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좋아하면 시간은 둘로 나뉜다
함께 있는 시간과
그리고
함께 있던 시간을 떠올리는 시간
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저기 저 하늘 좀 봐
달이 손톱처럼 실눈 떴다네 손톱일까?
어쩐지 살구색 노을이
네 뺨을 닮았다 했어
갈대가 사방으로 칭얼댄다
네가 너무 아름다워서겠지
어느덧 네 짙은 머리칼처럼
하늘에도 먹색 강물이 흐른다
너를 향해 노를 젓는 저 달무리를 봐
머리 위로 총총한 별이 떴구나
마치 네 주근깨같기도 해
그래 맞아, 그만큼 어여쁘단 뜻이야
저기 저 들꽃 좀 봐
꽃잎이 사정없이 나풀거린다네
눈썹일까?아니면 네 입술일까?
너를 쫓는 근위병, 서덕준
무지개가 검다고 말하여도 나는 당신의 말씀을 교리처럼 따를 테요
웃는 당신의 입꼬리에 내 목숨도 걸겠습니다.
당신의 나의 것, 서덕준
왜 그렇게 젖어 있는가
너와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때는.
왜 이렇게 젖어 있는가, 이현호
꽃같은 그대
나무같은 나를 믿고 길을 나서자
그대는 꽃이라 10년이면 10번 변하겠지만
나는 나무같아서 그 10년, 내 속에 둥근 나이테로만
남기고 말겠다
타는 가슴이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
길 가는 동안 내가 지치지 않게
그대의 꽃 향기 잃지 않으면 고맙겠다.
동행, 이수동
너는 내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구절이다
매음녀를 기억하는 밤, 이현호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는 왠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 꽃과 복숭아 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흰 꽃과 분홍 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나무를 보고 멀리서 알았습니다
눈부셔 눈부셔 알았습니다
피우고 싶은 꽃빛이 너무 많은 그 나무는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지만 외로운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 여러 겹의 마음을 읽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흩어진 꽃잎들 어디 먼데 닿았을 무렵
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나무 그늘에서
가만히 들었습니다 저녁이 오는 소리를
그 복숭아 나무 곁으로, 나희덕
너의 빈자리에 허풍선이 바람일듯
목 메인 이별의 흔적은 물결치고
가득한 연모의 정 가눌 길이 없는데
사방이 뚫린 허전한 가슴
홀로 일어설 수가 없어 눈을 감는다
농익은 그리움은 유리창에
성에로 남아 그리움으로 번지고
애처로이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은
아, 저 달빛 속으로 쓰러져 간다
가눌 수 없는 정, 김미경
너와 영화를 보러가면
나는 종종 스크린 대신 너를 본다
영화를 보는 너를 바라봤다
즐거운 장면을 보는 너는 어떤지
슬픈 장면을 보는 너는 어떤지
너는 매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그렇게 너를 바라보곤 했다
그러다
너와 눈이 마주칠 때면
내겐 그 순간이 영화였다
영화, 엄지용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멀리서 빈다, 나태주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노부코
쓰면 쓸수록 슬퍼만 진다.
노부코, 스즈키 쇼유
괜찮다. 모든게 다 무너져도 괜찮다
너는 언제나 괜찮다
당신의 상처보다 당신이 크다
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
의외로 마지막 날
한적하다
함께 이 텅 빈 밤을
걸어갈까
한적한 엔딩, 성기완
사랑은 너를 영원히 믿을 수 있는 종교로 만들었고
이별은 너를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신으로 만들었다
아름다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김병훈
나는 변하지 않는 계절일테니, 너는 영원한 나의 꽃이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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