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의 지적 중에 하나가 '대박'이나 '까칠하다'라는 말을 1990년도에 안 썼다는 얘기다. 당시에는 '짱'이나' 캡' 이런 걸 썼던 걸로 기자도 기억한다.
▶제작진도 당시에 '대박'을 안 썼다는 걸 잘 안다(웃음). 그 장면에서 느낌을 더 잘 살리는 쪽을 택하다보니 '짱'이 아닌 '대박'을 썼다. 고증보다는 재미를 택한 셈이다. 연출자로서 재미냐 고증이냐를 순간순간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재미를 택해 '그냥 가자'고 했다. '응답하라'는 옛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옛날 사람'만 보는 게 아니지 않나. 요즘 친구들도 보기 때문에 요즘 친구들 정서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응답하라 1997' 할 때도 첫 회에 DDR 게임기가 나왔었다. DDR도 그 이후에 나온 건데, 1990년대 후반의 분위기를 알리기 위해 선택했었다. 재미를 택한 것이다.
'응답하라'를 찍으면서 늘 고민하는 게 재미냐, 고증이냐다. 말이 너무 촌스러우면 요즘 시청자들 정서에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그 미팅 장면에 나오는 '징거버거'도 1997년에 첫 출시 됐다고 하는데.
▶물론 알고 있다. 드라마 시작하기 전 KFC 본사에서 당시 메뉴판도 다 받았고, 사전 조사도 다했었다. 1994년 당시 KFC 버거가 딱 3개더라. 근데 이 장면의 핵심은 '비스킷'이었다(방송에서 해태와 삼천포는 여학생이 '비스킷'을 부탁하자 과자로 착각, 삼천포가 1인당 5개씩 20개를 주문했지만 해태가 '폼'잡으려고 통 크게 1인당 10개씩 총 40개를 주문한다. 결국 미팅은 실패로 끝난다).
제작진이 KFC의 협찬을 받지는 않았고 '비스킷' 에피소드를 살리려 당시 이 메뉴를 팔던 KFC를 배경으로 해야 했다. 그런데 대놓고 KFC를 알릴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KFC가 배경이라는 걸 알리기 위해 KFC의 대표 메뉴인 징거버거를 실제 출시 시기보다 앞서 살렸다.
-극중 성나정, 해태, 삼천포 등이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94학번 신입생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당시에는 컴퓨터공학과가 아닌 컴퓨터과학과였다는 연대 출신 시청자들의 지적이 있다.
▶'응답하라 1994'의 주 소재는 연세대가 아니라 연세대 농구부다. 연세대라는 자막이 등장할 수는 있는데 연세대를 대놓고 배경으로 삼기는 곤란한 부분이 있다. 이 드라마는 연세대의 협찬을 받지는 않았다. 그런데 연세대 농구부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연세대 관련 부분이 많아 홍보라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겠더라.
1994년에 연세대에 컴퓨터공학과가 없었다는 건 사전조사에서 제작진도 확인한 부분이다. 당시에는 전산학과, 컴퓨터과학과로 돼있더라.
'컴퓨터공학과'를 쓴 이유는 복고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다. 지금이야 누구나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으니까. 그런 부분을 살리기 위해서였고. 또 공대생을 다루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늘 캠퍼스 드라마하면 문과생들이 나오지 않나(웃음).
중요한 건 우리 드라마는 다큐가 아니다. 연대 농구부가 소재지만 연대 컴퓨터공학과까지 대놓고 표방해서 가는 건 아니다.
-2회에서 쓰레기(정우 분), 성나정, 해태, 삼천포가 맥주 마시는 장면에서 해태가 피카디리극장 맞은편에 서울극장이 있는지 몰랐다고 하는 장면이 있다. 이때 삼천포가 "우리 동네에는 극장이 없다"는 대사가 있는데, 삼천포(현 사천시) 출신 시청자가 "1994년 이전에도 삼천포에 극장이 있었다. 2개나 있었다"고 항의하던데.
▶시골에는 없는 게 많다는 의미에서 "우리 동네에는 극장이 없다"는 대사를 쓴 것이다. 이우정 작가가 진주 출신인데 없었다고 하는 얘기도 하긴 했지만. 정확한 사실 관계를 떠나 그렇게 푸는 쪽이 훨씬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의 지적이 꽤나 디테일하다. 한 시청자는 "정우가 보고 있던 '슬램덩크'가 31권으로 보인다. 31권은 96년 초중반에 나왔다. 1994년 2월이면 18권~20권 정도가 맞지 않나'라고 지적하기도 하더라.
▶지난해 '응답하라 1997' 할 때도 말씀을 드렸지만 리얼에 바탕을 두다보니까 그런 지적들이 있는 것 같다. 근데 작년에도 실수를 한 적이 있다. H.O.T 사진을 썼는데 그게 1997년 이후 사진이라고 하더라. 물론 이건 몰랐다(웃음).
제가 생각하기에는 시청자들이 그 같은 지적을 이 드라마의 또 하나의 재미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내가 발견 했어', '저때는 저렇지 않았어'하는 재미를 느끼시는 것 같다. 찾아내는 재미 같은 것 말이다.
극적인 재미나 흐름을 위해 각색이라는 재미가 필요한 것 같다. 앞으로도 재미를 위해 사실하고 다른 부분이 좀 있을 것이다. 정말 폐가 되는 오류는 고쳐가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은 재미를 위해 시대가 살짝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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