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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5807 출처
이 글은 10년 전 (2015/11/13) 게시물이에요
끌올.


소년이 온다 | 인스티즈


이제 겨우 내 모습이 바로 보이는데
너는 웃으며 안녕이라고 말한다
가려거든 인사도 말고 가야지
잡는다고 잡힐것도 아니면서

슬픔으로 가득한 이름이라 해도
세월은 너를 추억하고 경배하라니

너는 또 어디로 흘러가서
누구의 눈을 멀게 할 것인가


청춘, 황경신







이제 그녀는 스물네살이고 사람들은 그녀가 사랑스럽기를 기대했다.
사과처럼 볼이 붉기를,반짝이는 삶의 기쁨이 예쁘장한 볼우물에 고이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녀 자신은 빨리 늙기를 원했다.
빌어먹을 생명이 너무 길게 이어지지 않기를 원했다.


한강,소년이 온다








나는 변하지 않았는데 너는 변하였구나.
그러니 우리 처음으로 돌아갈 수가 없는 거구나.
갈기갈기 찢어진 그리움을 너는 모르는구나.
그토록 긴 시간을 통과했는데
나 없이 너는 혼자서 그렇게 아름다웠구나.


황경신,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자살이라뇨
저는 그럴 용기 낼
주제도 못되는 걸요
그저
생각이 좀 넘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을 뿐이에요


원태연, 익사









뛰어가려면 늦지 않게 가고,
어차피 늦을 거라면 뛰어가지 말아라.
후회할거라면 그렇게 살지 말고,
그렇게 살 거라면 절대 후회하지 말아라.


무라카미 하루키,먼 북소리








사람은 자기 자신에 관해서 얘기해서는 안 됩니다.순전한 이기주의로 보더라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을 털어버리고 나면 우리는 더 가난하고 더 고독하게 있게 되는 까닭입니다.
사람이 속을 털면 털수록 그 사람과 가까워진다고 믿는 것은 환상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데는 침묵 속의 공감이라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루이제 린저,생의 한가운데








왜 그런 꿈을 꾸었을까.꿈속이라지만 그것은 우리 어린 날의 초여름 모습 그대로였다.
감꽃 필 무렵이면 그걸 주울 생각에 잠도 일찍 깨곤 했다.
입 안에 넣어 깨물면 생감을 문 듯 텁텁하기만 하던 그 꽃이 그때는 왜 그렇게 좋았을까.
아직도 그 이유를 몰라 꾼 꿈은 아닐까.
마당에 타닥타닥 팝콘처럼 튀어오르는 그 꽃


이순원,소년이 별을 주울 때








잠든 아빠는 내가 모르는 낯선 아빠다.
그래서 밤이 싫지만 한편으로는 재밌기도 했다.의외로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냉장고에 붙은 치킨집 병따개 자석이 저 혼자 뚝 떨어지거나 반쯤 열린 화장실 문이 스르륵 닫히는 이유 같은 거 말이다.
밤은,언제나 거기 있다고 생각했던 사물들을 조금씩 옮겨놓는다.
아무도 모르게 사물들은 조금씩 움직이며 자라고 늙는다.
그 사물들 속에서 아빠는,자면서 운다.그 이유를 몰라 나도 밤마다 운다.
우리를 둘러싼 벽이,문이,신발장에 걸린 구둣주걱이,천장의 얼룩이 조금씩 늙어가며 같이 운다.


김선재,내 이름은 술래







알전구의 필라멘트가
탁 끊어질 때의 잔광, 기억하는지
오늘 하루의 별들은 잔광으로만 남는다
모두 우물을 안고 잠들었나 보다
그래서 더 깊어 보인다
깊은 우물은 함부로 철벅이지 않는다
잔광의 고요가 깊을 때
우리 옷깃만 스쳤다고는 말하지 말자


강연호, 고요








슬퍼하지 마라. 곧 밤이 오고,
밤이 오면 우리는 창백한 들판 위에
차가운 달이 남몰래 웃는 것을 바라보며
서로의 손을 잡고 쉬게 되겠지

슬퍼하지 마라. 곧 때가 오고,
때가 오면 쉴 테니, 우리의 작은 십자가 두 개
환한 길가에 서 있을지니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오고 가겠지


헤르만 헤세, 방랑의 길에서








이렇게 문득 떠올리면서도
울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 왠지 서글프다.
한없이 먼 그가, 점점 더 멀리로 가버리는 것만 같다.


요시모토바나나, 달빛 그림자








별똥별 하나 떨어진다 해서

우주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내가 네게로부터 멀어진다 해서
내 마음이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김재진, 슬픔의 나이








자꾸만 서리는 입김에
창을 열었더니
네가 파도처럼 밀려들어 왔다


육춘기, 창








왜 그렇게 젖어 있는가
너와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때는.


이현호, 왜 이렇게 젖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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