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self-esteem)은 쉽게 말하자면,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치 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자존감을 크게 세 요인으로 구분하는데,
Cf) Curry, N. E., & Johnson, C.N. (1990). Beyond self-esteem: Developing a genuine sense of human value.
In Research Monograph of the National Association for the Education of Young Children (Vol. 4). Washington DC: NAEYC.
이는,
① 가치 : 나 또는 타인이 나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 여부
② 능력 : 말 그대로 능력, 성적, 대학, 직업, 돈 etc.
③ 통제 : 내가 얼마나 세상일을 통제 가능한가 여부
로 구성돼 있으며,
다른 항목들이 뛰어나더라도 나머지 하나가 형편없다면 자존감이 낮을 수 있기 때문에,
제3자가 보기에는 꽤나 난해한 시스템일 수가 있습니다.
가령,
26세에 행정고시를 패스한 사람(A)이 있다 칩시다.
주변 사람들이 다 대단하다고 칭찬하며, 능력적으로도 검증이 된 상태로,
제3자가 보기에 이 사람은 참 자존감이 높겠구나 생각할 수 있겠죠.
근데 사실,
A는 엄하고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항상 아버지 말에 순종한 채 살아왔던 겁니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왔다기보다는 아버지가 그려준 청사진에 따라 '내가 없이' 아바타처럼만 살아온 인생이랄까.
대학도 아버지가 정한 대학, 학과도 아버지가 정한 학과, 직업도 아버지가 정해준 직업
A는 종종 인생에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과연 있을까란 생각에 한없이 움츠려드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는.
이런 스토리가 있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아무래도 자존감이라는 게 3차원으로 돌아가다보니, 알고보면 조금 더 복잡미묘하단 얘기.
정신 면역 체계

Immune system
전 자존감을 인간의 "정신 면역 시스템"이라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면역력이 떨어지면, 사소한 질병에도 쉽게 걸리듯이,
자존감이 떨어지게 되면, 우리들 인간은 예상 외로 쉽게 멘탈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죠.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통상 세 가지 패턴을 보이는데,
첫째,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현 상황을 직시하려 들지 않고 방어체계를 돌리는 경우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잘 될 때도 있고 못 나갈 때도 있는 법이지만,
사실 못 나갈 때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란 굉장히 힘들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죠.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스로의 가치 저하를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방어기제"를 작동시키게 되고
그러한 방어기제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 타인과 거리 두기 (평가에 대한 두려움/우려, 나만의 세계에 거주)
Ex) 대인기피, 히키코모리化 etc
* 센 척 하거나 까칠하게 굴기 (내면의 약함을 감추기 위한 위장 전술)
Ex) 고슴도치의 가시세우기 같은 과도한 태도/대응 etc
* 타인을 끌어내리면서 자기 자신을 높이기 (상대평가로 인한 가치 상승 도모)
Ex) 정치/음해/공작, 넷상에서의 악플, 왕따 주도 etc
* 현실 도피 (직시하고 고쳐나가기보다는 망가져버린 현실을 유기)
Ex) 게임/도박 등의 중독, 도피 유학 etc
등등.
위와 같은 방어기제들은 임시방편으로, 자존감의 상승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저 아랫돌 빼서 윗돌 개기 정도의 요령인 건데, 이것도 계속되면 더 이상 빼낼 아랫돌이란 게 남아있지 않게 되요.
그렇게 결국엔,
둘째, 스스로 아무 쓸모없는 인간이다라고 체념하는 만성적인 low self-esteem 이 되는 겁니다.
우울증의 전조죠.
그 어떠한 방어기제도 더 이상 효력이 없을 때,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을 때,
나에게 남아있는 옵션이란 게 오로지 최악과 차악 뿐일 때,
인간은 포기하게 됩니다.
스스로 쓸모없다 느끼고, 무능력하다 생각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라며 체념하게 되요.
이른바 정신이 무방비 상태가 되어, (정신 면역 능력 zero)
악마 같은 자들의 말도 안 되는 농간에 놀아나게 되고, 조종당하기도 하는데,
Ex) 금전 사기, 종교 사기 etc
이건, 면역력이 형편없이 떨어지면 말도 안 되게 감기 같은 걸로도 거진 죽게 되는 상황과 똑같은 겁니다.
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겪게 될 멘탈 공격에 온 정신이 무방비가 되는 거죠.
실로, 매우 위험한 상태입니다.
자존감이 낮을 때 가장 생산적인 대처 방식은 당연하게도,
떨어진 자존감을 반등시키기 위한 노력이겠죠.
이게 가능한 사람들이 세번째 유형으로, 바로,
인생의 자원이 다양해, 한 쪽의 실패를 다른 쪽에서 만회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인생의 자원 ?그게 대체 뭐야? 라고 물으신다면,
(소중한) 친구, 가족, 동료, 취미, 종교, 돈, 명예 등등 굉장히 다양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분산투자" 같은 것으로써,
내가 취업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자존감이 다운이다 이럴 경우,
당면한 문제인 취업을 성공시킴으로써 자존감을 반등시키는 게 베스트겠지만, 그게 여건 상 쉽지가 않으니까,
나에게 의미있는 다른 섹터들에서 헬프를 들어오는 겁니다.
X라면 광고처럼 제일 중요한 건 너야 라고 말씀해주시는 부모님의 존재나,
무슨 일이 있든지간에 날 철썩같이 믿고 따르는 애인/배우자/아들딸들의 존재라던지,
혹은, 학내 농구대회에서 역전 3점포를 작렬시키면서 친구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눌 때,
'이게 다 날 단련시킴으로써 훗날 중요하게 쓰시기 위함일거야' ← 신의 섭리를 되새기며 등등
내가 괜찮은 사람이란 걸, 가치있는 사람이란 걸, 여전히 다른 부분은 잘 되고 있다라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급락했던 자존감은 다시 평균치에 수렴하게 되요.
이런 걸 심리학자들은, 『self-affirmation(자기가치확인)』이라고 부르죠.
Cf) https://en.wikipedia.org/wiki/Self-affirmation
많은 심리학자들이 권고하는 바는,
자존감은 개별이 아닌, 통합적으로 작용하기에, 풍부하고 다양한 인생 자원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어느 한 섹터에서 실패했더라도, 그만큼 중요한 다른 쪽들이 OK면 전반적으로는 괜찮은 거고,
이런 식으로 통합적인 자존감(self-integrity)이 유지된다는 설명인 거에요.
결국, "내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들로의 문어발식 인생경영"이 최고의 멘탈면역강화제라는 얘기.

동료_내가 가치있는 인간이란 걸 확인시켜주는 존재
서열과 스탯으로 사람의 가치가 결정되는,
출발선부터가 달라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라는 생각을 강제하는 사회에서는,
자존감을 고양시키고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만성적인 자존감 저하에 괴로워하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작금의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쪼코파이 광고에서처럼 정情만큼은 풍부한 사회냐?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 '숫자가 말해주는 사회야, 너는 반드시 성공해야 해' 라고 말하고 있다면,
가장 가까운 친구의 성공조차 상대적으로 내 실패를 투영하는 것 같아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이런 식으로 인생의 소중한 자원들이 경쟁과 생존이라는 명목 하에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는 삭막한 환경에서
우리는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조금씩 잠식되어져 가는 내 멘탈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단 한가지 확실한 건,
숫자를 떠나 우리 모두가 애초부터 가치있는 인간들이란 거고,
평상시 별다른 표현을 받지 못했더라도 우리 모두 누군가에겐 소중하고 꼭 필요한 사람들이란 겁니다.


잊지 맙시다. 우린 우리가 믿는 것보다 더 용감하며, 보기보다 강하고, 우리 생각보다 더 가치있단 걸.
※ 무명자 블로그 : http://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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