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BS 방송의 13부작 다큐멘터리 '김치연대기'(Kimchi Chronicle·2011)를 통해 전세계인에게 한국의 향토음식과 고유 음식문화를 소개하며 주목받은 한국계 혼혈 마르자 봉게리히텐.
김치연대기는 지금도 9개 나라에서 재방영되고 있고 하와이항공 기내에서도 방송되고 있다"며 "PBS가 방송지역을 계속 확대하는 덕분에 시청자들로부터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이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3세 때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봉게리히텐은 "김치연대기 촬영은 한국인으로서의 나를 일깨워주고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해준 너무나 소중한 기회였다"면서 "한국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내 열정을 더 강화시켜주었다"고 털어놓았다.
입양되기 전 한국에 대한 기억은 짧은 순간의 장면들만 남아 있어요. 엄마가 큰 양동이에 담긴 담요를 발로 밟아가며 빨던 모습, 고향인 의정부의 골목길들, 내가 좋아했던 바나나 우유. 그런 것들이요."
주미 한국 대사관에서 소개해준 한국 수녀님들을 통해 친엄마를 찾았어요.미국인과 결혼해 뉴욕 브루클린에 살고 계셨죠. 수화기를 들고 몇 시간을 고민하다 용기를 내 전화를 했어요. 엄마는 너무 놀라 흐느끼기만 하셨죠. 나중에 들으니 저에 대한 죄책감으로 아이는 낳지 않으셨다고 하더군요."
재회로 마르자는 어머니와 세 명의 이모, 삼촌 등 새 가족이 생겼다.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뉴욕으로 건너와 그때부터 가족과 떨어지지 않았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 셰프 장 조지 봉게리히텐의 아내이기도 한 그는 "음식에는 혼이 담겨 있다. 한국음식은 내 영혼을 위한 양식이고 만병통치약"이라며 "감기 몸살 기운이 있을 때 삼계탕을 먹으면 힘이 난다. 남편도 날씨가 을씨년스러운 날엔 닭볶음탕을 찾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 김치연대기 촬영 당시 어려움은 없었나.
▲ 프로그램을 지원한 한국 정부 측이 처음에는 그럴듯해 보이는 것,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고 우리는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향토음식과 길거리 음식 등 한국의 진짜 모습을 담고 싶어해 조율과 설득이 필요했다. 다행히 우리 의견이 수용됐다.
-- 촬영 당시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가장 좋았던 곳은.
▲ 속초다.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기도 하지만 우리 할머니와 이모들 그리고 가족이 사는 곳이라서 더욱 그렇다.
▲ 딸이 떡국과 미역국을 좋아해서 자주 한다. 또 노란무와 아메리칸 치즈가 같이 들어간 김밥도 인기가 좋다.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은 고등어조림이다. 양념은 고추장·고춧가루·액젓·마늘 등을 넣은 '엄마 페이스트'를 한꺼번에 만들어놓았다가 여러 요리에 활용한다.
뉴욕 허드슨강이 내려다보이는 최신식 아파트에 살며 마르자는 이 럭셔리 아파트의 욕조를 활용해 정기적으로 김치를 담근다.
-- 한국음식을 세계인들에게 더 널리 보급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 외국인 입맛에 맞추려고 음식맛을 바꾸지 말고 한국식 그대로 맛볼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식대로 해주면 더 좋아하고 더 잘 먹는다. 한국음식 냄새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 프랑스인들이 치즈냄새 걱정하는 것 봤나. 당당해져야 하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한국은 현재에 대한 이야기만 있지 지금을 있게 한 아픈 역사와 우리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정보와 설명이 부족하다. 드라마 대장금이나 영화 황진이에 등장하는 배우와 소품·배경 등은 세계인들이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일본의 사무라이나 게이샤에 대한 이야기에 비해 한국 역사는 너무 가려져 있다.
--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 한국의 싱글맘 자녀 5명을 후원하고 있다. 3명은 내 딸과 같은 나이고 2명은 그보다 나이가 좀 더 많다. 경제적 능력 때문에 아이를 키우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엄마가 없도록 하기 위해 지원한다. 딸을 고아원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우리 엄마를 위해 하는 일이기도 하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재료와 조리법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건강식 한국 음식을 더 널리 보급하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
아파트 위아래 이웃으로 산다는 휴잭맨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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