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돌’보다 ‘왕따돌’이 더 싫어욧!
[일요신문] 유명인사라고 해서 모두 사랑받고 존경 받는 건 아니다. 때로는 밉게 보일 때도 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도 모두 호감형만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비호감을 ‘무기’로 인기몰이를 하는 연예인들도 많다. 대중의 눈에 비친 호감과 비호감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원래 인물이 그런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자신들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대중들의 사랑을 거부(?)하며 밉상짓을 하기도 한다. 이에 <일요신문>은 국민들은 과연 어떤 인물을 비호감 인물로 보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조금은 짓궂은 설문조사를 진행해봤다. 해당자들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유명인사라는 점에서 정색하지는 마시라! 그들을 통해 국민들이 잠시나마 웃을 수도 있으면 그것으로 비호감이 멋지게 호감으로 승화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일요신문>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씨앤아이와 ‘분야별 비호감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6월 4일부터 6일까지 전화면접을 진행했다. 후보로 선정된 인사들의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500명을 대상으로 1차 사전조사를 실시, 후보군을 추린 뒤 200명을 추가로 더해 본 조사를 실시했다.
# 연예인
여러 프로그램에 등장한다고 해서 대중의 호감도가 높은 것은 아니었다. 조사결과 국민들은 가장 비호감인 남자 방송인에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5개 이상의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구라(13.1%)를 1위로 꼽았다. 솔직한 진행과 독설 개그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구라식 진행이 그를 1위로 끌어올렸다. 김구라를 선택한 다수의 응답자들은 ‘거친 말투와 욕쟁이 이미지’를 그 이유로 꼽았다. 비호감 남자 방송인은 김구라에 이어 강호동(9.0%)과 박명수(6.9%) 노홍철(6.1%) 홍석천(4.4%) 순으로 조사됐다.
비호감 남자가수 1위는 지난해 12월 미성년자 성폭행 및 강제 추행 혐의로 징역 5년과 전자 발찌 10년 착용을 선고받은 고영욱(7.7%)이 차지했다. 이어 응답자들은 ‘불법도박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신정환(6.1%)을 2위로 꼽았다. 3위에는 군복무시 지나친 휴가일수로 논란이 됐던 붐(3.6%)이 차지했고, 4위에는 최근 사기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송대관(2.4%)이 선정됐다. 5위에는 ‘팬들이 극성이다’는 이유로 EXO(2.3%)가 그 뒤를 이었다.
완벽해 보이는 남자 배우들도 때로는 비호감일 때가 있었다. 거친 남성미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배우 최민수(5.6%)는 ‘너무 마초적인 이미지’라는 이유로 비호감 남자배우 1위에 등극했다. 2위는 할리우드를 오가며 월드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이병헌이 차지했다. 이병헌을 꼽은 다수의 응답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나이어린 여자(배우 이민정)와 결혼해서’라고 질투 어린 대답을 해 눈길을 끌었다. 3위에는 ‘아들 문제로 물의를 빚었다’는 이유로 차승원(2.9%)이 차지했다.
티아라는 멤버 왕따 스캔들로, EXO는 팬이 극성이라는 이유로 각각 남녀가수 비호감 순위 2위·5위에 올랐다. 임준선 기자
일본 활동이 오히려 악재가 된 것일까. 비호감 여자 방송인 1위에는 ‘일본에서 한국비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다수의 응답자들이 조혜련(7.9%)을 꼽았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비호감 여자방송인을 기준을 ‘과한 리액션과 부담스러운 목소리’로 꼽는 경향이 있었다. 2위에는 ‘과한 리액션과 분장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정주리(7.7%)가 뽑혔으며 3위에는 ‘어깨에 놓인 고양이가 싫다’는 이유로 낸시랭(4.9%)이, 4위에는 ‘너무 기가 센 이미지’라는 이유로 이경실(4.7%)이 선정됐다.
비호감 여자 가수 질문에서 다수의 응답자들은 ‘왕따 사건’을 언급하며 비호감 여자가수 1·2위에 티아라의 지연(4.7%)과 티아라(3.4%)를 선정했다. ‘멤버 왕따 사건’으로 한 번 떠나간 대중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개성 있는 목소리와 예능감으로 사랑받고 있는 박봄(2NE1)도 대중에게 비호감일 때가 있었다. 응답자들은 ‘성형으로 얼굴이 많이 변했다’는 이유로 박봄(3.1%)을 3위로 꼽았다. 4위에는 홍진영(2.3%)이, 5위에는 애프터스쿨 나나(1.3%)가 순위권에 등장했다.
‘세월호 참사’의 후폭풍이 연예계에도 휘몰아쳤다. 비호감 여자 연기자 1위에는 구원파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라 드라마에서 하차한 전양자(8.0%)가 차지했다. 전양자를 꼽은 응답자들은 ‘구원파라서’ ‘세월호 사건이 생각나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KBS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 출연 중인 김희선(3.0%)은 ‘연기력이 부족한 주연’이라는 이유로 2위에 선정됐다. 3위에는 ‘지나친 성형미’를 이유로 서우(2.9%)가 차지했다. 4위를 차지한 전지현(2.0%)을 꼽은 응답자들 중에는 그 이유를 ‘예뻐서’라고 답한 경우도 다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고영욱
# 비호감 사회집단/기업
비호감 사회집단에는 국회의원/정치인이 35.1%의 수치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응답자들은 ‘여당과 야당이 매일 싸우는 모습만 보여준다’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꼽았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설문조사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응답자의 12.7%는 비호감 집단으로 ‘구원파’를 꼽았다. ‘구원파’ 신도들이 “우리들은 세월호 참사와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응답자의 대다수가 구원파를 꼽은 이유에 대해 ‘세월호 참사의 주범이다’라고 언급했다. ‘유병언과 관련된 종교’ ‘상식적이지 못한 행동을 한다’는 등의 이유로 구원파를 비호감 집단으로 선정했다고 밝힌 응답자도 있었다. 이어 비호감 집단 조사에서는 종교 8.7%, 경찰/해양경찰 6.6%, 정부 및 산하부처 6.3%, 청와대와 국정원이 각각 5.1%의 수치를 기록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는 설문조사 곳곳에서 드러났다. 비호감 기업 조사에서 유병언 실소유 기업(15.6%)이 1위에 올랐다. 유병언 실소유 기업을 가장 비호감 기업이라고 꼽은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세월호와 연관된 기업’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비호감 기업 2위는 삼성(15.6%)이 차지했다. 삼성을 꼽은 다수의 응답자들은 ‘한국에서 비싸게 판다’고 이유를 들었다. 삼성에 이어 롯데(11.7%)와 현대(11.6%)가 그 뒤를 이었다. 롯데는 최근 불거졌던 ‘롯데홈쇼핑 납품업체 비리 문제’가 설문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의 경우 ‘노조와 관련한 문제가 많아 보인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4.1%)를 꼽은 응답자들 다수는 그 이유를 ‘야구를 못해서’ ‘조폭동원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비호감’이라고 답했다. 6위를 차지한 포스코(4.0%)는 ‘황제라면’ 논란이 불거졌던 승무원 폭행사건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LG 2.1%, 기아 0.7%, 한진 0.6%, 남양 0.6%의 수치로 비호감 기업 순위에 올랐다.
전지현
# 비호감 SNS/대중교통
하루에도 몇 번씩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들여다보는 SNS 이용자들이 가장 피로감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설문조사에 참여한 남성 18.6%와 여성 22.3%는 SNS에서 ‘지나치게 정치색을 나타내는 사람’을 가장 비호감으로 꼽았다. 이어 남성은 두 번째로 ‘명품자랑/허세’(14.5%) 여성은 ‘욕설/비방’(13.0%)을 비호감 SNS 이용자 스타일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전체 응답자의 10.4%가 ‘커플 애정행각 게시물’을 꼽았고, 8.9%는 ‘먹는 사진 매일 올리는 사람’을 택했다. 자기자식 사진 매일 올리는 사람(7.3%), 가치 없는 글이나 사진 올리는 사람(4.3%)도 비호감으로 선정됐다.
국민들 대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에도 언제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용자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비호감은 ‘큰 소리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33.4%)인 것으로 조사됐다. 회식 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은 조사결과도 나왔다. 대중교통 이용자 중 비호감 2위는 ‘술냄새, 고기냄새 풍기는 사람’(14.6%)이 차지했다. 이어 큰소리로 통화하는 사람(9.6%), 쩍벌남(6.0%), 안쪽에 자리가 있는데도 바깥쪽에 앉아 비켜주지 않는 얌체족(5.3%), 이어폰 없이 DMB 시청하는 사람(5.0%)도 대중교통 이용시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으니 특별히 신경을 써야할 듯하다.
배해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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