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레이블 브랜뉴뮤직이 에너지와 소울이 충만한 공연으로 겨울 밤 열기 뜨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브랜뉴뮤직의 패밀리 콘서트 ‘브랜뉴 데이 볼륨 6-브랜뉴 이어 2014(Brandnew Day Vol.6-브랜뉴 이어 2014)’가 개최됐다. 이날 콘서트에는 산이, 버벌진트, 팬텀, 트로이, 미스에스, 태완, 피타입, 허인창 등 실력 출중한 소속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 것은 물론 올해 브랜뉴뮤직과 콜라보레이션을 했던 박정현과 애프터스쿨 레이나 등 가수들이 게스트 출연을 해 풍성한 무대를 꾸몄다. 또, 최근 라이머의 손을 잡은 인피니트H 호야, 동우와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인 김동현이 MC그리로서 당당히 무대에 올라 실력을 뽐냈다.
콘서트는 DJ IT의 퍼포먼스로 화려하게 시작됐다. 브랜뉴뮤직 수장 라이머가 프로듀싱에 참여하고 있는 그룹 세븐틴은 춤 공연 이후 ‘니거 위드 파리(Nigga with Paris)’, ‘노 플렉스 존(No Flex Zone)’을 부르며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공연을 선사했다. 이어 브랜뉴뮤직 신인 샴페인앤캔들이 ‘별로’, ‘낫 마이 폴트(Not My Fault)’, ‘뉴 소울(New Soul)’을 부르며 “1, 2년 후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을 테니 많이 기대해 달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새로운 세대의 힙합이 기대되는 오프닝이었다.
이어 베테랑들이 바통을 받았다. 1세대 래퍼인 허인창은 ‘1세대+Don’t Guess+무한의 바다’, ‘그러든지 말든지+반전 2013’ 등을 메들리로 부르며 그간의 내공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강렬한 비트와 힘 있는 랩핑이 관객을 환호하게 했다. 여유롭게 관객과 소통하면서 신곡을 소개하다가도 90년대 풍의 랩을 하며 무대 위에서 방방 뛰는 그가 뜨거운 에너지로 공연장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다음은 태완의 무대였다. 소울풀하면서도 감미로운 태완의 목소리가 공연에 기분 좋은 반전을 만들었다. 그는 ‘인트로(Intro)+미드나잇 넘버 원 송(Midnight No.1 Song)’으로 감성적인 R&B 소울 음악을 선보인 후 샴페인앤캔들과 함께 신곡 ‘허슬(Hustle)’, 산이와 ‘히스토리(History)’, 버벌진트와 ‘굿 모닝(Good Morning)’을 이어가며 다채로운 무대를 완성했다.
올 초 정식 데뷔한 그룹 트로이는 ‘랩디자이너+비마인’, ‘그린라이트+변해가’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트로이의 리더이자 보컬인 범키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공연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 멤버들은 “곧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올 테니 기대해 달라”며 팀 활동은 꾸준히 준비 중임을 밝혔다. 이날 범키를 대신해 신예 양다일이 스페셜 보컬로 참여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렸다.
최근 브랜뉴뮤직에 입성한 김동현은 트로이와 ‘말만해’, 샴페인앤캔들과 ‘아임 던(I’m Done)’ 두 곡으로 MC그리의 무대를 가졌다. 무대에 오른 MC그리는 “제가 성과물 없이 브랜뉴 연습생으로 들어와서 조금 과분하기도 하고, 여러분도 그렇게 느낄 것 같다”며, “그래서 이번에 보일 것이 내 인생의 첫 번째 곡이다. ‘아임 던’이라는 곡인데,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말씀해 주시면 더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래퍼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MC그리의 첫 자작곡 무대를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후 피타입, 인피니트H, 미스에스, 팬텀의 공연이 쉼 없이 이어졌다. 래퍼 10년 차 피타입의 묵직한 무대 이후 인피니트H는 라이머와 함께 한 신곡 ‘부딪쳐’ 무대를 처음으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미스에스는 개성 있는 여성 래퍼의 진수를 보여줌과 동시에 흔들림 없는 가창력으로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팬텀 역시 박력 넘치는 무대를 꾸몄다. 팬텀의 ‘오늘따라’ 무대에서는 잠시 음향 사고로 마이크가 안 나오는 부분이 있었지만 멤버들은 당황하지 않고 웃으며 공연을 이어갔다.
클라이맥스에 등장한 산이는 ‘바디랭귀지’, ‘랩 지니어스’, ‘어디서 잤어’, ‘이별 식탁’, ‘아는 사람’, ‘맛 좋은 산’ 등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은 히트곡들을 연이어 들려줬다. 이와 함께 무반주 랩으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뽐내기도 했으며, 최근 화제가 된 EXID의 ‘위 아래’ 댄스를 선보이고, 신발과 뮤직비디오에서 실제로 입었던 옷 등 깜짝 선물을 관객에 투척하는 등 ‘특급 팬 서비스’를 펼쳤다.
버벌진트는 ‘기름 같은 걸 끼얹나’, ‘충분히 예뻐’, ‘좋아 보여’, ‘가을 냄새’, 그리고 신곡 ‘아포가토’ 등의 인상 깊은 곡들로 콘서트 대미를 장식했다. 버벌진트는 키보드를 치며 진중한 표정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눈으로는 강렬하게 눈빛을 쏘면서 음악에 집중하는 그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소화하며 보컬과 랩을 넘나들었고, 충분히 즐거웠지만 끝내자니 아쉬운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이날 특별 게스트로 함께 한 레이나와 박정현은 각각 브랜뉴뮤직 콜라보레이션 곡으로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레이나는 “혼자서 콘서트 게스트로 온 게 처음”이라고 말해 이번 출연에 특별함을 더했다. 그는 칸토와 ‘장난인 거 알아’를, 산이와 ‘한여름 밤의 꿀’을 부르며 달콤한 목소리로 두 개성 있는 래퍼들과 조화를 이뤘다. 박정현은 ‘그 다음 해’에 이어 버벌진트와 함께 ‘달아요’를 부르며 명불허전 R&B 요정 보컬을 과시했다. 솔로곡을 부를 때에는 마치 박정현의 콘서트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몰입도 높은 공연이었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브랜뉴뮤직의 패밀리 콘서트가 숨 가쁘게 지나갔다. 지루할 틈 없이 촘촘하게 짜인 공연이 시간을 빠르게 했고,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아티스트들의 무대들이 한 곡, 한 곡 마다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신인과 기존 가수들 모두 편안하고 여유롭게 공연을 이어가며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 ‘공연 강자’의 면모를 다지기도 했다.
이날 샴페인앤캔들, 트로이, 미스에스 등 다수의 그룹들은 1, 2년 안에 컴백을 예고해 앞으로 이들의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브랜뉴뮤직의 열정 담긴 음악은 앞으로도 많은 음악 팬들을 기쁘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브랜뉴뮤직은 지난 5일 버벌진트가 프로듀싱하고 아티스트 모두가 함께 참여한 패밀리 싱글 ‘브랜뉴데이’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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