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튼을 친 어두운 방에서
인생의 바닥을 느껴본 사람은 안다.
누군가의 팬이 되어 본 경험이란 것이
얼마나 큰 삶의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는가를.

나는 알지 못합니다.
"나는 당신의 팬입니다"와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의 차이를.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내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손을 내밀어준 그대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그의 옆자리 대신
그를 바라볼 수 있는
맞은 편자리를 선택했다는 것.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하루하루 내가 너로 인해 '미쳐' 가.
언젠가는 내 마음이 네게 '미칠' 수 있기를.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그의 '잘남', '뛰어남', '멋스러움'에 앞서
내 안목에 대한 무한의 자부심.

잊은 줄 알았는데 잊혀지지 않았네
잊은 줄 알았는데 잊혀지지 않았네
잊은 줄 알았는데 잊혀지지 않았네
세 번을 경험했다면 당신은 틀림없는
그 사람의 '팬'입니다.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때때로 찍고 싶은 마침표.
그러나 결국은 찍게되는 쉼표.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내가 당신의 마음을 만번쯤 알아주었으니
당신도 내 마음을 딱 한번만이라도
알아주었으면 싶은 날이 온다는 것.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그의 음악을 듣다보면 문득 문득
내가 그의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그의 음악이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는 것.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짝사랑'과 '정'과 '의리' 사이의 어디쯤.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난 줬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받았구나.
난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벌었구나.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내가 그토록 살아보고 싶었던 인생을
나 대신 살아가는 이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응원과 지원.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남들은 '좋다'는데
나는 자꾸만 '고마워'지는 건지.
남들은 '멋지다'는데
나는 왜 자꾸만 '미안해'지는 건지.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우산을 씌워줄 수 있는 사람은 아니더라도
비를 막아줄 우산은 되어줄 수 있다는 것.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어쩐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선정된 것 같아.

같은 사진을 보다가,
같은 음악을 듣다가,
문득 시간이 멈춰버린 것같은 경험을
10번 이상 겪어 보았다면
당신은 역시 '누군가'의 팬입니다.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연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지인도 아닌데
연인보다 사랑스럽고
친구보다 가깝고
지인보다 잘 아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사이.

이왕이면 누군가를 위해
마지막 커피 한 모금같은 팬이 되고싶다.
그가 들여다볼 테니까
그가 아쉬워할 테니까.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그대들에겐 '절망'일지 몰라도
내게는 '갈망'이자 '희망'.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그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
가끔은 기적처럼 느껴져.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돈이 아닌 내 삶의 일부를 떼어 주고 산 티켓.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쥐어짜면 '누군가'가 물처럼 뚝뚝 떨어질 것 같은데도
아직도 '누군가'가 스며든다.

정말 할 말도, 궁금한 것도 많은 것 같은데
정작 앞에 서면 고작 한 마디.
"저 ... 팬입니다 ... 고마워요."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길고 긴 터널 속을 걷는 것과 같아.
언젠가 그 끝이 있음을 알기에
지금은 조금이라도 더천천히 걷고 싶어.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 당당한 '갑'이 되길 바라며
내 스스로 맺은 '을'의 계약.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난 늘 널 차고 있어
난 늘 널 걸고 있어
난 늘 널 입고 있어.
늘 생각하고, 함께하고 있어.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평생 기억하게될 생일이
하나 더.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니가 만든 환상과
내가 만든 상상이 만나 빚어진 작품.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언젠가는' 또는 '어쩌면'이라는
로또 한 장을 품고 살아가기.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영원히 사랑할 수는 없을지도
영원히 응원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언제까지나 잊지 않겠다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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