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교, 아침이제 내려놓아라어둠은 어둠과 놀게 하여라한 물결이 또 한 물결을 내려놓듯이또 한 슬픔을 내려놓듯이 그대는 추억의 낡은 집흩어지는 눈썹들지평선에는 가득하구나어느 날의 내 젊은 눈썹도 흩어지는구나 그대, 지금 들고 있는 것 너무 많으니길이 길 위에 얹혀 자꾸 펄럭이니내려놓고, 그대여텅 비어라 길이 길과 껴안게 하여라저 꽃망울 드디어 꽃으로 피었다신용선, 마음혼자 간직할 일을 갖기 시작하면서사람들은 혼자가 됩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일을 마음 깊은 데 담으면서마음 닫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마음을 여는 것은상처를 내보이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김정한, 한 사람을밀어내고 또 밀어내도 자꾸만 더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이 있습니다그 사람을 생각하면숨을 쉴 수가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픕니다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목이 메입니다 마음은 잊어라 하는데 손은 여전히 그 사람을 잡고 있습니다 죽도록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 사람이 미치도록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을 숨 쉬듯 숨 넘기듯 또다시 꿀꺽 삼켜버리고 맙니다 함께 있으면 행복해지는 사람인데 그 사람 마음속에도 내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저 그 사람에게도 나라는 존재가 단 한 사람의 사랑하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오래오래 그 사람이 사랑하는 여자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이정하, 슬픔 안의 기쁨떠났으므로 당신이내 속에 있었다는 것을 알았고 보내야 했으므로 슬픔이 오기 전기쁨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도알 수 있었네 훗날나는 다시 깨닫기를 바라네 이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사랑했고그 한 사람 때문에 못내 가슴 아팠을지라도 내가 간직한 그 사랑으로 인해내 삶은 아름다웠고또 충분히 행복했노라고서지월, 내 사랑길을 가다가도 문득하늘을 보다가도 문득 지금은 안 보이지만생각나는 사람 이 하늘 아래 꽃잎 접고우두커니 서 있는 꽃나무처럼 내 생각의 나뭇가지는 서쪽으로 뻗어 해지는 산 능선쯤에 와 있지만 밥을 먹다가도 문득다른 길로 가다가도 문득 안 보면 그뿐이지만생각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