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원칙ll조회 2029l 6
이 글은 8년 전 (2015/9/09) 게시물이에요




Scarborough Fair

잊으려 하니 그제서야 꽃이 피는데 나 어찌합니까.txt | 인스티즈



너무
세게 쥐었다

그땐
몰랐으니까

바람에
날릴까 봐

파도에
쓸릴까 봐

자두처럼
멍들었지

움켜쥐면
쥘수록

빈손
뿐이란 것을

바람에
흩어지는

모래를 보고
알았지



박장순, 사랑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 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푸른 밤, 나희덕











아가
오늘이 성년의 날인가 뭐신가 하드라
그래서 사방이 장미꽃 받는 청년들 뿐이여

아가
35년이 지나도 가슴 속 열 여덟으로 잠든
내 아가야
미안타, 올해도
엄마는 국화꽃밖에 주지 못하겄다.



오일팔, 서덕준










잊으라 했기에 당신을 잊으려
시간아 흘러라 빨리 흘러라 그랬지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흘러가면 잊힐 줄 알았지요
그런데 시간마저 당신을 놓아주지 않더이다
사무치도록 그리워 가슴에 담은 당신 이름 세 글자
몰래 꺼내기도 전에 눈물 먼저 흐르더이다

당신 떠나고 간신히
잊는 법 용서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 했는데
다시 찾아온 계절은  
누군가 몰래 맡기고 간 베르테르의 편지를 안겨주더이다

당신을 사랑하던 봄
지운 줄 알았던 당신의 흔적
곳곳에 문신처럼 박혀있더이다

잊으라 해서 잊힐 줄 알았던 에로티시즘
다시 찾아온 봄과 함께 전신으로 번져가더이다
가늘게 떨리듯 호흡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익숙한데  
잊으려 하니 그제서야 꽃이 피는데
나 어찌합니까



잊으려 하니 꽃이 피더이다, 김정한










오늘따라 유독 허기가 졌다
황홀을 먹고 싶었다
낭만 실조에 걸린 것 같았다
날 보고, 네가 웃었다
포만감에 숨 쉬지 못했다



낭만실조, 이훤











겨울이었어
네가 입김을 뱉으며 나와 결혼하자 했어
갑자기 함박눈이 거꾸로 올라가
순간 입김이 솜사탕인 줄만 알았어
엄지발가락부터 단내가 스며
나는 그 설탕으로 빚은 거미줄에 투신했어
네게 엉키기로 했어 감전되기로 했어
네가 내 손가락에 녹지 않는 눈송이를 끼워줬어
반지였던 거야

겨울이었어
네가 나와 결혼하자 했어.



오프닝 크레딧, 서덕준











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바람에게도 가지 않고
길 밖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는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같이 걸었다



사모곡, 감태준
추천  6

이런 글은 어떠세요?

 
지흔  지나간 흔적
고마워요.
8년 전
감사합니다.
8년 전
좋다
8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유머·감동 이런거 믿는 사람 한심...727 류준열 강다니13:2347523 0
이슈·소식 동국대 대나무숲 "형, 그때 왜 안아줬어요?”786 우우아아8:5680399
이슈·소식 'OO적 사고' 밈 때문에 분노한 롤붕이들 (이유: 본인들만 모르는 유행어라서)199 담한별15:0329425 25
이슈·소식 논란의 고속버스 공지문.JPG131 우우아아10:3264521 6
유머·감동 점핑다이어트한다고 했더니 남친이 더 못 사귀겠대217 218023_return10:3079348 13
엄정화 초대 샘플링 한 현아 신곡 히헤홍 19:57 1215 0
현재 서울시가 사활걸고 준비중인 재건축 프로젝트.JPG6 우우아아 19:56 2777 4
안경 케이스 들고 다니는 놈들은 가짜 안경잡이인거임.jpg8 Jeddd 19:54 2641 2
갑자기 일어나서 방구 뀐 직시1 NCT 지 성 19:51 1589 0
일본 부부 다단계 청부살인 용의자 강광기 오늘 자 모습1 안녕안녕 19:49 1509 0
EBS 압색에 "언론장악” 긴급성명…유시춘 "법카 2,000원 초과 문제 삼아"1 담한별 19:43 888 0
장기간 불황에도 일본이 흑자인이유(feat. 한국은행 보고서) 실리프팅 19:43 2272 0
@ : 여기서 헤어지자고? 나 길 몰라 큰길 나가서 얘기해1 완판수제돈가 19:42 1124 1
엄청나게 노력한 탄수화물 살인마 Twenty_Four 19:42 2611 0
누가봐도 찐 그 자체였던 나무위키 찐따 항목 qksxks ghtjr 19:42 1101 0
소심한 사람이 마트 갔을 때 특징 311324_return 19:42 1094 0
힙합하는 애들 ㄹㅇ 웃긴것같은 달글 풀썬이동혁 19:42 916 0
밀토 생기기 전에 얼레벌레 트위터하던 애들 모음 인어겅듀 19:40 575 0
부산 사람이 자신의 출신지를 말 하는 방법4 311324_return 19:32 3814 0
헉 제가 토마토를 죽인건가요?!12 고양이기지개 19:23 6498 0
모두가 원하는 아버지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 개붕이4 +ordin 19:22 3193 0
1시간만에 6억 5천만원 벌 수 있음? 380529_return 19:14 1248 0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친밀한이방인 19:14 314 0
기생충 오징어게임이 미국에서 성공한거 보면서 기분 오묘하더라9 311354_return 19:11 7135 2
에타에 올라온 아침 고백 환조승연애 19:09 3302 0
전체 인기글 l 안내
5/2 20:12 ~ 5/2 20:1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