 가게 좋았었는데 옛날에 살던 도시에서의 카페 생각도 나서"

"그러게 말야 너무 아쉽다"

그렇게 우리들은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가게 주인 아저씨가 떠나고 일주일 뒤에, 큰일이 벌어졌다. 동네에 있는 할머니들이란 할머니들이 다 실종이 되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이 안보이기 시작한건 일주일이 되엇지만 워낙 작은 동네라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동네는 떠들썩했고 유력한 용의자로 그 가게 주인 아저씨가 지목되었지만 소용없었다. 가게도 허가받은 가게가 아니었기 때문에 경찰이 그 아저씨를 쫓기엔 단서가 턱없이 부족했다.

정말 그 아저씨가 범인이었을까? 아니야 그 아저씨는 겉은 무서울지 몰라도 마음은 따뜻한 아저씨인걸. 그 아저씨는 분명 할머니의 맛을 잊지...못햇다...고...했지..?


<예술> - 앙랑이

우리 마을에는 예술가들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잘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냥 전부 자신을 예술가라고 칭하는 사람 같습니다.

저는 유일하게 예술가가 아닌 여자아이입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저를 싫어합니다. 저는 예술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태어 날 때부터 예술가가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은 저에게 크레용과 스케치북을 사주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처음 몇 번만 저를 쓰담고 문지르시더니 이내 다른 아이들을 예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들은 특별했습니다. 크레용, 색연필, 질이 좋은 종이들. 그 아이들은 전부 그것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그 아이들은 양손 가득 번쩍 들어 칭찬하고 사랑했습습니다. 저는 매우 슬펐습니다. 저에게도 그래주신다면 저는 얼마나 멋진 예술가가 되었을까요.

몇 년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이 마을에는 예술가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저의 부모님이 사랑했던 아이들도 예술가가 되어서 멋진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귀여운 예술가들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선 저처럼 예술가가 되지 못하고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저와 함께 광장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예술가가 아닌 아이들은 집 밖으로도 못 나가는데 같이 강장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예술가가 아닌 자신의 아이들과 저를 데리고 광장으로 갔습니다.

우리 마을은 예술가의 마을입니다. 저는 예술가가 아닙니다. 광장으로 가는 내내 저는 말을 했습니다.

[나는 예술가가 아니란다. 어서 나를 집으로 데려다주렴.]

솔직히 저 같이 평범한 아이는 예술가의 말을 들어야합니다. 하지만 이 마을의 법 중 하나가 저 같은 아이는 집 밖으로 나오지 말란 거였습니다. 법을 어기면 아주 큰 벌을 받습니다. 예술가 자격을 박탈당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 같은 아이들은 사형 판결을 받습니다. 그것은 매우 끔찍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부모님이 사랑한 이 예술가를 지켜야합니다.

[아니야. 괜찮아. 너도 이제 예술을 하러 가는 것이란다.]

그 아이가 말했습니다.

[나는 예술가가 아니란다. 나 같은 평범한 아이가 뭘 안다고 광장에 가서 예술을 하겠니. 어서 나를 집으로 데려다주렴.]

[괜찮아. 부모님을 너를 태어나게 한 이유는 오늘을 위해서 란다.]

[나는 예술가가 아니란다. 만약 내가 이 도시에 있는 블럭에 땅을 댄 사실을 안다면 너희가 큰 일이 날거야. 어서 나를 집으로 데려다주렴.]

[우리가 너를 예술가로 만든다는데에 반대할 예술가는 없단다. 그러니 안심해도 괜찮아.]

나는 아이들을 설득했습니다. 저와 데려가면 괴로운 일들만 있을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나는 광장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나는 슬펐습니다. 이제 이 사랑스러운 예술가들은 저와 같은 아이가 되버리겠죠.

[저걸 보렴! 너와 같은 아이들이란다. 모두 예술가가 되기 위해 이 광장에 모였어!]

한 아이가 저를 흔들며 소리쳤습니다.

뻑뻑한 눈을 들어 앞을 보았습니다. 정말이었습니다. 저 처럼 평범한 아이들이 광장에 모여있었습니다.

[나는 이제 예술가가 되는거니?]

[그럼! 이제 너는 이 마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예술가가 될거야.]

[저 아이들을 제치고?]

[우리가 그러도록 노력할거야. 어서 가자.]

나는 그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광장 한복판으로 갔습니다.

[이제 너를 예술가로 만들어주실 분이 올거야.]

수 분을 기다렸습니다. 그 때 저 멀리서 어떤 남자가 걸어왔습니다. 남자는 가장 왼편에 있는 평범한 아이를 보더니 망치를 들어 와작! 하고 부셔버렸습니다. 예술가가 아니라서 죽은것입니다.

와작! 와작!

수 백명의 평범한 아이들 중에서 단 여섯 명을 빼고 다 부셔졌습니다. 저는 매우 떨렸습니다.

남자는 제 앞까지 왔습니다. 이제 제가 마지막입니다. 남자는 망치로 제 몸을 톡톡 두들겼습니다. 그러더니 그 아이들에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이런, 미안해. 너는 너무 오래되서 안될거 같아. 장기니 뭐니 다 상해버렸을거야.]

남자의 망치가 제 정수리를 때렸습니다.

후에 우리들의 잔해는 광장에 모였습니다. 예술가들은 그것마저 예술이라 칭하며 우리들에게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실패작들]



<침대 밑> - 외할아버지

제 침대 밑에는 말에요,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비밀의 문이 있어요.

나는 그곳으로 가지는 않았지만, 항상 제 머리를 만져주시며 요즘 유행이라는 브릿지도 멋들어진 빨강색으로 물들여주시던 상냥한 엄마와 

함께 목욕하고 나면, 큰 손으로 몸 구석구석에 로션을 발라주던 멋진 아빠도 제 침대 밑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보내드렸어요! 

저 없이 슬퍼하실 엄마에겐 은으로 만들어진 목걸이를 선물로 드렸구요, 저보고 꽃처럼 이쁘다던 아빠한테는 커다란 화분을 선물로 드렸지요!

두 분 다 행복하신 표정이었어요, 엄마가 머리를 만져줄 때나 아빠랑 목욕할 때의 제 표정처럼요! 

어어? 아저씨는 제 말을 못 믿는건가요?

하지만 제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에요! 정 못 믿으시겠다면 아저씨도 제 침대 밑으로 가보시겠어요? 

아저씨도 이제 재미없게 하얗기만 한 옷은 벗으시고 화려한 빨간색의 옷으로 갈아입는거에요. 

생각만 해도 행복해 지지 않나요? 그곳엔 엄마와 아빠도 있으니 아저씨도 심심하지 않게 지내실 수 있을거에요. 참! 이 이야기는 비밀이에요 아시겠죠? 

- 의사는 찌푸린 얼굴로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 햇빛에 비추어 붉은 빛을 발하는 떡진 머리의 지저분한 몰골에선 악취가 풍겼다. 1991년생인 환자는 

5살 짜리의 천진난만한 얼굴로 방실방실 웃어대며 궤변을 늘어놓는다. 결국 그는 한 숨을 쉬며 붉은 펜으로 환자의 병명를 적는다.-


<구관조> - 지금부터 자신의 외모 평가하기

나는 구관조를 키우고있다.

"이자식 말 잘따라하는데?"

내가 말하는거 주변에 들리는건 다따라한다.

어느날 나는 처음으로 야한 동영상이란걸 접해봤다.

태어나서 처음보는거라 떨리고 .. 부모님이 없을때마다 봤어왔다..

부모님이 여행을 가신날 나는 일주일동안 야동만 봐왔다..

그리고 부모님이 돌아오신날

부모님이 나에게 공부열심히했냐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그때 구관조가 ..

"하앍 하앍 야메떼..."



<삐에로> - 운수 좋은 날

"삐에로 아저씨, 아저씨는 왜 삐에로가 되었어요?"

공연이 끝난 후, 소녀는 무대 위로 올라가 땀을 훔치고 있는 삐에로에게 물었다.

삐에로는 화장을 지우던 손을 멈추고 대답했다.

"음.. 글쎄? 왜냐고 하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서?"

"아~, 저는 삐에로 아저씨가 너무 좋아요!"

"왜 좋은데?" 삐에로는 물었다.

"웃음을 주니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유혹> - 입다쳐말포이♡

"Hey girl! How you doin'?"

이렇게 영어를 하면 여자들은 처음에 살짝 당황한다

"엄.....캔 유 스픽 코리안?"

당황하면서도 신기하다는 눈빛, 걸려들었어

"하하 네 한국말 할 줄 압니다"

"어머 한국말 잘하시네요? 혹시 교포분이세요?"

"네"

하여간 유학파에 껌뻑죽는 한국 여자들

이제 어느 대학에 다니는지 물어보겠지

"학교는 어디??"

"Stanford라고 아세요? 거기서 Psychology major에요"

이제 이 여자는 오늘 밤에 내것이 될것이다

나는 그녀의 술값을 내주고 그 클럽 근처에 있던 나의 집으로 향했다

"어머 오빠~ 오빠 좋은데서 산다~ 몇평이야?"

자신의 다가올 운명도 모르는체 이 여자는 내 집 구경을 하고있다

난 조용히 다가가서 그녀의 머리를 짧고 강하게 후려쳤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쓰러져 버린 이 여자의 몸을 나만의 작업실로 데려갔다

"우.....여긴 어디지?"

아 드디어 깨어났나? 난 팔다리가 묶여있는 그녀의 앞에 다가갔다

"어....오빠 왜이래....장난하지 말구 어서 풀어....."

"유혹해봐"

"...어?"

"날 유혹해봐"

"....그게 무슨말이야 오빠"

"말 그대로 날 유혹해 보라고"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내 항상 그래왔듯이 그녀는 언제든지 몸을 내줄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그런거면 진작 말을 하지잉~ 왜 놀래키고 그래~?"

"날 피로 유혹해"

"....뭐?"

그녀의 뺨을 강하게 갈겼다. 빨개진 손자국과 울음을 참는 그녀의 눈을 보며 말했다

"너의 고통에 가득한 모습과 비명이 날 흥분하게 만들거야. 어서 너의 몸을 고통에 가득차게 만들어. 못만들겠어? 그럼 내가 도와줄게"

나는 옆에 있던 장에서 적당한 크기의 톱을 꺼내들었다

"오빠 왜이래....무서워 장난하지마....아아아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공포에 가득한 그녀의 모습을 즐기며 나는 그녀의 오른쪽 귀를 톱으로 잘라내었다. 아주 천천히 그녀의 고통을 즐길수 있게.

"알았어 오빠....내가 스스로 할게.....제발 내 팔만이라도 풀어줘"

그녀의 팔을 풀어주었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결심했다는듯한 표정을 짓고 이내 칼을 들었다. 아마 자살하려는 생각이겠지.

"아아어어아아아아아아아악!!!!!!!!!!!!!!!"

사실 저 칼은 날이 무디다 못해 없는 수준이라서 찔러도 자를 가지고 찌르는게 나을만한 그런 칼이었다. 저 고통에 가득찬 여자의 소리, 언제나 나를 흥분시키는 소리,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나의 유일한 낙인 소리! 나는 그 소리를 눈을 감고 감상하였다. 이 순간을 조금이나마 더 즐기고 싶다. 다음 타겟은 누구로 할까?

당신일지도 모른다


<변비> - 앙랑이

요즘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들어가면 늘 허탕만 치고 나온다. 변비인가해서 병원에 가니 변비가 맞다고한다. 이 때까지 살면서 변비는 처음이네.

그래서 오랜만에 고구마나 먹어야지- 하고 고구마 몇 덩어리를 삶아서 먹었다.

반응이 와서 바로 화장실에 갔지만 이번에도 나오질 않는다.

"어쩌냐, 이러다가 변비로 죽는거 아닐까?"

"병원에라도 가봐, 정 쪽팔리면 내가 삽으로 파줄까?"

라며 룸메이트가 자꾸 놀려서 결국엔 병원에 갈 수 밖에 없었다.

변비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이라고 한다. 환자로 들어간 사람들은 시간이 꽤 오래 지나서야 나오는데 아마도 병원 내에서 생활을 하게 하는거 같다.

병원 안으로 들어가자 깔끔한 로비가 보였다. 깔끔하다는게 쓰레기나 먼지가 하나 없이가 아니라 사람 조차도 없어서 깔끔하다고 표현했다. 솔직히 썰렁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상하게 깔끔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렸다.

"무슨 일이시죠?"

내 뒤에서- 그러니까 병원 건물 밖 말이다.-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가 아프셔서 오셨나요?"

뒤를 돌아보니 간호사로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약간의 혈향을 풍기는 간호사가 말이다. 수술이라도 했던걸까?

"저, 그게..."

내가 머뭇 거리며 말을하자 간호사는 웃으며 로비에서 오른쪽으로 꺾으세요. 라며 말했다.

"저,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간호사가 알려준 곳으로 가자 병실이 하나 나왔다.

똑-똑- 문을 두들겼다. 그러자 안에서 들어오세요- 라는 답변이 왔다.

병실문을 두들기는 나나, 안에서 들어오라고 명령하는 그 사람이나 둘다 미친거 같았다.

병실로 들어가자 환자는 아무도 없고 의사 가운을 입은 남자가 있었다.

"저 그게 저는.."

"말씀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이 병실로 누군가가 안내했다면 다 그 문제일 테니까요."

의사가운을 입은 남자가 싱긋 웃었다.

"저를 따라와 주시길 바랍니다."

왜 따라오라는 걸까? 그 병실에서 진료를하는게 아니었나? 하지만 여기는 병원이고 다시 집에가서 놀림 받기는 싫었다. 그래서 의사를 따라갔다.

지하로 지하로 밑으로 밑으로 깊숙한 곳으로 우리는 내려갔다.

"여기입니다."

의사와 내가 멈춘 곳은 철로 만들어진 문 앞이었다. 로비와 병원 전체의 이미지랑은 다르게 지저분한 문이었다. 

의사가 열쇠로 문을 열고서는 나보고 먼저 들어가라고 했다. 자신은 치료 준비를 한다면서..

끼익- 쾅!

철로 만든 문이 짜증나는 소리를 내며 닫혔다.

안은 매우 어두웠다. 기계에서 나오는 빛인지 조명인지 안에 있는 사물을 겨우 구별할 정도로만 밝았다.

"환자분, 침대 위로 올라가 주세요."

아까 전 로비에서 만난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 잘 보이지 않는데요."

"그러면 제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주세요. 위험한 물건이 많아서요."

나는 간호사의 손을 잡고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문이 열리더니 의사가 들어왔다.

"간단하게 마취만 하겠습니다."

마취가 필요하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조명이 확! 켜지더니 양손에 붉은 고깃덩어리를 들고있는 의사가 보였다.

"아니, 그냥 오늘은 받지 않을게요!"

내가 당황해서 말하자 의사는 아까와 같이 웃으며 말했다.

"들어올 땐 마을대로였겠지만 나갈땐 아닙니다."

나는 그대로 마취에 들어갔다. 정신은 또렷해서 내 배가 갈라지고 내장이 꺼내지는게 보였다.

10일 후

나는 완쾌된채로 병원을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이유로 똥을 싸기엔 힘들거 같다.



<인연> - ㅇㅕㅂㄱㅣㅎㄱㅇㅡㄴㅈㅣㄴㅅㅣㄹ 

나와 그녀는 어느 채팅사이트에서 만났다. 서로 얼굴도 모른채 사랑을 키워온지 벌써 세 달째. 어느날 그녀는 나에게 실제로 만나보자며 제안을 하였다. 딱 좋게도 그녀가 만나자고 한 날은 바쁘지 않았고, 딱히 친구들과의 약속-쓸모없고, 유익하지도 않은-따위도 없었기에 나는 그녀의 요청을 수락하였고, 몇 일 후, 나는 그녀와 만날 수 있었다. 

약속장소에 드디어 도착했다. 약간은 으슥한 곳이라 긴장했지만, 드디어 나타난 그녀의 얼굴은 매우 아름다웠다. 그 때문에인지 나는 쉽게 긴장을 풀 수 있었다.

그녀는 그 빼어나게 아름다운 얼굴에 맞게 성격까지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말을 제대로 못 붙이는 나와는 달리 활발하게 나에게 재잘재잘 이야기 하며 웃는 모습에 나는 이 여자와의 인연이 넷상의 인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현실의 인연으로 이어질 것을 내심 바랬다. 그녀의 생각도 나와 같았는지 나에게 생긋 웃으며 자신이 잘 알고있는 술집으로 가자고 하였다. 그녀도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일까? 그런 설렘과 기분좋음에 나는 그녀를 따랐다.

..

지직... 지지....지지지직... 

속보입니다. 오늘 자택에서 홀로 거주하던 A씨가 실종된지 사흘만에 싸늘한 시체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는 잡히지 않았고, 경찰 측에서는 아직 가해자가 누구인지도 파악되지 않았다는 소식만 전해왔습니...................지직.....지......지직....지지지직.....

오늘도 아름다운 그녀는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인연을 찾고있다.


<이어폰> - 기계공시모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영원할 것만 같았떤 뜨거운 태양도 점점 가을의 온도로 맞춰져 가고 있었다. 언제나 습관적으로 등 하교시에 버스에 앉아 이어폰으로 노래를 듣는 것이 습관화 돼있는 난 오늘도 이인용 좌석의 한쪽에 걸터앉아 이어폰을 꼽는다.

늘 듣던 노래가 흘러 나온다 기분나쁜 이질감이 든다. 이럴수가 또 단선이다. 이어폰은 꼭 한번에 한쪽만 고장이 난다. 투덜대며 이어폰을 신경질적으로 뽑은 나는 제일 뒷자석에 이어폰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 두고 갈걸까."

어차피 주인은 저걸 못 찾을 테고 기사가 찾는다 해도 이어폰은 버려질 운명일 것이리라 생각한다. 내가 내릴 역에 가까워지자 망설이던 나는 이어폰을 재빠르게 낚아채어 가방에 쑤셔넣는다. 이어폰으로 들을만한 노래를 들으려면 1~2만원이 필요하기에 가볍게 들어보려는 심산이었다. 가지고 있던 이어폰은 버스 쓰레기통에 던져넣고 새로운 이어폰을 귀에 꼽고고 다음 곡으로 넘긴다.

받아놓고 잊었던 노래일까. 처음 듣는 이질적인 노래가 나를 감싼다. 아름답고 슬프면서도 몽환적인. 잔잔한 선율이 깔려있고 희미하듯 창백한 목소리로 여자가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는 너무 아름답다 이 노래에 빠져들 것만 같다 이 노래는 너무 사랑스럽다 이 노래는 너무 어둡다. 이 처음 듣는 노래에 매료되어 정신을 차리니 집 앞 현관이다. 노래 제목을 기억해두자 싶어서 핸드폰을 꺼내든 난 이어폰이 핸드폰에 꽂혀있지 않음을 발견했다.


<풍선> - SHINeekey

엄마가 요즘 들어 장난감을 많이 사오 신다. 장난감 코너 앞에서 잔뜩 투정을 부려대도, 사주지 않으셨는데, 참 별 일이야. 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엄마가 사온 장난감은 조금 가지고 놀면 망가져 버린다. 말랑한 인형의 살도, 조금이 지나면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손때가 묻어서 그런지 비릿한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그래서 앞집에서 키우는 누렁이한테 던져 주곤 한다. 누렁이는 내가 쓰던 장난감을 개껌 처럼 핥기도 하고, 공처럼 굴리기도 했다.

누렁이에게 장난감을 양보해서 아쉽긴 해. 하지만 곧 있으면 엄마가 새 장난감을 사오실 테니까. 헤헤.

오늘은 엄마가 풍선을 가지고 오셨다.

에이, 그건 조금 가지고 놀면 금방 터져 버릴 텐데.

입으로 후 하고 분다.

잘 불리지 않는다.

다시, 후, 하고 분다.

불리지 않아. 

엄마가 말씀하시길, 물풍선이란다.

그래서 입구에 호수를 끼워놓고 풍선 배가 부풀기를 기다린다. 처음엔 자꾸만 세기 시작하던 풍선이, 나중에 와선 커다랗게 부풀어지기 시작했다. 공처럼 둥그랗게 부풀어 욕실 바닥을 이리 저리 굴러다닌다.

보고있자니 지루해졌다.

계속 부풀기만하고, 재미 없네 뭐.

나는 거실로 와 어제 가지고 놀았던 인형을 조물락 거리기 시작한다. 조금 누린내가 난다.

"-?!"

욕실에서 기이한 소리가 들려, 급하게 욕실로 달려 들어갔다. 그러자 엄마가 내 앞을 가로 막는다.

"놀랄거 없단다. 풍선이 터져 버린 것 뿐이야. 엄마가 더 좋은 장난감을 내일 구해 올 테니까."

내일도 새로운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즐겁다.



<서랍장> - NARSHA 

미치겠다. 밤을 세우고나면 내 키만한 5단 서랍장에서 단 한글자가 쓰인 종이가 나온다 

넣어놓고 기억못하고 있는거겠지 하고 넘긴것도 하루이틀, 벌써 나흘밤을 보냈다.

처음엔 제일 윗부분에서 나오더니 날마다 한칸식 내려온다.

지금까지 나온 단어들은 맨윗칸이 u 넷째칸 셋째칸이 l 둘째칸이 i 가장아랫칸이 k 이다.

도통 그 의미를 알 수가없다

머리를 거꾸로 돌려볼까

그렇게 난 다섯번째 밤의 끝의머리에 서있다.




<향수> - Oz랖

늦은 퇴근길. 어두컴컴한 한 밤중의 골목에서 항상 나와 같은 시간에 퇴근하는 듯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늘 나보다 조금씩 먼저 와서 앞서 걸어가는 그녀. 그녀가 지나간 길을 뒤따라 걷다 보면 뭔가 머리아픈 그녀의 향수 냄새를 맡는다.

그러기를 몇 달째. 중독성 강한 그녀의 향기는 이제 매일 밤 나에겐 익숙한 냄새가 되었고, 나는 하루라도 그녀의 냄새를 맡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젠 걱정 없다. 지금 내 방 옷장 안에서...그녀의 향기가 나고 있으니까. 이젠 그 향기는 영원히 나만의 것이야.

그런데 왜... 날이 갈수록 그 향기에 이상한 냄새가 섞여가는걸까...


<사람> - 황상훈

내가 살았던 동네의 어느 강 위의 대교 난간에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이렇게 사람이라는 글자가 끊임없이 쓰여져있었다 글씬 모두 제각각 이었는데 방금쓰여진 글씨는 내글씨체다 



<물고기> - 끊긴 내 필름을 돌려줘

체육이 끝나고 들어오니 내 가방에 물고기가 들어있다.

이건.... 열대어인가? 꽤나 심플하게 생긴 물고기가 투명한 비닐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어이가 없어서 내가 손에 들은채로 빤히 쳐다보고 있었는데 은미가 다가와서 말을걸었다.

"어? 왠 물고기야? 산거야???"

"어??? 아니;; 체육 끝나고 오니까 가방에 들어있었어"

"오..... 새로운 고백방법인가 ㅋㅋㅋ 아 그거 나 키워봤던건데."

"어? 이게 무슨 물고긴줄 알아?"

"응. 이름이 실버샤크던가....... 좀 흔한종이야. 근데 나는 걔네 싫더라."

"왜? 너무 심플하게 생겨서?"

"아니. 그게 내가 열대어들 키워봐서 아는데. 한마리가 감기에 걸려서 죽었는데. 나머지가 달려들어서 다 뜯어먹잖아.... 어우~ 난 그뒤로 물고기는 키우기 싫더라. 걔네만 그러는게 아니라 대부분 종이 다 그럴껄?"

"음.... 밥안줘서 그러는거 아냐?ㅋㅋㅋ"

집에 가는 길에 어항을 하나 샀다. 누군가의 고백이라면..... 함부로 대하면 안될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고기를 내 가방에 넣은게 영우면 좋겠다.

다음날 급식을 갔다오니 가방에 열대어가 또 들어있다. 어제와는 다른종이다.

"오~ 뭐야. 진짜 신개념 고백 방법인가본데? 이러다가 내일 또 들어있는거 아냐?"

"어우..... 나더러 얘네 밥값을 대라고? 고백이면 빨리 그냥 앞에나타나서 고백하면 좋겠는데..

"야 그렇게 후딱하는 고백은 매력없어. 혹시 막 이런거 아냐? 당신은 물~ 나는 물고기~ 당신의 품속에 살고 싶어라~ㅋㅋㅋㅋㅋ"

벌써 10일째 반복되고 있다. 내 어항에는 종류가 모두 다른 열대어가 벌써 10마리. 이제 슬슬 고백해주면 좋겠는데.... 

근런데 요새 얘네 물갈아 주고 밥주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나..... 종종 어지럽고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거 같다. 몸살인가....... 병원에라도 가봐야되나?

시험기간이라 아프면 안되는데..... 그냥 감기였으면 좋겠는데....

근데 저 물고기들은 왜저렇게 나를 빤히 쳐다보는거지? 마치.... 무언가 기다리는거처럼....



<매니큐어> - iCloud

우리언니는 매니큐어가 많다. 기분에따라 다르게 칠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언니방에선 휘발성 강한 냄새가 진동했다.

한달 전에는 남자친구와 500일 되는 날이었기때문에 따로 관리라도 받은 손톱처럼 빛이났었다. 500일 동안 사귀면서 트러블 한번 없이 지냈던 커플이다. 어제의 언니는 펑펑 울면서 돌아오길래 어디 아픈줄 알았다. 나중에 들어보니 행복해서 나오는 눈물이라 했다. 난 저 둘이 결혼까지 할줄알았다. 그러니까 지난주, 그 소식만 없었더라면...

갑자기 닥친 전화에 손을 떨고 말까지 더듬으며 집을 뛰쳐나갔던 언니의 모습이 방금 전 일 같다. 언니의 남자친구는 역주행을 하는 승용차와 부딪혔다고 한다. 사실 사망할정도의 사고는 아니었는데 주변에 인적도 드물고 하니 신고가 늦어진게 원인이란다. 그 후 언니의 1주일은 사람답지 않았다. 그토록 좋아하던 매니큐어도 다 깨버려 바닥은 이상한 형상이 되었다. 언니는 갈라진 목소리로 습관처럼 말했다. 내가 찾아가 죽여야지. 뒤따라가야지. 형식씨 못봐서 어떡해. 가야지 나도 가야지. 어제는 알바 하고 돌아왔는데 아직까지 이딴말을 하고있길래 홧김에 말했다.

"죽는다고? 죽어봐! 형식오빠가 좋다고 받아줄것같아?"

언니때문에 미칠것같다고!!

울부짖으며 소리질렀다. 하지만 말하자마자 후회했다. 언니는 거칠게 밖으로 뛰쳐나갔고 그제서야 상황이 파악된 나는 진짜 말그대로 미친듯이 집근처를 뒤졌다. 무서워서 중간에 몇번 넘어지기도 했었다. 그런 언니를 새벽녘이 되어서도 못찾았다. 뒤늦게 경찰에 신고할 생각이 든 나는 그대로 울면서 집에 들어갔다.

언니는 왜 이제 오냐며 걱정묻은 말투로 내 뺨을 쓸었다. 언니의 손톱에는 분홍색계열의 무늬가 박혀있다. 어깨너머 본 언니의 방도 깨끗했다. 순간 내가 꿈을 꾸는가 싶었다. 언니는 저녁도 안먹고 어딜 다니냐며 식탁앞에 앉혔고, 나는 다시 눈물을 터트렸다.

언니가 미안해. 열심히 살아볼게 사랑해 내동생.

쪽지를 구겨지게 쥐었다. 국에서 무슨맛이 나는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언니와 쇼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달력> - 이란에게이란이란?

"이런 젠장 지각이다"

부랴부랴 옷을 입고 제빠르게 나와 시계를 보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오늘 정말 중요한 시험인데.."

터덜터덜 그저 길가를 걸어가고 있는데 오묘한 느낌에 이끌려 평소 잘 지나가지 않던 길로 가게 되었다.

한참을 걷다 오묘한 느낌이 나는 오래된듯한 서점이 보였다.

"이런 곳에 서점이 있었나?"

나는 순간 호기심에 서점의 문을 열었고 들어가는 순간 퀘퀘한 냄새가 났다.

여기저기 둘러 보는데 그저 낡은 책들 또는 고서적 처럼보이는 알 수 없는 것들이다.

한자로된 책들을 보며 "이거 다 비는데 한자를 모르니 알 수가 있나"하며 지나치는데 순간

신기해보이는 달력이 보였다.

그것은 마치 별자리판을 돌리듯이 원판을 돌려 달이랑 일을 맞추는 신기한 달력이였다.

무슨무슨 한자가 있었지만.. 나는 한자를 잘 몰랐고 단지 신기한 느낌에 이것을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졌다.

나는 신기한 달력을 들고 카운터에서 꾸벅꾸벅 졸고 계시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

"저 할아버지 이것좀 사려구요."

하고 말했건만 대답을 안하시는걸 보니 주무시는 것 같다.

어쩔수 없이 할아버지의 어깨를 조금씩 흔들었다.

"저 할아버지? 할아버지? 이거 계산 좀 해주세요."

"어? 아아 내가 깜박 졸았나보군 그래그래 무엇을 사려고 그러나?"

"제가 이 달력같이 생긴게 맘에 들어서 구매하려고 하는데 가격을 잘 모르겠네요."

"음? 이런게 있었나? 허 5000원만 주게 5000원만"

"네 여기 5000원이요."

물건을 사고 가게를 곧장 나와 근처에 있는 공원까지 터덜터덜 걸어갔다.

공원안의 자판기로 다가가 콜라를 하나 뽑아 콜라를 들고 벤치에 앉았다.

괜시리 내 자신이 한심해져간다 대학에 들어와 흥청망청 놀며 시간 낭비하는 자신이

봉투에서 달력을 끄내 보았다

[鬼暦] 뭔지 모르겠다 저게 무슨 글잔지 대체

"어디보자 오늘이 9월 24일 이구나 구가 음 아 이거다 구월 이...십 사일"

힘들게 달력을 돌려가며 맞췄고 순간 달력을 잡고 있는 손에 너무나도 찬 느낌이 났다.

"음 꽤 괜찮네 학교에 가져가서 자랑좀 해볼까나?"

나는 학교로 걸어갔다 이미 시험은 끝나가겠지만 그저 친구들 얼굴이나 보러 가는 자신이 다시금 한심해졌다.

본과 건물 앞 벤치에 앉아 담배 한대를 물었다.

그렇게 한 5분 즈음 흘러갔을때에

건물에서 점점 가까워져오는 익숙한 세명의 목소리가 들렸다.

"짜식들 이제 나오는구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를 끄고 건물에 다가가는데

순간 주변에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고 나는 순간 갑작스러운 이 상황에 당황해버렸다.

"어? 왜 이래 이거? 뭐야 시X 어디 실험실에서 실수해서 이렇게 된거 아니야?"

하지만 왠지 모를 안좋은 느낌에 등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일단 침착하게 친구들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마침 건물에서 남자처럼 보이는 실루엣 3명이 걸어나오고 있었다.

반갑게 다가가는 와중 더 이상 다가가선 안되고 도망가야만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나는 이곳에서 도망쳐 재빨리 집에가고만 싶었다.

나는 발걸음을 돌려 학교 정문을 향해 재빨리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나갔다.

한참을 달려 학교앞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는데 이곳도 안개가 자욱했다.

마침 집방향쪽으로 가는 버스가 왔고 나는 걸어갈지 버스를 탈지 고민했지만 이 상황이 무서웠기에 사람들과 같이 있기 위해 버스를 타기로 결심했다.

버스에 올라 두리번 거리면서 안을 살폈다. 여러명이 앉아 있었고 나는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었다.

핸드폰을 꺼내면서 오른손에 이상한 느낌이나 오른손을 살폈는데 달력을 들고 있었다.

"내가 언제 이걸 들고 뛰었지???"라고 말하며 달력을 살폈다.

다시 자세히 달력을 보았고 달력은 어떤 원판에 월을 나타내는 부분과 일을 나타내는 부분 그밑에 조그맣게 한자를 나타내는 부분도 있었다.

나는 그 한자부분을 자세하게 쳐다보았다.

開門이라고 적혀있었고 나는 이 한자들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음 앞에껀 열 개고 뒤에껀 문인데 개문이면 문을 열다 인가? 무슨 문을 열다지?"

혼자 중얼거리다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아까 내가 앉아 있던 벤치였고 그 세명은 더욱더 가까워져 있었고 나는 미친듯이 무서워졌다.

"이런 시X 대체 이게 어떻게 된거야 시X" 계속 시X 시X거리며 다시 발걸음을 돌려 문쪽으로 향하며 뒤돌아 보왔는데

안개속에 2명의 실루엣 밖에 안보였다. '어라? 어디간거지? 3명이였던거 같은데?'라고 생각하며 앞을 보았고 순간 나머지 한명이 어디있는지 알게되었다.

그는 내 앞에 있었고 그 라고하기엔 너무나 괴기스러운 생명체였다. 눈이 있어야 할 자리는 파여서 움푹 들어가 있었고.

코가 있어야 될자리엔 쇠붙이가 붙어있었고 입은 마치 베베꼬인 실타래처럼 마구잡이고 꼬메어져 있었다.

그것은 목이 없었고 머리밑에는 바로 어깨가 있었다 팔에는 낫같이 생긴것들이 팔을 대신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며 희미해져만 가는 정신을 간신히 붙잡으며 소리조차 못지르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것은 마치 웃는 표정으로 내게 다가와 순식간에 내목을 잘랐다 그리고 나서 달력을 줏어 달력을 마구 돌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 것의 행동을 보며 점점 눈이 감겨졌고 내가 죽는다는것을 느껴 같다.

한참의 검디검은 시간이 흐르고 나는 눈이 떠졌다. 이런 지각이다 "젠장 오늘은 진짜 중요한 수업인데"

늦잠을 잣건만 왜인지 몸이 찌뿌등하다.

이미 시험은 늦었고 나는 그저 길을 터벅터벅 걸어갔다. 순간 오묘한 느낌에 이끌려 평소 잘 지나가지 않던 길로 가고 싶어졌다.

"흠 오늘이 몇일 이더라" 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9월 25일 오전 11시 24분]


<기숙학원> - 이게바로인생의진리쥐

이곳은 여자 기숙학원이다.

항상 그렇듯 이 시간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대로 모두 자습실에 들어갔겠지.

나는 느린 발걸음으로 복도 끝 정수기로 다가가 물을 뽑아 마셨다.

크으. 시원하다. 하루 중 얼마 안되는 낙이랄까.

남은 물을 바닥에 털어 버리고 등을 돌렸다.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위험할 것이다.

느린 발걸음으로 몸을 숙여 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던 중 계단 쪽에서 무언가 눈에 띄었다.

분홍색 꽃무늬의 양말 한 짝.

나는 잠시 그 양말을 바라보다가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집었다.

이런 양말 아무도 찾지 않겠지. 내 물건 하나가 늘었을 뿐이다.

양말을 주머니에 집어 넣고 다시 걸으려는 때, 종이 울렸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 아차, 늦었다.

여학생들이 자습실에서 우르르 몰려 나온다. 그리고 나를 본다.

기숙학원에 비명이 퍼진다.

여학생이 내 굽은 등을 본다.

여학생이 내 썩은 다리를 본다.

여학생이 내 추레한 코트를 본다.

여학생이 내 문드러진 얼굴을 본다.

경악에 물든다.

아, 기분 좋다.

이곳은 여자 기숙학원이다.


<인터넷> - K리그

어릴적 부터 난 남들과 달리 유독 몸집이 컸었다. 그 때문인지 같은 반 아이들은 나를 피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내 말 한마디 한마디 할때마다 키득키득 비웃고 있었다. 어느날엔 미술 준비물이였던 새하얀 도화지와 색종이가 갈기갈기 찢겨 내 책상위에 엉망으로 올려져 있었다.

슬프고 화가 났지만 아무말도 하지 못하였다. 내가 여기에서 한 마디를 하면 그 아이들은 또 나를 비웃고 더더욱 괴롭혔을 것이였기에...

이런 나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바로 인터넷이다.

그 속에선 나를 알아보는 자도 없고, 내가 스스로 들어내지않는 이상은 진짜 내 모습을 아는 자도 없었기에..

오늘도 나는 인터넷을 한다.

인터넷 속의 나는 언제나 밝고 명랑한 아이다.

나이 또한 2~3살 가량 낮게 속였기에 내가 접속하는 친목홈페이지 속에 나는 막내..

물론 나도 이것이 한심하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현실의 진짜 내 모습보다도 난 인터넷속의 내 모습이 훨씬 더 좋다.

날 비웃는 사람도 없고, 내 준비물과 내 물건을 찢거나 엉망으로 만드는 자들 또한 없다.

그래서 난 오늘도 명랑한 내가 있는 인터넷 속으로 들어갔다.

인터넷속의 나는 오늘도 귀여움과 이쁨을 독차지하였다.

아쉽지만 내일을 위해 난 인터넷창을 닫았고, 기분좋게 잠을 청하였다.

기분좋게 잠들었지만, 영 기쁘지않는 아침이 또 찾아왔다.

오늘은 내가 주번이라 학교에 일찍 찾아갔다.

하지만 내가 할 일은 없었다. 착하디 착한 반장이 먼저와 칠판정리 및 환기를 시켜놓고 날 반기고 있었다.

반장은 나와 다르게 체구도 작고 여리여리하게 생겼다. 거기에 집안도 나와 달리 잘사는 거 같다.

우리동네를 쭉 훑어보면, 유독 눈에 잘 들어오는 고급 고층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한다.

듣자하니 위로 오빠가 둘에 언니가 하나있다고 한다. 천성인지 막내라 그런지 애교가 많아서 그런지 선생님들께 귀여움을 많이받는 다.

반장은 인터넷속의 내 모습과 많이 흡사하다.

밖이 시끌시끌한거 보면, 보미와 소담, 해리가 학교에 도착한 모양이다. 그 아이들은 나에게 다가왔지만, 난 너무 어릴적부터 혼자지내는 것에 익숙하여 나도 모르게 그들을 피하였고, 그런 내 대답을 본 그 아이들은 그 후에 나에게 찾아오지않았지만, 인사정도는 주고받고 한다.

나에게 인사를 한 그들은 곧장 반장에게 쪼르르 달려가 여러가지의 이야기 꽃을 피운다.

난 어김없이 혼자가 되어 내 책상에 머리를 기대에 잠시 눈을 붙였다.

소음에 눈을 뜨니, 텅빈 교실은 아이들로 꽉 차고 교단엔 어느세 선생님이 서계셨다.

아무도 날 깨워주지 않은 모양이다.

이제 서럽다거나, 슬프다는 느낌은 들지않는 다.

익숙해진 까닭일까?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을 켰다.

난 글을 남겼다.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써내려갔다.

『오늘 스엣은 친구들이 너무너무 고마웠어요!! 오늘 제가 주번인데도

다들 친절히 도와주고~♡ 그래서 스엣이 방과후에 아이들에게 한턱 냈어요!!

한턱이라고 해봤자 떡볶이와 순대가 전부였지만요ㅎㅎㅎㅎ』

한시간도 지나지않았는 데도 순간, 답글이 달렸다. 다들 칭찬과 뿌듯하다는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너무나도 행복하였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되었다.

여름방학동안은 학교도 가지않고 즐겁게 인터넷을 할 수 있었기에..

부픈 마음을 가득담고 방학식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와 컴퓨터를 켜 인터넷창을 열었다.

아직 방학이 아닌 사람들과 직장인들도 여러 있어 한가한 홈페이지..

무의미하게 멍때리며 난 자주 들어가지도 않는 홈페이지 하단에 위치한 유머게시판에 들어갔다.

쭉 둘러보던중, 한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흔한 여중생의 자는 모습.jpg으로.. 한때 유행한 제목형식이였다.

요즘도 이 제목이 쓰이는 구나..하고 별 생각없이 그 게시물을 클릭한 순간..

난 충격에 빠졌다.

그 여중생은 다름아닌 내 모습이였다.

그것도 현재 다니는 중학교 교복을 입은 내 모습...

갑자기 앞이 하얗게 변하였고, 손이 덜덜 떨리던 와중에 스크롤을 내려보니, 모두들 비웃고 있었다.

나를 귀여워해주던 사람, 늘 채팅방에서 밝게 인사해주던 사람 모두가 비웃으며, 어떤사람은 저게 여중생?이라며 날 놀리기 까지 하였다.

무엇보다 내가 상당히 충격받은 이유는 현재 다니는 학교의 교복이였다는 거 였다.

반 년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너무나 큰 사건이 일어난 후, 피해자인 내가 오히려 전학을 가야하였고, 전학을 온 이 학교는 전의 학교와 달리 날 무작정 무시하고 비웃지않았다. 오히려 인사를 해주며 같은 반이란 느낌을 들게 만들어 주었기에..

누구지? 누가 내 사진을 찍어 올려 웃음거리로 만든거지? 

난 출처를 따라가보았다.

출처가 남긴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처음엔 유명한 홈페이지였다. 하지만 이곳도 원출처가 아닌거 같아..

출처를 더 파고 들어가보니, 별 볼일 없는 미니홈피... 하지만, 난 다시 충격에 빠졌다.

'이아란' ... ...그녀는 다름아닌 우리반 반장의 홈페이지였다.

너무나도 큰 충격이였다. 밝게 인사하던 그녀의 모습과 다정하게 준비물을 빌려주던 그녀의 모습이 빠르게 스쳐지나갔고,

내 머리속은 너무나도 하얗게 변하였다. 이제 무뎌진 줄만 알았던 슬픈감정이 밀려들어왔다.

난 둥그런 밧줄에 지친 나의 몸을 기대었다.

"아란아, 소식들었어? 유미가... 너때문에...."

처음 소담이의 말을 들었을 때, 난 너무나도 충격을 받았다.

미니홈피? 유미의 사진? 처음에 어리둥절하였지만, 이내 난 번뜩 홈페이지에 올린 반 친구들의 사진이 떠올랐다.

그 사진은 졸업후에 친구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지냈다고 보여줄 계획으로 자연스러운 반친구들의 사진을 모아둘 생각으로

나만의 미니홈페이지에 올릴때 깜빡 잊고 처음에 비공개로 올리지않았었다가 후에 비공개로 돌려놓았지만, 누가 그랬는 지..

유미 사진을 멋대로 캡쳐하여 퍼간거 같다.

쥐도새도모르게 순식간에 유미의 이야기는 일파만파로 퍼졌고, 원래 사진이 올라왔던 내 미니홈피에 또한 차마 보기힘든 말들이 연이어 줄을 짓고 있었다.

나는 해명을 하였지만, 되려 돌아오는 말은 몰래찍은 니가 나쁜거였다. 후에 뭐가 될 년인지 몰라도 망해버려라.. ...심지어 부모님을 욕하는 글도 있었다.

너무나도 두렵고 떨렸다. 난 단지 한 순간의 실수로 친구사진이 유출이 되어 그 친구를 죽게 만들었고, 또한 내 부모님까지 욕먹이게 만들었다.

슬픔이란게 이런걸까? 난 두렵고 무서웠다. 덜덜떨며 내다본 창밖에 달이 나를 감싸줄거같이 환히 웃고 있었다.

난 달을 향해 다가갔다.


<우유> - 내가EBS를만들었다

가을방학 인기있는 남자애란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ㅋㅋㅋㅋㅋㅋㅋㅋ썼는데 진짜 글 쓰는 능력이 허접이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초딩 땐 학교에서 맨날 우유 줬었는데

- 그니까 지금도 줘야함 2교시만 되면 배고픔ㅋㅋㅋㅋ매점 인간적으로 너무 멀음

- ㅇㅇㅇㅇㅇ

- 어릴 땐 초코우유 같은 거 줘야함ㅋㅋㅋ

- ㅇㅇㅋㅋㅋㅋ흰 우유 먹기 싫어서 맨날 그대로 집에 가져갔음ㅋㅋㅋ

- 그래서 니 키가 작은갑다

-

- 반사

- 근데 그 때 한 번 어떤 놈이 내 가방을 밟았는데

- ㅋㅋㅋㅋㅋㅋㅋㅋ우유 터졌었지? 나도 기억남ㅋㅋㅋㅋㅋㅋ우유사건

- ㅇㅇㅇ터졌는데 여자애가 닦아줬었음

- 고...

- ㅋㅋㅋㅋ쩔지

- 엿

- 그땐 몰랐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ㅋㅋㅋ걔가 나 좋아했나봄

- 와 자뻑쩔어

- ㅇㅇ 근데 걔 이름이 기억 안 나서 졸업앨범도 못찾아보겠음

- 얼굴도 기억 안 나?

- ㅇㅇ

새학기, 어쩌다보니 초등학교 동창과 같은 반이 되어 번호교환을 했고

원래 잘 안 하던 문자까지 밤새도록 신나게 주고받았다.

같은 초등학교인줄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3학년 때 둘 다 같은 반이기까지 했다.

어제 봤을 땐 서로 초면인 줄 알았으니까, 어릴적 같은 반이었을 때에는 딱히 친하진 않았단건데

지금은 새벽 두시까지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생각보다 나랑 잘 맞는 것 같다.

- 근데 너 지금 나올 수 있어?

- ??? 미쳤냐 지금 왜 나가 나 이제 잘건데

- 할 말 있음. 문자나 전화로 할 말은 아닌 것 같아서. 초등학교 때 얘긴데, ㅇㅇ초 운동장으로 와 봐.

잘 맞는단 말 취소해야겠다. 이 시간에 알게 된지 이틀 된 애를 불러낸다고?

정상은 아닌 놈 같다.

야, 나 진짜 나가? 너 진짜 나올거냐고 문자를 보내봐도 답장이 없다.

전화를 걸어보니 전파가 닿지 않는 곳에 있댄다.

도대체 어디길래??

기분이 이상해서 그냥 나가보기로 했다.

나를 만나겠다하고 나온 친구가 어느 싸이코패스의 칼에 찔려 죽었다는 뉴스라도 들으면 평생 트라우마일 것 같아서.

요즘 세상이 흉흉하기도 하고, 정말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내 감은 잘 맞는 편이다.

부모님하고 동생은 자는 듯 하다. 그냥 살짝 나갔다오면 괜찮겠지.

10년간 한 집에서만 살아서 아직도 집이 초등학교랑 가까이 있단 얘기를 괜히 한 것 같다.

잠옷 바지만 갈아입고 위에는 대충 잠바를 껴입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오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내가 나온 초등학교에는 수위 아저씨도, 아무도 없었다.

내가 너무 일찍 나왔나? 불 꺼진 건물은 눈물을 흘리는 그림 속 유관순 누나, 움직이는 세종대왕 동상, 그런 말도 안 되는 여러가지 학교 괴담들이 떠오르게 만들었다.

고2나 돼서 이런걸 무서워하면 좀 그렇지.

화단 아래 계단에 앉아서 일부러 다른 생각을 했다.

문자나 전화로 할 말은 아니란 그 말은 도대체 뭘까.

설마 그 여자애가 자살? 있을법한 얘기다.

사실 니가 내 첫사랑이었어,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어?

는 아니겠지 설마...

하하하, 소름이...

학교가 대로에 있다보니 밖에는 쌩쌩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가 이따금 들린다.

학교 담장 때문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나 아직까지도 불이 켜진 건물의 빛이 학교 안까지 닿지는 않는 것 같았다. 

바깥도 어두웠지만 학교 운동장은 정말로 어두컴컴했다.

조금 걸어오느라 열이 올랐던 몸이 이제 차갑게 식어가는게 느껴졌다.

좀만 더 이러고 앉아있으면 정말 딱 얼어 죽을 것 같다.

얼마나 지났지? 핸드폰을 켜보니 두시 사십분. 나를 놀린건가?

이제 그냥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해 몸을 일으킨 순간,

뭐에 맞은건지 앞으로 쓰러져버렸다.

"고맙단 말도 안 한 주제에...

이름을 잊어버려? 그래놓고 실실 쪼개기는.

...왜 너같은 애를 좋아했는지 몰라."

- 혜린아, 너 그거 봤어? 어제 밤에 ㅇㅇ초에서 사람 죽은거?

- 응 나도 오늘 아침에 뉴스로 봤어ㅠㅠㅠ

- 근데 걔도 ㅇㅇ초 나왔대. 우리랑 동갑ㅠㅠㅠㅠ설마 우리가 아는애는 아니겠지?

- ㅠㅠㅠ그럼 좀 그렇다ㅠㅠㅠ애들 사이에서는 이제 소문 돌겠지 죽은 애가 누구라고

- 이렇게 가까이서 누가 죽었단 얘기 듣긴 첨이야 진짜 무섭다

- 시체에 막 우유 뿌려놨다며...미이야 진짜ㅠㅠㅠ


<콘센트> - 이게바로인생의진리쥐

"어서옵쇼! 지혜왔구나. 엄마가 콘센트 바꿔오라 하시지?"

우리 마을 철물점 아저씨. 

반 대머리에 항상 서글서글한 웃음을 띄는 그 아저씨는 인상도 좋고 인품도 좋을 뿐더러

무엇보다 마을 사정에 훤하여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물건을 사러 가면 무엇이 필요하다 말하기도 전에 철사를 척, 랜선을 척, 콘센트를 척.

어릴때의 난 철물점 아저씨를 영락없이 마법사로 생각했다. 순수했었으니까.

20년이 지나고 직장에서 잘린 나는 그 좁았던 마을로 돌아가 집에서 잠깐 신세를 지기로 했다.

마을은 변한게 없었다. 좁고, 구수한 냄새가 나고, 순박한 미를 가진 아가씨들이 보였다.

그리고 난 20년이란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난 초등학교 동창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 집안에서 끙끙대는 내게 엄마가 심부름을 시켰다.

"철물점에 가서 못 좀 사와라."

툴툴대면서도 돈을 받아 간 철물점 역시 20년 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아니 하나 있나.

철물점 반 대머리 아저씨는 치매라도 걸린 듯 히죽 히죽 웃으며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

"모, 모, 못 사러, 온거지?"

그 와중에도 잘 알아 맞힌다. 난 고개를 끄덕거리고 못을 받아 값을 치뤘다.

한숨을 쉬며 돌아서는 나에게 아저씨가 중얼거리 듯 말했다.

"뒤, 뒷, 집 예지는 고, 고양이가 키우고 싶, 싶었구나."

그냥 무시하려던 나는 한번 속는셈 치고 그녀에게 고양이를 분양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대성공이었다. 그녀는 뛸듯이 좋아하며 내게 마음을 열었고, 난 서울 사는 형님에게서 고양이를 얻어다 주었다.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려고 과일을 싸서 철물점으로 갔다.

웬일로 아저씨는 입구에 나와있지 않았다.

"아저씨?"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지직- 지직- 평소엔 입구에서 물건을 다 받기에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건 처음이었다.

어디선가 tv노이즈음이 들려왔다. 좀 더 깊숙하게 들어갔다.

지직- 그...에...아..-

소리가 들려오는 미닫이문을 밀었다. 난 경악했다.

수십개의 tv엔 모든 마을의 집 안이 보이고 있었다. 내부가 훤히.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아저씨는 그 화면을 보며 히죽히죽 거리고 있었다.

"여, 여, 역시. 미에는, 모, 몸매가, 좋아. 가슴도, 이뻐."

눈앞의 상황에 말을 잃은 나의 시선이 한 곳으로 돌아갔다.

그녀다.

막 씻고 나와 타올 한 장을 두른채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그녀.

아저씨가 뒤늦게 나를 돌아보고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히죽 히죽 웃는다. 나도 함께 웃었다.

그렇게 십년이 더 지났다.

"어서옵쇼! 콘센트 바꿔드리면 되지요?"

철물점을 물려받은 나는 가게 앞으로 나와, 서글서글 웃으며 콘센트를 바꿔준다.


<게임> - 배고픔에대한이유를붙이려하지말라

밤 늦은 시간, 나는 불 꺼진 공장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집으로 향했다.

불은 켜져 있지만, 불빛이 약해 무의미한 가로등이 걸음을 밝힌다.

지친 어깨가 무거워 고개를 숙이고 걷는데 낡은 신발코에 딱딱한 무언가가 채인다.

누가 쓰레기를 버렸나 하고 침침한 눈으로 자세히 보니, 최신형은 아니지만 아직 쓸만해 보이는 게임기 하나가 보였다.

기분 나쁜 생김새에 그냥 지나쳐버리려고 했으나 친구들은 다 갖고 있다며 게임기를 사달라고 떼를 쓰던 민철이가 생각이 나 조심스레 손에 쥐어보았다.

"민철아 아빠왔다."

"아빠!!"

"오늘은 좀 늦었네요. 일 하느라 많이 힘들었죠?"

"우리 가족들 보면 행복해 미칠 것 같은데 무슨 상관이야. 그보다 민철아 아빠가 뭐 가지고 왔게?"

"뭐 가지고 왔어? 응? 궁금해 아빠. 빨리 보여줘."

"우리 민철이가 갖고싶어했던 게임기 가져왔다. 어때, 멋지지?"

"이야~ 우리 민철이는 게임기도 있고 좋겠다!"

게임기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기뻐하는 민철이를 보니, 아까의 생각은 저 멀리 달아나버렸다.

게임은 간단한 RPG 형식의 게임이다. 민철이는 어디를 가든지 그 게임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고, 우리 부부는 들떠있는 아들의 모습이 마냥 좋기만 했다.

민철이의 게임 중독이 점점 심해져만 간다고 느낄 무렵에 나는 다른 공장에 일손을 빌려주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보름동안 떠나있게 되었다.

그리고 보름이 지난 오늘, 나는 한손에 붕어빵이 가득 든 보지를 들고 그리운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하며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에 가까이 갔을 때 무언가를 찍는 듯한 둔탁한 소음이 들려왔다.

혹 무슨일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되어 급히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다행히도 민철이가 환하게 우으면서 나를 맞이해주었다.

"아빠!! 보고싶었어."

"아빠도 민철이 너무너무 보고싶었어. 근데 엄마는 어디 나갔어?"

""아, 아빠! 나 아빠한테 자랑할 거 있다?"

손을 잡아끄는 아들을 따라 거실로 갔다.

거실에는 아내가 널부러져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그녀의 피가 말라붙어있었다.

도대체 며칠이나 지났는지 악취가 진동을 했고, 벌레들이 들끓었다.

"아빠! 내가 괴물을 잡았어!! 근데 왜 아이템이 안나오지..?"

민철이는 해맑은 웃음을 지으면서 아내의 머리를 몇 번 망치로 내리찍었다.

눈 앞이 벌게지면서 기절할뻔 했지만, 정신을 다잡고 민철이의 손에서 게임기를 빼앗고 방 안에 가두었다.

사랑하는 아내의 시체를 치우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고 민철이를 향해 살심이 들기도 하였으나 그 아이가 잠이라도 잘때면 옛날의 아들이 생각나서 차마 그러지도 못했다.

그런 힘든 시간을 보낸지도 벌써 2년이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재산은 모두 탕진해 빚을 지고 있었고, 내 얼굴에선 살아있는 사람의 생기는 점점 사그라들었다.

민철이는 점점 정신을 되찾는 것 같았고, 가끔씩 거실로 나오게 해 주었다.

그리고 오늘, 나 몰래 칼을 숨긴 민철이가 나를 찌르고 밖으로 나갔다.

상처가 뜨거웠지만, 그보다도 더 아들이 걱정되었다.

평생을 살인자로 살아가야하는 민철이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눈을 감았고, 어둠이 시작되었다.

한적한 아파트의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노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한 아이만이 혼자 그네를 타고 있었을 뿐이다. 그 아이에게 다른 아이들이 다가간다.

저 아이와 함께 놀아주려고 가는 것일까 기대를 해보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야!! 너희 집엔 아빠가 없다지?"

"아빠 없는 고아래요!!"

다른 아이들은 그 아이를 괴롭혔다.

그 때 뒤에서 한 사내가 걸어왔고, 그 아이들은 왜인지 두려움에 떨며 놀이터를 서둘러 벗어났다.

"꼬마야.. 형이랑 게임할래?"



<손톱> - 신화의 품격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우리 반에는 조금 음침한 아이a가 있었다.

늘 혼자 뜻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손가락을 가지고 손장난을 치던 아이었는데.

눈을 거의 다 덮은 앞머리와 그 애에게서 나는 이상한 냄새 때문에 늘 혼자였고. 소심해서

짓궃은 남자애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 날도 남자애들은 그 아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음침한 아이의 머리카락을 잡아댕기거나 스프레이를 뿌리는 둥 

늘 a에게서 좀 떨어져서 장난을 치던 남자아이들이 

자리에 앉아 입 근처에 손을 대며 혼잣말을 하는 a의 근처에서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a를 괴롭히는데 늘 앞장서던 b가 a의 뒷자리에 앉아 

청소할 때 쓰는 집게로 a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작게 몸을 움츠리는 a를 비웃던 b가 a의 머리카락을 집어 올렸다.

머리카락 너머로 무언가를 본 b는 "어...?"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a의 근처로 다가갔다.

자신을 막으려는 a의 팔뚝을 밀쳐낸 b가 a의 손목을 잡았다.

당황한 표정으로 a의 손을 본 b가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a의 손 끝에는 딱딱한 손톱 대신에 사람의 얼굴이 있었고.

양 손의 10개의 얼굴은 화가 난 표정으로 중얼중얼 화를 내고 있었다.

그 후론 정말 a는 왕따가 되었고,훗날 a의 짝지였던 내 친구는 이런 말을 했었다.

"a말이야...전에는 몰랐는데 지금생각하니까 손을 입에다가 대고 쉿...쉿...이라고 했던 거 같아. "

 

 

대표 사진
여기 Wi-Fi 잘 터져요?  모스티즈 좀 하게요
끄앙 무서웡뉴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뽀로로루피
함정이 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구관조 . 변비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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