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심리학에서
가장 마법 같은 효과가 하나 있습니다.

Placebo Effect
플라시보 효과는 다들 아실 겁니다.
치료를 받았다고 "믿기만 해도" 증상이 완화되는 현상을 일컫죠.
이 효과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이미 그 효과성에 대한 연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뿐 아니라,
본인이 직접 겪어 본 분들도 있을 것이고,
주변에서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은 분들도 계실 겁니다.
플라시보 효과의 정확한 매카니즘에 대해서는 아직 속시원히 밝혀진 바 없으나,
아무래도 역시 인간의 심리, 그리고 뇌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거라 보입니다.
인간의 두뇌는 사실과 가짜를 잘 구분하지 못 하기 때문에,
효과 좋은 약을 복용했다! 라고 믿어 버리면, 진짜로 약을 먹은 것처럼 처리해버리거든요.
그러니까, 믿음이 바로 플라시보 효과의 뽀인트인 셈인 거죠.

뇌를 속이다.
엄마 손이 약손이다를 위시한
수많은 민간 요법, 대체 의학들은
본인부터가 엄마나 그 치료법들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견지한다는 측면에서
아마도 플라시보 효과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을 겁니다.
종교 역시 마찬가지로,
주변의 수많은 간증들, 기적이라 일컬어지는 사건들의 이면에는
진짜 신의 가호가 아니면 플라시보 효과가 자리잡고 있겠죠.
신에 대한 믿음이 강하면,
마치 약이나 수술처럼, 신의 은총이 자기 자신을 낫게 해 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을 테니 말입니다.
때로는 이 위약 효과가 진짜 약의 효과를 들었다놨다 할 때도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선 병원에 다니실 때마다 담당의사들을 평가하시곤 하는데,
의사가 본인 마음에 안 드실 때면, 마음부터가 이미 치료에 대한 의심에 가득차 계십니다.
반면, 의사가 본인 마음에 드시면, 치료를 받기 전부터 좋은 예감을 하시고 한결 마음이 가벼워 보이신단 말이죠.
즉, 객관적으론 똑같은 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치료의 행위자가 환자에게 어떤 인상을 주느냐에 따라 그 치료의 효과성이 차이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의사가 너무 좋아 마음에 들었어, 그러면 의사에 대한 믿음(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겠다)도 한결 커지겠죠.
이 경우는, 원래 치료의 효과에 플라시보가 제공하는 효과까지 플러스 될 겁니다.
반면, 의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원래 치료의 효과가 역플라시보로 인해 반감될 수 있겠죠.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의사의 자질에는 치료에 대한 전문성만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바로, 플라시보 효과의 관건이죠.
"뇌로 하여금 내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믿게' 하는 것"

"뇌가 믿으면, 페이크도 진짜의 효과를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나부터가 그걸 진짜로 믿어야지만,
뇌도 그게 가짜임을 알아차리지 못 한단 겁니다.
나 = 뇌 이므로, 내가 믿지 않는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부터 뇌 역시 그게 거짓이라는 걸 알아차리게 되죠.
플라시보 효과는 내가 일절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난 치료가 페이크인 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나부터가 별 도리없이 그걸 믿게 되고, 뇌 역시 위僞약을 진眞약처럼 처리하게 되요.
즉, '내가 속아야 뇌도 속는다'는 개념인 건데,
이를 응용해 보면, 이런 것도 가능해집니다.
이를테면, "면접 때 긴장하지 않기" 같은 것들 말이죠.
보통, 긴장은 내가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때 강해지기 마련입니다.
준비를 많이 못 했다거나, 원래부터 말을 잘 못 한다거나, 꼭 들어가고 싶은 곳인데 내가 약간 부족한 것 같다거나
이런 상황에선, 나부터가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있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반응으로 뇌가 긴장하라고 명령하게 되죠.
(구석기인이 자신보다 강한 포식자를 만났을 때 긴장했듯이)
그러니까 애시당초 이런 상황에선 잘 할 수 있노라고 뇌가 믿게끔 만들 수 없다는 소립니다, 즉,
마인드컨트롤이 힘들다는 얘기죠.
그래서 전략을 달리 하는 겁니다.
"잘 할 수 있어"가 아닌, "그냥 대충 하자"로
"그냥 대충 하자"
이게 뭐냐면,
일종의 Derogation, 즉, 폄하입니다.
내가 A사 면접을 본다, 그러면 A사를 잔뜩 평가절하해 버리는 거죠. (최대한 사실에 기반하여)
혹은 내가 A사를 들어가면 안 되는 이유 등,
A사를 별 거 아닌 존재로 격하시킬 수 있는 생각들을 자꾸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A사의 장점이 아니라 단점들만 집중적으로 떠올리는 거죠.
그리고나선, 속으로 결정내리는 겁니다.
'이 회사 가지 말자, 에이 별로다.'
앞서 얘기했듯, 긴장은 내가 상대에 비해 부족하다 느낄 때 주로 느끼게 되는 정서이므로,
이렇게 대상을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면 상대적으로 텐션이 많이 줄어듬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Derogation을 사실에 입각하여 해야 된다는 점입니다.
즉, 우선은 진짜로 '이 회사 안 갈래'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된다는 거죠.
그렇게 해야, 뇌로 하여금 A사 = 별 거 아닌 대상 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돼야지만, 실제 면접 때 떨지 않고 담담해질 수 있거든요.
이 전략은 소개팅에서 의외로 엄청 괜찮은 상대를 만났을 때도 써 먹을 수 있습니다.
체감상은 나 < 그녀 인 것 같아도, 뇌가 나 > 그녀 로 인식하게끔,
사실에 기반하여 잔뜩 그녀를 무가치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녀의 흠집을 서칭하거나, 진지하게 그녀와 내가 잘 되면 안 되는 이유들 위주로 생각하다보면,
매력녀들 상대로는 좀체 발휘되지 않던 내 유머감각이 어느새 폭발할 수도 있다능? ! ? !

Caution_ 단, 본 페이크에 너무 심취하게 될 시 자아분열 주의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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