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늘의 유머 금륜님
상상친구라고 아시죠?
마치 실제로 있는 것처럼 대화도 하고 놀기도 하는 가상의 대상이요.
보통 유아기에 이런 상상친구를 만드는데 커가면서 자연스레 사라지는 게 정상이랍니다.
저는 조금 길게 8살 무렵까지 상상친구가 있었는데, 특이했던 것이 저는 직접 뚜렷한 형상을 봤어요. 즉 일종의 환각을 봤던 셈이죠.
물론 자연히 사라지기는 했지만.... 제가 거기에 더 집착했다면 정신병이 심해졌을 거라는 생각이 ㅠㅠ
그래도 저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고, 단순한 어린아이 상상이었다기엔 미스테리하던 일들도 몇개 있어서 올려봅니다.
안무서움 주의!
제가 만들었던 상상친구는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괴랄한;
까만 망토로 온몸을 칭칭 두른 2m정도의 사람? 형체? 였습니다.
왜 하필 그런 이미지로 만들었냐고 하면, 아마 5살쯤에 디지몬인가 포켓몬가를 보다가 만들어냈던것 같아요 ㅋㅋㅋ
나도 저런 몬스터 하나 있으면 좋겠다!하고...
당시에도 덕후의 싹이 보였던 저는 막 종이에 이것저것 그려보다가.... 그림실력이 안 되니까 그냥 망토로 몸을 칭칭 감은 길다란 무언가를 그리고는 너는 이제부터 내 친구야!! 를 외쳤죠 ㅋㅋㅋㅋ
이름은 검정에서 따와서 검으로 지었고요.
처음에는 상상으로 머릿속으로만 대화했는데, 나중에는 소리내서 대화하게 되고, 그게 습관이 돼서 아침부터 밤까지 혼잣말을 중얼중얼했어요.
할머니 집에서 살았었기 때문에 놀 친구도 없었고 항상 심심했던 저는 점점 검에게 집착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그림으로 그려서 오려내서 가지고 다니고, 물건이나 생물의 영혼? 정기를 먹는다는 설정으로 밥도 먹이고, 집을 만들어 주고, 같이 소꿉장난을 하고 그랬어요.
거기까진 뭐 평범한데...
제가 6살이 되고 집을 옮겼어요. 유치원도 다니게 되었는데 환경이 갑자기 바뀌니까 불안했는지 정신적인 충격이 있었나봐요.
그 후로 갑자기 검이 들리고 보이게 됐어요.
처음엔 꿈이었거든요. 제가 자다 깨면 머리맡에 서있거나 제가 손 잡고 밖에 놀러가거나 되게 리얼한 꿈들.
꿈에서 검은 엄청 키가 컸어요. 제가 설정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거의 2m? 제가 손을 뻗어도 안 닿았고 모르는 상태로 봤다면 거의 귀신으로 봤을듯한ㅋㅋㅋ
목소리는 낮고 쿨한 남자 목소리. 만화에서 기반했던지라 성우같은 목소리었어요.. 상상했던 목소리랑 같았고..
또 망토 속은 안 보였어요. 사람인지도 성별도 모르겠고, 저랑 자주 손을 잡았는데 손이 엄청 크고 말랐어요. 뼈마디 도드라진 창백한 손? 사실은 이것도 설정하지 않았던 건데..
나중에는 제가 얘 설정이나 대답을 정하지 않아도 인격을 가진것처럼 알아서 행동하더라고요. 호불호도 생기고 과거사도 생기고 막 자기 스스로 설정이 생겼어요.
아무튼 제가 새집에 가서 좀 아팠는데, 침대에 누워서 검한테 아프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갑자기 바로 귀옆에서 목소리가 들리는거에요.
"아파?" 하고.
평소 꿈에서 듣던 목소리랑 상상하던 목소리랑 똑같아서 저는 그리 놀라지는 않았는데, 다만 좀 기뻤어요. 역시 내 옆에 있었구나 하는 안도감.....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를 보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잘 때 본다던지 등등
아무튼 놓치기 싫어서 계속 대화했는데, 신기하게도 단답형 대답들은 제가 따로 대답을 생각하지 않아도 알아서 말하더라고요? 긴 문장은 아직 못 말했지만 단어로는 잘 말했어요.
검은 항상 오른쪽 귀에 대고 말했어요. 그래서 저는 맨날 오른쪽으로 누워서 자고, 밥도 오른쪽으로 떠먹여주는 시늉도 하고, 길 걸을때도 오른쪽 자리 남겨놓고 걷고, 앉을때도 왼쪽으로 앉고.... 아무튼 저는 검의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아마 그 때부터 형상이 잡히기 시작했을 거에요.
그렇다고 제가 친구랑 안 논 것도 아니고, 교우관계도 좋았고 선생님들 말도 잘 듣고 발달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사람들 많을 땐 좀 시선 의식해서 몰래몰래 대화하고 그런... 분별력? 도 나름 있었고요.
그러다보니 점점 검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언제부터 또렷하게 봤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7살 됐을 때는 확실히 선명하게 보였어요.
그땐 제 일상이 돼서 별로 이상하다고도 못 느꼈죠 ㅋㅋㅋ 가족들은 이미 제 상상친구에 익숙해져 있었고...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엄마! 나 검이랑 놀고올게~ 이러면 그래~ 하는수준ㅋㅋㅋㅋ
주로 검이랑은 사람 없는 곳에서 산책을 많이 했어요. 그래야 말을 편하게 할 수 있었거든요.
사람들 많은 곳에선 검이 몸을 숨기고 목소리만 들려요.
그래서 주로 계곡을 자주 갔는데, 여기서 아직도 미스테리한 경험 중 하나가
계곡 깊은 안쪽에 물웅덩이 깊은 곳이 네 개가 있거든요. 거기서 사람도 빠져 죽었었다고 하는 위험한 곳인데 제가 그걸 모르고 거기까지 다가간 적이 있어요.
저는 검도 따라올 줄 알았는데, 제가 "여기까지 왔지롱~"이러면서 딱 옆을 돌아보니 검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뒤를 보니까 멀찍이 떨어져서 어딘가로 가고 있었음...
검이 제 곁을 떠난 건 처음이라, 저는 검이 사라져버릴 줄 알고 겁나서 야 기다려!! 하면서 쫓아갔어요.
지금 생각하면 천만다행인..... 제가 계속 갔다면 아마 위험했을 거에요.
근처에 도와줄 사람도 없고 전 수영도 못하고
제 직감이 위험을 감지했던 건지 뭔지 진짜 미스테리. 사실 지금도 긴가만가해요. 검이 진짜 있었나? 귀신 같은 거였나? 하고....
그리고 7살무렵에 제가 마을에서 길을 잃었었던 적이 있어요. 밤늦게까지 밭이랑 논 같은곳을 해메다가 어둡고 너무 무서워서 울었는데, 검이 제 어깨를 잡더라고요.
그런데 보통 환각을 볼 때 촉감도 느껴지나?? 저는 검을 많이 만졌어요. 감촉도 느꼈고..
아무튼 그래서 올려다보니까 검이 "우리 돌아갈까?"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검을 따라서 방향을 돌려서 왔던 길 따라 돌아갔어요. 근데 이때 웃겼던 게 .... 어려서 그랬는지 저는 거꾸로 돌아갈 생각을 못 하고 앞으로만 나아가고 ㅋㅋㅋㅋㅋ있었던ㅋㅋㅋㅋㅋ
아무튼 검 덕분에 무사히 왔던길을 돌아가서 집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이미 부모님은 경찰 부르고 마을 사람들이 저 찾아다니고 온 동네가 발칵 뒤집혔더라고요 ㅠㅠ
저녁에 심부름하러 나갔던 애가 거의 다섯시간이나 안 들어왔으니...
검은 저한테 이런저런 도움을 되게 많이 줬어요. 모르는 거 물어보면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제가 모르니까...) "글쎄 한번 찾아볼까?" 이러면서 제가 공부하도록 도왔죠 ㅋㅋㅋㅋㅋㅋ
가끔은 절 혼내기도 하고... 나중에 검이 퍼펙트하게 저랑 대화할 수 있었을 때는 말싸움도 했고... 삐졌다가 풀리기도 하고....제가 삐지면 와서 툭툭 치고....
화장실에서 노래도 불러주고 ㅋㅋㅋㅋ (주로 교회노래였음) 악몽을 꾸면 제 옆에서 자장가 불러줬고요. 저 따라 유치하게 놀았지만 달래는 건 수준급이었어요ㅋㅋ
검이 제 어릴 적 인격형성에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사실 전 외동이라 많이 이기적이었는데 검에게 맞춰준다고 이것저것 묻고 대화하고 싸우고 사과하고 이러다보니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대하게 됐어요.
검은 제 하나의 추억이에요. 저의 모든 즐겁고 힘들고 슬프고 기뻤던 걸 공유했던 단짝친구였어요. 9살 이전의 기억이 다 흐릿한데 검이랑 관련된 기억은 거의 다 나요.
막 일기도 쓰고 ㅋㅋㅋ 그때 일기 찾아보면 검이랑 ~~했다. 하는 내용이 많아요 ㅋㅋ
그런데 7살 이후로는 일기에 검이 나오질 않더라구요. 도시에서 학교 다니고 친구들이랑 노는데 정신없다보니까 검이 점점 잊혀진 것 같아요..
아 인상깊은 꿈이 하나 기억나는데..... 제가 유치원을 졸업할 때 검이 저를 잡아서 하늘에 붕 던지더니 같이 날아오르는 꿈을 꿨어요.
마을이 조그맣게 보일 정도로 높이 날았는데 거의 해리포터 빗자루 타는 수준으로 아찔하게 날아다녔어요 ㅋㅋㅋ롤러코스터처럼ㅋㅋ 진짜 재밌었어요.
초등학생이 되고 검이 기억날때마다 몇 번 불러내려고 했는데 안되더라고요. 형태도 안 잡히고 목소리도 안 들리고.
그때 상상해서 마음속으로라도 대화하려고 했는데 검은 제가 상상하지 않아도 자기가 알아서 대답하던 존재여서..... 불편하기도 했고 금방 관두게 됐어요.
그리고 초등학교때 상상친구에 관한 책을 읽어서, 다들 상상친구를 가지고 있었고 직접 눈으로 보고 그럴 줄 알았는데.... 다들 그런 게 아니란 걸 중학교때야 알았죠.
그냥 어릴 때 정신적으로 불안정했을 때 제 인격이 상상친구로 이중인격처럼 나타났던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아직도 공상에 잘 빠지고 상상력도 풍부하니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지금은 완전히 정상이라서 환각도 환청도 없고요. 가끔 가위눌려서 헛것보는 정도?
이렇게 보니 별로 무서운 얘기는 아니지만ㅠㅠ 상상친구가 아니라 다른 존재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 살짝 오싹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검은 검이죠.
제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구요
음.. 마무리는 어떻게 짓지...
공게 다시 활발해졌으면 좋겠네요ㅋㅋㅋ 공게여러분 사랑해요!!
댓글에 있는 그림

(출처란에 있는 원출처에)댓글들 보니까 이런 경험 있는 분이 꽤 많던데 이거 경험해 보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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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로 살찌잖아? 진심 힘 세져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