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이 코 앞으로 다가왔구나. 사실 1년동안 공부하면서 너희들 고생 많이 한 것, 알고 있단다. 때로는 다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도, 수능이고 뭐고 다 때쳐리고 그냥 주저 앉아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텐데 잘 다독이면서 여기까지 온 것 잘 알고 있어. 공부하다보면 사실 공부하는 게 죄는 아닌데 자꾸 죄인처럼 마음이 무거워지고, 마음에 드는 모습보다는 1년동안 스스로에 대해 자책할 일이 많았을 거야. '아, 나는 왜 이렇게 독하지 못할까. 나는 왜 이렇게 머리가 안 좋을까. 아, 나는 도대체 그동안 뭐한걸까. 난 왜 이렇게 늦게 시작했을까. 난 이제야 정신차렸을까.' 매일 스스로를 타박하고 자책하고 비판하면서 1년을 보내왔잖아. 그런데 잠깐 초심으로 돌아가볼까. 우리 공부 왜 시작했니? 공부는 누가 하라니까, 남이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나에게 좋은 것을 베풀어 주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공부란다. 그런데 그렇게 나한테 좋은 것을 주기위해 시작한 공부 때문에 자꾸 자기 자신을 혼내고 미워하는 것은 모순이잖이. 이제 수능을 앞두고 다시 말해주고 싶구나. 1년동안 너희가 스스로를 너무 많이 혼내왔기 때문에, 자아비판과 자기혐오를 겪어왔기 때문에, 말해주고 싶어.
솔직히 1년동안 지금까지 살아온 그 어떤 해보다 열심히 산 것은 맞잖아. 네가 만약 비교대상인 누구보다는 게을렀을 수도 있고, 비교대상인 다른 누구보다는 내가 마음에 드는 목표치 만큼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 인생에서 만큼은 내가 제일 올해 성실했던 것은 사실이잖아. 그래서 부탁이 있단다. 이제 자기자신을 좀 토닥여주면 어떨까. 타인으로부터의 위로는 큰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자신이 스스로에게 위로를 보내는 것은 다르잖아. 참 상처받을 일이 많은 시간이었잖아. '네가 그 대학을 간다고? 그 학교에 원서를 넣었다고?' 사람들의 무시에 항상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버텨왔을 거야. 이제 남은 기간 자신을 잘 토닥여줬으면 좋겠구나.
'그래, 불쌍한 내 자신. 여기까지 잘 버텨주었다. 조금만 더 힘내자.'라고. 여기까지 정말 잘 와주었고, 정말 수고했고, 이제 수능만 끝나면 낭만적인 겨울이 올 거고, 눈이 올 거고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릴 거야. 너희들의 2015년 겨울이 춥고 싸늘한 겨울이 아니라, 수능이 끝난 해방감과 자유를 만끽하는 낭만적인 겨울이길 바라면서. 1년동안 고생한 네 자신에게 뜨거운 위로를 보내길. 장하다. 우리 제자님. 기특하고 예쁘고 멋지구나. 20대의 너의 나날들이 아름다운 페이지로 가득하길.
이지영 선생님 강의 안 듣는 친구들도 울컥할 거 같아요.
고3 현역 친구들(+N수생, 검정고시 친구들) 지금까지 너무 수고 많았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노력한 만큼만. 빛을 발하기를 바라요.
우리 조금만 더 힘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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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ㄴㄹ 진짜 파파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