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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1713 출처
이 글은 10년 전 (2015/10/30) 게시물이에요

 





민음사 롤리타 VS 문학동네 롤리타 번역 비교.txt (매우흥미돋*-_-*) | 인스티즈




위 민음사

아래 문학동네


 

롤리타,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롤ㅡ리ㅡ타. 세 번 입천장에서 이빨을 톡톡 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롤. 리. 타.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 혀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가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 리. 타.


/


그녀는 로, 아침에는 한쪽 양말을 신고 서 있는 사 피트 십 인치의 평범한 로. 그녀는 바지를 입으면 롤라였다. 학교에서는 돌리. 서류상으로는 돌로레스. 그러나 내 품안에서는 언제나 롤리타였다.


아침에 양말 한 짝만 신고 서 있을 때 키가 4피트 10인치인 그녀는 로, 그냥 로였다. 슬랙스 차림일 때는 롤라였다. 학교에서는 돌리. 서류상의 이름은 돌로레스. 그러나 내 품에 안길 때는 언제나 롤리타였다.


/


그녀 전에 다른 여자가 있었던가? 있었지. 그래 있었어. 사실은 어느 여름날 내가 어느 어린 소녀애를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롤리타는 없었을 것이다. 바닷가 어느 왕자의 궁에서. 아, 언제? 롤리타가 태어나기 전. 그해 여름 내 나이 때. 여러분, 멋진 산문체를 얻으려면 언제나 살인자에게 오시오.


그녀 이전에 다른 여자가 있었던가? 그래, 당연히 있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만약 내가 어느 여름날 첫번째 여자애를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롤리타는 아예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바닷가 공국에서였다. 아, 언제였던가? 그해 여름 내 나이는 그때로부터 롤리타가 태어나기까지의 햇수와 엇비슷했다. 살인자는 으레 문장을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쓰는 법이다.


/


물론 여러분들은 모두 어스름한 여름 저녁, 언덕 아래에서 갑자기 산책자가 들어와서 가로질러가기도 하는 꽃이 핀 산울타리 부근, 작은 날것들과 함께 향기롭게 저물어가는 저녁에 대해 알고 계시지요. 보풀거리는 온기, 황금빛 날파리들.


아마 여러분도 아시리라. 어느 여름날 해 질 무렵 꽃이 만발한 산울타리와 작은 날벌레들 위에 잠시 머무는 향기로운 빛, 혹은 산책길 어느 언덕 밑에서 문득 만나게 되는 마지막 햇살, 그 솜털 같은 온기와 황금빛 날벌레들을.


/


거기, 어른들로부터 몇 피트 떨어져 부드러운 모래 위에서 우리는 솟구치는 욕망을 억누르면서 오전 내내 뒹굴었다. 서로를 만지기 위해 세상의 행복한 말들을 모두 동원하면서 모래 속에 반쯤 감추어진 손이 내게로 슬슬 기어오고 그녀의 가느다란 갈색 손가락들이 꿈속에서처럼 가까이 다가온다. 그러고 나면 그녀의 젖빛 무릎이 조심스레 옮겨오기 시작한다. 때로는 우연히 어린아이들이 지은 방벽이 서로의 소금기 어린 입술을 스치는 데 충분한 가리개가 된다. 이 아쉬운 접촉은 우리들의 건강하고 미숙한 육체를 너무나 화나게 해서 서로서로를 더듬는 우리 위의 차갑고 파란 물조차 아무런 위안이 될 수 없었다.


그곳에서, 부모로부터 겨우 몇 걸음 떨어진 보드라운 모래밭에서, 우리는 격렬한 욕망에 사로잡혀 돌처럼 굳은 채 오전 내내 널브러졌다가 이따금 고맙게도 시간과 공간에 틈이 생길 때마다 서로를 만지곤 했다. 모래 속에 반쯤 파묻힌 그녀의 손이 나를 향해 살금살금 다가오고, 가냘픈 갈색 손가락들이 몽유병자처럼 흐느적거리며 더 가까이 더 가까이, 그 다음에는 그녀의 오팔빛 무릎이 조심스레 먼 여행을 시작하고, 간혹 우리보다 어린 아이들이 만들어놓은 모래성 덕분에 몸이 충분히 가려지면 서로의 짭짤한 입술에 스치듯 입맞춤을 하기도 하고. 그러나 이렇게 아쉬운 접촉은 건강하고 경험 없는 어린 육체들을 오히려 더 격앙시킬 뿐, 푸르고 차가운 물속에서 서로를 아무리 더듬어도 흥분은 전혀 식을 줄 몰랐다.


/


나는 또, 에너벨의 죽음으로부터 받은 충격이 악몽 같은 그 해 여름의 좌절감을 고착시켜 내 서늘한 젊은 날을 통틀어 영원히 다른 사랑을 하지 못하게 막아버린 것을 알고 있다.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것이 우리 속에서 완벽하게 하나가 되었는데 요즈음의 평범하고 거칠고 상식적인 젊은이들은 이해 못할 것이다.


애너벨의 죽음이 안겨준 충격 때문에 그 악몽 같은 여름날의 좌절감이 그대로 굳어버렸고, 그것이 연애를 가로막는 영구적인 장애물로 작용하는 바람에 청춘을 쓸쓸히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도 안다. 우리 두 사람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완벽하게 하나가 되었는데, 무덤덤하고 상스럽고 틀에 박힌 사고방식을 가진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사랑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


정상적인 남자에게 여학생들이나 걸 스카우트 소녀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아름다운 소녀를 골라보라고 하면 반드시 님펫을 고르지는 않는다. 건전한 아이들 중에서 귀여운 악마를 고르라면, 가랑이 사이에서 부글부글거리는 뜨거운 독, 등골을 타고 흐르는 영원한 관능의 불꽃(아, 얼마나 감추고 숨겨야만 하는가!)을 가져야만 하는 끝없이 우울한 예술가, 광인이어야만 한다. 이들만이 즉시 알아본다, 약간 고양이 같은 광대뼈, 솜털이 보송보송한 가느다란 팔, 그리고 절망과 수치와 애처로움의 눈물이 나를 말 못하게 가로막는 다른 표지들에 의해서. 건전한 아이들 속의 그 귀엽고 치명적인 악마, 그녀는 아무도 몰라보고 그녀 자신조차 환상적인 힘을 가졌는지 모르는 채 서 있다.


정상적인 남성에게 여학생이나 걸스카우트 단원들의 단체사진을 보여주고 그중 제일 예쁜 아이를 찾아보라고 하면 당연히 님펫을 선택할 듯싶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온갖 표정─이를테면 조금은 고양이를 닮은 광대뼈의 윤곽선, 가냘프고 솜털이 보송보송한 팔다리, 그 밖에도 쓰라린 눈물과 부끄러움과 절망 때문에 차마 일일이 말할 수 없는 여러 지표─을 바탕으로 건전한 뭇 아이들 속에서 치명적인 작은 악마를 한눈에 알아보려면 예술가인 동시에 광인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타구니에는 늘 뜨거운 독이 부글거리고 예민한 등골을 따라 영원히 꺼지지 않는 엄청난 관능의 불길이 이글거리는(아, 그 때문에 얼마나 몸을 움츠리고 숨어다녀야 하는지!), 그래서 끝없는 우울함에 시달리는 존재 말이다. 결국 다른 사람들은 님펫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녀 스스로도 자기가 가진 불가사의한 힘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두 출판사 번역체가 좀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고!

민음사 롤리타는 현재 계약이 끝나서 아예 절판된 상태(온라인으로 구매가 불가능ㅠㅠ)라서

뒤늦게 명성이 쌓였고


그 명성을 뒤이어서 지금 절찬리에 판매 중인 문학동네 롤리타가 나왔어~


민음사 롤리타는 정말 시적이게 글자 하나하나를 그 느낌 그대로 번역을 했다면,

문학동네 롤리타는 대중도 읽기 쉽게 잘 풀어서 번역을 했어 가독성이 높아


민음사는 시적인 대신에 책 전체를 보고 읽으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 게 단점이고

문학동네는 민음사만큼 눈에 확 끄는 문장이 없는 게 단점 


그렇지만 두 출판사의 번역은 솔직히 정말 굿이라고 봐... 



해연갤 유동러 리플 중이 이런 리플이 있는데 완전 귀신같은 비유야 ㅋㅋㅋㅋ


민음사는 미이 혼자 열정적으로 중얼거리는 걸 옆에서 줏어듣는 느낌이고 문학동네는 미이 날 다정하게 바라보며 자신의 광기를 무섭도록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느낌이다



민음사 거는 도서관 가면 있으니까 도서관 갈 일 있으면 꼭 빌려보고 

문학동네 거는 예약판매 할 때 양장노트 하나 껴줬는데 지금도 하나 모르겠다!

한달 뒤에 반양장본에서 양장본으로 바껴서 출판되니까 관심있는 여시들은 기억 하도록!

개인적으로 나는 민음사 번역체가 좋은데 표지는 문학동네가 내 취향에 제대로 직격타를 날림... 양장본 소장하려고...


여시들은 어떤 출판사 거 롤리타 번역이 맘에 들어? 




대표 사진
한국교원대
민음사
10년 전
대표 사진
petticoats  The 1975
문동. 이 글보다 더 자세하게 비교한 글 봤었는데 민음사는 오역도 많고 이상한 문장이 많더라구요 원래 민음사 전집들 번역 이상하기로 악명 높은뎅...
10년 전
대표 사진
홍인턴
헐 민음사 갖고싶다....
10년 전
대표 사진
이준재(709호)
문동
10년 전
대표 사진
지그릴
믿음사꺼 구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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